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화 〉 189. 비교적 평화로운 시간
* * *
“꿀꺽..”
나를 보는 체셔의 눈빛이 상당히 요사스럽다.
마치 먹잇감을 쳐다보는 암사자의 눈빛 같다.
물론 그녀가 보고 있는 먹잇감은 당연히 나다.
‘따먹을 생각 만만이군...’
저렇게까지나 나를 좋아해 주니 참 좋다.
참 좋은데..
‘몸이 너무 피곤해...’
중요한 건 지금 내가 체력적으로 많이 딸리는 상태란 거다.
그리고 나는명백히 체셔보다 약하다. 근력도, 반사 신경도, 체력도 전부. 그러니 내가 이렇게 피곤에 찌들어 있는 중에도 체셔는 저렇게 팔팔한 거겠지.
더구나 이때까지는 항상 시간상의 제약으로 인해 2시간 이상 체셔와 뒹군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늘 체셔는 어딘가 아쉬워했었지.
아마 오늘 체셔는 그동안의 설움을 다 풀어내려고 할 거다. 금요일이 되기까지 시간이 제법 많이 남았으니까 남은 기간동안 섹스만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과연 이런 상태로 나는 체셔가 만족할 때까지 허리를 움직일 수 있을까?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평소의 나라면 체셔가 만족할 때까지 그녀와 뒤엉켜 놀아날 수 있지만 지금의 나는 그야말로 심신미약 상태다.
암시장의 지하층에서 며칠 시달리다가 이제 막 돌아왔기 때문에 완전히 녹초가 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여러모로 긴장도 풀려 버렸고, 뭔가 의욕을 내기 힘든 상태라고 해야 하나.
그래도 벌써 못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선 안 되겠지.
내가 이래봬도 에이낙스에게 붙들려 무한착정까지 당해봤던 사람이다. 더욱이 나가라자의 즙으로 정력이 더 높아지기도 했고 이것저것 잘챙겨 먹어서 정력도 일반인간보다 훨씬 높다.
그래, 힘들단 건 다 변명이다. 내 여자가 하고 싶어서 몸보신까지 준비해줬는데 겁쟁이 새끼처럼 물러설 수는 없는 노릇이지.
결국 이건 내 의지의 문제다. 겁먹지 말자.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다.
일단은 밥부터 먹어야겠다. 많이 먹고 힘을 내야지.
무엇보다 체셔에게 붙들려 인정사정 없이 잡아 뽑히기 전에 뭐라도 잔뜩 먹어둬야 오늘 밤을 무사히 넘길 수 있으리라.
“이, 일단 이것부터 먹고 나서..”
“응응. 어서 먹어. 후후후.”
나는 따끈따끈하게 김을 뿜고 있는 덮밥을 한입 먹었다. 외계에서 잡았다는 장어는 상당히 쫄깃하고 맛있었다. 소스도 뭔가 익숙한 맛이었고.
이거 물건이다. 암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먹거리 중에서 제일 퀼리티가 높은 물건 같다.
“체셔 이거 너무 맛있는데요..!”
“자, 여기 물도 마셔가면서 먹어.”
“네!”
“후후후..”
내가 허겁지겁 장어구이가 올라간 덮밥을 먹기 시작하자 체셔는 내 어깨를 은근히 쓰다듬으며 웃었다. 마치 키잡을 목표로 쇼타용사에게 호밀빵을 나눠주는 성녀님 같은 미소였다...
‘어? 이거.. 이거 이상한데.. 어어..’
그리고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어째서 체셔가 저런 미소를 짓는 건지 깨달았다.
외계 장어 덮밥을 먹으면 먹을수록..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마치 천년 묵은 산삼을 뿌리채로 씹어 삼킨 것 처럼, 고열량 음식을 위장에 때려부은 것 처럼 몸이 후끈 달아오르며 심장이 거칠게 펌프질했다.
무엇보다 아랫도리로 피가 몰렸다. 자지가.. 커진다. 터질 듯이!
“오. 오옷, 오오오오!!”
“후후후.. 효과가 있네.”
“체, 체셔!! 저한테 대체 뭘 먹인 거예요!!!”
“후후후.. 백살 먹은 노인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녀석이야. 혈기왕성한 조준이라면 아마 엄청나지 않을까 했는데 기대한 만큼 효과가 있어서 좋다.비싸게 주고 산건데 제 값을 한 느낌?”
“체, 체셔.. 끄르륵.. 저.. 자지가... 이상해요..”
“후후후훗..!”
체셔의 눈이 초승달 처럼 휘어졌다. 그녀는 음흉하고 음탕하게 웃더니 내가 앉아 있던 식탁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자, 잠깐!! 체셔!!”
“준아. 얌전히 있어야지. 읏챠.”
체셔는 그대로 내가 입고 있던 사각팬티를 벗겼다. 곳 엄청난 기세로 튀어나온 나의 자지가 체셔의 얼굴을 때렸다.
“준이 자지 엄청 커졌네?”
“흐어억..”
“자, 준아. 내가 빨아줄테니까.. 계속 먹던거 마저 먹어. 남기면 아까우니까.”
“체, 체셔.. 자, 잠깐.. 흔들지 마요.. 흐윽...”
민감도까지 높아진 건지 체셔가 자지를 붙잡고 대딸을 치기 시작하자 나는 허리가 뒤로 빠지며 의자에 주저 앉았다. 내 입에서 침이 한방을 떨어져 자지에 닿았다.
그와 동시에 체셔는 내 귀두를 까끌까끌한 고양이 혀로 핥으며 빨기 시작했다.
쪼옥. 쪼옥. 쭈룹. 쭙.
쭈왑. 쭈왑. 쪼옥. 쪽.
“흐읏. 흐앗. 으어억.. 체, 체셔.. 저..”
“쭈옵. 응. 싸.”
나는 체셔의 머리를 끌어 안듯이 짓누르며 사정했다.
뷰룻 뷰룻 뷰루룻...
“하아... 하아..”
“꿀꺽.. 후우. 잘했어.”
“체, 체셔.. 지금.. 저 조교하는 거예요?”
“후후후. 어머,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준이가 내 주인님인걸?”
“주, 주인님이라고요..?”
“후후후. 주.인.님.”
“허어...”
체셔는 의자에 못 박힌듯 주저 앉아 있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그러더니 내 이마에 입술을 쪽 맞추더니 해맑게 웃으며 아람이를 닦고 있던 에일라에게로 갔다.
‘미치겠다. 개쩔었어..’
나는 침을 쓱 닦고선 잠든 아람이의 젖을 주무르며 꺄르륵 웃고 있는 에일라와 체셔를 쳐다봤다. 그러고 보니 팬티 차림인 체셔 못지 않게 에일라도 노출도가 상당히 높은 옷 차람이었다.
‘박스 티에 돌핀 팬츠라.. 방금 전에 체셔의 펠라치오에도 별 반응이 없는 것도 그렇고.. 에일라도 나랑 할 생각 만만인 거 같은데..’
평소 고딕한 복장만을 고수하던 에일라는 지금 웬일인지 체셔의 옷을 빌려 입은 상태였다. 심지어 보란 듯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그녀의 뽀얀 허벅지와 허리를 숙일 때마다 가슴골이 드러나며 보일 듯 말 듯 한 젖꼭지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거기다 팬티에 노브라 반소매 티만 입은 체셔도 상당했고.
애초에 두 사람 다 오늘 나를 정신 없이 따먹을 생각이었던 것 같다.
특히 별로 티는 안내지만 에일라도 묘하게 적극적인 모습이라 조금 새로웠다. 내가 느끼기에 에일라는 이런 쪽으론 좀 철벽을 칠 줄 알았는데.. 뭐랄까 은근히 나를 유혹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자는 중에 몰래 따먹고 모른 척 그냥 잘해 줄 생각이었는데... 상대가 저리 저돌적으로 나오니 깨어 있을 때도 따먹고 잠들었을 때도 따먹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외계 장어가 선사한 정력증강 덕에 나는 지금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딱대.. 흐흐흐..”
체셔와 에일라를 양옆에 끼고 무자비하게 박을 생각을 하자 벌써 자지가 한껏 부풀어 올라 움찔거렸다. 싼지 얼마나 됐다고 난리가 났다.
못참겠다. 나는 얼른 얼마 남지 않은 장어덮밥을 위장에 쑤셔 넣었다.
“후우..”
버섯수로 입을 헹구고 양치질하기 위해 욕실로 들어갔다.
밥 먹고 바로 키스를 갈길 만큼 매너 없는 인간은 아니니까.
“으앗!! 이거 놔!!”
“먼저 손 때란 거시와요!!”
“야, 너희들 뭐 하냐?”
“네에..? 아.. 주인..?”
그런데 욕실로 들어가자 케케르와 케시아가 서로를 밀어내듯 투덕거리고 있었다.
“너희 시발 지금 싸우냐?”
“아, 그게.. 물 온도가 서로 안 맞아서.”
“뭐?”
듣자 하니 케케르는 차가운 물에 들어가고 싶어 했고, 자해중독인 케시아는 뜨거운 물이 피부가 상한다며 뜨거운 물에 들어가 있고 싶다는 모양이다.
보아하니 양서류인 케케르와 어류인 케시아 둘 다 차가운 물에 들어가야 될 것 같은데.. 케시아가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아.. 치고받고 싸우진 마라. 적당히 가위바위보해.”
나는 괜히 신경 쓰기 귀찮아서 대충 승부를 보라고 말했다. 빨리 양치하고 나가서 체셔와 에일라 따먹어야 한다.
“예? 가위 바위? 그건 뭔가요?”
“물라? 그걸 몰라?”
“처음 들어 보는 거시와요. 가위바위보?”
그런데 놀랍게도 이세계 출신이라 할 수 있는 케케르와 케시아는 가위바위보를 몰랐다. 하긴, 이것도 지구인 기준에서의 상식이지 저들은 전혀 다른 문명에서 살아왔으니 모를 만도 했다.
메르처럼 인간사회를 잘 알고 있었다거나 에일라와 체셔처럼 지구문명에 대해 미리 공부해 지식을 가진 경우가 아니고서는 당연히 모르겠지.
“잘 봐.”
나는 양치를 하며 두 사람에게 가위바위보의 간단한 규칙을 알려 줬다. 그러자 케케르는 마치 엄청난 게임을 배운 사람처럼 케시아를 손가락질 하며 외쳤다.
“결투를 신청하겠사와요!!”
“조, 좋아! 지지 않을 거야..!!”
케케르의 결투 신청에 호기롭게 팔짱을 끼고서 콧김을 내뿜는 케시아.
욕조 물 온도 가지고 무슨 거창하게 결투를 하는 건지... 더욱이 그 결투란 게 고작 가위바위보라는 점이 웃겼다.
“주인! 심판을 봐주시는 거시와요!!”
“어. 아게으니까. 빠리해. 퉷. 나 바빠. 양치 끝나면 바로 나갈 거야.”
곧 서로를 노려보며 대치 상태에 돌입한 케씨 듀오.
“가위!”
“바위!!”
“보!!!!”
빠를 낸 케시아. 묵을 낸 케케르.
그런데 케케르는 케시아가 빠를 내는 것을 본 순간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펼쳐 억지로 찌를 만들었다.
“바, 반칙!!! 주인님!!! 이 새끼 반칙해요!!!”
케시아가 발작하며 케케르를 손가락질 했다. 동시에 이건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는 듯 나를 쳐다보는 케시아. 무슨 유치원생들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어 그래. 케케르 반칙패. 어디서 그런 개수작을 부려.”
“아, 아니 이것은..!!”
나는 물로 입을 헹구며 케케르에게 패배를 선고했다.
“이, 인정할 수 없사와요!! 이건 케시아 당신의 반속이 느려서 진거예요!!”
“끼에에에!!! 아니야!!! 내가 이긴 거라고!!! 뜨거운 물 틀어!!!”
다시 서로의 머리끄덩이를 붙잡고 싸우기 시작한 케케르와 케시아.
나는 그녀들을 향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욕실 밖으로 나왔다.
“아, 준아.”
밖으로 나가자 체셔가 웃으며 나를 불렀다.
그녀의 손에는 영혼추출기가 들려 있었다.
“오, 지금 넣어보려고요?”
“응. 할 건 다 해 놓고 놀아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확실히 밀린 일들을 다 처리하고 질펀하게 노는게 낫겠다.
“체셔, 엎드려 봐라. 내가 놔줄 테니.”
“그래줄래?”
에일라의 말에 체셔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영혼추출기를 넘겨 줬다.
“자, 그럼..”
에일라는 체셔의 오른쪽 어깨에 영혼추출기를 꽂아 넣었다. 바늘이 꽤 커서 그런지 한줄기 피가 흘러내렸다.
“넣는다.”
“응. 와줘.”
곧 추출기 내부에 들어 있던 체셔의 영혼이 주입되기 시작했다. 너무 빠르지 않게, 천천히. 체셔의 몸으로 다시 집어넣어지는 그녀의 영혼 조각.
“끄으윽...”
체셔는 식은땀을 흘리며 신음소리를 냈다. 뭔가 상당히 고통스러워 보였다. 영혼 조각이 몸 안으로 들어갈 수록 더욱 그녀의 몸부림이 커졌다.
“조준! 체셔를 꽉 붙잡아.”
“아, 예!”
나는 몸부림치는 체셔를 뒤에서 끌어 앉았다. 그녀의 엉덩이에 자지가 문질러져서 정신이 나갈 것 같았지만.. 이악물고 버텼다.
“아, 아파.. 아파.. 이상해.. 이거.. 느낌이.. 이상해.”
“체셔, 진정해요. 곧 괜찮아질 거예요..”
“주, 준아.. 으으윽!! 꺄흐읏!!”
“에일라!! 이거 괜찮은 거 맞죠?”
“응. 아마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던 영혼이 다시 주입되는 거라서, 기존에 있던 것과 동기화 되는 중일 거야. 서로 잘 뒤섞이면 괜찮아질 테니까 너무 걱정할 건 없어.”
에일라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체셔의 표정이 편안 해졌다.
“하아.. 하아..”
“체셔. 이제 좀 괜찮아요?”
“응. 괜찮아. 아주 좋아. 아주. 굉장히.. 하아.”
체셔는 내품에 안긴 채로 기지개를 켰다. 그러곤 내 자지에 엉덩이를 비비적거리며 꺄르륵 웃었다.
“준아. 뭔가... 내 안에 있던 힘이 한층 더 커진 느낌이야.. 지금이라면 레이저 기관총을 25분 동안 쉬지 않고 난사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오오..”
없어졌던 영혼의 반쪽을 되찾은 체셔는 한층 더 마력량이 증가한 모양이었다.
체셔는 강화됐다.
내가 장어덮밥을 먹고 정력을 회복한 것 이상으로..
아마 예상대로 나는 정신 없이 착정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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