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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33화 (33/523)

〈 33화 〉 엄마가 뿔 났다 (4)

* * *

뭘 세우냐는 소리냐고 물을 필요도 없었다.

이야기의 흐름상 자지를 세우라는 소리임이 틀림없었으니까.

아니, 근데.

“세우라니요. 지금? 여기서?”

“뭘 그렇게 호들갑이야? 이제와서 부끄러울 것도 없을 거 아냐?”

그것도 그렇긴 한데.

그거랑 다른 쪽의 문제가 있었다.

“저 존나 피곤한데요?”

세우라고 해서 그게 말처럼 쉬울 리가 없었다. 세우라고 세워지면 고개 숙인 남자들이 세상에 그렇게 많을 리도 없었다. 애당초 지금도 존나 피곤해서 마음 같아선 후딱 정리하고 잠이나 빨리 자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 방에 있는 딱딱한 침대의 부름이 귓가에 들려오는 기분이었으니까.

“흠, 그렇긴 하네.”

내 팔찌를, 그래도 좀 전에 자둔 덕에 불그스름한 주황빛을 띠는 바디체커를 확인한 릴리스가 그렇게 말하더니 나를 봤다.

“근데 어쩌라고. 세우라면 세울 것이지 뭔 말이 그렇게 많아? 시뻘겋지도 않고, 아직은 세울 수 있잖아?”

씨발.

그래, 릴리스는 이런 성격이었지.

음마들의 여제. 그렇게 불리는 릴리스.

그 이명답게, 릴리스는 고압적인 면모가 없잖아 있었다. 자신의 힘이나 권력, 재력, 그 밖에도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쓰는 것에 거리낌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불가능한 건 몰라도 할 수 있는데 못한다고 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딱 상사로 만나면 존나 피곤할 것 같은 타입.

난 되는데 넌 왜 안 돼? 못한다는 소리는 하지 말고, 그렇게 말할 것만 같은 케이스였다.

그런데.

“아니면 뭐야? 내가 좀 도와줄까? 아니, 그쪽이 너한텐 더 좋으려나?”

식탁 밑으로 뻗어온 릴리스의 다리가, 내 고간을 지그시 눌러왔다.

“응? 어때? 어떻게 해줄까ㅡ?”

채찍은 존나 살벌하게 휘두르면서도 당근도 존나 잘 준단 말이지.

릴리스가 본래 살고 있던 차원의 세상에서 정말로 여제였다고 해도 믿을 만큼,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게 장난 아니었다.

“왜 말을 안 해? 어떻게 해주면 좋겠냐니까?”

눈웃음을 지으면서 내게 묻는 릴리스.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릴리스의 붉게 빛나는 눈동자가 보였다.

요사스럽게, 아니 요망하게 반짝이는 그 붉은 눈에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어떻게 해주면 좋겠냐고?

꾹, 꾹 눌러오는 릴리스의 발이 무척이나 기분 좋았다.

아니, 씨발.

그냥 발로 누르는 것뿐인데, 어떻게 전 여자친구랑 할 때보다 기분이 좋지? 서큐버스라서 그런 건가?

정작 릴리스는 서큐버스 실격이나 다름없는 처녀인데.

이건 사기였다.

그러고 보니 대딸도 존나 기분 좋았지.

1분 만에 8연속 사정 당해버릴 정도로. 한 번도 뚫린 적 없는 처녀면서 대체 어디서 배운 건지 이 세상 대딸이 아니었다.

아니, 진동 500배가 사기였던 것 같긴 한데.

지금 그때 당한 그걸 또 당해버리면 바디체커가 시뻘겋게 물든 채로 병원 신세를 지겠지만, 그때 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자지가 움찔거리며 서서히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아, 섰다. 뭐? 피곤해? 지랄하네. 할 수 있으면서.”

꾹, 꾹하고 점점 기운차게 서기 시작하는 내 자지를 발끝으로 누르면서 릴리스가 말했다.

“빨리 안 말하면, 이대로 발바닥에 싸버린다? 그건 싫지 않아? 요새 하나같이 미녀들의 보지 안에 퓻퓻 마음껏 싸댔을 텐데. 응?”

꾸우욱...

강하게 눌러오는 릴리스의 발끝. 내 자지는 밟히고 있는데 그걸 또 좋다고 껄덕거리며 반응해댔다.

마냥 그런 자지를 탓하기엔, 정말로 절묘하게 꾹, 꾹하고 눌러오는 릴리스의 발가락이 너무 기분 좋았다.

“불쌍한 정자들... 이러다가 보지도 아니고, 하다못해 입이나 손도 아닌 발바닥에 싸버린다고? 뭐, 그걸 원하는 거라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취향은 존중해주는 성격이니까.”

그렇게 말하던 릴리스가 피식, 웃는 것이 보였다.

“아니지, 참. 이대로라면 발바닥도 아니고 그냥 팬티에 싸버리겠네. 그거 참, 불쌍해라.”

그렇게 말하면서도 멈추지 않고서 스윽, 스윽 내 자지를 발끝으로 문지르는 릴리스를 보고서 내가 입을 열었다.

“...그럼 입도 돼요?”

“뭐?”

그런 내 말에 어이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릴리스가 보였다.

“이 미친 변태 새끼가 선 넘네. 나보고 입으로 해달라고?”

“어머니가 먼저 어떻게 해주냐고 물었잖아요. 그래서, 입도 돼냐고요.”

나는 그냥 릴리스의 말에 솔직하게 대답한 것뿐이었다.

어떻게 해달라고 물었으니까, 그럼 입으로 해달라고 말했을 뿐이었다.

즉, 내 잘못은 하나도 없었다.

잘못한 건 뭐든 말만 해보라는냥 말한 릴리스였지.

“.......”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던 릴리스가 하, 하고 붉게 눈을 빛내며 말했다.

“좋아, 이 변태 새끼야. 바지 내려.”

“뭐? 진짜로요?”

그런 내 말에 릴리스가 나를 흘겨보며 입을 열었다.

“네가 해달라매? 그래서 해준다니까 왜 또 지랄이야?”

아니, 진짜로 해줄 거라곤 생각도 못했지.

그냥 불속성 효자니 개미친놈새끼니하면서 쪼인트 좀 까이고 말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해줄 줄은 몰랐다.

아이, 씨발 그럼 차라리...

몰려드는 후회.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차라리 좀 더 크게 질러보는 건데, 하는 후회가 몰려왔다.

“뭐해? 바지도 내가 직접 벗겨줘야 해?”

그런 나를 보며 릴리스가 말했다.

“정 싫으면 그냥 관두던가.”

“아뇨, 벗으면 되잖아요. 벗으면.”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과 병신 새끼야 지랄 말고 바지나 벗으라는 생각이 동시에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긴 쪽은 후자였고. 나는 바지를 내리려다가, 릴리스에게 물었다.

“...팬티도 벗어요?”

“그럼 내가 니 팬티도 같이 빨아줘야 해?”

그건 아니지.

팬티 위로 자지를 빨아주는 것도 좀 꼴릴 것 같기도 한데.

아니, 그보다 진짜로?

진짜로 입으로 해준다고?

맨 처음, 릴리스를 만났을 때의 일을 떠올렸다.

이런저런 말로 나를 도발했던 릴리스. 그런 릴리스에게 그대로 낚여서 내기를 했던 것까지.

그땐 릴리스란 것도 모르고, 그냥 이 건방진 년의 입에 자지를 물릴 생각으로 그 지랄을 했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진짜 뒈지려고 환장한 새끼나 다름없었다.

더는 뒤가 없다고 생각했기도 했고, 릴리스인 것도 몰랐었으니 그렇게 막 나갔던 것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인간보다도 훨씬 강한 이종족한테 그렇게 개겨댔었으니까.

생각해보면 사티로스 년한테도 쌍욕 박아댄 것도 뒈지려고 환장한 거였긴 했는데...

아무튼, 그 릴리스가 진짜로 내 자지를 빨아준다고?

무심코 릴리스를 쳐다봤다.

빨리 바지나 벗지 뭘 보고 있냐는 듯 뚱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릴리스가 보였다.

그런 릴리스의 입술에 무심코 시선이 갔다.

뭔가 바르는 걸까, 아니면 조금 전에 먹었던 케이크의 크림 때문일까. 살짝 윤이 흐르는 릴리스의 입술. 그냥 보기만 해도 무척이나 부드러워 보이는 입술.

저 입술에 내 자지를 물릴 수 있으면, 얼마나 기분 좋을까.

대딸만으로도 그 정도였는데, 펠라치오라면...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바지고 팬티고 홀랑 벗고 난 뒤였다.

“와, 이걸 진짜 벗네. 이 개변태 불효자 새끼 같으니라고.”

“벗으라면서요.”

“벗으라고 벗는 새끼가 변태 새끼인거지. 그렇게 나한테 펠라가 받고 싶었어?”

키득거리면서 내게 다가온 릴리스가, 펠라치오를 받는다는 말에 껄떡거리는 내 자지를 살며시 붙잡았다.

릴리스의 풋잡에도 조금 기운을 차렸을 뿐 워낙 지쳐서 축 늘어진 채 좀처럼 서지 않으려던 내 자지가, 그런 릴리스의 손에 잡히자 순식간에 발기하기 시작했다.

정말로.

나 스스로가 봐도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발기하기 시작한 내 자지를 보며 릴리스가 말했다.

“이 새끼, 진짜 진심이네. 뭐, 좋아.”

스윽, 하고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천천히 내 자지 끝에 입술을 가져가는 릴리스.

진짜로...

진짜로 한다고?

그렇게 릴리스의 입술에 내 자지가 닿으려는 순간이었다.

“...뎃?”

방금까지 내 자지를 입술에 가져가던 릴리스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서, 그 대신에 처음과 마찬가지로 내 자지 위에 얹어져있는 릴리스의 발가락이 보였다.

“와, 진짜로 이걸 깨네. 내 환몽이 깨질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일단 기프트가 있는 건 확실해졌네. 그것도 상당히 강력한 걸로. 세상에, 풀발기 중일 때만 발동하는 기프트라니. 병신 같네, 진짜.”

그런 내게 들려온 릴리스의 목소리.

고개를 들어올리자, 딸기를 입에 넣고 있는 릴리스가 보였다.

저거 내 딸기 아닌가.

맞았다.

보니까 내 케이크 위에 있던, 릴리스가 포크로 콕콕 찔러대던 내 딸기가 없어져 있었다.

내 딸기.

아니, 그것보다.

“...환몽이라고요?”

릴리스의 말에 내가 그렇게 묻자, 그런 나를 보며 릴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흔히 알려진 서큐버스가 꾸게 해주는 꿈, 야한 꿈 같은 거 말이야. 뭐, 그냥 환상이라고 보면 좋아.”

그러니까.

그게 환상이라고.

전부 다?

아니, 그건 아닐 거다.

“...대체 언제부터?”

“네가 입으로 해달라고 했을 때부터?”

그때부터... 지금까지 전부 환상이었다고?

그러고 보니, 펠라치오를 해준다고 릴리스가 말했을 때 붉게 빛나던 눈동자가 떠올랐다.

그때 그 환몽인지 뭔지하는 것에 걸린 걸까.

나는 바지 밑으로 터질 듯이 풀발기해버린 내 자지를 바라봤다. 이 녀석도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지 미친 듯이 껄덕대며 항의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분명 릴리스의 입에 쌀 수 있을 거라고 한껏 기대했을 내 자지는, 여전히 바지 속에 갇혀 있다는 사실에 부정하며 몸부림쳐대고 있었다.

그런 내 자지를, 릴리스가 지그시 밟았다.

아니, 지그시라는 말은 어폐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빳빳하게 서있던 풀발기 자지를 발로 눌러대니까, 이게 상당히 아팠다.

“아파요.”

“아파도 싸지, 이 씹새끼가. 어디서 깝쳐?”

꾹, 꾹하고 내 자지를 발바닥으로 누르며 릴리스가 말했다.

“뭐? 입으로 해줘? 이 미친 새끼가. 아직 키... 아니, 씨발. 아무튼. 새끼야. 넌 좀 혼이 나봐야 돼.”

“잠깐만요. 어머니. 일단 발부터 떼고 말해요.”

“시끄러워.”

꾹, 꾹, 계속해서 눌러오는 통에 돌아버릴 것 같았다.

아프긴 아픈데.

이게 묘하게 기분 좋으면서 아픈게 문제였다.

나한테 이런 성벽이 있었던가?

그건 아닌데.

맞을 때는 항상 좆같기만 했는데. 내게 그런 성벽이 있었더라면, 어릴 때 그렇게 좆같았을리가 없었겠지.

그냥 아프면서도 기분 좋은, 기묘한 균형을 이뤄가며 릴리스가 내 자지를 밟아대고 있는 탓에 그런 거였다.

저게 어떻게 되는 건데.

진짜로 서큐버스라서 그런 건가?

아무튼, 덕분에 큰일이었다.

“이러다가 쌀 것 같으니까 좀 멈춰봐요...!”

그 말에 뚝, 하고 릴리스가 발을 멈췄다.

그리곤 릴리스가 말했다.

“내가 왜?”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렇게 묻는 릴리스.

“응? 내가 왜 어머니한테 자지를 빨아달라고 말하는 망할 불효자 새끼의 말을 들어야 하지? 응? 응? 응? 응?”

응? 하고 말꼬리를 늘릴 때마다, 꾸욱, 꾸욱 자지를 밟는 릴리스.

“생각해보니 빡치네? 이 새끼, 뭐가 잘났다고 이렇게 까불지? 늦으면 늦는다고 말한다 해놓고 연락도 안 하질 않나, 뭐? 그래 놓고 퍼질러 자고 있어서 못 봤다고? 거기다가, 어디서 처맞아놓고 나한테는 말 하나 안 하고, 거기에...”

거기에 잔소리까지 더해지니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아, 그래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릴리스도 잔소리한다는 걸.

별로 알고 싶지 않은 사실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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