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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가 다운로드 됨-16화 (16/221)

〈 16화 〉 15. 재앙이 업데이트 된다

* * *

정신없이 허릴 흔들다 보니 시간이 부쩍 지났다.

“읏차...”

기진맥진한 상태로 침대 중앙에 눕자 자연스럽게 양팔에 안겨 오는 은지와 하린이.

이게 양손의 꽃이란 건가. 쓰다듬고 있으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맨살로 붙어 있어서 체온도 공유되고. 금방 따뜻해졌다.

“어디 보자. 누구부터 스킬 찍을까?”

“언니 가위바위보 하실래요?”

“그럴까? 나 자신 있는데 괜찮겠어?”

"저도 가위바위보 잘해요."

"헤헤... 좋아."

세 번 정도 무승부가 뜨더니 결국 은지가 보를 내고 하린이가 바위를 내며 승부가 났다.

가위바위보로 진게 못내 아쉬운지 하린이는 한숨을 푹 쉬더니 나에게 얼굴을 비비곤 얌전히 숨을 내쉬었다.

나의 체취라도 음미하는지 말이 없다.

“그럼 은지부터 찍을게.”

“네!”

은지의 스킬을 선택하고 싶다고 생각하니 시스템 창이 자동으로 떠올랐다.

[이은지]

[레벨 5]

[클래스: 섀도워커]

[근력: 22]

[민첩: 28]

[체력: 23]

[의지: 24]

[마력: 25]

[행운: 44 ]

[스킬: 그림자 직조]

[스킬을 선택하십시오]

[1. 마비 독니]

[2. 출혈유발]

[3. 그림자 은신]

[4. 고통증가]

“은지도 이거 보이지?”

“네. 화면 공유되고 있어요.”

“주인님이랑 언니 지금 같은 화면 보고 있는 거예요?”

“응. 공유가 되나 봐.”

은지와 나는 지금 같은 시스템 창을 보고 있다. 나야 은지의 주인이라 그녀의 스탯과 스킬 선택 창을 볼 수 있지만 같은 노예인 하린이는 안 보이나보다.

“스킬 설명 좀 읽을게...”

“네. 천천히 살펴봐요.”

[마비 독니: 무기에 마비 독이 스며듭니다. 살아 있는 생명체에게만 효과가 있습니다.]

인간과의 전투에서 상당히 도움이 될 만한 스킬이다. 하지만 좀비를 죽이기엔 적합하지 않다. 좀비는 이미 죽은 것들이니까.

‘마비 독니라. 곧 마트를 털러 갈 텐데... 은지를 아예 인간사냥꾼으로 만드는 편이 좋나?’

[출혈유발: 상처를 헤집고 벌려 피를 멈추지 않게 합니다.]

출혈유발은 피를 계속 흘려 과대출혈로 죽이는 게 스킬효과의 중점이라기 보단 피를 계속 흘리게 만들어 도망가는 상대를 뒤 쫓기 쉽게 만드는 게 주목적인 스킬 같다. 혹은 대상에게 지속해서 피 냄새가 나게 만들어 좀비나 다른 적대 생물을 유인하게 만들던지.

어찌 사용할지는 익혀봐야 제대로 알 수 있겠지.

일단은 남은 스킬들도 다 확인해보자.

[그림자 은신: 어두운 곳에서 몸을 숨기면 은신 상태가 됩니다. 눈에 띄지 않게 됩니다.]

이건 무조건 찍어야 하는 스킬이다. 은신술은 언제 어느 때나 유용한 기술이니까. 더구나 사용법도 쉽고 간단하다. 어두운 곳에 몸을 숨기기만 하면 은신상태가 된다는 건 굉장한 메리트지.

‘좋아. 하나 골랐고...’

[고통증가: 피해자에게서 고통스러운 절규를 들을 수 있습니다. 고통을 배가 시킵니다.]

이것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스킬이다. 굳이 피 튀겨 가며 고문할 거 없이 이거 하나면 상대방을 쉽게 굴복 시킬 수 있을 테니까.

“은지야 일단 우리 그림자 은신부터 찍을까?”

“저도 그거 보고 있었는데. 우리 통했네요, 오빠.”

“흐흐. 그러게.”

은지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으니 그림자 은신을 선택했다.

[스킬이 적용됩니다.]

나는 저 알림창이 뜨면 굉장히 고통스러웠는데 은지는 멀쩡하다.

“진짜 안 아프구나... 나만 아픈 거였어.”

“주인님... 불쌍해...”

하린이가 날 위로하듯이 쓰다듬었다. 묘하게 젖꼭지를 꼬집는 거 같은데...

“스킬 사용법은 어때?”

“음... 1회당 마나 소모 1이고 피격당하거나 크게 움직이지만 않으면 안 풀리는 스킬이예요.”

“괜찮네...”

역시 좋은 스킬이었다. 은지 마나가 25니까 연달아 25번이나 쓸 수 있다.

“계속 선택.”

[스킬을 선택하십시오]

[1. 마비 독니]

[2. 출혈유발]

[3. 거짓판별]

[4. 고통증가]

“거짓판별?”

“특이한 스킬이네요...”

[거짓판별: 대상의 말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판별할 수 있습니다. 눈을 마주 보고 있어야 합니다.]

거짓판별은 집단의 규모가 좀 더 커지면 여러 인간 군상들이 모여 들 테니 그때 가서야 쓸모가 생기겠다. 당장을 익힌다고 해서 전투에 도움이 될 것 같진 않으니 패스.

“이건 모호하네.”

“그쵸? 딴 걸로 고를까요?”

“음... 어디 보자. 이번엔 은지가 고르고 싶은 걸로 골라봐.”

“네~”

마비 독니도 좋고 출혈유발도 좋고 고통증가도 마음에 든다. 셋 중에 아무거나 골라잡으라고 선택권을 줬다.

은지는 한참 고민을 거듭하더니 마비 독니를 골랐다.

“마비 독니?”

“네. 출혈유발이랑 마비 독니랑 둘 중에서 고민했는데. 마비 독기가 즉효성이 있을 것 같아서요.”

출혈유발은 상대가 과대출혈로 죽게끔 만드는 거라 시간이 비교적 더 오래 걸릴 지도 모르지만 마비 독니는 바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게 선택이유였다. 굳이 출혈유발이 단순히 과다출혈로 죽게 만드는 스킬이 아닐 거 같다란 말은 하지 않았다. 은지에게 선택권을 준 거니까.

“그래, 합당하네. 마비 독니로 선택.”

[스킬이 적용됩니다.]

“자, 이제 2개 남았다.”

“허어... 벌써 2개밖에 안 남았네요... 아쉽다.”

은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음 스킬을 골랐다.

[스킬을 선택하십시오]

[1. 흐릿한 걸음]

[2. 출혈유발]

[3. 거짓판별]

[4. 고통증가]

[흐릿한 걸음: 발소리가 사라집니다. 이동시 발생하는 다양한 소음이 줄어듭니다.]

그림자 은신과 더불어 꼭 익혀야하는 스킬이로군.

소리 없는 암살자라니, 은지를 인간 사냥꾼으로 만들 생각에 벌써 신난다.

발자국 소리 하나 없이 조용히 다가와 죽이는 암살자... 캬아~

“오빠도 흐릿한 걸음 생각했죠?”

“물론이지.”

쪽.

은지는 서로 마음이 통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은지 배시시 웃으며 목덜미에 뽀뽀했다.

[스킬이 적용됩니다.]

좋아, 이제 빠르게 마지막 스킬이다. 슬슬 하린이도 지루한 것 같으니까 빨리찍어야지...

“저, 하린아.”

“네. 주인님. 어디 불편하신가요?”

“어, 아니다. 괜찮아. 우리 하린이 하고 싶은 대로해...”

하린이는 나와 은지에게 배척받는 기분인지 괜히 심술을 부리며 내 젖꼭지를 꼬집고 있다. 아까부터 계속. 슬슬 아픈 것 같은데... 하린이가 좋다니 나도 좋아야지 뭐...

괜히 하린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샴푸냄새가 좋구나...

[스킬을 선택하십시오]

[1. 들추는 시선]

[2. 출혈유발]

[3. 거짓판별]

[4. 고통증가]

[들추는 시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시야가 확보됩니다. 동체시력이 높아집니다.]

이건 내 변형된 시야와 비슷한 계열의 스킬 같다.

내가 변형된 시야를 얻기 전이었다면 그냥 고민 없이 바로 고통증가나 출혈유발을 골랐겠지만 시력이 좋아지는 효과를 맛본 지금은 가감 없이 들추는 시선을 추천해주고 싶다.

“은지야. 들추는 시선 어때?”

“어... 글쎄요... 오빠는 이게 좋아요?”

“내 예상인데 이거 선택하면 시력이 높아질 걸? 은지 시력 몇이야?”

“어... 저 고등학교 이후로 제본 적은 없는데... 아마 오른쪽이 1.0이고 왼쪽이 0.8인가 그랬던 거 같아요.”

“은지야. 오빠 믿고 들추는 시선 한번 찍어 보자.”

“어... 그래요.”

[스킬이 적용됩니다.]

“오! 오빠 이거 대박이다!”

“그치?”

나는 아예 눈동자 색까지 바뀌어 버렸었는데 그에 비해 은지는 시력이 좀 좋아지고 끝인 모양이다. 뭐 그것만으로도 굉장하지. 안과에 갈 필요 없이 시력이 엄청 좋아질 수 있는 거니까.

“오빠 말대로 진짜 시력이 좋아졌어요. 스킬을 쓰지도 않았는데 기본 효과인가 봐... 이야... 오빠 팔자주름 너무 잘 보여요...”

“아니. 이 녀석이!”

“헤헤헤. 농담, 조크 조크.”

“용서못해.”

“꺄하하하! 오빠 간지러워!”

은지의 겨드랑이와 옆구리를 마구 간질였다. 귀여운 녀석. 자그마한 게 간지럽다고 발버둥 치니 그저 사랑스러울 따름이다.

한편 왼쪽 젖꼭지에 압력이 점점 더 강해진다... 하린이 녀석...

“좋아! 은지 다 됐으니 이제 하린이 차례네!”

그러니까 빨리 젖꼭지 좀 놔줘.

“후후... 드디어 내 차례..”

하린이는 그제야 젖꼭지에서 손을 뗐다.

“후우... 좋아. 그럼 어디 보자... 읏...!”

하린이가 내 왼쪽 젖꼭지에서 손을 떼는 순간 이번엔 은지가 내 오른쪽 젖꼭지를 꼬집는다...

뭐 어쩔 거냐는 식으로 쳐다보는데... 빌어먹을... 당당해서 또 묘하게 귀엽네.

“읏...”

심지어 겨우 진정된 자지에 발을 슬그머니 뻗어 살살 쓰다듬었다.

사랑스럽다 증말...

“헤헤..”

“아, 안 돼... 은지야... 오빠 이제.. 너무 힘들어.. 너 서른 살을 그냥 숫자로 보면 안 된다... 서른 넘으면 많이 피곤해요. 그러니까 오빠 자지 그만 괴롭혀야 돼? 알겠지?”

최대한 은지가 실망하지 않게 쏘스윗하게 말했다.

진짜 농담이 아니라 이제 더는 못 싸겠다. 미친 듯이 사정했더니 부랄이 떨릴 지경이다. 레벨 5의 체력으로는 하루 4번이 한계다.

그래, 벌써 4번이나 쌌다고. 자지가 쉴 틈을 마련해 줘야 해.

하루에 4번은 너무 고된 노동이었단 말이지...

거기다 좀비까지 2시간이나 쉬지 않고 잡아 죽여서 그런지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여러모로 힘들다.

역시 레벨을 더 올려야 한다. 한 20까지만 올려도 은지 종일 박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쳇. 알았어요... 그래도 젖꼭지는 계속 만지고 있을래요.”

“그래.. 그러렴...”

하린이도 꽉 쥐고 있었는데 은지만 못 만지게 할 수는 없지... 공평하게 해야지... 공평하게..

“자, 그럼 다시 스킬 선택하자...”

“응, 주인님. 어서해요.”

하린이의 애교를 받으며 상태창을 켰다.

[성하린]

[레벨: 5]

[클래스: 바바리안]

[근력: 26]

[민첩: 24]

[체력: 28]

[의지: 21]

[마력: 23]

[행운: 33]

[스킬: 심박추적]

[스킬을 선택하십시오]

[1. 넘치는 분노]

[2. 거친 피부]

[3. 근육확장]

[4. 야만인의 함성]

“우와... 하린이 스킬에서 거친 상남자의 냄새가 나는데...”

“크흠...”

하린이는 괜스레 부끄러워했다.

아니 근데 진짜 이 스킬들은 뭐지? 왜 이런 마초스러운 직업에 하린이가 선택 받은 걸까.

설마 하린이의 마음속엔 이런 마초이즘이 자리 잡고 있었던 걸까?

모르겠다. 알 수 없지만 일단 스킬을 4개나 찍어야 하니까 설명이나 읽어보자.

[넘치는 분노: 끓어오르는 분노와 살의를 모두 방출해 잠깐 동안 한계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허어...”

한계를 넘어서는 스킬이라... 부작용이 뒤따를 것 같다. 일단 보류.

[거친 피부: 적의 창칼을 막아 내기 위한 질긴 피부를 얻습니다.]

이건 꽤 좋다. 창칼이라고 설명한 걸 보니 날붙이로는 상처를 낼 수 없을 만큼 단단해 지나보군. 그러면 좀비 새끼에게 물려도 이빨 자국하나 안 남는 거 아닐까?

무엇보다 생존력을 높여주는 스킬이다. 멸망한 세계에서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스킬이네.

[근육확장: 압도적인 근육으로 적들을 찢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건 설명만 봐선 무조건 골라야 할 스킬 같다. 적들을 찢어버릴 수 있다니... 사나이 가슴을 울리는 멘트로군.

[야만인의 함성: 거대한 함성으로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두려움에 떨게 합니다.]

전형적인 전사계열의 포효스킬이다. 전형적인 만큼 아주 유용하겠지. 하지만 자칫 잘못했다간 좀비나 다른 적들의 주의를 끌지도 모른다.

“음... 하린이는 어때?”

“저는 근육확장이.. 좀 끌려요.”

“역시. 하린이가 뭘 좀 아네? 우리 통했네?”

“헤헤...”

그래, 사나이는 역시 근육이지.

야만 전사 성하린이 근육질적인 몸으로 적들에게 달려들어 반으로 쭉 찢어 버린다니 벌써 멋있잖아...

적들을 양손으로 찢어 버리는 야만 전사가 밤이면 내 아래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앙앙거린다 생각하니 너무 좋다.

[스킬이 적용됩니다.]

“어? 주인님, 이거 사용법이 5초간 숨을 참고 주먹으로 가슴을 치래요.”

“하하하. 뭐야 그게. 사용법부터 너무 야만적인데? 고릴라 같잖아.”

“읏... 그리고 근력이 3배 가까이 증가 한다는데... 옷이 찢어질 수도 있데요...”

“이야! 진짜 야만인이네!”

“하린이 옷 많이 필요하겠다, 그치?”

“읏... 네..”

하린이는 야만인이 된다는 생각에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혔다.

그나저나 근육이 부풀어 올라 옷이 찢어질 수도 있다니.

내가 상상하던 야만 전사 그대로의 모습이군.

“다음 스킬.”

[스킬을 선택하십시오]

[1. 넘치는 분노]

[2. 거친 피부]

[3. 파괴자의 주먹질]

[4. 야만인의 함성]

[파괴자의 주먹질: 무기를 들지 않고 맨손으로 싸울 때 근력이 증가합니다.]

이건 또 낭만이 있는 스킬이다. 무기를 압도하는 주먹질이라니. 내가 바바리안이 됐어야 했는데...

“아니, 하린아. 뭐가 어찌 된 게 스킬이 하나 같이 이렇게 난폭해?”

“그, 그게 제 탓은 아닌 걸요!”

“허어... 은지야 앞으로 하린이한테 개기면 맞아 죽을 수도 있겠다.”

“왜요? 무슨 스킬인데 그래요?”

“허, 들어봐라...”

“주, 주인님! 빨리 스킬이나 골라요!”

스킬이 좀 무지막지할 수도 있지 부끄러워하긴.

하린이가 부끄러워하니까 더 놀리고 싶어진다.

“그럼 거친 피부부터 일단 익힐까?”

“네...”

“오빠, 하린이 스킬 이름이 거친 피부예요?”

“응. 그런데 이거 익히면 진짜 거칠어지는 건 아니겠지?”

“서, 설마요. 안 그럴 거예요 주인님... 혹시 피부 거칠어지면... 안 쓰다듬어 줄 거예요?”

그럴 순 없다는 표정을 짓는 하린이.

“흐흐... 걱정하지 마라. 하린이 엉덩이는 무조건 만질 거니까.”

웃으며 엉덩이를 툭툭 때려주니 하린이는 안심한 듯 작게 웃어 보였다.

“다음 스킬.”

[스킬을 선택하십시오]

[1. 넘치는 분노]

[2. 강철 위장]

[3. 파괴자의 주먹질]

[4. 야만인의 함성]

[강철 위장: 뭘 먹든 탈이 나지 않습니다. 음식물 섭취를 통해 회복력이 증가합니다.]

뭘 먹든 탈이 안 나는... 강철위장. 이것도 생존하기 좋은 스킬이네?

“일단은 파괴자의 주먹질로 선택할까?”

“네. 강철위장은... 아직 크게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좋아.”

[스킬이 적용됩니다.]

“이제 마지막이다.”

“우와. 오빠, 이제 이것만 고르면 쉴 수 있겠네요.”

“그렇지. 후우... 좋아 마지막!”

[스킬을 선택하십시오]

[1. 넘치는 분노]

[2. 강철 위장]

[3. 돌팔매질]

[4. 야만인의 함성]

[돌팔매질: 손에 잡힌 물건을 집어던질 경우 명중률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우와...”

이젠 하다 하다 돌팔매질이 나온다.

하린이도 이젠 자기 스킬이 웃긴 지 갑자기 내 목덜미를 빨았다.

“크하핫! 간지러워. 하린아 부끄러워할 거 없어. 이거 엄청 좋은 거야.”

다윗도 골리앗을 잡을 때 돌팔매질로 이마를 깼었지. 난쟁이 땅딸보도 거인을 잡을 수 있는 기술인데 그걸 야만 전사가 익히면 얼마나 강해질까. 용도 잡지 않을까?

“네... 주인님.”

“마지막 스킬이니까 하린이가 골라.”

넘치는 분노는 시간제한이 걸린 각성용 스킬이고 강철위장은 당장 쓸모가 없다. 그렇다고 함성을 고르기엔 어그로가 너무 끌리고. 결국 남는 건 돌팔매질뿐이다.

“역시... 돌팔매질 밖에... 없네요.”

“크흐흣. 좋아 그럼 그걸로.”

[스킬이 적용됩니다.]

이걸로 우리 전원 레벨 5가 됐고 스킬도 다 찍었다.

“하아... 다 끝났다.”

“오빠 고생했어.”

“주인님, 최고.”

쪽 쪽 쪼옥!

양쪽에서 뽀뽀해주니 피로가 싹... 풀리진 않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그래, 스트레스는 풀리네.

“흐흐... 고맙다.”

이제 조금 자도 되겠지? 낮잠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 너무 움직였다. 피곤해...

“은지야, 하린아. 그럼 우린 조금만 잘까...”

라고 말하려던 순간.

눈앞에 알림이 떠올랐다.

[업데이트 공지! 필독!]

“어? 이게 뭐지? 오, 오빠...”

“언니랑 주인님도 보이죠?”

“어 보여... 이런... 시발...”

업데이트 공지엔 끔찍한 내용이 가득 담겨 있었다.

[2월 7일 소규모 업데이트 목록]

1. 좀비지능 상승

무지성 좀비들에게 질리신 분들을 위해 좀비의 지능을 높였습니다!

업데이트 이후부터 좀비들은 집단적으로 몰려다니며 생존자를 추적합니다.

좀비 사냥이 한층 더 어려워질 겁니다!

2. 좀비 흉포성 상승

저돌적이지 않은 좀비들에게 질리신 분들을 위해 좀비의 신체 능력을 높였습니다!

업데이트 이후부터 좀비들은 더욱 빨라지고 공격적으로 변해 공격할 겁니다!

좀비 사냥이 지루하실 일이 없겠군요!

3. 특수 좀비 증가

일반좀비로는 더 이상 경험치가 차지 않는 분들을 위해 특수 좀비의 수가 급증합니다!

업데이트 이후부터 하룻밤이 지날 때마다 일반좀비 중 일부가 특수 좀비로 진화합니다.

이제 여러분의 집은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게 됐습니다!

4. 보부상 NPC등장

게임이 너무 어려우시다고요?

뉴비를 위한 정책이 하나도 없다고요?

그런 나약하신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이제 특정 지역에서 확률적으로 보부상이 등장합니다.

보부상과는 코인으로 거래할 수 있습니다.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는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니 많은 이용바랍니다.

아, 간혹 보부상으로 위장한 살인강도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이상 2월 7일 업데이트 공지였습니다!

재앙 일주일째를 맞이하는 2월 7일.

생존자 대부분이 죽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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