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화 〉 릴리스 아슈타로테 (4)
* * *
“으... 머리야...”
시큰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킨다. 머리통을 쪼개는 듯한 통증은 마치 생리를 머리로 하는 기분이었다. 둘이 다른 점이라곤 윗대가리가 아픈지 아랫대가리가 아픈지 정도의 차이일 것이다.
물론 위쪽이랑 달리 밑은 대가리라고 부를만한게 없기는 했다.
그래도 남자의 자지도 제2의 뇌 소리를 듣는데 보지도 비슷? 하지 않을까?
이딴 생각이나 떠오르는 걸 보니 아무래도 술기운이 덜 빠진 모양이었다. 하긴, 그러니까 머리가 이렇게 아프겠지.
“이래서 작작 마셔야 하는 건데... 내가 다시는 입에 술을 대나 봐라...”
대체 몇 번인지 모를 후회였고 다짐이었다. 언제나 지켜진 적이 없어서 문제지. 그런 생각을 하며 쓴웃음을 지은 릴리스는 주변을 둘러봤다.
“...근데 이 새끼 어디 갔어?”
불과 어제 처음 만나서, 그 날 바로 양자로 삼아버린 인간 녀석이 보이지 않았다.
강 한조.
강한 좆이라고, 자칫 잘못하면 그렇게 들리거나 말해버릴 것만 같은 이름을 가진 인간. 그래서 그냥 냅다 디스펜서의 예명으로 직접 강한 좆이라고 결정해버렸던 녀석이. 이름만큼이나 존나 큰 자지를 다리 사이에 달고 있는 녀석이 보이지 않았다.
“배은망덕한 새끼... 내가 일어나면 막 찬물이라도 떠오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물론 서류를 제출해서 법적으로 정말로 부모자식 사이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구두로 맺은 계약도 엄연한 계약이었다. 법으로는 몰라도 인의상으로는 내가 어머니인 것이다.
더군다나 없어서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다는 엘릭서도 3병이나 먹여주고, 레벨 드레인이라는 서큐버스의 비전 비스무리한 것을 넘겨주기까지 했으니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그를 버려버린 것으로 알려진 친모보다도 더욱 어머니다운 일을 해준 셈이었다.
근데 이 새끼는 기껏 지 생각해서 같이 술을 마셔준 새어머니가 숙취에 괴로워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듯이 자리를 비워버렸다.
“자지만 존나 큰 씹새끼...”
욕지거리를 내뱉으면서도 몸을 일으켰다.
밤새도록 처마신 것이 있으니, 내보내야 하는 것도 있어야 하는 법이었다. 아무리 스물둘의 영웅이니 뭐니 하는 소리를 들어도 생물의 영역에서 벗어나 버린 것은 아니니 당연했다.
즉, 소변이 마려웠다.
누군가는 서큐버스나 흡혈귀, 뱀파이어들을 보며 악마니 뭐니 하지만, 그딴 건 다 개소리였다. 차원이 다른 곳에서 살아갔을, 그저 그 세계에서는 평범했던 종족들이 태반이지 진짜 악마 같은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존재는 아직까지는 발견된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그 망할 년과 같은 드래곤 정도나 그들이 말하는,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무언가에 가장 가까울 뿐. 그마저도, 그들도 결국에는 생물의 영역에 들어있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물론, 세계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사람으로 인정한 수많은 종족 중에서는 생물의 영역에 들어있지 않은 종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건 진짜 극히 일부에 불과했으니 넘어가고...
아무튼, 설령 릴리스 같은 존재라도 생리현상은 별수 없다는 소리였다.
그래서 화장실로 향하기 위해 침대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뭔가 허전한데?”
주로 아래가.
부스럭거리며 이불에서 벗어나자마자, 밑으로부터 느껴지는 찬 공기가 뭔가 너무 개방감이 넘쳤다.
마치 치마 밑으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것처럼.
“...아냐, 분명히 입었을 텐데?”
매번 신입 디스펜서의 후보가 올 때마다 벌이는 지랄을 빼고서는, 자신에겐 노출을 즐기는 취향 같은 건 없었다.
디스펜서가 될 수 있는 조건 중에서는 상대가 이종족이든 뭐든, 어떤 압력이 있든 말든 ‘발기’할 수 있는지 아닌지가 무척이나 중요한 법이었다.
애당초 발기를 하지 않으면, 당연히 사정도 할 수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검사를 담당하는 날에는, 스물둘의 영웅이라는 위명 탓인지 백이면 백, 후보랍시고 온 인간들이나 오크들이나 자지를 세우기는커녕 벌벌 떨다 탈락해버리고 말아버리니, 하는 수 없이 그런 쇼를 벌여야만 했다.
그러면 백의 하나 정도는 정신줄을 놔버린 녀석이 생기기도 하니까.
잔뜩 발기한 자지를 자기에게 박아보겠답시고 달려들거나 하는 멍청이들.
그런 멍청이들을 가볍게 제압해서,그 뒤에는 마법을 사용해서 불알이 텅텅 비어버릴 때까지 죄다 쥐어짜 버리고서는, 정액에 깃든 정기가 기준치에 적정한지 확인하고, 그렇게 검사마저 통과한 새끼가 있다면, 그제서야 그 녀석은 디스펜서가 될 수 있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아무리 그래도 거기까지 하는 게 맞나 싶기는 했다. 그런데, 몇 번의 검증 끝에 무엇보다도 확실했던 것이 그 방법뿐이라서 어쩔 수 없었다.
어차피 그렇게 검사가 끝난 뒤에는 기억을 지워버렸으니 아무래도 좋은 일이기도 하고. 어차피 기억도 못 할 텐데 보지 정도야 얼마든지 보여도 그렇게 부끄럽진 않으니까.
보기만 하는 거라면, 어차피 지워질 기억이라면, 말 그대로 ‘닳지’ 않는 것이다.
이번에는 예외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보지를 보여놓고서도 기억을 지우지 않은 존재가 생겨버리긴 했지만.
그런 점에선 릴리스는 서큐버스치고는 매우 정숙한 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애당초 처녀이기도 하니 정숙이니 뭐니 할 필요도 없지만.
물론, 주로 입고 다니는 옷은 비교적 노출도가 높은 편이긴 했다. 하지만 이것도 이유가 있었다. 어디까지나, 컨셉으로 그렇게 입고 다니는 것이었으니까.
음마들의 여제.
서큐버스 중의 서큐버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맞춘, 컨셉질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백만이 넘는 서큐버스 종족을 대표하고 있는 존재였다.
그런 자신이, 음마의 여제라고 불리는 서큐버스 중의 서큐버스가 사실은 한 번도 뚫린 적이 없는 처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건 본인만이 아니라 서큐버스들의 위상에도 꽤나 큰 타격이 있을 일이었다.
생각보다 별거 아닌 건가? 그런 이미지가 생기는 것만으로도 제 분수도 모를 병신들이 날뛰고도 남을 만큼, 혼란스러운 세상이니.
인터넷에서 사실 서큐버스는 정액이랑 우유도 구분 못 한다는 헛소리가 사실인 것처럼 퍼졌을 때도, 뭣 모르고 서큐버스에게 장난을 쳤다가 혼쭐이 나는 인간들도 있었으니 걱정하는 거야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자신이 어릴 적엔 정말로 우유를 정액이라 믿었던 적이 있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어릴 적에 불과했으니 예외였다.
아무튼 서큐버스의 종족 특성인, 섹스를 하면 할수록 상대방의 힘을 빼앗아 강해질 수 있는 레벨 드레인과 자신이 서큐버스 중에서도 유달리 강한 힘을 지니고 있던 것.
그 둘 때문에 생겨버린 자신의 이미지에 맞춰서 행동했을 뿐, 본인에게 딱히 노출증 같은 변태적인 취향은 없다는 소리였다. 물론, 아주 컨셉인 것도 아닌 게 평소에 입고 다니는 옷들도 나름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컨셉질로 입고 다니던 옷들이 생각보다 자신의 마음에 들었던 것과 평소에도 속옷을 벗고 다니는 변태인 것은 아예 다르니까.
근데...
왜... 밑이 허전할까?
아니지, 아닐 거야. 릴리스. 네 나이가 몇인데. 술 좀 퍼마셨다고 그랬겠어?
그렇지? 릴리스.
나, 나 믿는다?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치마 밑으로 손을 넣어봤지만 걸리는 것이 없었다.
분명히 있어야 할, 팬티가 전혀 손에 잡히는 일은 없었다.
“릴리스...!!”
자신에게 배신당한다는 충격에 릴리스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니, 대체 왜? 내가 술버릇이 그렇게 나빴나?
아니, 그 정도는 아니었을 텐데. 그랬더라면 진작에 술을 끊어버렸을 것이다.
“아.”
그때 떠오른 것은, 밤중에 자신이 저지른 일들에 관한 것들이었다.
잔뜩 취해서, 그러다가 강한조. 그 자식이 하는 헛소리에 열이 뻗혀서 그대로 팬티를 벗어던졌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다음은 더더욱 가관이었다.
그렇게 팬티를 벗어 던지고서 침대에 걸터앉은 자신이 저지른 짓은, 그 정도야 그럴 수도 있는 거지, 하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훨씬 더한 것이었으니.
보지? 어차피 보여준 적이 있으니 괜찮았다.
그 정도야, 언젠가는 자신의 뒤를 이어서 대신해서 열심히 갈려 나갈 것을 생각하면 그 정도의 서비스는 해줄 수 있다고 넘어갈 수 있었다.
애당초 그런걸 어디서 떠벌릴 성격인 녀석도 아니었으니. 이후에 기억을 지워버리기는 했지만, 보지야 이미 잔뜩 까봤기도 했고.
그러니까, 거기까진 괜찮았다.
뭣보다 이미 그러한 계약까지 하지 않았는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들었던 녀석에게. 만약에라도 정말로 자신의 뒤를 잇게 된다면. 그땐 무엇이든지 들어주겠노라고. 설령 자신의 몸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하겠노라는 약속을.
고자새끼가 아닌 이상, 분명 내 몸을 원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녀석은 고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나름대로 엄격하게 가려뽑는 디스펜서 중에서도 출중한 정력을 지니고 있는 편이었다.
그런만큼, 당연히 그 날이 오게 되면... 그렇게 될 것이 분명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때도 내가 왜 그딴 약속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야, 녀석이 마음에 들기는 했다.
다른 디스펜서들, 그리고 여태껏 보아왔던 디스펜서들의 후보와 달리 자신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떳떳하게, 그런 눈으로 자신을 보았던 이들은 몇 없었으니.
더군다나, 권력, 힘, 그리고 성욕.
그 모든 것에. 자신의 욕망에 더없이 솔직한, 갈망하는 눈을 하고 있는 것은 그 녀석이 유일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후계, 즉 아이로 삼아버렸던 건데.
그런데 난 왜 그런 약속까지 했던 거지?
아무리 서큐버스의 종족이 문란하다고는 해도, 부모자식간의 그런 일은 벌이지 않는 법이었다.
설령 그게 피가 이어지지 않은, 남남이라고 할지라도ㅡ
‘아니, 대놓고만 안 하는 거지 찾아보면 있기야 하겠지만...’
세상에 절대라는 건 없는 법이었으니.
그리고 스스로가 말하는 것은 좀 뭐하지만, 서큐버스가 문란하고 음탕한 건 사실이었으니까.
근데, 그거랑 이거랑은 좀 이야기가 다르지 않나?
이거랑 그거랑은 전혀 다르지 않나??
그나마 떠올릴 수 있는 이유는, 그렇게 하면 분명 동기부여가 될 테고, 더 열심히 노력할 테니까, 딱 그 정도에 불과했다.
근데, 겨우 그거 때문에, 아무리 거의 공수표나 마찬가지라고는 해도... 여태껏 지켜온 내 처녀마저도 주겠다는 약속을 해버렸다고?
물론,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녀석이 내 뒤를 이어서, 후계자를 자칭하며 내 자리를 이을 정도로 성장한다면야... 썩 나쁘지는 않을 일이었다.
얼굴도 그 정도면 볼만하고, 몸도 건장했다. 더군다나, 자지도 존나 컸다.
비록 아직까지 처녀기는 하지만, 자신 역시도 서큐버스는 서큐버스였다. 자지가 크다는 건 큰 가산점이 되는 부분이었다.
‘정액도, 제법 내 취향인 맛이었고.’
녀석을 내려보내고서, 검사를 위해 모아뒀던 정액을 살짝만 찍어 먹어봤을 때 안 것이었지만, 녀석의 정액은 꽤 마음에 드는 맛이었다.
가공하지 않은, 생 것으로 먹어보는 정액은... 생각해보니 그 녀석 것이 처음이 아닌가?
"......"
내가 왜 그랬지?
...아니다. 어차피 가공했다고는 해도, 정액은 서큐버스로서 당연하다는 듯이 먹어왔던 것이었다. 생으로 먹었다는게 그리 중요한 건 아니었다.
중요한 건, 그래.
맛이지.
정액의 맛은 서큐버스로서는 중대사항이었다. 정액이라고 다 같은 정액인 것은 아니였으니까.
그 날의 몸 상태로도 휙휙 바뀌곤 하는 것이 정액의 맛이었다.
그런 점에서, 제법 괜찮은 녀석인 건 확실했다.
애당초 기본 베이스인 맛도 자신의 취향일 뿐더러, 강 한조, 그 녀석이 더욱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그래서 품게 되는 힘이, 생명력이 더욱 많아질수록 서큐버스와 같은, 정액을 탐미하는 종족으로서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존재가 되어갈 테니.
와인이 시간을 들여가며 숙성하듯이, 녀석도 점점 더 무르익어갈수록, 그렇게 되어갈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치면, 아직 뭣도 모를 애송이일 때 계약부터 박아둔 게 이득일 수도 있었다.
근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설령 그러한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취해버려서, 보지를 보여준 것도 모자라서 스스로 그 안쪽 너머를, 내가 처녀라는 증거를 보여버린 것은 다른 이야기였다.
“...아, 아아아악!! 미친년, 미친년아아아!”
떼굴떼굴, 침대 위에서 마구 몸부림쳤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쪽팔림이 몰려와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몸부림치던 릴리스는 이내 대짜로 뻗어서 한숨을 내쉬었다.
“애미.”
아무리 개지랄을 떨어본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됐다. 뭐, 아무래도 좋아졌어.”
살다 보면 뭐 이런 일도 있는 게 아닐까?
우선 그딴 것보다는, 어디다 벗어던졌는지도 모를 팬티나 찾아서 입고서 화장실이나 냉큼 다녀오기로 했다.
“읏챠.”
대충 몸을 튕기며 반동으로 몸을 벌떡 일으킨 릴리스는 침대 주변을 살펴봤다.
널브러진, 밤중에 존나게 달린 흔적들이. 내용물이 죄다 빨린 맥주캔들이 보였다. 마찬가지로 내용물이 탈탈 털려서 아무렇게나 버려진 과자봉지도 잔뜩 보였다.
근데, 내 팬티는 왜 안 보이는데?
“...침대 밑으로 들어갔나?”
귀찮은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침대 밑을 살펴봤지만. 침대 밑에도 분명 이 방 어딘가에는 있어야할 팬티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씨발. 내 팬티 어디 갔어?”
더 안쪽에라도 들어갔나 싶어서, 그대로 머리를 집어넣고서 침대 밑을 살펴보던 릴리스의 귓가에 띠로링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이윽고,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낡은 현관문을 여는 소리를 듣고서. 릴리스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던 강 한조, 그 망할 아들 녀석이 돌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있는 거라고 자기합리화를 시전했지만, 그래도 당장 마주하기엔 꺼림칙한 아들내미의 귀환에 퍼뜩 몸을 일으키려던 릴리스는, 자신이 침대 밑에 대가리를 박고 있었단 사실을 까먹어버렸다.
쿵...!
“윽...!”
그대로 침대 밑에 대가리를 박아버린 릴리스. 그리고, 덕분에 들려온 소리에 밖에서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 일어났어요? 그보다 이게 뭔 소리에요?”
“안돼, 잠깐만...! 기다려봐!”
급하게 머리를 빼내려고 했는데 어디가 잘못 걸렸는지 빠지질 않았다. 힘을 줘서 빼낸다면야 당연히 가능한데, 그러면 침대가 폭삭 무너질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녀석이 들어온다?
침대에 머리를 박고서, 엉덩이만 내민 볼품없는 꼴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심지어, 노팬티로 그러고 있는 모습을.
“아니, 씨발...! 야, 지금 들어오면 가만 안 둔다...!”
“여기 제 집이고, 거긴 제 방이거든요? 그보다 아까 그 소리는 대체 뭐...”
벌컥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아침이나 차릴 테니까 편하게 일 보세요.”
덜컥, 하고 다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뒤에서야 침대 밑에서 머리를 빼낸 릴리스는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봤다.
“애미 씨발...”
살면서 처음으로 겪어보는, 좆같은 아침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