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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가 다운로드 됨-81화 (81/221)

〈 81화 〉 80. 무자비한 죽음을 배달하자

* * *

장조준은 울고 있는 좀비에게 다가 갔다. 혹여나 너무 가까이 다가 갔다간 기습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서 조준은 양지상이 깃든 칼을 뽑아 겨눴다.

‘울고 있는 좀비.. 좀비가 운다고..? 설마하니 필드 보스는 아닐 테고. 이건 뭐지?’

조준은 왠지 자신에게만 이상한 일이 자꾸 생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있다가도 뭔가 얻어 걸리거나 휘말려들어간다. 이는 그의 기구한 운명인지라 어찌할 방법도 없었다.

그저 조준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었다.

“야. 너는 뭐냐?”

“히끅.. 네.. 네?”

“아니.. 좀비가 왜 사람 말을 해. 빨리 정체를 밝혀!!!”

조준은 혹여나 위험한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칼을 들이밀었다.

대화를 시도한 것 그에겐 모험이었다. 만약 갑자기 울다가 자폭이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차라리 지금 빨리 목을 따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결국 조준이 들고 있던 칼이 어깨에 박혀 들고 나서야 좀비 소녀는 비명을 지르며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끄아아아!!! 그게!!! 제가!! 클래스가 이상해서!!”

“뭐야.. 각성자야?”

“네에. 끄으으으아아아....!!”

걸걸한 좀비의 비명 소리를 들으며 조준은 그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혹여나 눈앞의 존재가 필드 보스를 부르는 매개체거나 자신이 알지 못하는 신종 진화좀비는 아닐까 의심했다.

허나 단지 특이한 클래스의 플레이어였을 뿐이었다. 특이한 클래스라고 생각하니 별로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다.

‘하긴... 흡혈귀에 타락 천사는 기본이고 머리 통 잘려 있는 듀라한도 플레이어라고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언데드 종족 플레이어 하나 없을까... 생각을 넓히자.. 세상엔 별 희한한 놈들이 수두룩하니까.’

사고가 정체되면 언제 어떤 특이한 놈들에게 기습당할지 모른다. 조준은 이 미쳐 버린 세상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미 남들보다 몇 배나 더 많이 이상한 사건사고에 연루된 그는 당장 눈앞에서 용이 튀어나온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왜 내가 줍는 녀석들은 하나같이 인간을 벗어난 것들이지?'

좀비 소녀를 노예로 만들 생각하던 조준은 문득 이상하리만치 자기 패거리에 인외종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느낌이 그렇다기엔 실제로 강화영은 흡혈귀고 한아람은 반인반마이며 메르는 타천사다. 만약 여기서 하렘멤버 중 한 명이라도 더 인외종이 된다면 이제 반 이상이 인간이 아닌 상태다.

듀라한이야 말할 것도 없고.

“야. 너 죽기 싫지.”

“흐으윽... 네에.. 제발.. 제발.. 이대로 죽을 순 없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저, 복수해야 해요.. 우리 엄마!!! 아빠!! 죽인 저 개새끼들한테!!! 복수해야 한다고요!!!!”

“이게 어디서 소리 질러! 조용히 안 해!”

조준은 칼을 뽑아내며 동시에 좀비 소녀를 걷어찼다.

너무 강하게 찼다간 그녀가 박살 날 것 같아서 적당히 힘 조절했다.

“커헉...”

“복수고 나발이고 나는 모르겠고. 선택해라. 나에게 굴복해서 살아남을지. 아니면 그냥 죽을지.”

칼을 들이밀며 협박하는 그를 보며 좀비 소녀 손하은은 생각했다.

이 인간도 무법자들과 다를 바 없는 악인이다.

‘아니... 이 세상에 더 이상 선한 사람이 남아 있기는 한 걸까..?’

그리고 깨달았다.

빌어먹게도 불쾌한 이 더러운 세상엔 이제 비슷할 정도로 더럽고 추잡한 인간들만이 살아남아 있을 거란 사실을.

그리 깨닫고 나니 더욱 죽기 싫어졌다. 자신도 더럽고 추잡해졌다. 망자가 되며 몸은 썩어들어갔고 내장은 진즉에 다 흘러내렸다. 이런 상태로도 아직 무법자들에게 복수를 끝마치지 못했기에 죽기 싫었다. 이대로 죽을 수 없었다.

'저 새끼들 처럼 나도 더럽고 추해졌는데.. 왜 나는 죽어야해? 그건 불공평해.'

놈들을 모조리 찢어 죽이고 싶었다. 그리하면 행복할 것 같았다. 좀비 소녀 손하은은 여기서 죽을 수 없었다.

'난이젠 살가죽만 겨우 달라붙어 있는 뼈다귀야. 이런 상태에서도 복수하겠답시고 발버둥 치는 나도 결국 저들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나 또한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살아가는 거니까.. 나도 저놈들이 죽을 때 통쾌하고 기뻤으니까.'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죽이기로 마음먹은 순간, 그 죽음을 보고 즐거워한순간 이미 똑같은 죄인일 뿐이라고 소녀는 생각했다.

“살고 싶어요.”

손하은은 고개를 조아렸다. 이 남자에게 목숨을 구걸해 후일을 도모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좀비 소녀의 굴복에 장조준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그녀의 이마에 지장을 찍었다.

치이이익!!

“끄흡..!”

무언가가 그녀를 옭아맨다.

거대한 힘이 좀비 소녀의 영혼을 조여 왔다.

“흐흐흐. 길바닥에서 리치를 다 줍네...”

그녀의 클래스를 확인한 조준은 미소 지었다. 아직 뼈다귀만 남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클래스는 확실히 리치였다.

또한 레벨이 낮아 가진 스킬은 아직 2개뿐이지만 훌륭한 네크로맨서의 자질을 갖춘 클래스다.

“야. 하은아.”

“네...? 제 이름을 어떻게...”

“이름이야 뻔히 보이니까. 그런데 방금 한 말 다시 해 봐. 누가 너희 부모를 죽였다고?”

“무, 무법자들이..”

“혹시 그놈들 인육도 처먹고 사람 막 죽이는 놈들 맞냐?”

“네... 맞아요... 그걸 아저씨가 어떻게..?”

“너. 그놈들 어디 있는지 알지?”

“네..”

“나중에 거기로 안내해라. 네가 원하는 데로 전부 죽일 거거든.”

“자, 잠깐만요... 거기 아지트에 무법자들 엄청 많아요.. 이대로 가면 다들 죽을..”

“됐고. 넌 나중에 보고 웃기나해. 하나도 남김없이 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릴 거니까.”

장조준은 놈들의 위치를 특정 지을 수만 있다면 먼저 치고 들어갈 생각이었다.

‘손하은이 말하는 무법자란 것들은 문근오가 말했던 그놈들이겠지.. 놈들도 필드 보스를 아직 잡지 못했다면 다들 똑같은 15레벨일 때 먼저 처리하는 편이 낫다.’

그는 지난번 우리마음교회를 기습하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 세계에선 적의 위치를 파악했다면 시간 끌지 말고 곧장 치고 들어가 놈들이 뭔가를 준비할 새도 없이 다 쓸어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시간을 들이면 적들도 강해진다. 뜸 들이지 말고 선수칠 수 있을 때 다 쓸어버려야 해.’

비록 세상이 무슨 게임처럼 이상하게 변했다지만, 그렇다고 다른 이들이 게임 속 캐릭터가 된 건 아니니까.

다른 플레이어들도 자신과 똑같은 사람들이다. 공격해 줄 때까지 마냥 멍청하게 기다려주지 않는 단 말이다.

“일단 따라와라.”

“네.. 알겠습니다.”

조준은 좀비 소녀 손하은을 데리고 듀라한과 강화영이 서 있는 곳으로 향했다.

생존자를 남겨두라고 했으니 몇 명 살아남아 있겠지. 놈들에게서 집단의 정보를 얻고 필드 보스를 사냥한적 있는지 물어볼 생각이었다.

만약 놈들이 이미 필드 보스를 잡아 죽이고 선두를 치고 나간 상태라면...

'그렇다고 해도... 놈들이 더 강해지기 전에 무리해서라도 죽인다.'

조준은 용잡이에게 받은 토츠미르의 나팔 총을 다 쓰는 한이 있더라고 놈들을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

“끄아아!!! 저 새끼는 뭐야!!!!”

“닥치고 뛰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무법자들.

그들의 뒤를 해골마를 탄 듀라한이 뒤쫓았다.

“머리를... 뜯어야 해!!!”

이상한 외침과 함께 듀라한의 특대검이 무자비하게 휘둘러진다.

듀라한은 생존자를 남길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단지 눈에 보이는 모든 머리를 다 잡아 뜯어내야 한다는 말만을 계속 지껄이며 살릴 수 있는 이들조차 죽이고 있었다.

분명 조준은 놈들을 잡으라고 했지 잡아 죽이라고 하진 않았다. 허나 지능이 심각하게 손상된 듀라한은 조준의 명령을 잡아 죽이라는 의미로 재해석 했다.

“으아!!!”

콰쾅!!!

아스팔트가 박살 나며 그 위를 달리던 남정네 둘의 몸통에 특대검이 처박혔다. 그와 동시에 두 명은 두부마냥 으깨졌다.

특대검의 압도적인 질량과 더불어 해골마를 타고 달린 가속도까지 더해져 말도 안 되는 파괴력이 생겨났다.

두 명이 으깨짐과 동시에 부서진 아스팔트와 인간이었던 것들의 파편이 앞으로 쏟아져 나가며 정신없이 도망치던 이들의 등과 다리에 틀어박혔다.

“끄아!!!”

“커억!!”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 무법자들.

듀라한은 검을 들어 올려 쓰러진 무법자 셋을 내려치려고 했지만 어느샌가 다가온 여자가 듀라한을 붙잡아 뒤로 집어던졌다.

“끄아아아!! 머리를 뜯어야 한다!!!”

“시끄러워! 이 미친 괴물아!”

듀라한이 뒤로 날려지자 해골마는 콧김을 내뿜더니 제 주인을 쫓아 달려갔다.

곧 살아남은 세 명의 무법자들을 향해 새로운 죽음이 다가왔다.

“야. 네들. 저 새끼한테 박살 나서 죽기 싫지?”

그건 백발적안에 퇴폐적인 미모를 가진 여성이었다.

“사.. 살려주세요... 제발!!”

무법자 하나가 납작 엎드려 땅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빌었다.

그를 내려다보며 강화영은 웃었다.

카니지 뱀프로 각성하며 잠시 지능이 떨어졌던 그녀지만 장조준의 종복이 되며 다시 지능을 되찾을 수 있었다. 허나 성격이 약간 뒤틀려졌고 가학적인 내면의 본성이 더욱 강하게 튀어나오게 됐으니.

그녀는 나약한 이 세 명의 머저리들을 갖고 놀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다.

“그럼 너희 셋 중에. 하나가 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는 게 어때?”

강화영은 웃으며 놈들이 서로를 죽이게끔 종용했다.

장조준은 지금 새로운 장난감과 대화 중이니 그녀는 이 기회에 가학적인 욕망을 풀기로 했다.

“끄으아아아!!!”

곧장 한 놈이 허리춤에 차고 있던 식칼을 꺼내더니 옆에 있던 무법자의 허리를 찔렀다. 동시에 칼부림이 일어났다. 무법자들은 서로를 향해 칼을 휘두르고 송곳을 박아 넣었다. 상대가 죽기를 염원하며 처절하게 발버둥 쳤다.

“하하하!!!”

악녀는 비루한 비렁뱅이들의 아귀다툼을 보며 비웃었다.

아마 장조준의 일행 중 가장 잔혹한 여인을 뽑으라면 그건 강화영이 아닐까.

인간을 주식으로 삼는 흡혈귀로 각성하며 그녀는 자신의 유일무이한 주인인 장조준을 제외하곤 모든 인간을 그저 가축 이하의 생물로 인지하고 있으니까.

“끄아아.. 죽어!! 죽어 이 개새끼야!!!”

콰직!!

처절한 비명과 함께 무언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한 명의 무법자가 목이 꺾여 숨을 거뒀다.

“아. 아아아아아!!!!”

지금 무법자들은 자신들이 사로잡은 생존자들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단순한 유희 거리로 전락했다. 그들의 생명은 강화영의 즐거움을 위해 소비되고 있었다.

생명의 고귀함?

인간의 존엄성?

인권, 도덕, 평등, 인륜 그 밖에 기타 등등 다양한 것들이 이젠 전부 힘 있는 자들의 전유물이 되었으니.

사악한 악인은 더 강한 악당에게 집어삼켜지고 그런 악당들조차 다가오는 재앙에 파묻혀 죽어 간다.

이게 멸망이고.

이게 재앙이다.

“쿠헉...”

세 명의 무법자들 중 단 한 놈만이 살아남았다.

생존한 무법자는 웃었다.

조금 전까지 동료였던 이들의 숨통을 끊어 버리고 자신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단 사실에 너무나 기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타인의 목숨 따위, 세상이 망가진 이후로 신경 쓴 적도 없다.

타인을 짓밟아 자신이 하루라도 더 살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물론 이 남자가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그도 처음엔 평범한 사람이었다.

어디에나 있을 청춘이었고.

어디에나 있을 직장인이었고.

어디에나 있을 평범한 소시민이었다.

단지 세상이 그를 이리 만들었을 뿐이다.

무가치한 죽음을 수도 없이 경험한끝에 적응해 버린 거다.

그는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이들의 생명엔 그다지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뿐이다.

어찌 되었든 하나 남은 무법자를 보며 강화영은 미소 지었다.

“살아남아서 좋아?”

“네.. 헤헤.. 헤헤헤... 좋습니다..!”

“머저리 주제에.”

강화영은 살아남아 피를 흘리는 남자의 머리를 짓밟았다. 생존자의 몸 곳곳엔 상처로 가득해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물론 강화영은 그의 역겨운 피엔 관심조차 없었다. 이제 그녀는 오직 주인의 달콤한 피만을 원하게 되었으니까.

'살았다.. 또.. 난 또 살아남았구나.. 운이 좋아.. 흐헤헤헤...'

그녀의 운동화 아래에 짓밟힌 무법자는 그래도 눈앞의 괴물이 자신을 죽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기뻤다.

눈앞의 여자는 손짓 한 번에 여기로 모여들던 좀비 떼를 폭파시킨 괴물이니까. 그런 괴물에게 죽임 당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단 사실에 그는 자기가 굉장히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 멍청한 무법자가 살아남았다는 생각에 한참 기뻐하고 있을 때 장조준이 다가왔다.

“화영아 이 새끼 하나 남았어?”

“아.. 오빠.. 그게..”

“너 또 재미로 막 죽였지?”

“아니.. 그게 저 머리통 없는 놈이 벌써 다..”

“적어도 세 명은 살아 있었던 거 같은데?

“네에... 제가 서로 죽이라고 시켰어요...”

강화영은 차마 주인에게 거짓말할 수 없었다.

주인의 눈만 보면 자동으로 진실이 튀어나왔다.

“너 내가 몇 명 더 살려 두라고 했지.”

“미, 미안해요...”

“돌아가면 혼날 줄 알아.”

“네헤... 좋아요...”

장조준은 사실 무법자들이 몇 명이나 살아남든 크게 관심 없었다.

이미 놈들의 위치를 알고 있는 녀석을 사로잡았으니까.

단지 그는 합법적으로 강화영을 혼내줄 구실이 필요했을 뿐이다.

“야.”

“흐윽.. 예! 예!!”

“알고 있는 정보 전부 말해. 네놈들 아지트 위치랑 기타 등등. 생각나는 거 전부.”

이후 장조준은 노예낙인을 찍은 무법자에게 거짓말을 못 하게 명령한 다음 그들이 자리 잡은 아지트의 위치와 내부의 각성자들의 수와 집단에 소속된 히든 클래스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

“저, 저 그럼 이제 살려 주시는..”

그리고 무법자에게서 들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얻어낸 조준은 그의 말이 더 이어지기 전에 부정한 손길을 사용해 머리를 녹였다.

“끄아아아!!!!!”

"바칩니다."

불쾌한 냄새에 조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카쉬낙스에게 남자를 바쳤다.

[눅눅해..]

곧 카쉬낙스의 음울한 시식평까지 듣고 나서야 조준은 녹아내린 머리에서 손을 뗐다.

“화영아 돌아가자.”

“네에!”

조준은 당초의 목적이었던 필드 보스 수색과 공략조 사인방의 추적을 뒤로 미뤘다.

아직 무법자들도 필드 보스를 사냥하지 못했다는 정보를 들었다. 놈들도 지금 필드 보스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단다. 지금이야말로 놈들을 때려잡기에 딱 좋은 시기였다.

‘그리고 히든 클래스만... 여섯 명...’

무법자, 일명 벤디트 일당은 지난번 조준의 마트를 습격했던 선신의 종이나 우리마음교회에 있던 놈들보다 더 많은 수의 히든 클래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공략조의 사인방보다도 더 많았다.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수적으로도 압도적이고 질도 좋은 적들이니까.

‘내일... 칠흑바퀴를 불러낼 수 있을 때 바로 치고 들어가자..’

웬만한 적들은 칠흑바퀴로 해결이 가능하다.

문제는 여섯 명의 히든클래스들.

‘블레이드 마스터, 포제션 워리어, 바바리안, 로버, 샤프슈터, 비스트 테이머. 그보다 바바리안이 저기에도 하나 있네... 특수직 중에서도 비교적 얻기 쉬운 걸까..?’

또 다른 곳에 있을 바바리안 클래스에 대한 의문을 가지며 조준은 그들의 우두머리이자 조직의 이름과 같은 클래스를 가진 남자에 대해 생각했다.

‘벤디트 이찬성. 총과 단검을 다루는 강자..’

놈들은 장조준의 레이더에 걸렸다.

*****

한편, 무법자들이 자리 잡은 스포츠 센터.

무법자들의 유희 거리로 전락해 죽은 무수히 많은 희생자들의 불에 탄 시쳇더미가 움직였다.

꿈틀...

수많은 이들의 한과 원념이 뭉쳐 들어 하나로 모여드니.

필드 보스를 부르는 세 가지 방법 중 하나가 스포츠 센터에서 실현됐다.

곧 시쳇더미에서 죽지 못한 괴물이 기어 나오겠지.

그리되면 이 인근 일대는 죄다 놈의 권역이 될 거다.

물론 이곳에 있던 이들은 아무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저 평소와 똑같이 더럽고 추하게 유희를 즐길뿐.

누구 하나 시쳇더미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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