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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151화 (151/395)

[카사노랑 숲에 들어갔는데- 되게 커다란 오크가 튀어나와서는 나무를 막 부수면서 달려들었어.]

“그래서? 그 오크 하나뿐이었어?”

서로 어깨가 닿을 정도로 붙은 페리샤와 운디네는 따뜻한 숨결을 서로에게 내뱉으며 서로가 해주는 이야기에 푹 빠져 지금도 있었던 이야기를 과장되게 연기하며 선보이고 있었다.

[응, 그래서 내가 어떡해- 라고 물어보려는데! 카사노가 없어진 거야.]

“진짜? 혹시 운디네를 버리고 간 건가요?”

그리고 지금처럼 내 이야기가 나올 때면 페리샤는 극장에서 벗어나 나를 꾸짖는듯한 얼굴로 바라보며 운디네의 손을 꼭 쥐었다.

쓴웃음을 지으며 마저 들어보시죠- 라고 넘기자 그제야 운디네를 바라본 페리샤는 극장으로 돌아와 그녀의 연기를 감상했다.

[그때- 서걱- 하는 소리만 숲에 울렸어. 그래서 뭐야 뭐야- 하고 돌아보는데 오크의 목이 뚝 떨어지고 카사노가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어.]

“와아...”

“......”

순수하게 이야기에 감탄하며 짝 짝 짝 느린 손뼉을 치는 페리샤와 무표정한 얼굴로 예의 수첩을 남몰래 꺼낸 카트라가 사각사각 이야기를 받아적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내가 카사노 대단해- 하면서 품에 안기니까 카사노도 똑같이 웃어주면서 날 끌어안고 천천히웁-]

멍하니 이야기를 듣던 나는 끌어안는다는 문장을 들은 순간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겨우 경계를 푼 페리샤에게 야릇한 이야기를 하면 다시 거리를 벌릴 게 뻔했기에 운디네의 입을 틀어막아 연극의 막을 내렸다.

“그런 건 이야기하면 안 돼.”

[헤웁-]

낼름- 시원하고 말캉이는 혀가 끊임없이 내 손바닥을 간지럽혔지만 나는 운디네가 항복할 때까지 손을 떼지 않았다.

꾸욱- 입가를 덮은 손에 힘이 세지자 추욱 손을 내리는 운디네의 모습에 입을 떼자 지켜보던 페리샤가 나를 보곤 볼을 부풀렸다.

“뭐에요, 이야기를 끊다니 못됐군요! 누구나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답니다!”

“하하, 다음에 마저 들으면 되니 너무 화내지 마시길.”

당돌하게 대드는 페리샤의 모습에 크게 웃은 나는 화제를 넘기며 둘의 접시에 남은 과자를 얹어줬다.

[웁, 맛있어- 되게 달다니까-]

말캉이는 입가에 빵가루를 덕지덕지 묻혀가며 과자를 집어 먹는 운디네와 그런 운디네를 귀엽게 바라보는 페리샤는 말없이 자신의 다과를 전부 운디네의 접시에 옮겼다.

“이것도 먹어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

[그럼 나눠 먹자- 제일 좋아하는 건 나누는 게 제일 행복해-]

“응...!”

감동이라도 받았는지 촉촉해진 눈망울로 운디네를 바라보던 페리샤는 꽉- 운디네를 껴안고 말캉이는 뺨에 자신의 뺨을 문질렀다.

페리샤가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 했는지 운디네는 안긴 채 맛있게 과자를 먹었지만 서로가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한 나는 설명하진 않았다.

“아가씨, 슬슬 부인과 식사를...”

“아, 그렇네요. 생각도 못 하고 있었어요...”

행복한 시간도 잠시 페리샤는 약속이 있었는지 카트라의 전달에 조금 풀이 죽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운디네의 의자를 당겨주곤 텁- 운디네의 손을 잡았다.

“후으,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가봐야 할 것 같아. 친동생이 생긴 거 같아서 너무 좋았는데.”

[나도 새언니가 늘어난 거 같아서 좋았어.]

“늘어나? 시에라 말고 다른 언니도 있는 거야?”

힐끔- 운디네의 대답에 나를 흘겨보곤 추궁하듯 되물은 페리샤는 이내 돌아온 대답에 경악하며 나를 바라봤다.

[응, 일곱 명은 될걸? 나도 사실 잘 모르겠어-]

얼마나 늘릴지는 카사노만 아니까- 라며 순진무구하면서도 요사스러운 미소를 지은 운디네가 힐끔 나를 바라봤다. 막바지에 가서야 외통수라니.

의문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페리샤를뒤로하고 물러서자 인사를 끝마칠 때가 됐단걸 느낀 둘이 서로에게 착 붙어 여러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운디네는 정말 아름다운 소녀, 아니 뭐라고 할까... 아가씨 같지만 소녀 같은 느낌이야. 신기하면서도 정말 예뻐.”

페리샤의 칭찬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은 운디네는 손을 뻗어 황금 같은 그녀의 머리칼을 사락사락 허공에 흩날리며 감탄했다.

[아가씨도 정말 예쁜걸, 한여름 밤 호수에 비친 달같아... 후훗-]

페리샤의 머리카락을 살짝 당겨 인중에 댄 운디네는 수염- 이라는 장난과 함께 미소를 지었고 보다 못한 페리샤가 와락 운디네를 끌어안고 뺨과 뺨을 문지르며 끝나지 않는 칭찬을 서로 주고받기 시작했다.

나는 한걸음 물러나 그런 둘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와중 카트라가 조용히 내 곁으로 다가오더니 둘에게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소곤소곤 속삭였다.

“오늘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뇨, 시에라나 운디네나 둘도 좋아했는걸요.”

“...사실 아가씨께서 정에 많이 굶주리신 분이랍니다.”

역시- 내심 눈치챈 부분이었지만 페리샤의 시종이 직접 내뱉은 진실은 무게가 달랐다.

그렇다고 더 진지한 이야기를 하진 않았지만, 카트라는 감사 인사와 함께 가끔 이런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내게 부탁했다.

“아가씨가 외동에 부담감도 크신데 또래 친구분이 아무도 안 계신답니다.”

“그런가요.”

“그렇기에 시에라 아가씨 같은 언니나 운디네같은 또래를 만난 게 저리 기쁘신 거겠죠.”

힐끔- 아직도 얼싸안고 빙글빙글 돌며 좋다고 웃는 둘을 미소지으며 바라보던 카트라는 다시 한번 내게 꾸벅 인사를 해왔다.

“그래도 아가씨께선 카트라 씨를 많이 의지하는 거 같던데요.”

같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런 거 같았다. 항상 뒤따르는 것도 카트라였고 시중드는 것도 부탁을 듣거나 보살피는 건 항상 그녀의 몫이었다.

“저보단... 유모분을 더 좋아하셨죠. 저는 아가씨를 모신지 이제 5년도 안 됐습니다.”

“후후, 저보다 나은데요? 전 운디네랑 만난 지...”

“뭔가요! 둘도 벌써 친해진 건가요? 오늘은 다 같이 친해진 기념일이 되겠네요!”

짧은 이야기를 나누려는 찰나 훅- 나와 카트라 사이에 끼어든 페리샤는 커다란 목소리로 떠들며 나와 카트라를 번갈아 바라보며 두 눈을 반짝였다.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을 피하는 카트라와 어깨를 으쓱이는 나를 보고 재미없다는 듯 반응한 페리샤는 아쉬워하며 후으- 하는 콧소리를 냈다.

페리샤의 귀여운 행동을 본 순간 나는 그녀가 운디네같다고 느껴버려 몸이 먼저 움직여버렸다. 스륵- 손을 뻗어 보드랍고 말캉이는 볼을 쓰다듬으며 엄지로 스륵 스륵 반죽 같은 뺨을 느꼈다.

“아...”

O자 모양으로 입을 벌리며 탄식을 내뱉는 페리샤를보고 그제야 정신을 차린 나는 손을 떼며 곧바로 그녀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운디네 대하듯이...”

“아니, 아니에요! 실수할 수도 있죠! 하, 괜찮답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럼 이제 나한테 해줘-]

후웅- 하늘을 날아온 운디네가 내 배에 등을 착 붙이곤 머리를 내 가슴에 문지르며 이리저리 고개를 흔들었다.

여러 가지를 보채는 행동에 손을 뻗어 말캉이는 뺨을 움켜쥔 나는 천천히 손을 움직이면서 새빨개진 얼굴과 귀를 슬쩍 숨기는 페리샤를바라봤다.

운디네를 쓰다듬고 있었지만, 왠지 복숭아향이 풍기는 것만 같았다.

[우으으- 재밌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다과회가 끝나고 우리는 정원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아직도 흥분을 못 가라앉힌 운디네는 일행 사이를 날아다니며 재밌었다고 감상을 남기고 있었고 나와 카트라는 침묵을 지키며 걸음을 옮겼다.

“후우...”

그리고 선두를 걷던 페리샤는 재빠른 손부채로 얼굴을 식히곤 저택에 다 와갈 때쯤 나와 운디네를 바라보며 쏘아붙이는 듯한 말투로 우리에게 물었다.

“그, 미처 묻지 못했는데 아버님이 안 계셔서 어머님과 둘이서 식사할 예정입니다만, 괜찮다면 같이 식사하지 않겠어요? 어머님도 분명 반기실 거에요!”

운디네 한번 나 한번 바라보며 식사를 제안하는 페리샤의 모습에 어찌할까 운디네를 바라봤지만 척- 바닥에 내려와 내 옆에 선 운디네는 뒷짐 진 내 손바닥에 꿈틀꿈틀 손가락을 뻗곤 천천히 X자를 그리곤 꼭 내 손가락을 움켜쥐었다.

“아쉽지만 급히 할 일이 있어서 거절해야 할 거 같습니다. 다음에 꼭 같이 식사할 수 있으면 좋겠군요.”

“아, 할 일이 있다면 어쩔 수 없죠! 괜찮답니다!”

거절이 아쉬웠는지 척 봐도 조금 목소리가 가라앉은 페리샤였지만 애써 쾌활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나간 페리샤는 그럼 내일도 담소를 나누는 건 어떻냐며 물어왔고 잠시 고민한 운디네는 조용히 내 손바닥에 O자를 그리며 제안을 수락했다.

“네, 그럼 내일 뵙도록 하죠. 모녀끼리 오붓하게 즐기시길 바랍니다.”

“알았어요, 내일 봬요!”

마지막까지 아쉬워하던 페리샤였지만 남작부인과의 약속이 턱 끝까지 다가왔는지 카트라와 함께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페리샤가 떠난 걸 지켜본 나는 운디네의 손을 잡고 서둘러 창고를 향해 뛰어간 후 졸고 있는 경비에게 인수인계를 받아 창고 안에 있는 물품의 개수를 확인했다.

[빨리, 빨리!]

끝없이 재촉하는 운디네를 원동력삼아 물건이 비지 않는 걸 확신한 나는 그대로 경비에게 알린 후 재빨리 방으로 돌아갔다.

싸늘한 저녁 공기를 뺨으로 가르며 청소하는 사용인들 사이를 가로질러 방까지 달려간 나는 곧바로 문을 닫고 그대로 문에 등을 기댔다.

[쪼옥, 쮸웁, 쮸우, 후읍♥]

텅- 문에 기대자마자 내 양 볼을 움켜쥔 운디네는 눈꼬리를 야릇하게 기울이며 쪼옥- 쪼옥- 조그마한 입술로 내 입술을 빨아먹기 시작했다.

[츄우, 후으, 쮸웁, 쪽, 쪽, 쪽♥]

먹이를 조르는 아기 새처럼 크게 벌린 입으로 내 입술을 덮으며 빨다가도 쪽쪽 내 볼과 입가에 입술을 맞춘 운디네는 하늘을 둥둥 날아다니며 거세게 달려들었다.

찰박- 찰박- 운디네의 발이 무릎과 정강이를 긁었지만 아프지 않았기에 잔뜩 흥분해 달려드는 운디네의 입술을 쪼옥- 맛본 나는 그대로 투명한 혀를 입안 가득 베어 물고 쭈웁- 빨아먹으며 이슬 같은 엉덩이를 살살 쓰다듬었다.

[후윽, 후움, 쮸웁, 후웁!]

예전 같았으면 마나를 일으켜야 운디네를 흥분시킬 수 있었지만 계약하고 영혼의 결속이 강해질수록 우리는 서로에게 닿기만 해도 흥분했다.

그덕에 다과회에서 나눈 사소한 스킨십은 성욕이란 항아리를 차근차근 채웠고 헤어질 때 쯤 가득 차버렸기에 운디네가 저녁 약속을 거절한 이유였다.

당장 서로밖에 안 보이는데 식사가 무슨 대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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