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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가 다운로드 됨-6화 (6/221)

〈 6화 〉 5. 노예와 집으로

* * *

성하린이 나의 노예가 된 순간 알 수 없는 고양감이 차오르며 전신에 소름이 끼쳤다.

마치 전지전능한 힘을 얻은 기분.

그래, 맞다. 나는 지금, 이 성하린이란 여자에게 있어선 신이나 다름없다.

이 노예년은 이제 내가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살아야 한다. 내 명령은 절대적이며 나의 노예인 이상 이 여자는 결코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내가 죽을 때까지 나의 종으로 살아야만 하는 운명이지.

무엇보다 그녀의 상태창도 내 마음대로 볼 수 있고 스킬도 내 마음대로 찍을 수 있으며 앞으로 하린이가 죽인 몬스터의 드랍템도 다 내가 독식할 수 있다. 그래, 이 여자를 내 입맛대로 육성시킬 수 있다 이거지.

[노예 ‘성하린’의 상태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하린]

[레벨 1]

[클래스: 바바리안]

[근력: 15]

[민첩: 14]

[체력: 16]

[의지: 12]

[마력: 10]

[행운: 33]

[스킬: 심장 박동 추적]

[생식: 가임]

업적보상이랑 성하린의 상세 스탯은 시간이 없으니까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고... 생식?

‘이건 또 뭐야...’

[생식: 노예의 임신 가능성을 가임과 불임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하, 미쳤군. 불임 상태로 만들어 두면 노콘질사를 마음껏 해도 된다는 소리잖아. 세상이 멸망하면 콘돔이랑 피임약은 앞으로 어디서 구하지 싶었는데. 노예낙인에 이런 효과까지 있을 줄이야. 이건 혁명이다. 안 되겠다. 당장 중요한 명령부터 몇 개 내려 둬야겠다.

“명령이니까 잘 들어. 일단자해하지 마라. 나를 배신하지도 마라. 우린 이제 '한 팀'이고 '팀'에 위해를 가할 행동하지 마라.”

그녀가 다른 수를 쓰기 전에 연달아 명령을 내렸다. 아직 써 보기도 전에 망가지면 안 되니까 우선 자해부터 막았다. 노예가 됐다고 다짜고짜 식칼 꺼내서 자기 목에 박아버리면 되살릴 방법이 없으니까.

그다음으로 나를 배신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노예의 반란이라니. 상상만으로 등골이 서늘해진다. 자다가 칼 맞고 죽긴 싫으니까 배신이나 배반을 못 하게 하는 것도 당연한 명령이다.

그다음은 나와 그녀가 한 팀임을 강조했다. 교묘하게 명령을 빗겨나 나를 차도 살인하려 할지도 모르니까 팀을 운운하며 팀의 안위에 위협을 가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다른 명령은 나중에 더 생각나면 그때 하면 되겠지. 지금은 이 정도로 충분하다.

“인지했으면 대답해라. 그리고 나의 호칭은 이제부터 주인님이다.”

“큭...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이제야 명령이 확실히 주입된 느낌이 든다.

이제 그녀는 죽음으로 도망칠 수 없다. 영원히 내거다.

그걸 본인도 깨달았는지 눈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나에게 어떤 꼴을 당할지 알 수가 없으니 두렵겠지. 아주 공포에 질렸을 거다. 그런 마음이 싹 사라지도록 박아주지.

‘최고야...’

나에게 이런 가학적인 욕구가 있었을 줄은 몰랐다. 세상이 멸망하고 나서 기적적으로 얻게 된 개쩌는 노예 덕분에 메말라가던 성욕에 불이 붙었다. 나이 서른에 서서히 식어가던 심장이 이렇게 두근거리다니.

“큭...”

금세 두려움에 젖은 눈빛을 지우고 다시 표독스러운 표정을 지은 하린이를 자세히 봤다. 역시 제법 귀엽게 생겼다. 아니, 귀엽다 보단 꼴리게 생겼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겠군.

염색이라도 했는지 갈색빛이 도는 머리카락과 약간 고양이상 얼굴에 볼 살도 말랑말랑할 것 같고 타이트한 바지가 엉덩이 라인을 살려 줘서 보고 있으니 군침이 싹 돈다. 특히 긴 생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어 목선이 드러난 점도 좋다.

‘하... 당장 저 부드러워 보이는 입술을 빨고 싶다.’

난 그녀의 몸을 탐욕적인 눈으로 관찰했다. 보면 볼 수록 노예로 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여자다.

이렇게 내 멋대로 여자의 몸을 빤히 훑어봐도 상대가 아무런 저항을 못 한단 점이 너무 좋다.

“너 스프레이 썼지?”

“네.”

“몇 분 남았어?”

“40분 정도..?”

다리 힘이 풀렸는지 아직도 바닥에 주저 앉아 있는 그녀의 손을 잡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나와 그녀 둘 다 이제 스프레이의 효과시간이 별로 많이 남지 않았으니까 슬슬 집에 돌아가야 한다.

“가족은? 거짓말하면 안 돼.”

“...없어요. 다들 이미...”

이미 다들 저세상을 갔나보군. 그녀혼자 남아 각성했나보다.

“나이는?”

“스물넷이요.”

나보다 여섯 살이나 어리다. 은지보다 두 살 어리고.

“어디 살아?”

“구영 아파트 살아요...”

구영아파트는 여기서 30분 정도 가야 하는 곳에 있다. 전력으로 달리면 15분이면 갈 수 있으리라.

‘일단 우리 집으로 데려가야하나? 아니면 하린이 집으로 가야 하나.’

당장 내가 하린이를 데리고 돌아가면 은지가 이상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더구나 지금 당장 돌아간다 해도 은지를 바로 노예로 만들 수가 없는 것도 문제다.

다짜고짜 은지를 노예로 만들면 좋겠지만 아직 은지를 노예로 만들 만큼의 마나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은지도 각성했다. 여기서 만약 은지가 나처럼 이상한 직업으로 각성했다면 까딱 잘못했다간 그녀를 놓칠 수도 있다. 그러니 조심해야 한다. 하다못해 나 같은 남자에게 노예가 되는 것보단 죽는 게 낫다며 자결하려 할지도 모르니까 섣불리 안 건드는 게 중요하다.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마나가 찰 때까지 기다렸다가 잡아먹어야지.

‘일단 거리를 생각하면 우리 집이 더 가까우니까. 시간이 더 지체되기 전에 가자...’

하린이는 대충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마주쳐서 동행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상황설명하면 되겠지.

‘혹여나 은지가 하린이와 나를 보고 이상함을 느끼고서 반항하려하면 귀찮아 지겠지만... 아닌가? 뭐, 상관없을지도.’

은지가 이상함을 느끼고 만약 나에게서 벗어나려 한다면 그냥 억지로 붙잡고 기절시키거나 반항 못하게 테이프 같은걸로 묶으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은지는 호리호리하고 체격도 작아서 나와 하린이가 힘으로 억압하면 반항할 새도 없이 잡힐 거야.

그래 허튼짓 못하게 재갈도 물리자. 괜히 혀 깨문다고 지랄하면 죽지도 않고 은지의 혀만 상할 테니까. 앞으로 은지 혀 쓰일 때가 얼마나 많은데 벌써 상하면 안 되지.

“흐흐흐흐... 츄릅.”

“젠장... 왜 이런 추잡한 놈한테 걸려선...”

“뭐라고?”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주인님...”

하린이가 뭐라고 중얼거리는 소릴 들었지만 더 캐묻진 않았다. 내 욕이라도 하는 모양인데 별로 상관없다. 오늘 안에 하린이는 나에게 개처럼 따먹힐 테니까.

도망도 못 가는 주제에 저렇게 반항적인 모습이 묘하게 꼴려서 오히려 좋아. 힘이 넘친다고 해야 할까. 따먹을 때 기분 좋을 것 같다.

“돌아가자. 우리 집으로 갈 거니까 따라와.”

“네, 주인님.”

“돌아가면 여자하나가 더 있을 거야. 그 여자 앞에선 주인님이라 하지 말고 조준 오빠라고 불러. 그년도 곧 노예로 만들 거니까. 괜히 이상한 티 내지 말고.”

“네... 주인님...”

내가 너무 늦게 돌아가면 은지가 자기 혼자 뭐라도 해 보려고 집 밖으로 나올지도 모른다. 그런데 제대로 된 무기 하나 없이 여자 혼자 밖을 돌아다니는 건 나잡아 먹어쭙쇼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특히 은지 같이 호리호리하고 체격도 작은 여자가 변변한 무기도 없이 밖을 돌아다니면 부랑자 놈들 처지에선 케이크처럼 먹기 쉬운 먹잇감으로 보일 테니까.

‘아찔하군...’

이미 진즉에 생존자 집단에게 점령당한 마트도 그렇고 방금 전 활을 쏘던 다이소도 그렇고. 저렇게 제대로 된 거점을 차린 놈들이라면 이미 벌써 여자들을 붙잡아 노리개로 부리고 있겠지.

원래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은 각성자나 생존자 무리는 높은 확률로 남자들이 지배권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 자연스럽게 여자들은 노리개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멸망한 세계에서 부랑자 놈들이 여자를 납치 감금해 성 노리개로 쓰는 건 이젠 당연한 상식 같은 일이니까.

현실이 소설보다 더 끔찍한 요즘 세상에 법이고 도덕이고 다 사라진 지금 상상 이상으로 미친 짓을 하는 놈들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나 남녀 갈등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는 놈들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안 그런 집단도 있겠지만 항상 최악을 가정해야 하니까.

벌써 3일이나 지났으니 레벨도 오늘 막 각성한 나나 은지보단 훨씬 높을 가능성이 크니까 저항도 못 하고 끌려가서 놈들의 소유물이 될지도... 젠장.

여자나 납치하는 그런 막돼먹은 놈들에게 은지가 붙잡힌다고 상상하니 머리에 열이 올랐다. 내가 찜한 여잔데 딴 놈들이 데려가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안 좋은 상상을 하니 자꾸만 부정적인 생각들이 연달아 떠오른다.

생각하면 할 수록 더 소름 끼치는군. 그런 놈들에게 은지가 납치당할 수도 있다니.

빨리 돌아가서 은지가 무사한지 확인하고 싶다.

내 여자가 될 가능성이 1도 없었을 땐 그냥 예쁘구나하고 별다른 관심 없이 지나갔지만 이젠 나의 것이 될 가능성이 거의 99퍼센트니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이제 평생 나에게 봉사해 줄 여자인데 내가 열심히 지켜야지.

‘은지 절대 못 잃어.’

물론 은지도 26살이나 먹었고 2달 전까지만 해도 남친이 있었으니까 이미 처녀고 뭐고 다 따였겠지만... 그렇게 다 따지고 보면 문란한 현대 한국 사회에 처녀성을 지키고 있는 여자가 몇이나 될까.

얼굴이 엉망진창이거나 개씹돼지 새끼거나 인격적으로 존나 문제가 있는 게 아닌 이상 대부분의 여자들은 대학 졸업할 때쯤엔 다 첫 경험을 한다는 통계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그래, 통계가 알려주다 시피 정절을 지키는 건 오히려 하자가 있다는 뜻이 아닐까? 열녀라거나 정숙한 여인이라거나 혼전순결이라거나 그런 건 조선 시대 때나 통하는 이야기니까.

현대사회에서 정절을 지키고 혼전순결을 지키는 건 나 같은 도태남들 뿐이다.

알파메일들은 휴일마다 여자 만나서 섹스 중일 테고. 은지는 생긴 거만 보면 알파메일을 여럿 만나 봤을 것 같은 미모니까... 큭... 그건 몸매 지리는 하린이도 마찬 가지겠지?

하아... 진실만을 답하게 만들고 그녀들이 이때까지 잤던 남자들에 대해 속속들이 물어보고 싶어졌다... 제기랄...

이 여자들의 처음이 내가 아닌 건 엄청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이젠 이런 예쁜 여자들을 내 좆대로 따먹을 수 있으니까 너무 상심하지 말자.

그래, 맛만 좋으면 되지. 은지는 내 기준으로 상당히 예쁜 미인이다. 더구나 슬렌더 체형이라 하린이와는 다른 맛이 있으리라.

하린이만 따먹으면 금방 질릴 수도 있으니까 한 명 더 있으면 좋지. 아니, 없으면 안 될 정도다. 거기다 은지도 각성자다. 전력상 큰 도움이 되어 줄 거라고 생각된다. 이런 이유로 은지는 무조건 내 전용 오나홀로 만들어야만 한다.

비 처녀라고 쉽게 버릴 수 있는 카드가 아니란 말이지. 여자 각성자를 이리 쉽게 구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가만 보면 세상이 갑자기 멸망하고 컬티스트라는 특이한 직업을 뽑지 못했다면 이런 상위티어의 여자를 둘이나 끼고 노는 건 정말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그래, 진짜 꿈에도 못 꿀 일이었을 테니까 난 엄청난 행운아야.

비록 시작은 내가 아닐지라도 그 끝을 나로 가득 채우면 되지. 시발 괜히 머리 아프게 유니콘 새끼처럼 처녀충이 되지 말자. 따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복 받았다.

‘하린이랑 은지랑 같이 데려다 놓고 돌아가면서 따먹으면 진짜 기분째지겠다...’

생각을 바꾸니 세상이 한없이 밝아 보이는 기분이다. 인류가 멸망한 게 나에게 이런 기쁨이 될 줄이야.

역시 행운 수치 666. 개 엿 같은데 기분 좋은 그런 요상한 행운 수치다.

“흐흐흐흐.”

또다시 음흉하게 미소 지으니 옆에서 달리던 하린이가 나를 곁눈질로 훑어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못 볼 걸 봤다는 듯이 찡그린 저 표정... 너무 감미롭다. 마치 나를 벌레 새끼를 보는 듯한 경멸이 가득 담긴 여자의 찌푸림이라니.

일반적인 상황에서 모르는 여자가 나를 저리 쳐다 봤다면 눈을 찢어 버리고 싶었겠지만. 나에게 개처럼 따먹힐 노예년이 그런 표정을 짓고 있으니 포상을 받은 기분이다. 정말이지 아랫도리가 빵빵해질 만큼 존나 황홀하다고.

당장 돌아가서 바지부터 벗기고 싶을 정도야.

“츄릅...”

“제기랄... 역겨워...”

흐흐흐. 저거 설마 따먹어 달라고 일부러 앙탈 부리는 건 아니겠지? 일부러 나의 가학심을 일깨우기 위해 도발하는 것처럼 보일지경이다.

흔들흔들.

그리고 보라, 저 타이트한 청바지와 흔들거리는 엉덩이를. 누가 보면 생존물품 구하러 나온 게 아니라 좀비 꼬시러 나온 줄 알겠다.

결국 못 참고 달리던 중에 그녀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꺄흑!”

묘하게 반응이 귀엽네. 사랑스러울 지경이다...

“쉿. 조용히 해야지.”

“큭... 젠장... 네... 주인님.”

하. 최고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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