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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가 다운로드 됨-118화 (118/221)

〈 118화 〉 117. 실종자들의 숲­공략완료

* * *

“아야!! 자, 잠깐!! 남조선 동무!! 때리지 마시라요...!! 아악!! 이 튀겨죽일 에미나이가!!!”

조준에게 머리를 몇 대 쥐어박히자 이은하는 그만 때리라며 팔로 머리를 가렸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조준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는 다는 점에서 이은하도 언니인 이주하를 빼다 박은 성격 드센 여인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멍하니 트림이나 하면서 허공만 바라보던 년이..!! 이마에 딱밤 몇 대 맞았다고 바로 정신 차리네... 그런데 왜이리 굴복을 안해!! 아파 죽겠다면서!! 나 피곤해!! 굴복하라고 좀!! 빨리 나에게 복종해!! 주인으로 받아들여!! 다른 미래는 없다!!"

이은하는 눈앞의 남조선 종간나가 어떤 만행을 저지를지 몰라 몸이 떨렸다. 조준의 입장에선 적당히 손속에 자비를 둔 딱밤이었으나, 아직 레벨이 낮아 스탯이 그리 높지 않은 이은하의 입장에선 망치로 쳐맞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 보니 아무리 악바리 근성이 가득한 이은하라 해도 눈물이 멈출새가 없었고 점점 비명지르는 소리가 높아지는게 곧 끝날 조짐이 보였다.

‘슬슬 굴복하겠는데... 좀 더 패야하나? 어차피 이리 팰거였으면 차라리 처음부터 칼로 쑤실 걸 그랬나.. 아니야.. 폭주하면 어떡해... 괜한 생각말고 좀 더 패자..! 애가 너무 약해 보여서 동정심이 생기고 난리야...’

제대로 못 먹고 자라서 그런지 꽤나 자그마한 체구를 가진 이은하. 살집이라곤 하나도 없는 여자가 울면서 그만 때리라고 애원하니 마음이 약해질 법도 했지만 조준은 노예로 만들지 않은 상대를 결코 믿지 않는 남자다. 그는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이은하가 완전히 전의를 상실할 때까지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주하를 굴복시킬 때는 그녀의 허벅지에 단검을 몇 번이나 쑤셔 박았던 것에 비해선 많이 봐주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그는 이은하가 굴복할 때까지 집요하게 딱밤을 때리거나 인중을 꼬집으며 고통을 줬다. 그나마 이은하가 완전히 폭주해 집어삼켰던 괴이를 죄다 토해낼까 싶어 날붙이를 들이밀거나 쑤시진 않았지만.. 그게 이은하의 입장에서 득인지 실인지 알 수 있는 사람은 현장에 아무도 없었다. 그저 다들 입 다물고 조준의 행패를 가만히 지켜볼 따름이었다.

“야, 은하야. 더 맞기 싫으면 빨리 굴복해. 그래야 그만 맞아. 빨리 오라버니에게 굴복하라고!!”

“이.. 이 애비애미도 없는 비열한 놈...!!! 언니!! 언니 좀 도와주시라요!!! 내 잘못했으야!! 앞으로 언니 버리고 안 갈 테니까는!!! 좀 도와줘!!!”

“아, 은하야... 미안하지만서도.. 내도 방법이 없다야. 그냥 빨리 굴복해라.”

"이이잉!!! 언니!!!"

동생의 처절한 외침에 이주하는 안타깝다는 듯 손만 뻗었다. 당장에라도 조준에게 괴롭힘당하는 동생을 구하고 싶었으나 조준의 명령 때문에 그녀는 여전히 이은하에게 다가오지 못했다. 그저 동생이 어서빨리 굴복해 그만 맞기를 기도할 뿐이었다.

곧 조준이 몇 대 더 쥐어박자 울상을 지으며 이은하는 굴복했다. 믿고 있던 언니 마저 도와주지 않는 다는 생각에 그녀는 서러웠다. 조준은 서둘러 무릎 꿇은 그녀의 이마에 지장을 찍었다.

‘됐다...!’

다행히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노예로 만들 수 있어서 조준은 만족스러웠다. 혹여나 이은하가 악으로 깡으로 여기서 더 버텼다면 그때는 진짜 칼까지 꺼내 들었어야 했을 텐데. 이은하는 딱밤 몇 대로 결국 굴복했다.

높아진 스탯 탓에 조준의 딱밤은 사람을 굴복시킬 정도로 강해졌다. 실제로 조준 본인의 입장에선 적당한 강도로 때린 거였으나 약해빠진 이은하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충격을 느껴야 했다.

“너는 앞으로 자해금지. 배신금지. 팀원들 위해 가하지 않기. 나에게 늘 감사해하기. 알겠냐?”

조준은 이은하에게 의례 노예들에게 내리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고 난 다음에서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이주하에게 이은하를 돌려보내줬다. 곧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이은하는 언니에게 달려갔다.

“은하야!!”

“어어언니이이. 왜에에. 왜 안도와 주는데에에.. 흐아아앙..!”

"미안하다 은하야. 내가 미안하다. 빨리 못 도와 줘서... 흐윽..."

곧 두 자매는 서로를 껴안으며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이은하는 이때까지 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여기가 어디고 조준을 비롯한 다른 인간들은 누구냐고 이주하에게 물었다.

이주하는 남조선 동지와 일본인들은 이제 우리의 동료가 되었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조선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은하는 그게 무슨 소리냐며 북에 남은 가족들 다 버리고 이 못난 남자따라 도망가는 거냐고 이주하에게 따져 물었다.

동생의 물음에 이주하의 표정이 굉장히 어두워졌다. 그녀는 몇 번이나 조준에게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부탁했지만 조준은 절대 그럴 수 없다며 이주하에게 그만 포기하라고 말했다.

2022년도 최초의 이산가족이 되어 버린 이주하는 이 사실을 들을 동생의 심정을 상상하니 가슴이 저려왔다. 그리고 직접 말하고 나자 생각보다 더욱 거친 반응이 돌아와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한국의 인프라가 완전히 풍비박살 난 북한 보다 좋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북에는 가족이 있으니까. 이은하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아무리 자신들에게 못해준 사람들이라 해도 여전히 부모자식간의 혈연관계를 끊기란 쉽지 않았다.

두 자매의 서글픈 눈물을 보며 조준은 이은하에게 다가 갔다. 그의 인생에서 가족이라곤 은지와 하린이를 비롯한 그의 여자들 뿐이다. 그는 이주하와 이은하에게 공감할 수 없었다. 정확히는 공감하려 들지 않았다.

그녀들의 생각이나 감정을 공감하면 스트레스를 무진장 받을 테니까. 조준은 이미 이주하를 자기 여자로 취할 생각뿐이었다. 이은하는 그저 덤에 불과하다. 그러니 더 이상 쥬시해지는 상황을 그는 바라지 않았다. 그녀들의 처지를 동정하기 싫었다.

‘더 이상 저 녀석이 이주하에게 스트레스 주지 못하도록 해야겠군...’

특히 조준은 이은하를 아직 경계하고 있었다.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 폭탄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속에 들어 있는 괴이들이 날뛰기 시작하면 이은하는 버틸 수 없다... 방심한 사이 갑작스럽게 터져 나오면 방법이 없어.’

이은하의 클래스는 커스 돌. 저주받은 인형이 이은하의 클래스 명이었다. 이름부터 불길하고 가진 스킬은 더 이상하다.

‘저주, 영체, 괴이 기타 등등. 사이한 것들을 집어삼키고 고독을 만드는 클래스... 지금, 이은하의 속에는 수십 마리의 괴이들이 들어차 있다... 저것들이 날뛰다가 터지기라도 하면...’

전투가 벌어질 걸 예상이라도 하고 있다면 그나마 대처가 가능하지만 갑자기 밥 먹다가 폭주해 버리면 적어도 이은하 주변에 앉아 있던 이들은 죄다 대응도 못하고 괴이의 손에 죽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은하는 집단에 받아들이기 상당히 위험한 존재다. 조준은 자신이 없는 곳에서 이은하가 터지면 그 주변 일대가 초토화될 거고 그걸 뒤처리할걸 생각하니 벌써 머리가 띵했다.

그런 이유로 조준은 이은하가 북으로 넘어간다고 말하면 그냥 쿨하게 보내줄 생각이었다. 물론 노예 낙인을 풀어 줄 생각은 없었다. 조준은 보내주긴 하더라도 노예 낙인까지 지울 생각은 없었다.

만약 보내 준다면 자신들에 대해 결코 발설하지 못하게 언급을 금지 시킨 다음 무슨 일이 있어도 남한으로 내려오지 말라는 명령을 한 뒤돌려보낼 생각이었다.

‘난 이주하 하나로도 충분히 만족해... 여우 귀의 미인은 절대 못버리지... 하지만 아무리 비슷한 미녀라고 해도 저주 덩어리를 껴안는 건 부담이 가는 일... 더구나 자기도 가기 싫다는데 굳이 억지로 끌고 갔다가 펑 터지면.. 그걸 누가 다 치워... 당연히 내가 다 치워야겠지.’

조준은 이미 나나세 소라와 이주하라는 새로운 성노예를 얻었다. 여기서 이은하가 하나 빠져도 그는 별 상관없었다. 이미 둘이나 얻은 마당에 세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가랑이 찢어질 일 만들기 싫었다.

그럼에도 그는 욕심이 목 끝까지 찬 인간이라 내심 이은하도 품고 싶었다. 위험한 클래스이긴 하나 그런 견지로 보자면 듀라한도 위험하고 알시드 감염체나 향후 만들어 낼 버섯인간들도 위험했다.

“야.”

“뭐, 뭐냐!! 이 친부얼굴도 모를 상판대기 두꺼운 놈아!! 어이 감히 주하 언니를 구슬린 거야!!”

“구슬린 게 아니라 강제로 끌고 가는 거다.”

“뭐.. 뭐?”

“그리고 너도 가야 한다. 나랑 같이. 싫으면 너 혼자 북으로 가던지.”

조준은 이은하에게 북으로 가도 된다고 말했다. 자신처럼 억지로 끌고 갈거로 생각한 이주하는 얼른 조준의 말을 받아 이은하를 설득하려 했다.

“은하야.. 니라도 가라. 저 잔인한 놈이 그냥 보내줄 때 가.”

“어, 언니...”

“그냥 가! 어떤 꼴을 보려고 그래야! 내는 더 이상 은하 니를 지켜 줄 방도가 없으야.. 그러니까... 그냥가라..!”

눈물 흘리며 동생을 보내주려는 이주하. 이은하는 어떤 선택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때 조준이 입을 열었다.

“어떡할래. 너희 언니는 무조건 날 따라 가야 해. 그런데... 너는 그냥 너희 고향으로 돌아가도 상관없다. 대신 두 번 다시 언니를 만날 수 없겠지. 그러니 선택해라. 너희 언니와 함께할지. 아니면 비루한 북조선 인민으로 돌아가 처절한 재앙 속에서 나무 껍질이나 뜯어먹다 천천히 죽어갈지. 아, 참고로 이건 초콜릿 이란거다.”

“이, 이정도는 나도 안다! 흐음... 잠, 잠시만.. 고민할 시간을 좀.."

조준이 건네 준 초콜릿을 소중히 녹여먹으며 이은하는 눈을 꼭 감고서 잠시 고민했다.

그녀는 자기마저 언니를 버리고 북으로 가 버리면 이주하 홀로 남아 저 무서운 남조선 놈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쉽사리 선택하지 못했다.

“나, 나도.. 나도 따라 갈랍니다..”

“좋아. 나를 따라 나선 다는 건... 나와 잠자리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받아들일 거지?”

“흐읍.. 이 좆질에 미친놈.. 알겠다!! 내 고마 함 자주면 될거 아이매!”

이은하의 눈물 젖은 동의를 받아 낸 조준은 미소를 지었다.

그들이 그런 대화를 주고받고 있던 사이 오니와 손을 맞잡고 있던 은지가 드디어 눈을 떴다.

“하아...”

그녀의 오른쪽 이마에는 자그마한 뿔이 자라나 있었다. 한아람의 악마의 뿔과는 달리 피부가 덮여 있는 오니의 뿔이었다. 또한 이은지는 마치 화장이라도 한 듯 피부가 고와지고 눈매에 아이라인을 그린 것처럼 문양이 생겨났다. 또한 입술도 굉장히 요염한 빛으로 빛나며 남심을 자극하는 모습으로 변했다. 생얼이 화장한 얼굴보다 더 예뻐진 것이다.

강화영의 얼굴이 뱀파이어가 되며 아름다워졌다면 이은지는 한층 더 요염해졌다. 보는 이로 하여금 군침이 돌게 만들 정도로 요염함과 퇴폐미가 흘러넘치는 외모였다.

원래도 예뻤던 이은지는 이것으로 조준의 하렘멤버 중 가장 예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비록 몸매에선 여전히 메르가 압도적이지만 얼굴만 놓고 보자면 이은지를 압도하기란 어려워 보였다.

[봉인을 성공 적으로 옮겼다. 이제.. 드디어... 여기서 나갈 수 있어...]

이은지와 손을 맞잡고 있던 치히로는 미소를 지으며 사라졌다. 이제 그녀는 이은지의 몸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답답한 숲을 벗어나 망가진 세상을 둘러보며.

[클래스가 진화합니다!!]

[섀도워커가 섀도한냐로 변경되었습니다!!]

[본래의 클래스에서 진화한 것으로 판정! 레벨 다운 페널티가 삭제됩니다!]

[일부 스킬이 강제로 변경됩니다!]

[전체 스탯이 변경됩니다!]

[노예 이은지의 업적달성! ‘반인반요의 업’]

[노예 이은지의 업적달성! ‘그림자를 거니는 요마’]

[노예 이은지의 업적달성! ‘봉인을 잇는 자’]

[업적달성 보상을 선택하십시오.]

[업적달성 보상을 선택하십시오.]

[업적달성 보상을 선택하십시오.]

[경고!!! 플레이어 이은지의 노예낙인이 지워집니다!!!]

곧 이은지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이은하에게 앞으로의 주의사항을 알려주던 조준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그의 눈에도 이은지에게 보이는 알람이 똑같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노예낙인이 지워진다는 경고까지 함께.

“은지야!”

“오빠..!!”

조준은 자신을 향해 달려와 거의 3미터를 점프해 안겨드는 이은지를 가볍게 받아냈다. 그러곤 침을 꿀꺽 삼켰다. 안 그래도 조준은 가장 먼저 몸을 섞었던 이은지와 성하린에게 묘한 애착이 있었다.

비록 두 여인이 처녀는 아니었지만, 그런데도 그는 자기 손으로 가장 먼저 노예로 만든 성하린과 옆집에 살며 항상 눈독들이고 있던 이은지를 얻었을 때의 그 성취감을 잊지 못했다.

그런 고로 안그래도 애착이 있던 여자가 한층 더 예뻐져서 웃으며 달려오니 조준은 입이 귀에 걸릴 것 같았다.

‘은지가... 나를 배신할까..? 그럴리가 없지. 음문 새겨달라고 보채는 녀석인데...’

이미 한아람과 성하린의 예시를 보아 조준은 이은지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생각은 정답이었다. 그리고 그가 간과한 사실이 하나 더 있었는데 이은지는 오니가 된 순간 조준에게서 감히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기분 좋은 향기와 달콤한 기운을 느꼈다.

만마의 총애가 이은지에게 작용하고 있었다. 마치 강화영이 조준에게 푹 빠져 헤어 나오지 못 하는 것처럼. 안 그래도 장조준을 강렬히 원하던 이은지는 조준을 보며 이 남자야 말로 영원한 자신의 주인님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곧 두 사람은 서로를 부둥켜안고서 입을 맞췄다. 옆에서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이은하는 파렴치하다며 남조선인들은 다 이러는 거냐며 둘을 욕했다. 당황한 이주하가 겨우 이은하의 입을 막고 나서야 욕설이 멈췄다.

“은지야 고생했어.”

“네..! 오빠도, 다른 분들도 다들 고생했어요..!”

아까 보았듯 이은지는 종족이 바뀌며 동시에 클래스가 변경됐다.

섀도워커였던 그녀는 오니의 힘을 받아들이며 섀도한냐라는 융합직업으로 변경됐다. 그림자를 다루는 스킬들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거기에 오니로서의 다양한 능력들이 추가된 복합적인 클래스였다. 이건 이은지의 몸에 치히로가 기생하는 식으로 들러붙었기 때문에 생겨난 결과였다.

또한 클래스가 변경되었기 때문에 이은지의 레벨은 다시 1로 초기화 됐어야 했다. 하지만 클래스가 완전히 바뀐 것이 아니라 본래의 직업이 살짝 변형됐을 뿐이라 레벨 저하 페널티를 빗겨갈 수 있었다.

“그럼 또 레벨 업 한다고 난리 피우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지?”

“네! 완전 대박이죠!!”

조준은 이은지의 오른쪽 이마에 난 자그마한 뿔을 신기하다는 듯 만지작거리며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좀비 사냥하고 필드보스 잡으러 돌아다녀야 한다고 생각하자 벌써 피곤해지던 차에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안심했다.

그때 둘 사이로 다가온 성하린이 이은지의 볼을 만지작거리며 감탄했다. 그러자 다가오지 못하고 기웃 거리던 강희선도 기회다 싶어 다가왔다.

“와... 은지 언니... 피부 좀 봐. 무슨 애기피부잖아..”

“진짜네.. 대박.. 역시 탈인간이 좋은가 봐.. 그치?”

청월야수인 성하린과 숲지기인 강희선도 피부나 머릿결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마찬가지로 종족이 바뀐 이은지도 마치 몇 년은 더 어려진 듯 신체가 굉장히 젊어졌다.

‘정말 많은 걸 얻어가는구나...’

조준은 가슴벅찬 감동을 느꼈다. 그의 생각대로 이번 원정으로 조준은 다양한 종류의 노예들을 비롯해, 신의 우상과 이은지의 강화까지 이뤄냈다.

비록 중간에 카쉬낙스에게 착정당하다가 죽을 뻔하기도 했지만. 그는 만족스러웠다. 이제 무사히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조준은 감회에 젖어 신의 우상을 챙겼다.

조준이 신의 우상을 집어 드는 순간 알림이 떠올랐다. 숲에 있는 모든 인간들에게.

[신의 우상이 정체불명의 플레이어에게 탈취되었습니다!!!]

[신사의 봉인이 깨집니다!]

[신사의 거악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숲의 모든 존재들이 우상을 뒤쫓습니다!!]

[숲의 변두리에 8개의 출구가 생성됩니다!!]

[시간이 더 늦기 전에 숲을 벗어나십시오!]

이미 치히로를 이은지의 몸에 보냈기 때문인지 거악이 사라졌다는 알림이 떠올랐다. 다른 서버에선 신사에 봉인된 오니들과 한참 전투가 일어나고 있을 텐데 아시아 서버는 벌레 울음소리가 들릴 만큼이나 고요했다.

“와. 주군! 이제 드디어 끝이예요! 신난다!!”

하린이는 이제야 집에 갈 수 있겠다며 만세를 했다.

강희선도 돌아가면 며칠 잠만 자고 싶다며 기뻐했고. 이은지는 당장 마트에 가면 조준을 붙들고 음문 새기기에 돌입할 생각에 침을 질질 흘렸다. 하루 빨리 음문을 새겨 다른 여자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후우.. 드디어 끝이네.”

조준은 이번 주는 체셔를 만나지 못하겠다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그러곤 손에 들린 신이 우상을 자세히 확인했다.

[신의 우상: 우상을 활성화하면 이매망량의 침입을 막아 내는 광범위 결계를 만들어 냅니다. 한번 우상이 활성화되면 한 달간 결계가 유지됩니다. 계속해서 사용하기 위해선 지성체의 영혼을 하나 제물로 바쳐야 합니다.]

신의 우상은 한번 설치하면 영구적으로 결계를 치게 해주는 물건이 아니었다. 주기적으로 인신 공양을 해야 하는 물건이었다.

‘돌아가자마자 버섯인간들부터 키워야겠다...’

버섯 인간도 지성체로 취급된다. 좀비 시체만 있으면 무한히 증식하는 놈들이니 조준은 인신 공양에 대해선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

‘그런데 이게 단가? 뭔 업적도 없..’

신의 우상을 얻었는데 업적하나 안주는 치사한 놈들이라고 운영자들을 욕하려 하자 곧 그의 눈앞에 업적달성 알림이 떠올랐다.

[업적달성! ‘실종자들의 숲 공략’]

[업적달성! ‘일그러진 우상’]

[업적달성 보상을 선택하십시오.]

[업적달성 보상을 선택하십시오.]

“오.. 업적을 두 개나...!”

이은지의 업적까지 총 다섯 개의 업적을 얻은 조준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실종자들의 숲은 그에게 있어 보물창고나 다름 없었다.

“자, 그럼 신의 우상도 챙겼고. 이제 어서 집에 가자.”

집으로 돌아가자는 조준의 외침에 일행들은 다들 환호했다.

물론 여전히 가족걱정이 한창인 북한인 자매와 일본인들은 몇명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말에 불만을 표했지만, 이미 그들은 조준의 노예로 전락한 상태라 강하게 의견을 피력할 수 없었다.

곧 그들은 신사에서 나갔다. 이제 숲의 출구를 찾아 나가기만 하면 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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