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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가 다운로드 됨-114화 (114/221)

〈 114화 〉 113. 모여드는 불나방들 (2)

* * *

신사까지 가는 길은 제법 멀었다. 특히나 중간중간 우리는 멈춰서서 음양사가 만든 결계를 뚫고 들어와 덤벼드는 짐승들을 상대해야 했다.

대부분의 짐승이나 괴이는 음양사의 결계를 넘지 못했고 무녀가 만든 파마의 빛을 보곤 두려워 도망쳤는데 그걸 견뎌 내고 덤벼오는 놈들은 상당히 강한 녀석들이었다.

물론 아무리 강해봤자 내 앞에선 그저 경험치일 뿐이었지만. 더구나 영체인 괴이들은 오염된 귀호부를 가지고 있던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지도 못했다. 그야말로 손 쉬운 먹잇감들이었다.

“야, 주하야. 이놈도 죽여.”

“아, 알겠습네다..!”

나는 주로 일행 중에서 가장 레벨이 낮은 이주하에게 사냥감을 몰아줬다. 사냥감을 몰아준 덕분에 9레벨이었던 그녀는 이제 벌써 12레벨이다.어차피 우리는 대부분 15레벨이거나 16레벨이라 필드 보스급 몬스터가 아닌 이상 레벨이 잘 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어찌된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종류의 괴이들이 덤벼드는 느낌인데...'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적들의 수준이 높아지는 모양이었다. 그렇다 보니 결계나 파마의 빛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잦아졌고 점차 우리들은 피로도가 빠르게 증가했다.

결국 중간중간 행군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야 했다. 길도 평지가 아니라 돌멩이가 가득해 발과 다리가 쉽게 아파왔다.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면 금방 무너지기 때문에 신중을 가해 나아가야 했다. 덕분에 시간이 더욱 많이 소모되었고 지금은 수요일 저녁쯤됐다.

7일이 지나 다음 주가 시작 되는 순간 숲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게 되니까 적어도 금요일이나 목요일 안에는 신의 우상을 탈취하고 숲의 출구를 찾는 편이 좋다. 만약 토요일 이후에 신의 우상을 얻으면.. 못 빠져나갈 확률이 꽤 높다. 숲의 출구는 신의 우상을 탈취해야만 숲의 변두리에 생성되는데 토요일 쯤에 숲의 중심에 있을 신사에서 신의 우상을 얻으면 숲의 변두리까지 최대한 빠르게 간다고 해도 도달하기 전에 문이 닫힐 확률이 높았다.

'하린이가 커다란 늑대를 2마리 불러낼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다 같이 타고 가기엔 모자라.'

그래서 최대한 빨리 일을 진해하기 위해 강행군을 유지했지만 슬슬 다들 한계가 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차라리 이렇게 된 거 그냥 오늘 밤 정도는 푹 쉬다가 가는 편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희선 누나와 하린이는 종족이 인간이 아닌 상태라 그런지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았지만 숲의 악의를 받는 나와 은지를 포함한 평범한 인간인 나머지 일행들은 상당히 지치고 힘들었으니까.

그나마 나는 곡옥을 손에 쥐고 있었던 덕분에 조금 나았지만, 이주하의 안색은 시시각각 나빠졌다.

이주하 이 녀석 거의 반쯤 환자다. 못 먹고 자라서 그런지 몸이 전체적으로 다부지지 못했다. 상태만 보면 완전 병약 캐릭터인데 성격은 드세다. 정신과 육체가 서로 맞물리지 않는 것 같은데 여기다 입을 열면 북한 사투리까지 튀어나온다. 도대체 혼자서 몇 개나 되는 특이 요소를 가진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주하는 남들 보다 더 빨리 피곤해 했다.

“오, 오라버니... 조금만.. 쉬었다 가면 아니 되겠습네까..”

“힘들어? 야, 네 여동생도 내가 업고 있는데..”

“죄, 죄송합네다... 내래 실언을 했슴돠. 너무 신경 쓰지 마시라요.. 더 걸을 수 있습네다...”

“됐어. 농담이야. 힘들면 힘들다 말해. 괜히 숨기고 있다가 픽 쓰러지면 그게 더 민폐야.”

난 이주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잠시 쉬다 가기로 했다. 마침 점점 걸음이 무거워지던 호타루도 좋은 생각이라며 찬성했고 반쯤 죽어 가던 나머지 일본인들도 호타루에게 말을 전달 받더니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그 자리에서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다들 이제 몸에 흙이나 풀, 벌레 같은 게 붙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이다. 거의 이삼 일 만에 다들 숲의 환경에 적응했다.

“하아.. 다리 아파..”

“다리 좀 주물러 드릴까요?”

“진짜? 좋지.”

“오빠, 다리 이쪽으로 뻗어 봐요.”

은지는 내 종아리와 허벅지를 주물러줬다. 스탯이 증가하며 악력이 높아졌기 때문인지 은지의 안마는 상당히 기분 좋았다. 시원한데 살짝 아파서 엄살을 부렸더니 평소엔 죽을 것 같아도 비명 한번 안 지르더니 지금은 괜히 엄살 부린다고 혼났다.

그리고 그 모습을 빤히 보고 있던 무녀 나나세 소라가 뭔가 우물쭈물 하더니 고개를 홱 돌렸다. 뭔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본데 내가 내 여자들과 너무 붙어 다니니 말할 타이밍을 못잡은 듯했다.

나중에 따로 말을 걸어봐야겠다.

“그런데 오빠, 신사에 점점 가까워져서 그런지 마주치는 사람이 늘어났네요.”

“그러게. 죄다 중국인이라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말이지.”

우린 짐승이나 괴이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자주 마주쳤다. 그들 중 대부분은 숲에서 죽어 지박령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린 실종자들이었고 나머지들은 거의 다 조선족이거나 중국인이었다.

분명히 이벤트 시작하는 날에 중국인이 가장 많이 들어왔다는 말을 하긴 했는데 이건 도가 지나치다. 도대체 얼마나 많이 들어온 건지 감도 안 잡혔다.

마주치는 인간들은 죄다 중국놈들이고 놈들은 거의 스무 명 이상씩 모여 다니는 경우가 많다 보니 노예로 잡기 전에 다 죽이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도망치기 전에 일망타진하려다 보니 손속이 과해져 그냥 죽여 버리고만다.

몇 명 노예로 만들어 머릿수 좀 채워 보려고 했지만 잘 안 된단 말이지. 애초에 스무 명씩 몰려다니는 놈들이라 잡아 죽이다 보면 사실 중국인인척하는 이벤트 몬스터는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될 정도다.

[만족스럽군.]

뭐, 카쉬낙스는 상당히 기분 좋아 보이지만. 오랜만에 포식이라 그런지 행복한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도 저녁 먹을 때가 됐다.

“준아. 슬슬 밥 준비할까?”

“응. 지금 딱 저녁 먹을 시간이긴 해.”

“오빠 메뉴는요? 간단하게 컵라면?”

“좋지. 즉석 밥 있어 누나?”

“응, 아직 남은 거 있어. 전부 다 데울게.”

“그래. 거기 퍼질러져 있지 말고 일어나! 호타루랑 소라 너희는 결계치고 히이로랑 레이 너는 나무랑 돌 좀 주워 와라. 불 피울 거야.”

“하이!”

“알게스므니다.”

나나세 소라는 이제 대충 내 말의 뉘앙스로 의미를 파악하는 중이었고 음양사인 호타루도 최대한 한국어를 써서 익숙해지려 하고 있다. 호타루의 여친인 나나사와 레이는 남자 친구에게 간단한 회화를 배우고 있었고.

다들 살아남아 보려고 한국어를 배워 보려 노력하는데 사무라이인 히이로만은 여전히 일본어만 고집했다. 굳이 터치하지 않았다. 그냥 그러라고 내버려 뒀다.

어차피 저놈은 숲에서 나가거나 출구쯤에서 공양할 생각이니까. 적어도 자기 여동생이 나에게 처녀가 따이는 모습을 보여 준 다음 죽이고 싶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마음에 안 드는 비호감 행동을 계속할 경우 가차 없이 인디크론의 먹이로 던져줄 생각이다.

더욱이 함께 돌아다니며 놈이 하는 꼴을 보아하니 히이로는 소라에게 굉장히 관심을 보이고 다가가려 하는데 소라는 그런 히이로는 좀 역겨워하는 모습이었다. 둘 사이에 어떤 과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태양과 한씨 자매들처럼 친근한 사이가 아닌건 확실했다.

어쩌면 내가 히이로를 죽여 버리면 소라가 오히려 더 만족스러워할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으니까. 소라는 그만큼 의붓 오빠인 히이로를 혐오하고 있었다.

“준아, 오늘 밤은 쉰다고 했으니까 잠시 샤워라도 할래? 땀 많이 났잖아.”

“오, 좋지.”

“잠시만..”

희선 누나가 인벤토리에서 커다란 고무대야를 끄집어냈다. 그다음 운디네를 통해 물을 가득 받았다. 샐러맨더로 물을 따뜻하게 만드니 물 온도가 딱 씻기 좋은 상태가 됐다. 솔직히 고무대야에 비집고 들어가 몸의 피로를 해소하고 싶지만. 들어가 앉아 있을 만큼 긴장을 풀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옷을 벗고 등목만 했다.

하린이가 세숫대야로 물을 퍼 내 등과 머리에 뿌려 줬다. 비누로 머리를 감았다.

“따뜻해여?”

“어. 좋다. 하린이도 같이 씻을래?”

“헤에. 오빠 다 씻고 나서 씻을게요.”

숲에 들어온 지 거의 삼 일 만에 첫 샤워다. 그동안 숲을 정신없이 돌아다닌다고 씻을 시간이 없었다. 씻을 만한 환경도 아니었고.

내가 씻은 이후 나머지 일행들도 간단하게 샤워했다. 남자인 호타루와 히이로는 주변을 망보게 시킨 다음 나만 남아 여자들의 벗은 몸을 감상했다. 참고로 나나사와 레이는 남친이랑 같이 씻으라고 따로 뺏다. 못생긴 갸루의 벗은 몸이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은지와 하린이, 희선 누나는 내가 보고 있어도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고 잘만 샤워했지만, 이주하와 소라는 굉장히 부끄러워했다.

“자, 잠깐. 뭘 그리 빤히 봅네까... 엉큼하게시리.”

“?ずかしいです.... (부끄러워요....)”

대답 없이 빤히 쳐다보자 결국 이주하가 소라보다 먼저 체념한 표정으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역시 예상대로 상당히 볼륨감이 작은 몸이었다. 안타깝다. 불쌍하고. 보호욕을 자극하는 뭔가가 있는 여자다. 그에 반해 소라는 상당히 말랑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몸이었다. 절로 남심을 자극하는 몸매.. 하얗고 젖꼭지도 선분홍빛이었다.

마음 같아선 당장 둘 다 맛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으아!! 조, 조준상!!!”

부끄러워하는 여자들의 목욕 장면을 감상하고 있으니 호타루가 비명을 지르며 나를 불렀다. 또 뭔가가 결계를 뚫고 넘어온 모양이었다. 그리 여자들이 씻을 동안 나는 아쉽게도 사내놈들과 함께 결계를 지키며 우리에게 찾아오는 놈들을 잡아 죽였다. 이후 우리는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잠시 쉬고 있었다.

그때였다.

[사당의 주물이 정체불명의 플레이어에게 탈취되었습니다.]

[신사의 결계가 많이 약해집니다.]

[거악이 결계를 후려치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주물이 탈취되었습니다.]

[세 개의 주물로 신사의 입구를 열어 신의 우상을 탈취하십시오.]

“마지막 하나까지 탈취됐네.”

“다들 과연 신사까지 올 수 있을까...?”

“못 오면 찾으러 가야 하죠?”

“그렇지. 일단 우리도 신사 근처까지 다 왔으니까. 하루 정도 신사에서 기다려보고 찾으러 다니자.”

“좋아요.”

우리는 7시간 정도 돌아가며 수면을 취한 다음 다시 신사로 향했다. 그리고 결국 신사 인근까지 도달했다.

[으어억..! 다, 다 왔습니다. 조금만 더 나아가면... 으아아..!!]

신사까지 우리를 안내한 양지상이 결국 거악의 존재에 기가 눌려 비명을 지르더니 뭔가 있다고 계속 중얼거렸다. 코토리바코 때도 그렇고 자기보다 조금만 더 강하다 싶으면 지랄 발광을 한다.

“어, 킁킁... 잠시만요.”

“왜? 뭔가 느껴져?”

“사람이요. 엄청 많아요...”

하린이의 탐지를 믿고 우린 최대한 기척을 숨긴 채 신사부근까지 다가갔다. 이미 신사주변에서 자리를 잡은 집단이 있었다.

신사 주변엔 나무가 자라 있지 않아 공터나 다름없었고 그곳에 자리 잡은 중국인들이 다수 보였다.

놈들을 거의 수백 명 가까이 공터에 터를 잡아 불을 피우고 숲에서 잡은 짐승을 구워 먹고 있었다. 어찌 신사까지 찾아온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놈들은 미리 신사까지 와서 캠프를 차린 상태였다. 수도 많고 정면승부는 위험해 보인다.

‘보아하니 놈들은 똘똘 뭉쳐 주물을 가지고 올 인간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샌데...’

수적인 우위를 무시할 수 없다. 저 정도로 인간들이 모여 있으니 숲의 짐승이나 괴이들도 쉬이 다가갈 수 없었던 모양인지 놈들은 비교적 안전해 보였다.

난 곧바로 칠흑바퀴와 음지나방을 불러들였다. 수적인 우위를 점한 조무래기들을 처리하기 위해 이 두녀석들 보다 좋은 소환수가 또 없지.

“킁킁.. 고기 굽는 냄새... 맛있겠다.”

“아주 파티를 벌이고 있군.”

“오빠, 바로 치고 들어가요?”

“바퀴랑 음지나방으로 숫자 좀 줄이고.”

난 칠흑바퀴를 먼저 투입시켰다.

어둠에 숨어 몰래 공터로 기어 들어간 칠흑바퀴가 변두리에 자리 잡고서 짐승의 고기를 뜯고 있던 중국인들을 기습했다.

“끼아아아!!!!”

“#!$^%$%!!!!”

놈들은 괴상한 어투로 비명을 지르더니 곧 칠흑바퀴의 산란공격에 배가 뚫려 입으로 바퀴새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간만에 보는 바퀴 러쉬다.

순식간에 한쪽 진영이 박살 나며 바퀴 떼가 증식한다. 동시에 음지나방이 하늘에서 부패가루를 흩뿌리자 당황한 중국인들이 미처 똑바로 대처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중독되어 쓰러져 나갔다.

곧 부패가루가 바람에 흩날려 사라지고 누런 안개가 걷히자 수많은 중국인들이 피가 섞인 기침을 토해내며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그만! 그만!!!)”

“으아아아!!!”

“???!!(살려 줘!!)”

놈들은 고통어린 표정으로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을 기었다. 딱 죽이기 좋은 상태다.

“좆도 아니었네.”

벌레 마냥 바닥에 쓰러진 놈들을 칠흑바퀴들이 한쪽 구석으로 모았다. 난 놈들을 하나하나 잡아 죽였다. 노예로 만들만큼상태가 좋은 놈들도 있었지만 곧 주물을 가지고 신사로 오는 놈들과 전투를 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굳이 쓸모없는 노예 몇명을 추가시키기 위해 마력을 낭비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 한참이나 중국인들을 잡아 죽이고 있을 때였다.

“오빠!!!! 뒤에!!! 빛!!!”

“어? 뭐? 뭐야 저게 시발!!!!”

순간 눈이 아플 정도로 밝은 빛무리가 나에게 날아들어 충돌하려 했다. 마치... 그 빛에선 예전에 마트를 습격했던 선신의 하수인들에게서 느꼈던 경건하고 역겨운 기운이 느껴졌다.

굉장히 껄끄럽고 불쾌하다. 난 순식간에 내 코앞까지 다가온 빛무리를 막기 위해 일그러진 비늘을 발동했다. 조금만 더 늦었어도 직격타로 쓰러졌을 지도 몰랐다.

­쾅!!!!

“끄아아아!!!”

분명 막아냈음에도 반탄력에의해 뒤로 튕겨 나갔다. 이거 분명 한 놈이 쓴 스킬이 아니다. 일그러진 비늘로 공격을 막아 내며 동시에 수많은 이들이 신사를 향해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졌다.

“주군!!! 선신!! 선신의 하수인들이야!!!”

서른명 가까이 되는 놈들이 숲을 해치고 신사 앞의 공터로 튀어나왔다. 놈들의 선두에 선 예쁘장한 남자가 뭐라 소리를 지르는데 일본어라 못 알아 듣겠다. 그저 엄청난 적의만이 느껴졌다. 난 은지에게 저 놈들이 하는 말을 해석해달라고 소리쳤다.

"저새끼들 뭐라고 하는 거야!!"

“컬티스트를 내 놓으면 나머지는 순순히 살려주겠대요!”

“준아!! 좆까라 그래!!”

왠일로 희선 누나가 욕까지 하며 화를 낸다. 나는 맞장구를 치며 놈들을 향해 스킬을 난사했다.

높은 확률로 저놈들이 주물 중에 하나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그리 생각하고 있으니 원시림 일부가 터져 나가며 황소의 뿔을 가진 괴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키하하하!!!”

“악마?”

“난다 고레!!!”

선신의 하수인들로 모자라 악마까지.. 악마는 등장과 동시에 나를 향해 마기를 쏘아냈다.

‘이게 무슨...!!!’

일그러진 비늘이 막아냈지만 엄청난 힘에 나는 다시 뒤로 튕겨 나갔다. 빌어먹을 악마 새끼라니. 심지어 악마 놈은 이젠 좀 지긋지긋한 중국인이었다.

“키아아!!!!”

위선 덩어리인 일본인 하수인들과 미쳐 날뛰는 중국인 악마 하나.

“시발...”

우리가 전적으로 밀리고 있다. 두 놈들 다 서로 싸울 생각은 없고 나와 내 동료들을 중점 적으로 노렸다.

“키샤샷!!!”

곧 칠흑바퀴가 선신들의 개종자들에게 끌려가 터져 죽었다.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오른 악마가 음지나방을 찢어 버렸고 구석으로 몰린 일행들이 선신의 하수인들이 쏘아내는 빛무리를 겨우 막아 내고 있다.

곧 일본인 하수인 놈들의 우두머리가 몇미터나 되는 거리를 붕 떠올라 날아들더니 나에게 거대한 십자가를 휘둘렀다.

­쾅!!!

“키사마!!!”

“하.. 시발...”

이건 이제 어쩔 수 없다. 적이 너무 많다. 비장의 수단을 아끼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아꼈다간 이주하와 소라가 죽을 수도 있다. 희선 누나와 은지도 위험해지겠지. 하린이야 근접전 전문이니 괜찮지만...

키시리아를 불러내려고 했다.

[나를 불러.]

그때 들려온 소름끼치는 목소리.

첫 번째 촉수가 자신을 부르라고 강요한다.

거절하려고 했으나 내 입은 멋대로 그녀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곧, 하늘이 갈라졌다.

악의가 쏟아져 내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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