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264화 (264/395)

라우라의 엄격한 지적에 꾸욱, 입술을 짓이긴 스텔지아는 괜히 라우라를 불러낸 카사노를 증오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다 조용히 읊조렸다.

“…그건 우리끼리 해결할 문제에요.”

[아니, 공증인이 된 이상 나도 계약에 묶인 존재가 돼버린다.. 그렇기에-]

“안 그래도 남은 조건으로 저도 조항을 넣을 생각이었어요. 제 생각 해줘서 고마워요. 라우라님.”

[흠, 그런가. 쓸데없는 걱정이었군]

“…무슨 조항을 넣을 생각이었죠?”

스텔지아의 질문에 피식 웃은 카사노는 손가락 두 개를 들어 올렸다.

“하나는 계약을 거부하거나 계약을 우회해 계약을 불이행할 경우 스텔지아는 카사노에게 영원히 종속된다.”

움찔, 물약이나 마녀들을 찾아가 계약의 허점을 찾아낼 생각이었던 스텔지아는 눈썹을 움찔거리며 조용히 시선을 돌렸다.

“마지막은.”

힐끔, 음욕으로 불타오르는 카사노의 눈이 스텔지아의 검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적나라한 시선에 스텔지아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지만 스텔지아를 바라보는 카사노의 눈빛은 끊어지지 않았다.

“스텔지아의 입에서 카사노를 진심으로 섬기겠단 맹세가 나오면 그 순간부터 스텔지아는 나에게 영원히 종속된다.”

“하? 고작? 당신이?”

얼마나 꿈이 큰지, 황자를 두고 저딴 저열한 남자를 평생 섬기겠다고, 진심으로 섬기겠다고 내가 말할 거라 생각하는 건가? 스텔지아는 펄펄 끓는 머리 탓에 시야가 핑 돌았지만 애써 고개를 들고 카사노를 노려봤다.

하지만 스텔지아가 간과한 게 있었다. 그의 행적, 그의 역량, 그의 취향. 단순히 조사한 정보와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뒷배경엔 카사노의 성욕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스텔지아는 카사노의 밤 자리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고 또 그에 대해 큰 생각을 가지지 않았다.

‘한심한 인간 주제에.’

자신을 안아보고 싶어 발정 난 개처럼 다가와 백작 부인이란 자리를 바쳤던 행밀 백작과 주군의 여인을 탐내던 한심한 기사들을 개처럼 다루며 그들을 조롱했던 스텔지아는 그들과 똑같은 남성 주제에 자신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는 카사노가 너무나 한심해 보였다.

‘인간 남자 따위, 돼지처럼 다루고 개처럼 짓밟으면 그만인 동물이야. 제깟 게 나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정말로?’

카사노가 들으면 경악을 넘어서 폭소할만한 스텔지아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마무리됐다.

‘내 처녀는 계획이 완성되고 성공적으로 황자님에게 물약이 통하면 바치려 했지만… 어쩔 수 없지. 황자님은 나를 이해해 주실 거야. 왜냐면…’

아련한 황자의 비밀을 떠올린 스텔지아는 환상에 빠져들다 화악, 그대로 현실에 건져졌다.

[조항은 전부 이렇게 새겨놓겠다. 직관적으로 작용하는 조항인 만큼 스텔지아,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는 건 인지하겠지?]

“상관없어요. 제깟 게 나를 어떻게 하겠어요?”

라우라의 마지막 경고에도 스텔지아는 콧방귀를 끼며 손을 내저었다. 오만한 그녀의 행동에 연회장에서 기어 다니던 마녀들을 떠올린 라우라는 조용히 눈을 감았고 이내 계약이 맺어지기 시작했다.

카사노와 스텔지아, 서로가 마법진에 쏟아부은 마나가 뒤엉키고 하나로 얽혔다. 색이 다른 마나의 끈은 마법진에 녹아들어 하나의 맹세로 완성됐고 맹세의 흔적은 반으로 갈라져 서로의 몸에 스며들었다.

“우웃!”

“크윽…”

아찔한 고통에 두 남녀가 잠시 신음했지만 환한 빛과 함께 마법진이 흩어졌고 바닥에 가라앉은 빛무리만이 조용히 빛나다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계약은 끝났다. 부디, 1년- 아니 어쩌면 평생을 카사노에게 바칠 수도 있겠군. 다음엔 웃는 얼굴로 보도록 하지]

덕담 아닌 덕담을 내뱉은 라우라는 그대로 사라졌다. 끝까지 짜증 나는 여자라고 생각한 스텔지아는 성큼성큼 다가오는 카사노를 바라보고 꾸욱, 자기도 모르게 자기 팔을 움켜쥐었다.

먹음직한 먹잇감을 발견한 포식자의 눈을 한 카사노가 입맛을 다시며 자길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기다려, 기다려요. 거부하는 게 아니라…! 당신 눈빛만 보면 옷을 찢어발길 것만 같아서 그래, 갈아입을 시간이라도 줘요.”

척, 손바닥을 내민 스텔지아는 자기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로 애처롭게 부탁했다. 애지중지하는 드레스, 마녀로 살다가 백작부인으로 지내며 처음 부린 사치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던 터라 스텔지아의 목소리는 절절하기 그지없었다.

“빨리 벗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고 꾸욱- 스텔지아의 숨통을 조였다. 계약이 끝나고 단둘만이 남은 방안에서 돌변한 카사노의 기세에 짓눌린 스텔지아는 앙칼진 반응조차 보이지 못하고 순순히 허공에서 가방을 꺼내 덜컥, 드레스를 넣을 준비를 마쳤다.

사락, 사락, 사락

새하얀 살결을 스치는 검은 드레스 자락과 함께 브래지어가 받쳐주던 커다란 젖가슴이 크게 흔들렸다. 순순히 카사노가 시간을 내줬다고 생각한 스텔지아는 그에게 등을 보인 채 풍만한 몸매를 자랑하며 드레스를 벗기 시작했고-

카사노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꽈악!

“흐윽!”

새하얀 엉덩이를 꽉 움켜쥐는 거친 손길에 깜짝 놀란 스텔지아가 얕은 신음을 내뱉었지만, 카사노바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꾸우욱! 새빨간 손자국을 남기는 오른손과 다르게 왼손은 스윽, 스윽- 도자기라도 쓰다듬듯 새하얀 엉덩이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무슨, 시간을 주겠다고…!”

“벗으라고 했지, 아무것도 안 한다곤 안 했잖아. 제발 순진하게 굴지 좀 마. 응?”

가냘픈 스텔지아의 어깨에 턱을 얹은 카사노는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스텔지아를 비꼬았다. 저열한 인간의 속임수에 스텔지아는 으득, 입술을 깨물었지만 벌어진 이 틈새에는 가냘픈 신음도 같이 새어 나왔다.

“흐응, 흐으응…”

‘왜, 왜 이러지, 더럽고 저열한 이 남자가 어루만지는데 괜히 이상한 기분이 들잖아…!’

두꺼운 손가락이 스윽, 엉덩이를 쓰다듬을 때마다 찌르르 퍼지는 전류에 스텔지아는 콧소리를 내며 몸을 배배 꼬았고 꾸욱, 앙다문 허벅지가 문질러지며 사악, 사악- 살소리가 울릴 때마다 짜악! 차압! 움켜쥔 손을 놓은 카사노가 빨갛게 물든 엉덩이를 두들겼다.

텅!

가방을 닫은 스텔지아는 휙, 몸을 돌리고 두 손으로 엉덩이를 가로막았다. 무방비한 몸짓에 터질듯한 젖가슴과 검은색 팬티에 가려진 음부가 드러났기에 카사노는 오히려 기뻐하며 스텔지아에게 말했다.

“따먹어달라고 노래를 부르네, 응?”

차압! 아래에서 위로 휘두른 손바닥이 커다란 젖통을 두들겼다. 미친 듯이 출렁이는 음탕한 젖가슴에 불붙은 카사노는 꾸욱, 팔로 얇은 허리를 감싸며 조용히 속삭였다.

“안 그래? 응? 남자는 어쩌고저쩌고 지껄이면서, 기사들을 묶어대고 괴롭히더니 오히려 괴롭힘당하는걸 즐기는 거 같은데?”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 없던 스텔지아였지만 무방비한 자기 몸을 쓰다듬는 끈적한 카사노의 손길에 놀란 스텔지아는 자기도 모르게 변명했다.

“히잇! 흐응, 그런 거…! 아니야! 이딴 짓 그만하고 할 거면 얼른 하지 그래?”

남녀 관계에 지식이 있던 스텔지아는 우뚝 솟은 카사노의 바지춤을 보며 당차게 대답했지만, 오히려 숫처녀 같은 반응에 미소 지은 카사노는 꾸욱, 바지춤 끝으로 스텔지아의 배를 짓누르며 조용히 속삭였다.

“어련히 따먹어줄 테니까, 적당히 자극해. 벌써 보지 적셔서 씹물냄새 풍기는 년이 그렇게 굴수록 더 흥분되니까.”

저열하고 천박한 카사노의 말에 후웃, 숨을 들이켠 스텔지아는 꾸욱! 조인 허벅지가 따스해지는 걸 느끼며 추욱, 눈을 내리깔았다. 폭력적인 카사노의 행동에 스텔지아는 당당한 백작 부인이 아닌 정말로 그의 노예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계약이 행동을 강제하지 않는데, 왜 내가 이딴 남자한테 겁먹는 거야, 설마, 아니, 아니야…!’

여성으로서 카사노에게 굴복하고 있는 건가? 라고 떠올린 스텔지아는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자신은 언제나 당당하게 쓰레기 같은 남자들을 굴복하고, 돼지처럼 짓밟히는 걸 즐기는 남자들의 위에 섰었다. 이 남자도 분명-

쯔걱!

“쿠흐으읏!”

“이것 봐, 조금 주물러주고 쓰다듬었다고 보지나 적시고, 이딴 음란한 몸뚱이로 그렇게 나를 무시했어?”

내심 자신을 얕보는 스텔지아에게 화났던 카사노는 손가락 끝에 묻어나온 투명한 애액을 바라보며 히죽 웃었다. 점성 있는 애액이 쯔걱, 쯔윽- 투명한 실선과 함께 늘어나는 몰골을 즐긴 카사노는 멍하니 벌어진 스텔지아의 입에 푹! 쑤셔넣었다.

“으굿! 우붑, 후움, 그흑!”

잘근, 앙칼진 반응이 되돌아왔지만, 날름, 손가락을 핥는 감촉을 느낀 카사노는 아랑곳하지 않고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으웃, 우븝, 후움…”

쪼옵, 자기도 모르게 카사노의 손가락을 빨게 된 스텔지아는 입술을 조이면서 자기도 모르게 혀끝으로 손가락을 핥아 올렸다. 그 순간 정신 차린 스텔지아는 퉤, 손가락을 뱉어내고 눈을 감은 채 세뇌하듯 되뇌었다.

‘모르겠지? 왜, 왜 핥은 거야. 쓰레기 같은 남자, 분명히 기고만장해서는…’

꾸욱, 눈을 감고 표정을 숨긴 스텔지아는 스윽, 침에 젖은 손가락이 가슴을 쓰다듬고 배를 어루만지는 걸 느끼며 하아, 하아- 끈적한 한숨을 내뱉었다.

‘보이지 않아서, 뭔가 더 확실하게 느껴져. 탐욕스러운 손가락이 혀처럼 내 살결을 쓰다듬으면서, 천천히…’

쯔거억

텁텁한 열기로 가득한 수풀을 헤집은 손이 앙다문 스텔지아의 보지를 어루만졌다. 두꺼운 손가락이 둔덕을 긁으며 쭈걱, 쭈걱♥ 음탕한 물소리를 만들어낼 때마다 평온을 가장한 스텔지아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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