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화 〉 39. 나는 한 명의 산제물을 더 공양하리
* * *
한태양을 짓밟으며 모독하자 드디어 인디크론에게서 반응이 왔다.
심지어 카쉬낙스에게 자기가 말을 해준다니 정말 다행이다.
그리 안심하고 있자 다시 듣기 싫은 소음과 함께 내 머릿속에서 인디크론의 파멸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좀 더 모독해. 아직 부족하니까. 완전히 절망하고. 삶을 포기하게 만들어.]
심연의 주인은 내가 좀 더 한태양을 괴롭혀 주길 원하고 있었다.
슬슬 한아람을 따먹을 생각이었는데 어쩔 수 없군. 몇 마디 더 지껄여 줘야지.
“야, 방금 뭐라 그랬냐? 지옥에나 떨어지라고?”
내 물음에 한태양은 이를 꽉 깨물고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부들부들 떨었다.
당장 지옥에 떨어지게 생긴 건 내가 아니라 자기란 사실을 이놈은 과연 알고 있을까?
난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네 여동생 보지 쩔더라.”
“크아아!!! 이 빌어먹을 놈이!!!”
짜악!
“어디서 노예 새끼가 얼굴을 들이밀어. 뒤질라고.”
한태양의 뺨을 강하게 후려쳤다.
놈의 고개가 힘없이 꺾이며 날려진 놈이 비참하게 바닥을 나뒹굴었다.
“야, 한태양. 너 누님누님 거리면서 너희 이년 엄청 따르던데. 봤냐? 여동생 따먹히니까 좋다고 지 젖꼭지 빨면서 자위 중인 거?”
내 말에 뺨을 맞아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한태양이 몸을 움찔 떨었다.
“너는 알고 있었냐고. 너희 누나라는 년의 실태를. 지 동생 따먹히는 거 보면서 발정하는 개 변태년인 거. 너는 몰랐지? 내 덕분에 좀 더 가족에 대해 알게 됐으니 감사해해라.”
“그, 그럴 리가... 없어.”
“야, 한아람.”
한참 집중해서 자기 젖꼭지를 빨며 자위 중이던 한아람을 불렀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그녀는 바닥에 쓰러져 코피를 흘리며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던 한태양과 눈이 마주쳤다.
“아, 아니. 이건... 그게..”
뭔가 변명이라도 할 생각인가 본데. 어림도 없지.
지 동생이 찾아온 것조차 모르고 자위에만 매진하던 년이 어딜.
“야, 한아람 빨리 이리 와.”
“읏.. 네...”
한아람은 자위를 멈추고 일어섰다. 그새 얼마나 간건지 살짝 다리 힘이 풀려 비틀거리면서 나에게 다가온다.
“야. 지금부터 거짓말하지 말고 묻는 말에 똑바로 대답해.”
“네.”
“너, 네 막냇동생이 개처럼 따먹히는 거보고 꼴렸지?”
“읏...”
대답을 거부하려 했지만 내 명령을 어기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강화영만 해도 내 명령을 조금이라도 어기기 위해선 목숨을 걸어야 했다.
피에 미친년도 버티기 어려운 일인데 이 자위중독 변태년이 그런 고통을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지.
“마, 맞아요... 동생이... 당하는 걸... 보면서... 흐, 흥분했어요.”
역시 한아람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터질 것 같은 상태로 쉽사리 고백했다.
그 말을 듣는 한태양의 표정이 당최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일그러졌다.
“야, 들었냐? 이게 네놈 누나의 진심이다.”
한아람의 출렁이는 가슴을 주무르며 그리 말했다.
손가락이 가슴에 파묻힌다. 살짝 감겨들어가는 감촉에 손을 가만히 멈춰둘 수 없었다. 바로 젖꼭지를 만지작 거리며 애무했다.
“아읏...♡”
그러다 조금 강하게 주무르자 아파하면서도 결코 싫지는 않다는 듯 내 무의식중에 내 쪽으로 가슴을 밀착하는 한아람.
“누, 누님... 이게 대체 무슨. 아니야. 거짓말이야... 그럴 리가 없어. 누님. 거짓말이죠? 이 빌어먹을 개자식 때문에 거짓말하는 거잖아요!!!”
자기 누나가 막내 여동생 따먹히는 꼴을 보며 흥분했다는 소리가 그렇게 충격적인 걸까.
한태양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며 소리 질렀다.
나는 절찬리 현실을 부정중인 한태양을 내버려 주고 한아람의 보지를 만졌다.
질퍽...
역시나 애액으로 뒤범벅이다. 난 그녀의 보지 안으로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찌걱찌적..
“흐응...♡ 흐으읏...♡”
손가락을 집어넣어 오돌토돌한 G스팟을 찾아 중지와 약지로 긁어내듯 어루만지니 아람이는 허리에 힘이 빠지는지 침을 뚝뚝 흘리며 허릴 숙였다.
난 그녀의 귓가를 핥으며 물었다.
“아람아 좋아?”
“흐읏.. 네...♡ 와 완전... 좋아. 손이 두꺼워서... 더 좋아.♡”
좀 더 속도를 높여 G스팟을 긁어내리자 아람이는 침을 질질 흘리며 나에게 매달려왔다.
일단 눈이 완전히 풀렸다. 이년 아까부터 내 자지만 미친년마냥 노려보고 있다.
당장이라고 보지에 거침없이 박아주질 원하는 눈빛으로.
그런데 반말하는 거 의외로 마음에 들지도...
“야, 만져도 돼.”
“아, 하응.!♡ 으급... 하아... 지, 진짜 만져도 돼요?”
“어.”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얼른 손부터 뻗어오는 한아람.
그녀는 내 자지를 붙잡더니 한태양이 보고 있는 것도 잊은 채 집요하게 대딸을 시작했다.
쿠퍼액을 문지르며 귀두를 휘감는 솜씨가 장난 아니다. 손대딸 만으로도 가볍게 한 발 쌀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너. 나한테 앞으로 반말해라.”
“왜... 왜요?”
“그냥. 너는 왠지 그냥 반말이 잘 어울리는 거 같아서. 너 몇 살인데.”
“저, 스물일곱...”
이년 은지보다 한 살 많았다!
“야, 그런데 너 뭐 하는 년인데 머리는 이런 분홍색이야?”
“아, 아앙..! 하웁... 나... 나 인터넷 방송인...”
인터넷 방송인...? 이건 또 꽤 엄청난 직업의 소유자였다.
그런데 이런 몸뚱이랑 얼굴로 캠빨 받아 가며 인방하면 도대체 얼마나 벌 수 있었을까.
나 같은 중소기업 따리보다 배는 더 벌었겠지.
“진짜냐?”
“앙... 아앙... 응.”
“청자수는?”
“펴, 평균... 삼천에서 사천 명대...”
그 정도면 대박 아닌가?
일반적인 직장인보다 훨씬 더 잘 벌었을 것 같은데.
더구나 이천 명이나 되는 시청자들의 돈을 빨아먹던 년을 내가 따먹는다 생각하니 꽤 음흉한 마음이 솟구쳤다.
“야, 아람아. 그거 춰 봐.”
“뭐, 뭐으읏..!♡”
아람이의 보지에서 손가락을 뽑았다.
쑤욱 뽑아내자 다리를 후들거리며 주저 않는 아람이.
“그 제로툰가 뭔가. 유행이던데. 그거.”
“그, 그거 유행지난 지 좀 됐는데...”
“아, 됐고. 추라고.”
아람이는 부끄럽다는 듯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야, 한태양. 대박이지? 너희 누나 알몸으로 리엑션한다.”
“끄르륵... 개새끼...”
한태양의 눈이 충혈 됐다.
저러다 피눈물이라도 흘릴 기세다.
“아, 노래가 없네.”
“오빠. 저희가 박수라도 칠까요?”
“아, 그래. 그러자.”
은지는 수치스러워하는 아람이를 보며 만면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더니 자위에 푹 빠져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조차 모르던 하린이까지 깨워서는 같이 박수를 친다.
진짜 정신 나간 광경이다.
이것도 다 그녀들이 내 노예니까 가능한 일이지.
짝짝짝짝.
정박으로 박수를 치자 아람이는 머리 뒤로 손을 받치고서 제로투 댄스인지 뭔지를 추기 시작했다.
허리를 튕기며 몸을 들썩이는데 커다란 젖탱이가 함께 흔들리며 말도 안 되는 광경을 연출했다.
심지어 어색하지 않고 제법 동작이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후원 리엑션으로 하도 추다 보니 몸에 베인 걸까.
그렇게 박수 소리에 맞춰 제로투 댄스를 추던 아람이에게 물었다.
“야, 근데 댄스가 그게 다야? 다른 동작은 없고? 언제 끝나?”
“이, 이렇게 그냥 허리만 움직이는 춤인데... 몰라?”
질문하니 황당해하며 되묻는다. 나야 잘 모르지.
“아, 인방 잘 안 봐서.”
너튜브로 게임방송 말고는 잘 안 봐서 몰랐다.
“야, 그만 멈추고 그 자세로 가만히 있어봐.”
난 여전히 머리 뒤로 손을 바치고서 겨드랑이를 환히 내놓은 아람이에게 다가가 살짝 껴안으며 말했다.
한껏 커져 존재감을 드러나고 있는 자지가 배애 닿자 그녀는 움찔 거리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가 다시 나를 올려다 봤다.
열망으로 가득 찬 눈에 하트라도 생길 모양새다.
난 그녀의 배에 자지를 문지르며 키스했다.
“으응..♡ 쪼옥.. 쭈룹...♡ 쭈왑. 쪽 쪼옥♡”
혀로 침을 내뱉자 자연스럽게 삼키며 더욱더 달라붙어온다.
말캉한 혀를 빨며 그녀의 커다란 유방을 부여잡고 발딱 선 유두를 꼬집어 당겼다.
“하앙..! 쪽.. 쭈룹. 쭈룹. 쭈왑.”
더욱더 얼굴을 들이밀며 나를 빨아먹으려는 듯 달라붙어온다.
이년 진짜 음탕한 년이다.
은지나 나를 기분 좋게 해주려고 일부러 음탕함을 조성한다면 이년은 그냥 애초부터 자지에 미친년 같다.
“푸하... 야, 내 자지 넣고 싶으면 한태양한테 침 뱉어.”
내 말에 한아람은 순간 엄청난 고뇌에 휩싸였다.
남자에게 따먹히기 위해 남동생을 향해 침을 뱉는 게 과연 옳은 행동인지 고찰하는 얼굴이었다.
한태양은 누나가 고민하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곤 그녀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제발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얼굴로.
“누, 누님이 그런 엿 같은 명령 들을 것 같냐!”
이거 한아람을 좀 도와줘야겠군.
그녀의 귓구멍에 혀를 넣고 살짝 핥았다.
“하윽..!♡”
“야, 명령이야. 침 뱉고 자지에 박히자.”
그러곤 작게 속삭였다.
“으응..! 칵... 퉷.. 퉤 퉷!”
한아람은 한태양을 향해 침을 뱉었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몇 번이나.
내가 '명령'이라는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주니 필요이상으로 침을 뱉어 내 자지에 잔득 박히고 싶다는 욕망을 마음껏 발산했다.
“으악..! 이, 이 미친년아!!! 자지에 돌아버린 거야!!?!”
한태양은 누나의 타락에 정신이 나간 것처럼 제자리에서 발작을 떨었다.
머리를 쥐어뜯고 바닥을 내려치며 자기 얼굴을 찢어버릴 듯 손톱으로 긁어내렸다.
분노와 배신감에 치를 떤다. 믿었던 사람이 자신을 버리고 커다란 자지에 넘어간 것에 그는 극도로 분노했다.
“흐흐. 이게 바로 네놈의 누나다. 네가 몰랐던 새로운 모습이지?”
“아, 아니... 젠장.. 시발.. 시발... 그만... 그만 보고 싶습니다. 주인님. 제발...”
“안 돼. 가만히 있어. 넌 네 누나가 따먹히는 모습을 끝까지 봐야 할 의무가 있으니까.”
“그, 그게 대체 무슨...”
도대체 그 의무가 뭔지 하나도 이해 안 된 다는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는 한태양.
이런 정신 나갈 것 같은 상황 때문에 방금 전의 일을 까먹었나?
어쩔 수 없군. 친절한 내가 놈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수밖에 없겠다.
“너 때문에 다 잡힌 거잖아. 왜 네가 아무 의무도 없어. 정신 차려 임마. 너는 한아람한테 침 맞아도 싸다고.”
그 말 한마디에 한태양은 입을 다물었다.
“야. 그냥 피해가자던 네놈 누이들 말 들었으면 좋잖아. 네가 먼저 발정 난 개새끼처럼 내 여자들 탐하려다 잡힌 거잖아. 아냐?”
"마... 맞다..."
난 한태양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었다.
놈은 힘없이 밀려나 뒤로 넘어졌다.
“네가 일으킨 일을 책임지고 끝까지 지켜보는 것도 못 해? 머저리 등신 새끼.”
한태양을 무너뜨리고 다시 뒤돌아보자 한아람은 복잡한 심경으로 나와 자기 동생을 번갈아 봤다.
한아름보다 이년을 먼저 타락시키자. 그게 훨씬 쉽겠다. 이년부터 타락시키고 아름이도 완전히 자기 오라비를 잊게 만들자.
“깊게 생각하지 마, 아람아. 너 동생이 네 목숨보다 소중해?”
“그... 그건...”
“진심만 말해.”
“내가. 내가 더 소중해..”
“그래. 그게 정답이야. 다들 자기가 제일 소중해. 그러니까. 고민하지 마.”
난 아람이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 그녀의 복부에 발기된 자지를 살짝 찔렀다.
아람이는 움찔 떨더니 자기 배에 맞닿은 내 자지를 내려다봤다.
“곧 나한테 버려져 뒤질 저 버러지 새끼랑. 앞으로 평생 봉사하고 살아야 하는 내 자지랑. 둘 중에 하나를 택해. 어렵지 않지?”
내 물음에 여전히 대답 못 하는 아람이. 난 그녀의 양쪽 젖꼭지를 좀 강하게 잡아당겨 껴안았다.
커다란 가슴이 압착되는 느낌이 너무 좋다. 살 내음도 좋고. 솔직히 아람이. 버리기 아깝다.
청자수 4천 명대의 BJ였다는 말을 듣고 나니 더 꼴린단 말이지. 뭐랄까 누군가는 간절히 이년의 몸을 원했을 거란 생각을 하니 발기가 풀릴 생각을 안한다.
그러니 그녀가 나를 선택하도록 귓가에 악마의 속삭임을 내뱉었다.
“동생 따라서 죽을 거야? 내가 못할 거 같지? 내가 너 못 죽일 거 같지? 아닌데. 나는 나한테 가랑이 활짝 벌리는 년 말고는 다 쳐 죽일 수 있어. 아, 아름이는 내가 처녀 땄으니까 예외지만. 너는 아니잖아. 그치? 사실 너, 솔직히 죽이기 아까워. 그러니까 빨리 선택해 줘. 내가 잘해 줄게.”
끝으로 그녀의 이마에도 키스했다.
일종의 마킹이다. 내꺼라는 마킹.
“흐읏...♡ 아, 안 되는데..♡ 흐윽... 이러면 안 되는데..♡”
내적갈등의 최고조.
그녀는 동생을 버릴 거다.
버리지 않으면 나에게 버림받을 거란 언질을 해 뒀으니.
난 그녀의 고민을 잠시 기다리며 허리를 조금 낮춰서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자지를 쓱 들이밀고는 앞뒤로 문질렀다.
클리와 질 입구에 기둥이 문질러지자 곧장 그녀는 신음을 흘렸다.
“하읏...!♡”
쾌락에 물든 그녀의 모습을 보던 한태양은 조용히.
그리고 굉장히 힘없는 목소리로.
한아람을 향해 말했다.
“누님. 그냥. 그놈을 선택하십시오.”
“태, 으읏..!♡ 태양아...”
“그게 누님이랑 아름이가 살길 같습니다.”
놈의 눈에서 체념과 절망이 보였다.
삶을 내려놓은 자의 눈빛이다.
[좋아. 만족스러워.]
이쯤이면 됐구나.
방금, 왠지 인디크론의 흡족한 미소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흐읏... 태양아...”
“누님. 울지 마세요. 이미 저희가 진 그 순간부터... 우린, 아니. 저는 끝났던 겁니다. 다 제 잘못이니. 안고 가겠습니다. 아름이 한테는... 그냥 제가 어디 멀리 도망갔다고 해주십쇼. 저 녀석... 아마 못 버틸 겁니다.”
“흐윽...”
난 내 품에서 울고 있는 한아람을 옆으로 치우고 한태양에게 다가 갔다.
“그걸로 됐나.”
“그래. 어차피 죽일 생각이었잖아.”
“그렇지. 어쩔 수 없었거든. 신께서 바라시는 일이라.”
“뭐 하는 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빌어먹을 악신이다.”
“흐흐. 곧 너도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분께서 너를 간절히 원하신다.”
“하. 하하하. 하하하하하.”
한태양은 미친놈처럼 웃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정색하곤 다시 나에게 말했다.
“되도록 누님이 못 보는 곳에서 부탁한다.”
“그러지. 은지야.”
“네! 오빠!”
“대충 애들 물기 좀 닦아 놓고. 나가서 자리 깔아 둬. 갔다 와서 계속하게.”
“네..!”
난 대충 샤워가운을 걸치고 한태양을 데리고서 옥상으로 올라갔다.
“어! 형님!”
그때 옥상에서 텐트를 쳐두곤 망을 보던 김민준이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김민준과 하진우만 깨어 있고 나머지는 잠든 모양이었다.
“근데 그 사람은 누굽니까?”
“곧 죽을 사람.”
“예...?”
“괜히 애들 깨우지 말고. 하던 거나 해.”
“어. 예, 알겠습니다.”
곧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간 김민준을 보며 난 오른쪽 끝 난간에 한태양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 없어?”
“누님과... 아름이를 잘 부탁한다. 나에겐 굉장히 소중한 가족이었어.”
“그래. 잘 가라.”
심연에게 바칠 제물이다.
죽일 방법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알라쿰플루토”
곧 스멀스멀 어둠이 기어와 한태양의 등뒤에 뭉쳤다.
그런데 그 양이 평소보다 몇 배는 더 많았다.
마치 심연의 틈이 잠시 열린 것처럼.
쫙 벌어진 틈에서 어둠이 쏟아져 나온다.
“이, 이게 대체...”
한태양은 자기 뒤로 생겨난 심연을 보곤 질려버린 듯 몸을 떨었다.
[아아... 좋아... 아주 좋아...]
빠드득. 빠드드득!
까드득. 우드득. 쿠직. 쿠지직!
무언가 으깨지고 파쇄 되는 불쾌한 소음.
그 소리를 듣는 순간 한태양은 방뇨하며 주저앉았다.
“직접 마중까지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바칩니다. 인디크론님.”
내 말과 동시에 어둠이 커다란 괴물의 입처럼 변해 한태양을 씹어 삼켰다.
듣기 역겨운 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피륙이 찢기고 으깨지는 소리와 한 인간이 나락의 저 깊은 끝으로 떨어지는 비명이 들려왔다. 발기가 풀렸다.
곧 한태양을 집어삼킨 심연이 나에게 속삭였다.
[훌륭하다. 아주 만족스러워. 자신을 포기한 인간이라. 좋다. 잘했다.]
카쉬낙스와는 달리 온갖 미사여구로 나를 칭찬하는 인디크론.
심연의 목소리가 조금 바뀌었다.
듣기 거북하던 파괴음에서 굉장히 요염한 여인의 목소리로.
[스킬 ‘구강소환’이 개선됩니다!]
[심연아귀: 소환횟수에 제한이 사라집니다. 손톱이 검게 물듭니다. 주문이 단축됩니다. 마나 소모가 15로 증가합니다!]
“됐다.”
구강소환으로 네임드를 손쉽게 잡아 죽였고 살인강도마저 반쯤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그런 강력한 스킬이 이렇게 한층 더 강화됐으니.
이제 진짜 뭐가 찾아오든 두렵지 않다.
설령 그 누가 나를 죽이기 위해 찾아올지라도.
“머리부터 씹어 삼켜 주마.”
어둑어둑해지는 밤하늘을 보며 나는 미소 지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