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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가 다운로드 됨-28화 (28/221)

〈 28화 〉 27. 신 앞에 선 단독자

* * *

조준이 숨을 쉬지 않는다.

“오, 오빠!!!”

이은지는 장조준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었다. 제발 깨어나길 바라며.

“이런! 언니! 그거. 인공호흡!”

“아! 자, 잠깐만... 어, 어떻게 하더라.”

“그, 고개를 뒤로 젖히고.. 언니 그냥 내가 할게요!”

“으, 응!”

성하린은 얼른 조준의 상의를 찢어 가슴을 드러낸 다음 학교에서 배웠던대로 인공호흡을 실시했다.

30회 압박하고 숨을 불어넣었다. 숨을 불어넣을 때마다 폐가 들썩이긴 하지만 마치 스위치라도 꺼진 듯 심장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결국 하린이가 주먹으로 심장이 있을 부분을 내려치며 심장 마사지를 했지만 여전히 조준은 묵묵부답 반응이 없었다.

“아, 아! 어떡해! 오, 오빠!”

이은지는 발을 동동 구르며 제발 조준이 다시 깨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미처 마트에 구비되어 있을 심장제세동기를 가져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녀들은 당황하고 동요한 상태였다.

‘도대체 이 인간은 왜 조금만 한눈팔면 자꾸 개복치마냥 죽으려 하는 거야!’

은지의 생각대로 조준은 클래스 특성 탓에 가만히 내버려 두면 늘 어딘가 아프고 사경을 헤맸다. 차라리 좀비를 잡고 있을 때가 더 안전해 보이는 건 왜일까.

‘오빠가. 오빠가 이대로 죽으면 나는 어떡하지. 아, 안 돼. 이런 상상도 하지 말자. 살아날 거야. 오빠가 죽을 리가 없어. 분명 멋쩍게 웃으면서 깨어날 거야...’

그녀는 조준이 없어지는 상황을 상상했다. 상상도 하기 싫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답 없는 세계에서 그 없이 살아남긴 힘들 것 같았다.

자신과 하린이가 아무리 레벨을 키우고 강해져 봤자 조준 하나보다 못할 거란 생각이 자꾸 들었다. 또한 노예 낙인으로 이어진 관계가 아닌 이상 더는 타인을 믿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녀는 노예 상태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야 겨우 정 붙이고 같이 살고 싶은 사람이 생겼는데.’

뿐만 아니다. 단지 생존의 문제를 벗어나, 이제야 기껏 순정을 바칠 사람을 찾았는데 벌써 죽어 버리면 그녀로서는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녀는 이미 많은 부분을 조준에게 의지하고 의존하고 있었다. 조준이 그녀들에게서 평안을 얻듯 그녀들 또한 조준에게 기대고 있었다.

은지는 노예라도 좋으니 그의 옆에 있고 싶었다. 그가 옆에 있기를 바랐다.

“제, 젠장! 왜! 방법대로 했는데 왜!”

하린이는 여전히 숨을 쉬지 않는 조준을 붙잡고서 되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허나 숨이 끊어진 조준은 아무리 인공호흡을 해도 실이 끊긴 인형처럼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상하리만 그의 육체는 고요했다.

사후에 일어날 반응이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실이 끊긴 듯이 한순간에 모든 신체 기관이, 세포하나하나가 활동을 정지한 듯 멈춰버렸다.

그건 마치 가사 상태에 빠진 것만 같았다.

아마 의사나 법의학자, 혹은 그에 준하는 지식을 가진 사람이 옆에 있었다면 뭔가 이상하단 사실을 눈치챘으리라.

하지만 은지와 하린이는 그저 조준이 죽었다는 생각에 절망감에 빠졌다.

‘이렇게... 이렇게 두고 갈 거면 왜 정을 줬냐고 이 나쁜 새끼야..’

성하린은 지난날 조준과 함께하며 여러 가질 느끼고 깨달았다.

자신을 쓰다듬는 손길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고 그와 관계를 맺으며 생전 처음 달뜬 쾌락도 맛보았다.

또한 함께 싸우며 등 뒤를 맞길 수 있는 믿음직한 남자란 사실에 이 남자야말로 멸망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진정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옆에 딱 붙어 있어야 자신도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단 걸 그녀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그래서 하린이는 조준을 놓치기 싫었다. 이건 강한 수컷에게 암컷이 자연스럽게 끌리는 현상이었으니 그녀도 여자로서 조준에가 강한 끌림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니까 제발... 숨 좀 쉬어요...’

허나 하린이가 아무리 간절히 빌어봐도 조준은 반응이 없었다.

심장이 다시 뛸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완전히 죽어 버린 사람처럼.

“응?”

그때 강화영이 눈을 비비며 깨어났다. 그녀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인상을 찌푸렸다.

“뭐 야...?”

“아... 오빠가. 오빠가. 흐윽...”

하린이는 숨을 내뱉지 않는 조준을 붙들고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은지는 모든 삶의 의욕을 잃은 사람처럼 조준의 팔을 붙잡고서 덩달아 축 늘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강화영이 조준에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는 지금, 이 요상한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어... 주인님? 어? 왜 숨을 안 쉬지? 주인님? 주인님! 일어나 봐요! 주인님!”

강화영은 미동도 없이 가만히 누워 있는 조준의 뺨을 찰싹찰싹 때렸다.

“어? 왜 이러지? 어? 이러면 안 되는데...”

아무리 뺨을 후려갈겨도 조준이 눈을 뜨지 않자 그녀는 살며시 그의 손을 붙잡았다.

잡혀야할 맥박이 잡히지 않는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주, 주인님 죽으면 내 피는. 내 저녁은 누가 줘여. 어. 안 되는데!”

클래스의 영향으로 지능이 상당히 떨어져 장조준을 그저 밥 주는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있던 강화영은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녀는 이제 피를 공급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물론 그녀가 조금만 더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었다면 노예낙인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사람을 죽이고 피를 빨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했겠지만. 아직 그 정도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는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아씨. 죽으면 안 되는데. 아. 어? 킁킁. 이상한 냄새.”

반쯤 광기에 사로잡히려던 강화영은 순간 조준의 목덜미에서 풍겨 오는 차갑고도 불쾌한 냄새를 감지했다.

그녀는 눈동자를 굴려 장조준의 목덜미를 빤히 쳐다 봤다. 뭔가 검은 기운이 일렁이고 있었다. 인위적으로 그의 숨통을 틀어막은 듯이.

강화영은 그게 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다만 저 검은 기운을 끊어 내고 묵은 피 빨아내면 조준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 저거 독 같은데. 그래. 독을 빼야 해. 독을 빼야 살아. 독. 독이야. 빨아야 해.”

“자, 잠깐! 이 미친년아! 뭐 하는 짓이야!”

강화영이 숨이 멎어 점점 차갑게 식어가는 조준을 안아 들었다.

그러곤 목덜미를 깨물려 하자 급히 하린이가 그녀를 말리기 위해 어깨를 붙잡았다.

그녀는 처음부터 강화영을 꺼림칙하게 여기고 있었다. 심지어 피에 미쳐 날 뛰는 모습까지도 보았기 때문에 지금 그녀가 단순히 죽은 시체의 피를 빨려는 줄 알았다.

하린이는 아무리 죽었거니 조준의 피를 빨아먹으려는 강화영이 곱게 보이지 않았다. 허나 그녀는 강화영의 흡혈을 말릴 수 없었다.

자기 어깨에 손이 올라오는 순간 맹한구석이 있던 강화영이 역정을 냈기 때문이다.

“비켜! 다 꺼지라고!”

화영은 붉게 물든 두 눈을 번뜩이며 자신을 말리려는 하린이를 향해 소리쳤다.

순간 강화영에게서 뿜어져 나온 포식자의 아우라에 은지와 하린이는 몸이 굳어 반응이 늦어졌다. 그리고 그 틈을 타 화영은 얼른 조준의 목덜미에 기다란 송곳니를 박아 넣었다.

흡혈이 시작된다. 화영은 조준의 숨통을 틀어먹은 검은 기운을 빨아 뱉어냈다. 그건 흑사의 뒤틀린 내단이 품고 있던 독기와 원인 모를 기운의 혼합체였다.

시꺼먼 액기스가 바닥에 뱉어질 때마다 점차 조준의 혈색이 돌아왔다.

곧 그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사, 살아났어...? 지, 진짜 살아났어!”

“다행이야... 흐윽... 오빠...”

화영이 뭔가 미지의 방법을 찾아 그를 되살리고 있단 걸 파악한 은지와 하린이는 더 이상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가만히 조준의 손을 붙잡아 마사지 하듯이 주무르며 얌전히 그가 깨어나길 기다렸다.

그리 오 분 정도 검은 진액을 빨아 뱉어내던 화영은 곧 혀를 손가락으로 긁어내며 조준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윽... 써...”

“커헉!!!”

“오, 오빠!!!”

“주인님...!”

거칠게 숨을 내쉬며 조준이 깨어났다.

행운 666은 결코 온전한 형태의 행운이라 보기 어려웠으니.

그에겐 늘 고통이 뒤따를 운명이다.

*****

그는 눈을 떴다.

‘어?’

한 없이 광대한 공간에 홀로 붕 떠 있는 듯한 부유감이 느껴진다.

허나 오감을 비롯한 육체의 감각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오로지 의식만이 남아 있었다.

‘이런 미친. 너무 자만했어. 방심하지 않겠다고 그리 다짐해 놓고 내 행운을 너무 믿은 결과가 이건가.’

내단을 먹기 전에 왠지 모를 자신감이 들었었다. 그는 이번에도 살아남아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설마 이렇게 허망하게 죽어 버리다니. 왜 뒤틀린 내단 같은 걸 주워 먹어서는... 젠장. 한탄해도 너무 늦었나. 내 능지가 낮은 탓에 몸이 죽어 버렸군... 은지랑 하린이는 지금쯤 울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하아...’

조준은 가만히 자기 실책에 대해 곱씹었다.

높은 행운에 대한 믿음이 너무 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우울해졌다.

행운이 가져다주는 달콤함에 취해 안일해진 결과 이런 일이 일어났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더니 이것도 그런 건가. 하긴 학창 시절에도 성적은 그리 좋진 못했으니까. 인간관계도 항상 서툴렀고. 하. 죽어서까지 한탄하지 말자. 어차피 뒤졌는데...’

조준은 허탈했다.

이리 쉽게 죽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666 쯤 되는 유례없이 높은 수치의 행운이라면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건 경험에 의거한 믿음이었다. 멸망 이후 이제껏 그의 행운은 그를 배신한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여긴 어디야. 분명 내 영육은 카쉬낙스의 소유가 아니었나? 왜 이런 곳에서 홀로 깨어난 거지? 여긴 마치... 심연 같잖아...’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그저 한없이 검은 공간에서 천천히 사라져갈 뿐이었다.

‘지옥은 아니고. 여기 뭐야. 설마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에서 천천히 정신이 붕괴되는 형벌인가? 그럼 지옥 맞네? 미치겠다.’

정신만 남은 그는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출 수 없었다.

생각이 멈추는 순간 문자 그대로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이었다.

‘뭐라도 나와! 시발! 카쉬낙스!’

기어코 악을 쓰며 악신을 부르던 그때 무언가 그를 향해 다가왔다.

그건 마치 벌레 때의 구름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저 그렇게 느껴졌다. 점차 오감이 서서히 돌아온다. 특히나 청각이 완전히 돌아왔다.

파사사사삭!!!

곤충류의 갑각이 서로 맞부딪혀 깨지는 소리와 날 벌레 특유의 날갯짓 소리가 겹쳐 정신력을 떨어뜨리는 끔찍하고 혐오스런 소음을 냈다.

만약 그가 멀쩡히 살아 있는 상태에서 이 소리를 들었다면 십중팔구 고막이 찢기고 정신이 마모됐을 거다.

그 정도로 악랄한 소음이었지만 영체 상태로 존재를 상실해가던 조준은 오히려 그런 극렬한 외부자극이 오자 정신을 꽉 붙잡을 수 있었다.

아무것도 느낄 수 없고 보이지 않던 곳에서 순식간에 망가져 가고 있었으니.

[이런, 여기 있었군. 드디어 얼굴을 보는구나.]

조준이 알아들을 수 있게끔 벌레들이 으깨지며 마치 사람이 말하는 듯한 소리가 발생했다. 억지로 인간의 성대를 흉내 낸 소리 같아 심히 듣기 거북했다.

물론 그걸 티낼 만큼 조준은 멍청하지 않았다.

‘뭐, 뭐야...’

목소리를 들은 순간 조준은 카쉬낙스에게 느낀 압박감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저건 분명 ‘신’이다.

‘누, 누구... 세요...’

자연스럽게 존댓말이 나온다.

동시에 질문하면서도 그는 어렴풋이 여기가 어디이며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저 존재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여긴 심연이고, 눈앞의 존재는 심연에 자리 잡은 ‘악신’이란 사실을.

[나는 ‘인디크론’ 심연의 주인이자 앞으로 네가 섬길 ‘신’이다.]

존재를 인지하는 순간 곧바로 시스템 창이 점멸하며 그의 눈앞에서 반짝였다.

중간중간 화면이 깨졌지만 조준은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

[악신 ‘인디크론’과 조우했습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또 다른 악신의 종복이 되었습니다!]

[악신과 한 발짝 가까워졌습니다!]

[심층의 은총이 새겨집니다!]

[모든 선신 진영의 플레이어가 당신에게서 모종의 불안감을 느낍니다!]

[업적달성! ‘복수신앙’]

[업적달성! ‘인디크론의 종복’]

[업적달성 보상이 주어집니다.]

[업적달성 보상이 주어집니다.]

‘끄아...!!!’

육체가 없기 때문일까. 몸의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영혼이 달구어지는 느낌에 조준은 정신적인 비명을 내질렀다.

[심층의 은총: 당신의 영육은 이제 악신 인디크론의 소유이기도 합니다. 그분의 종으로서 성흔을 감출 수 있습니다.]

[다른 성흔을 가진 자들이 당신을 쉽사리 찾지 못합니다.]

이마라고 여겨지는 부위에 무언가 새겨졌다.

카쉬낙스 때처럼 난폭하게 억지로 새겨지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저 무언가 짓이겨지는 느낌에 조준은 소름이 끼쳤다.

[카쉬낙스 그 녀석은 늘 종복을 아무렇게나 방치하지. 나는 그렇겐 못해. 그래서 이번 기회에 경고하기 위해서 너를 불렀다.]

‘크억... 여, 여긴 제가.. 내단 때문에 죽어서 온 곳이 아닙니까...?’

조준은 자신이 영락없이 흑사의 뒤틀린 내단을 잘못 먹고 죽었다 생각했다.

허나 그게 아닌 모양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려. 일부러 죽게끔 만들었다고 하는 편이 더 맞는 말이다. 뒤틀린 내단은 눈을 속이기 위한 일종의 연막인거지. 네가 그걸 선택하지 않으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다.]

‘그, 그게 대체...’

신도 조마조마한 감정이 있냐고 묻고 싶었지만 조준은 구태여 쓸데없는 걸 묻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다. 지금, 이렇게 억지로 불러들인 것만으로도 인과율의 후폭풍을 감당해야 해. 그리고 이미 밖에선 너를 되살리려는 시도가 한창 이뤄지는 중이니까 필요한 것만 간단히 설명하지.]

‘어.. 네.’

인디크론은 어딘가 조급해 보였다.

조준은 분위기를 읽고 바로 입을 다물었다.

[곧 선신들의 챔피언이 너를 공격할 거다. 챔피언의 이름이나 클래스는 물론이고. 하나인지 다수인지도 몰라. 다만 인과율이 살짝 뒤흔들리는 것을 느꼈을 뿐. 벌써 싹을 짓밟으려는 계략이 너무 괘씸해서 이리 너를 불렀다. 그러니 대비하라. 나의 종복이자 ‘만마전’의 총아여. 내가 후폭풍까지 감당해가며 이렇게 경고해줬는데 쉽사리 죽어 버린다면 죽어서도 편치 못할 것이다.]

‘그, 그게 대체.’

신의 경고에 조준의 영체가 덜덜 떨렸다. 영체가 떨린다는 생소한 감각에 조준은 소름이 끼쳤다.

‘이, 일단은 알겠습니다.’

[그래. 너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야. 이런, 벌써 때가 되었군. 그럼 이만 올라가라. 너의 노예들이 너를 간절히 부르고 있다. 참으로 충성심 높은 것들이로다.]

곧 빛이 조준을 감싸며.

그는 다시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윽... 써...”

“커헉!”

“오, 오빠아아!”

“주인님.. 하아... 살아났어...”

조준이 눈을 뜨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은지와 하린이가 안겨들었다.

한편 못 먹을 걸 먹었다는 듯이 화영은 혀를 손으로 긁어내고 있었다.

[‘흑사의 뒤틀린 내단’ 복용효과로 마나가 500 증가합니다!!!]

[휼륭합니다! 마력 스탯이 500을 돌파했습니다!!!]

[몸에 마력 회로가 생깁니다! 마력스탯을 제외한 전 스탯이 20씩 증가합니다!]

[업적달성! ‘넘치는 마력’]

[업적달성! ‘생명담보’]

[업적달성 보상이 주어집니다.]

[업적달성 보상이 주어집니다.]

조준은 연달아 떠오르는 알림들을 대충 눈으로 읽으며 숨을 골랐다. 받아야 하는 보상만 벌써 아홉 개가 됐다.

‘젠장... 결국 개쩌는 녀석들과의 PVP를 대비하란 소리였군...’

조준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놈들이 찾아오기에 신이 직접 부른 건지 의문이 들었다.

또한 모조리 죽여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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