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화 〉 엄마가 뿔났다 (1)
* * *
팡♡ 팡♡ 팡♡
허리를 흔드는 내 밑에 깔린 에일레야가 연신 신음을 토해냈다.
“흣♡ 응핫♡ 핫♡ 조앗♡ 역시...♡ 이 자지, 최고옷...♡ 배가 터질 것 같아서엇♡ 하앗♡”
방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볼 수 있었던 건, 내가 오는 것을 기다리며 자위중이던 에일레야였다.
방에 구비되어있던 딜도, 그래봤자 내 자지에는 미치지 않는 크기였던 딜도로 스스로 보지를 쑤시고 있던 에일레야를 보게 됐을 때 직감했다.
쉬긴 글렀구나, 하고.
덕분에 전희나 하면서 좀 추슬러고 했던 내 계획은 시작부터 박살이 나버리고, 곧바로 쥐어짜이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의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씨발, 힘들다고 못 한다고 할 수도 없고.
힘든건 어디까지나 내 사정이지, 에일레야가 알 바는 아니었으니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서 캔슬했으면 모를까, 이미 다 왔는데, 더군다나 잔뜩 기대하고 있던 에일레야한테 이제와서 못한다고 말하라고?
내 얼굴에 에일레야의 손톱으로 사 차선이 그어질 일이었다.
지랄도 그런 개지랄이 없다는 소리였다.
하는 수 없었다. 한 알에 백만 원이나 하던 정력제의 힘을 믿고서, 연신 허리를 놀렸다.
“앙♡ 아앗♡ 조금만, 앗♡ 흐앗♡ 조금만...♡ 앗♡ 더...♡ 앗♡ 아아앗...♡”
부르르, 떨리는 에일레야의 꼬리가 보였다.
이윽고, 강하게 수축해오는 에일레야의 보지가 자지를 조여왔다.
갔구나.
하지만, 한 번 보냈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한 번 보내고 나서가 더 위험하다는 걸 이미 겪어봐서 알고 있었다.
“하앗♡ 하아...♡ 흐우으...♡”
어깨를 들썩이며 호흡을 고르는 에일레야와, 그런 와중에 스으윽, 하고 내 허리에 감겨오는 에일레야의 꼬리가 보였다.
“다음은... 읏♡ 좀 더, 붙어서어...♡”
가버린지 몇 분도 안돼서, 곧장 2회차로 넘어갈 정도로 개쩌는 회복력을 지닌 것이 웨어비스트, 그것도 늑대인간의 특징이었으니까.
꾸우욱♡
더욱이, 한층 더 강하게 내 자지를 조여오는 에일레야의 보지에, 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회복력만 개쩔면 몰라도, 흥분하면 흥분할수록 더더욱 신체 능력이 강해지는 것이 늑대인간의 특징이기도 했다.
정신적 고양이 곧 신체 능력의 강화로 이어지는, 종족 특성.
가면 갈수록 더 위험해진다는 소리였다.
“응? 부탁할게...♡”
그런 내게 에일레야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붙어서라.
이미 에일레야랑은 해봤으니 그녀가 선호하는 체위야 잘 알고 있었다.
후배위, 그것도 극단적으로 몸에 달라붙다시피 하는 후배위.
흡사 개새끼들이 접 붙는 듯한, 개과의 짐승들이 교미할 때나 할법한 체위를 에일레야는 좋아했다.
웨어비스트, 그것도 늑대인간인 그녀라서 그런 걸까?
뭐,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고객이 그걸 원한다니, 해줘야지 별수 있나.
엉덩이를 걸쳐 붙잡고 있던 손을 떼어내서, 에일레야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리고 최대한 가까이, 에일레야의 엉덩이에 붙다시피 하며 자지를 안쪽으로 밀어 넣으며 말했다.
“이렇게 말이죠?”
“응♡ 응♡ 그거엇♡ 아♡ 씨파알...♡ 존나 조앗...♡ 흐읏♡”
좋아하니 다행인데.
이 체위의 문제는, 움직이기가 무척이나 불편하다는 사실이었다. 말 그대로 서로 딱 달라붙다시피하고 있는데 움직이기 편할 리가 없었다.
그래도 뭐, 문제는 없었다.
안 움직이면 그만이니까.
꾸욱♡
꾸우욱♡
허리를 흔드는 대신에, 에일레야의 보지 깊숙이 밀어 넣은 자지로 그녀의 자궁구를 꾹, 꾹 눌러주었다.
“하악♡ 핫♡ 이거야...♡ 이거...♡ 자궁구에, 문질문질해서어♡ 역시, 극태 자지 최고옷...♡”
근데 이것도 문제가 있었다.
꾹, 꾹하고 자지로 자궁구를 문질러대는 게, 이 자세로 허리를 흔드는 것보다는 편하기야 한데...
이게 보기보다 엄청 기분 좋아서 문제였다.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남성기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귀두로 문질러대는건데 기분 좋지 않을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그냥 문지르기만해도, 사방에서 조여오는 보지가 꾹꾹하고 자지를 물어오는데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존나 쌀 것 같았지만, 어떻게든 참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학♡ 핫...♡ 앗♡ 아앗...♡”
꾸욱, 꾸욱하고 조여드는 에일레야의 보지. 다시금 부풀어 오르는 꼬리를 보고서 그녀가 가려는 것을 알아차린 내가 말했다.
“저도 슬슬 쌀 것 같은데, 싸도 되죠?”
“응, 으읏♡ 흐으읏♡”
가기 직전이라서 대답하기 힘든지 신음을 내뱉는 에일레야. 그런 에일레야의 대답 대신에 내 눈앞에서 말려 올라간 꼬리가 동그라미를 그리는 것이 보였다.
꼬리를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게 조금은 부러웠다.
아무튼, 허락이야 떨어졌으니.
“캬으윽?!♡”
꽈악, 하고 에일레야의 허리를 감싸안고 있던 두 팔에 힘을 가득 실었다. 어차피 내가 존나 힘을 줘봤자, 에일레야야 끄떡도 하지 않을 테니 최대한 강하게.
그리고, 그대로 위에서도 허리를 내려눌렀다.
“흐옷♡ 옷...♡ 오옷♡ 이거어♡ 씨입...♡ 존나...♡ 흐으읏♡”
배를 강하게 감싸 안으며, 무게를 실어 압박하자 자지를 조여오는 에일레야의 보지가 더더욱 조여드는 것이 느껴졌다.
“흐읏♡ 흐으읏...♡”
이윽고, 부르르 떨기 시작하는 에일레야를 보고서.
나는 참고 있던 정액을 그런 에일레야의 자궁에 들이부었다.
뷰릇♡ 뷰릇♡
자궁구에 붙다시피한 자지에서 쏟아지는 정액들이, 그대로 에일레야의 자궁을 채워 넣는 것이 느껴졌다.
뷰릇, 뷰릇하고 내 자지가 정액을 토해낼 때마다, 내 팔이 닿고 있는, 에일레야의 자궁이 있는 곳이 떨리는 것이 느껴졌으니.
“흐으...♡ 흐읏...♡ 하아...♡”
븃...♡ 뷰...♡
끝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전부 안에 싸고 나서야, 에일레야의 허리에 얽고 있던 팔을 풀어주었다.
굳이 에일레야가 가는 순간에 사정한 이유는 별 거 없었다.
가는 것과 동시에 사정해주면 뭐라고 해야 할까, 그나마 조금 얌전해진다고 해야 하나. 다음까진 꽤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이유야 어쨌거나, 아무튼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 수 있게 됐으니 좋은 일이었다.
이틈에 조금이라도 쉬어두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여전히 에일레야의 보지에 자지를 박아넣은 채 숨을 고르고 있을 때였다.
스윽, 하고 다시금 내 허리를 감아오는 에일레야의 꼬리.
아니, 벌써?
“흐아...♡ 어쩜... 전보다 더 좋아지지...♡”
꾸우욱, 한층 더 조여오는 보지에 사정한 직후였던 자지가 무참하게 쥐어 짜여왔다.
“흡...”
더는 나올 것도 없는데, 빨리 정자를 더 내놓으라고 말하듯이 자지를 짜내려 드는 에일레야의 보지에 숨을 들이켰다.
그런 나를 보며, 뒤를 돌아본 에일레야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직... 더 할 수 있지...? 그렇지...? 응? 아직도, 이렇게나 단단하니까...♡”
꾸욱, 꾸욱♡
보지로 내 자지를 조여오며 말하는 에일레야.
그런 에일레야의 꼬리 끝이 살랑살랑, 내 옆구리를 간지럽혀왔다.
쉬긴 글렀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금 에일레야의 허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다시금, 그런 에일레야에게 자지를 밀어 넣었다.
뷰르릇♡
다시금 에일레야의 가장 깊숙한 곳에 정액을 토해내는 자지. 그런 내 자지를 마구 조여오는 에일레야의 보지에 한가득 사정하고 나서야, 추욱하고 엎어지는 에일레야가 보였다.
“흐으... 후읍...”
그런 에일레야의 위에서 한참을 숨을 고르고서, 나 역시 보지에서 자지를 뽑아내고서 뻗어버린 에일레야의 옆에 엎어졌다.
씨바아알...
뒤질 거 같애...
“흐우으...♡”
옆을 보자, 만족스러운 얼굴로 잠에 든 에일레야가 보였다. 어디 피곤해 보이는 기색도 하나 없었다. 오히려 피부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게, 몸보신 한 번 제대로 한 듯 보였다.
세상 편해 보이는 얼굴로 잠이 든 에일레야를 보고서 생각했다.
발정기라고 했던가.
웨어비스트, 즉 수인인 종족에게 한 해에 몇 번씩이나 찾아오는 발정기. 이때의 웨어비스트들은 말 그대로 발정이 나서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을 보낸다고 들었다.
배우자가 있다면 상관이야 없었다.
어차피 웨어비스트들의 발정기의 주기는 암컷이나 수컷이나 서로 엇비슷하니, 발정기가 났다고 한들 서로서로 해결해주면 그만이니까.
근데, 배우자가 없는 웨어비스트들은 그동안 온종일 자위나 하면서 방에 처박혀 있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애꿎은 사람들을 덮쳐버리고 범죄자가 되어버릴 테니까.
아마, 디스펜서란 존재가 없었더라면 사티로스만큼이나 자주 뉴스에 등장하지 않았을까?
애당초 숫자도 사티로스보다 월등하게 많은 종족들이고.
아무튼, 이 발정기는 수컷은 말 그대로 암컷의 안에 사정해야만. 반대로 암컷은 수컷에게 사정을 받아야만 해소됐다.
그게 아니라면 발정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던가.
예전에는 전혀 몰랐던 사실들.
그런 사실들을, 디스펜서라는 일을 하면서 조금씩 알게 되어가고 있었다.
한때는 부러워하기만 했던 이종족들인데, 그들도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냥 부러워할 만한 일만 있는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거다.
근데, 씨발 지금은 그딴 거 모르겠고 힘들어서 뒤질 것 같았다...
존나 힘들어서, 오히려 졸리지도 않는 기이한 현상을 몸으로 겪으면서 문득 떠올라서 팔을 들어 올렸다가,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흐, 씨발... 존나 시뻘겋네.”
팔찌, 바디체커를 보자 한계까지 이르렀다는 걸 알리겠다는 듯이 여지껏 본적도 없는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오늘 몇 번이나 했더라...
사티로스, 그 썅년한테 다섯 번. 에일레야한테도 여덟 번...
정력제의 힘을 빌었다고는 해도, 무려 오늘 하루만 열세 번을 싸질러댄 셈이었다.
대충 내 한계로 치기로 한, 하루 열 번을 가뿐하게 넘긴 횟수였다.
열 번도 여러 번 싸다 보니 그게 진짜 한계가 아닌 거야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정도가 내가 지치지 않고 쌀 수 있는 최대횟수였다.
근데 그걸 세 번이나 초과했다.
“존나 힘들만 하네...”
릴리스에게 들었던 결계가 생기지 않은걸. 보니, 아직 뒤질 정도는 아닌 모양이지만 오늘은 더 이상 안됐다.
할 수 있다고 해도 안 할 거다.
한 번에 백만원을 준다고, 그 두배를 준다고 해도 무리다.
방금 사정한 것이 오늘 내 최후의 사정이라고 치기로 했다.
솔직히 이 이상으로 싸면 싸는 게 내 정액이 아니라, 내 영혼을 끌어다가 싸지르는 것과 다름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대로 보지에 싸지른 내 영혼이 하늘로 승천하는 거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나는 옆에 있는 에일레야를 봤다.
엉덩이를 치켜든 채로, 몹시 엄한 꼴로 잠에 든 에일레야.
그런 에일레야의 보지에 내가 여덟 번이나 싸질러 넣은 정액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발정기.
그러니까, 발정하는 기간.
생물이 발정하는 이유야 한 가지뿐이었다.
자손을 낳고, 다음 세대로 이어가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 자손이란 건, 보통 보지에 자지를 박고, 안에 싸면 생기기 마련이었다.
이미, 씨발 내 자식... 은 아니지만, 뮤뮹뮤뭉의 사례도 있었다.
“...안전한 건가, 저거.”
내가 듣기론 웨어비스트와 인간 사이의 혼혈은 생기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야 본래부터 웨어비스트들이 존재했던 세상에는 인간도 있었다고 하고, 그 세상에서부터 존재했던 혼혈이 잔뜩 있었으니, 인간과 웨어비스트 사이에 혼혈이 생긴다는 건 부정할 수도 없는 사실이었다.
혼혈이 생긴다는 말은, 즉.
뮤뮹뮤뭉때와는 달리, 진짜 내 피가 섞인 자식이 생길지도 몰랐다.
어떡하지?
갑자기 존나 불안해졌는데.
어제도 에일레야의 보지에 열 번이나 싸질러 넣었던 주제에 이제와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우습긴 한데.
그때는 아직 에일레야에 대한 공략법도 몰랐고, 그냥 무작정 해달라는 대로 박아대고 쌀 뿐이었던지라 그런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랬다.
근데.
그딴 건 아무래도 좋을 만큼, 존나게 피곤했다.
“아, 씨발...”
돈 벌기 존나 힘들어...
그런 생각을 하며 덮쳐오는 수마에 그대로 눈을 감았다.
어수선한 소리에 눈을 뜨자 보인 것은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고 있는 에일레야였다.
“아, 미안해. 나 때문에 깬거니~?”
스윽, 하고 수건으로 머리카락에 남은 물기를 닦아내며 묻는 에일레야.
누가봐도 아름답다고 할만한 미모의 여성이, 알몸으로 그러고 있자니 잠자고 일어나니 그새 좀 회복한 모양인지 자지가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후후, 이쪽도 깬 모양이네~?”
그런 나를 보며 키득거리며 꼬리의 물기도 수건으로 정성스레 닦기 시작하는 에일레야를 보다가 물었다.
“죄송해요, 기다렸나요?”
“응? 아니, 그건 아냐. 나도 방금 일어나서 씻고 나오는 거니까~”
그런가, 그럼 다행이었다.
나 때문에 일어나고서 한참이나 기다리고 있었다면 뭔가 면목이 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러다가 잠들기 전에 생각했던 것을 떠올리고서 물었다.
“그런데, 혹시...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응? 뭔데? 남자친구가 있냐고 물어보는 거라면, 없는데~?”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며 나를 보는 에일레야.
아니,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여기 오지도 않았을 테니 그건 아는데.
대신 남자친구나 쪽쪽 빨아드시고 계셨겠지.
아무튼,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안에 잔뜩 쌌는데... 그래도 괜찮은 거에요?”
“아ㅡ”
그런 내 물음에 에일레야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때문이구나. 뭐, 걱정 하지 마. 발정기가 있다고 해서 할 때마다 임신해버리면 그게 애낳는 공장이지 사람이니? 피임은 확실히 하고 다니니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그렇게 말하며 스윽, 하고 잠깐 몸을 숙였던 에일레야가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자, 사후피임약. 발정기라서 정말로 위험하기도 하고, 하고 나면 항상 먹어두거든~”
아, 그래.
그럼 다행이었다.
“뭐야? 그런 걸 걱정한 거니~? 내가 덜컥 아이라도 가질까 봐~?”
내게 다가온 에일레야가 고개를 숙였다. 덕분에 눈앞에 커다란 에일레야의 젖가슴이 보였다.
“...뭐하면, 정말로 하나 낳아줄까~? 응?”
에일레야가 내 아이를 낳아준다고.
나는 고개를 들어서 그런 말을 꺼내들은 에일레야와 눈을 마주쳤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두 눈동자가 그런 나를 보며 재밌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뭐, 농담이지만. 아직 애 가질 생각도 없고. 그럴 형편도 안되거든.”
“후...”
“뭐야, 웬 한숨? 그거 좀 기분 나쁜데~?”
“아,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뭐라고 해야 할까.
자식이란 것 자체가 조금 꺼림칙해서 어쩔 수 없었다.
나 자신이 고아라서 그런 걸까.
내 자식.
내 혈연.
핏줄... 가족이란 것을 갖는다는 것에 막연한 공포심이 내 안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릴리스?
그건 양어머니니까 이야기가 좀 다르고.
하지만, 확실히 에일레야의 말에 한숨을 내쉰 것은 실례를 저지른 일이라서 고개를 숙였다.
“정말로 죄송해요.”
“아니, 뭐. 그렇게 사과할 필요는 없는데... 아, 그래. 벌써 저녁때이기도 하고, 정 미안하면 나랑 같이 밥이나 먹을래? 내가 살 테니까, 어때~?”
저녁.
저녁이라고.
그 말에 나는 벌떡 몸을 일으켜서 내 스마트폰을 찾았다.
“이거 찾아? 웅웅거려서 나도 이거 때문에 깼었는데.”
그렇게 말하며 내 스마트폰을 가져다주는 에일레야. 그런 에일레야에게 감사를 표하고서 받아들은 스마트폰을 열어보자, 수십 통이나 되는 문자와 부재중 전화가 보였다.
야, 빨리 온다며 언제 올 건데?
나, 점심 기다리고 있는데
좀 늦으면, 먼저배달이라도 시켜둔다?
...밥 식었다.
늦는다면 연락한다고 했잖아
너,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 아니지?
혹시 그 여우 년이랑 있는 건 아니지?
야, 답장안 해?
전화 받아, 이 씨발놈아
그 문자를 마지막으로, 계속해서 걸려왔다가 한 시간 전쯤부턴 아예 끊겨버린 부재중 통화 내역을 보고서식은땀을 흘렸다.
“뭘 봤길래 그렇게 떨어?”
“아, 아니... 아니에요. 저녁은, 그, 다음에 부탁 드릴게요.”
“그래? 그럼 할 수 없지만...”
아쉽다는 듯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에일레야였지만, 그런 에일레야에게 사과할 시간도 없었다. 나는 급히 옷을 챙겨 입으면서 말했다.
“저,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겨서 이만 실례해도 될까요?”
“어, 어? 그, 그래.”
"그럼, 결제 부탁 드릴게요."
"어, 어어...?"
그렇게 어리둥절한 얼굴로 결제를 마친 에일레야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서 바지를 끌어올린 나는 방을 뛰쳐나갔다.
씨바아알...!
좆됐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