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269화 (269/395)

백작과의 시답잖은 대화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바깥이 시끄러워 창밖으로 정원을 바라봤다.

[내꺼였는데-! 내 케이크였는데-!]

“미, 미안하다. 금방 하나 얻어올 테니 뚝 그쳐다오…”

손수건을 꺼낸 소니아가 펑펑 울어대는 운디네의 눈가를 문질렀지만, 손수건만 흠뻑 젖어 들 뿐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보다 못한 시에라가 정령의 눈가를 닦는다고 눈물이 그치겠냐며 운디네의 등을 토닥여줬고 사건이 마무리됐다.

가족 같은 단란함, 저 사이에 껴 행복한 온기를 나누고 싶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았다. 동기도 얻었겠다, 방으로 다시 향하는 그때 툭, 무언가와 부딪힌 나는 쿵, 넘어지는 소리를 듣고 앞을 바라봤다.

“아, 앞 좀 보세요!”

꽤 세게 넘어졌는지 작은 엉덩이를 양손으로 감싼 메어리가 뚱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정말 못 봤기에 바로 사과한 나는 일어난 그녀의 손에 들린 정교한 상자를 보고 미소 지었다.

“그거 혹시…”

“아, 네. 부탁한 물건들이에요. 못살아요 진짜, 시집도 안 간 처녀한테 이런 거나 사달라고 하고.”

어깨를 으쓱인 나는 빨리 물건이나 내놓으란 뜻으로 손을 까딱였고 내 반응이 시원찮았는지 베에, 혀를 내민 메어리는 퉁, 소리 나게 내 손바닥에 물건을 얹고 말했다.

“서비스라면서 이것저것 넣어주긴 하던데, 워낙 외설스러운 거라 부끄러워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사람들 앞에서 텁텁 담아주는데엑!”

달칵, 상자를 열고 내용물을 확인하니 그녀 말대로 외설스러운 게 제법 많았다. 역시 크래프톤산 물건, 인터넷에서나 보던 애널 비즈, 수갑, 돌기 콘돔, 마석으로 만든 바이브, 집게, 목줄, 개 꼬리가 달린 딜도 등등 사오라는 것 말고도 든 게 많았다.

“사지도 않은 게 너무 많은데?”

“몰라요! 마차에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그런지 금방 뜰 생각인 거 같던데, 아니 그것보다 아녀자 앞에서 그런 외설스러운 물건을 보여주다니!”

“골라서 사 온 아녀자가 왜 그리 부끄러워해요?”

“아아, 됐어. 부탁한 것도 끝났으니까 가볼게요.”

질렸다는 말투로 대답한 메어리는 휙 몸을 돌려 텅 빈 복도로 뛰어갔다. 매정한 메이드 같으니라고.

달칵, 상자를 닫은 나는 흔들리는 상자 속 물건이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을 향했다. 부디 스텔지아가 못 참고 음란한 몸뚱이를 내게 내밀며 애원하길 빌며 방 앞에 도착한 나는 덜컥, 문을 돌리고 천천히 방안으로 들어섰다.

**

후욱- 코끝을 스치는 진한 여체의 향에 미소 지은 카사노는 점점 짙어지는 농도에 기뻐하며 침대 앞까지 천천히, 스텔지아가 들을 수 있게 소리 내며 다가갔다.

저벅

저벅

저벅

“하앗, 후읏! 흐응, 흐응, 크흐흥!”

꿈틀꿈틀, 사지가 포박된 스텔지아의 몸이 움직였다. 긴시간 방치되는 동안 얼마나 움직였는지 그녀의 흰 살결은 빨간 끈에 쓸려 빨갛게 부었고 특히 손목은 피가 나는 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새빨갛게 물들었다.

“얌전히 기다리지, 그랬어.”

“닥쳐엇…!”

매듭진 끈이 대음순을 문지르며 질구가 자극당하는 와중에도 스텔지아는 큰소리로 욕설을 내뱉었다. 꽤 버티기 힘들었는지 스텔지아가 누운 침대보는 땀과 애액으로 흠뻑 젖어있었지만, 아직도 그녀의 목소리는 크기만 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미소 지은 카사노는 꾸욱, 빳빳하게 발기된 분홍빛 젖꼭지를 움켜쥐었다. 수 시간 방치된 앙큼한 젖꼭지는 불타는 스텔지아의 속도 모르고 주인님의 손이 닿이는 순간 찌르르, 야릇한 쾌락을 느꼈다.

“하응!”

꾸욱, 꾸욱, 검지로 젖꼭지를 받치고 엄지로 마사지하듯 위로 쓸며 짓눌러줄 때마다 짜릿한 쾌감이 스텔지아의 머리를 헤집었다. 바보가 되는 것만 같은 쾌락에 하악, 하악-! 거친 숨을 토한 스텔지아는 덜걱, 그녀의 머리맡에 놓인 상자를 보고 의문을 표했다.

“뭐엇, 이번엔 또 뭘 가져온 거야…!”

대뜸 가방에서 향유를 꺼내와 온몸에 덕지덕지 바르며 야릇한 손놀림을 보인 카사노에게 데인 전적이 있던 스텔지아는 상자만 보고도 이를 드러내며 고양이처럼 경계했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은 카사노는 차압, 차압, 땀에 젖은 스텔지아의 뺨을 두들기며 말했다.

“진정해, 아직 버틸만한 거 같아서 선물 좀 가져왔지. 성노예가 됐는데도 본분을 망각한 거 같아서 말이야.”

“본분이 뭔데…!”

여태껏 방에 눕혀다 묶어놓고 괴롭히기만 한 주제에- 카사노의 부푼 바지춤을 보며 자궁과 보지가 욱신거리는 걸 느낀 스텔지아는 최대한 덤덤한 표정으로 물었지만, 싱긋, 가볍게 올라가는 그의 입꼬리를 보고 상황이 이상하단 걸 느꼈다.

“자지에 미쳐서 제발 박아달라고 애원하고, 자지 없인 아무것도 못 하는 암캐. 그게 성노예의 본분 아니겠어.”

“지랄, 하지 마…!”

‘나에겐 해야 할 일이 많아, 황자님을 돕고 그의 대의를 위해 같이-‘

“응호오오옥?!”

쯔걱!

스텔지아가 딴생각에 빠져든 걸 알아챈 카사노는 재빨리 검지와 중지를 갈고리처럼 만들어 푹 젖어있는 그녀의 보지에 쑤셔박았다. 이후 꾸욱, 손가락 끝만으로 그녀를 들고 가볍게 손가락을 휘젓자 갈고리에 걸린 참치 같은 스텔지아의 음란한 몸뚱이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카흣, 흐응, 흐읏, 후아아아앗!”

‘두꺼운 손가락이 푸욱, 보지 주름을 긁을 때마다 머리가 어지러워엇, 이상해, 이상해, 이상해애애!’

덜덜덜, 하얀 이를 떨며 카사노의 행동을 분석한 스텔지아는 단순한 손가락인데도 머리가 곤죽이 돼버릴 듯한 쾌락에 두려워했다. 노예로 떨어진 그날보다 더 무저갱에 빨려가는 듯한 절망감, 손가락만으로도 이 정도인데…!

털썩.

“흐으, 흐긋, 흐으, 흐응, 흐응!”

카사노는 손가락을 뽑아내고 침대에 대충 스텔지아를 내던졌다. 이후 주륵, 벌어진 스텔지아의 보지에서 새하얀 애액이 흘러내렸고 모멸감에 휩쓸린 스텔지아는 잘근잘근 입술을 짓이기면서도 온몸을 관통한 짜릿한 쾌락의 여운을 즐겼다.

“일단 오늘부턴 포박은 그만둘 생각이야. 전문가도 아니고, 아는 것도 없으니 기쁘게 해주질 못한 거 같아서.”

서걱, 역겨운 사내의 말과 함께 온몸을 포박한 끈이 잘려 나갔다. 미칠듯한 압박감에서 해방된 스텔지아는 자유를 되찾고 깨끗한 공기를 맘껏 들이켜면서도 내심 아쉬워했다.

‘풀려나는 순간, 온몸이 붕뜨는 부유감, 행복, 그건 끝이라는 건가…’

음탕한 독백 후 정신 차린 스텔지아는 헛! 소리를 내며 짜악, 자기 뺨을 두들겼다. 역겨운 카사노의 계략에 빠질뻔하다니, 이미 첫날, 둘째 날의 조교로 망가지기 시작한 스텔지아는 흐리멍덩한 머리로 자신을 질책하며 상자를 뒤적이는 카사노를 노려봤다.

“너무 재촉하지 마, 금방 준비해줄 테니까…”

스텔지아의 강렬한 눈빛을 느낀 카사노는 코웃음과 함께 능글맞은 목소리로 그녀를 다독였다. 상자를 뒤적이면서 필요한 물건을 챙기는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스텔지아는 웃기지도 않는 소리에 버럭, 화를 냈다.

“누가 재촉한다고…! 역겨운 쓰레기 자식, 며칠 잠깐 갖고 놀았다고 정말 네가 내 주인이라도 된 줄 알아?”

“뭐, 계약상 주인이니까 된 건 맞지 않나? 그리고 말이 짧네.”

‘새파랗게 어린 새끼가…! 얼굴 좀 반반하길래 아껴줬더니 이딴 인성일 줄이야.’

카사노의 만행에 열받은 스텔지아는 답답해 죽을 것만 같아 쿵, 쿵, 자기 가슴을 두들기며 카사노를 노려봤다. 어찌나 능청스럽고 또 뻔뻔하게 구는지.

다만 요 이틀간 정말 끈질기게 괴롭혔던 그의 성정을 생각하면 굽혀야 할 건 스텔지아 자신이었기에 그녀는 결국 꽈악, 입술이 새하얘질 때까지 깨물며 조용히 속삭였다.

“죄송, 합니다…”

텅, 상자를 닫은 카사노는 스텔지아의 사과에 말끔한 미소를 지으며 걸터앉은 채로 상체를 돌렸다. 툭, 제법 가까이 앉았기에 둘의 코가 부딪혔지만 카사노는 상관 하지 않고 아름다운 스텔지아의 뺨에 손을 얹으며 그녀를 위한 말을 내뱉었다.

“괜찮아, 어차피 곧 나 말곤 아무 생각도 못 할 테니까… 마지막 반항이라고 생각해야지.”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카사노의 손길에 순간 뭉클함을 느낀 스텔지아는 꾸욱, 자기 허벅지를 꼬집으며 정신 차렸다. 그러던 와중 힐끔 돌아간 눈동자가 그의 오른손에 쥐어진 유리병을 발견했다.

‘또 향유? 이번엔 아예 마사지라도 할 생각인가본데, 후읏…’

향유를 듬뿍 바른 커다란 손바닥으로 자신의 살결을 쓰다듬고 주무르고 거칠게 탐하며 벌어진 자기 입술을 쭙쭙 탐하는 카사노, 짧은 상상인데도 달아오른 스텔지아의 몸은 움찔움찔, 격하게 반응했지만 지켜보던 카사노는 피식 웃으며 유리병을 들어 올렸다.

“궁금해? 나도 좀 궁금하네, 꽃의 마녀라던데… 혹시 아는 거 아닐까 싶어서.”

“흥, 이 세상 꽃이라면 제가 모르는 게 없죠. 꽃의 마녀를 너무 우습게…”

찰칵- 차가운 금속음과 함께 스텔지아의 왼팔이 들썩였다. 방심했던 스텔지아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목을 바라봤고 자기 왼팔은 침대 모서리에 수갑이 채워져 묶여있었다.

“당신…!!!”

“진정해, 해칠 생각은 없으니까. 근데 이번에도 잠시 방치할 생각이거든.”

“하, 하라는건 다 할 테니까…! 방치는 하지 마요!”

사지가 포박되면 만질 수도 없고, 긁을 수도 없다. 물론 계약의 조항중 하루 한 번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지만, 방치를 거부했다간 잘됐다며 카사노가 자신의 처녀를 가져갈지도 모른다- 생각한 스텔지아는 붕붕, 머리를 흔들며 자책했다.

‘차라리 어제 거부할 걸 그랬어, 왜 이제 떠올려선…!’

카사노의 손길에 몇 번이고 절정한탓에 자신의 조항도 까먹었던 스텔지아는 자책을 끝내고 카사노를 바라봤다. 그는 무덤덤한 얼굴로 찰칵, 오른손에도 수갑을 채운 뒤 자기 다리를 벌려 수갑을 채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