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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37화 (37/523)

〈 37화 〉 드리아데스 아리아드 (3)

* * *

따끔, 아려오는 통증이 손가락 끝에서 느껴졌다.

보니까 릴리스가 내 손가락 끝을 손톱으로 지그시 누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릴리스의 손톱 끝에 맺히던 핏방울이 두둥실 떠오르는 것도.

“...이거면 되겠지. 이제 됐으니까 너도 그거나 다시 가라앉히고.”

“가라앉히라고요?”

아니.

그게 말처럼 쉬운 줄 아나.

자꾸 사람이 발딱발딱 세워대니까 가라앉히는 것도 쉬운 줄 아나 본데, 솔직히 세우는 것보단 가라앉히는 게 더 어려운 법이었다.

더군다나, 머릿속에 릴리스의 팬티로 가득 차서 도무지 가라앉힐 방법이 없는데 이걸 어떻게 하라고.

애당초, 마지막에 본 그건 대체 뭐였는데?

내가 잘 못 본 게 아니라면...

아니, 하지만 그 릴리스인데?

그래도,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그건데... 덕분에 신경 쓰여서 돌아버릴 것 같았다.

“미친, 이 개 변태 새끼야 가라앉히라니까 왜 껄떡대고 지랄인데?”

릴리스의 그 말에 밑을 보니, 바지 밑에서 몸부림쳐대고 있는 내 자지가 보였다.

내보내달라고 아우성을 쳐대고 있는 꼴이 퍽이나 안타까웠지만, 딱히 이 녀석이 지금 나와서 좋을 건 하나 없는 상황이었다.

“아, 죄송해요.”

아무튼, 아리아드한테 들키지않게 릴리스가 펼친 차폐막 자체가 좁은 나머지 내 자지가 릴리스에게 닿을락말락 하는 것을 보고서 사과하자, 그런 나를 보면서 릴리스가 말했다.

“...됐으니까 빨리 가라앉히기나 해.”

까라는데 까야겠지. 별수 있나.

더욱이,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릴리스를 보면 더더욱.

무슨 스위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발기를 했다 말았다하는 게 쉽지만은 않겠지만, 어떻게든 해야 했다.

“...조금만 기다려봐요.”

릴리스에게 그렇게 말하고서, 나는 이미 사라져버린 옛 모국의 애국가를 속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애국가만으로는 효과가 없어서, 좆같은 고아원장의 얼굴을 떠올려가며 기어코 4절까지 속으로 부르고 나서야 가라앉은 자지에 릴리스랑 같이 아리아드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왔니이? 릴리스으, 인간 꼬마야아. 기다렸단다아.”

그러자 그런 나랑 릴리스를 반기며 아리아드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아리아드는 저 뒤에서 우리가 한 짓을 알고 있을까?

모르니까 저러는 거겠지만.

아무튼, 사실상 남의 집에서 팬티 노출쇼를 하거나 다름없는 릴리스는 태연하게 그런 아리아드에게 조금 전에 내게서 뽑은 피를 넘기며 말했다.

“자, 여기. 이 피로 다시 한번 검사해줄래? 아리아드.”

스르륵, 하고 내 피가 떠오른 채로 아리아드에게로 향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 피를 손으로 감싸며 아리아드가 말했다.

“피를 뽑으러 갔던 거였으며언 그냥 여기서 해도 됐었는데에?”

아리아드의 말에 릴리스가 흘끔 나를 쳐다보고는 말했다.

“뭐... 그럴 이유가 있었어. 그렇지?”

“네, 뭐.”

어디 가서 누구 보여주면서 할 짓은 아니긴 했지.

심지어 조금 전에 아리아드에게 릴리스와 내 관계를 모자 관계로 설명해놓은 주제에 보여줄 수 있는 짓은 결코 아니었다.

아들내미한테 팬티를 보여주는 애미나, 그런 애미를 보고 발기하는 아들내미나.

애미애비가 있어본 적이 없던 고아 새끼인 나라도 이게 비정상적인 행동이란 건 알고 있었다.

나와 릴리스가 평범한모자 관계가 아니긴 하더라도. 그걸 감안해도 남에게 보여줄 만한 행동이 아닌 것 쯤은 알고 있었다.

그런 나와 릴리스를 번갈아 보던 아리아드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말했다.

“으응? 혹시 싸우기라도 한 거니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싸우는 건 좋지 않단다아, 릴리스으? 사이좋게 지내야지이.”

“시끄러워. 딱히 싸우지도 않았거든?”

“그러니이? 그럼 다행이지마안. 정말로 안 싸운 거 맞니이, 인간 꼬마야아?”

“싸운 건 아니에요.”

“그래, 그렇다면야아, 아무튼... 조금만 기다려 보려엄.”

그렇게 말하는 아리아드의 뒤에서 뻗어나온 나무 줄기가, 아리아드의 손바닥에 모여있던 내 핏방울을 콕하고 찌르는 것이 보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고개를 끄덕인 아리아드가 입을 열었다.

“신기한 거얼. 조금 전까지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는데에, 지금은 또 다르다니이.”

“그래서 결론이 뭔데?”

그런 아리아드의 말에 릴리스가 묻자 아리아드가 대답했다.

“인간 꼬먀아가 기프트가 있다는 게 맞다는 소리야아. 하지마안, 불안정한 거얼.”

“...불안정하다고?”

아리아드의 말에 얼굴을 찌푸리는 릴리스가 보였다.

불안정하다는 말, 그 말은 아무리 봐도 좋게 들리지 않는 말이었으니까.

그렇지만 그런 릴리스보다 더 불안한 건 나였다.

기프트가 불안정하다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내 자지가 어떻게 되기라도 한다는 소리야?

“...넌 좀 진정해. 아무튼, 아리아드. 이 녀석의 기프트가 불안정하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의 의미야아. 아직 제대로 성장을 마치지 못한 미숙한 기프트으, 그렇게 보면 되겠네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어린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듯이, 아직 미숙하니까아, 불안정한 거야아.”

내 기프트가 아직 어리다고?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건 대충 그 정도뿐이었다.

애초에 기프트가 어리다는 것이 무슨 소리인 걸까? 기프트란 것이 성장도 하는 녀석이었어?

하지만 나랑 달리 그런 아리아드의 말을 이해한 듯 릴리스가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아직 그게 완전하게 성장한 기프트가 아니라고? 그게?”

“대체 무슨 소리인데요.”

“넌 좀 가만히 있으면 안 돼? 정신 사납거든?”

아니.

그럼 나도 좀 알아듣게 설명해달라고.

이거 내 문제인 거 아니였어?

정작 본인인 나만 알아들을 수 없는 대화가 이어지자 소외되는 기분이었다.

나 따돌리면 슬퍼...

아리아드가 느꼈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내가 혼자 따돌림 당하는 기분을 만끽하든 말든 아리아드가 릴리스를 보며 말했다.

“그래애, 발현하게 된 지 얼마 안 된 기프트지이? 더군다나 갑작스레 깨어났는거얼. 급격하게 많은 마나를 받아 들여서어, 본래는 깨어나려면 한참 멀었던 기프트가 강제로 깨어난 것 같은데에...뭐어, 짐작 가는 거라도 있니이?”

급격하게 많은 마나라고?

...짐작이 가는 게 있긴 했다.

엘릭서.

그것도 무려 세 병이나.

포션의 왕.

그렇게 불리는 엘릭서는 사실상 마나의 농축 엑기스에 가까운 것이었으니까. 질병이나 온갖 상처마저도 낫게하는 엘릭서를 단순하게 마나 엑기스라고 부르기엔 좀 어렵긴 하지만, 일단 엘릭서 자체가 엄청난 양의 고농축 마나로 이루어진 건 사실이었다.

그걸 무려 세 병이나 쪽쪽 빨아 마셨으니, 아리아드가 말하는 급격하게 많은 마나의 정체는 엘릭서가 분명했다.

“거기에, 으으음~? 이상한 것도 끼어 있구나아. 우연에 우연이 겹쳐져서어, 인간 꼬마 아이가 본래 가지고 있던 기질에 다른 것이 섞이고 녹아들어 갔네에. 서로 얽혀서어... 응, 단단하게 묶여버렸는거얼. 이래서야아 다시 떨어뜨리는 건 불가능하겠구나아, 이미 하나로 합쳐졌다고 보면 되겠어어. 궁합이 좋았다고 해야 될까아. 이런 경우는 나도 처음 보는 거얼.”

그렇게 중얼거리던 아리아드가 릴리스를 보고는 말했다.

“이거언, 릴리스으, 네가 한 거구나아?”

“......아마도 그럴 거야. 그게 무슨 문제가 되기라도 했다는 거야?”

릴리스가 내게 한 건, 아마 레벨 드레인일 것이다.

이것저것, 릴리스가 내게 해준 거야 많기는 했지만 그런 걸 말하는 것은 아닌 듯 싶었으니까. 그 외에 릴리스가 내게 해준 거라면, 지금도 내 배에 새겨져 있는 레벨 드레인 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본래 내가 가지고 있던 기프트.

아니, 기프트가 될 가능성이 있던 소질이 엘릭서에 강제로 발현된 데다가... 거기에 릴리스가 내게 부여한 레벨 드레인이 합쳐졌다는 소리인 걸까?

그게 가능한 일인가?

마법이라곤 전혀 모르는 허접 인간이라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문제에? 글쎄에, 무엇이 문제라는 걸까아. 나로서는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야아. 문제라는 건 경우에 따라서어, 사람에 따라서어, 제각각 다르게 느끼는 법이니까아. 가뭄이 든 땅에 내리는 비가 축복이지마안, 계속해서 내리는 비는 도리어 저주와 마찬가지인 것처러엄 말이야아.”

“아리아드, 난 너랑 선문답하려고 물어보는 게 아니야. 그래서, 그거 때문에 쟤가 잘못되기라도 하는 거냐고.”

그런 릴리스의 말에 아리아드가 상냥하게 미소 짓는 것이 보였다.

마치 자애로운 어머니처럼.

성장한 아이를 보듯이 릴리스를 바라보며 아리아드가 입을 열었다.

“어리다는 건, 결국 성장한다는 뜻이야아. 릴리스으. 이유야 어쨌든 간에, 태어난 것은 결국에는 자라나는 법이지이. 적어도오... 내가 보기에는 저 아이에게 해가 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네에. 불안정하다고 말했지마안, 그건 어디까지나 기프트 자체의 문제이지이... 생각보다는 잘 자리 잡고 있는 느낌이니까아.”

그렇게 말한 아리아드가 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머리카락과 같은 색의, 녹색빛의 눈동자가 나를 담았다.

아리아드의 일렁이는 녹색빛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흐릿하게 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내 착각이였다는 듯이, 금세 원래 빛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그런 아리아드가 나를 여전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하지마안... 불안정한 기프트는 언젠가는 성장할 테니 그렇다 치고오, 인간 꼬먀아는 고생할 운명이겠는거얼. 아니지이, 인간 꼬마야는 수컷이니까아 오히려 행복할 운명이려나아.”

“고생? 아니, 수컷이니까 행복하다고요?”

그런 내 물음에 아리아드가 눈웃음을 지었다.

“그야아, 씨를 많이 뿌리는 거야말로 수컷의 행복이잖니이? 네 기프트는 그런 기프트란다아. 네가 원하지 않더라도, 네 기프트가 널 그렇게 만들겠지이.”

씨를 뿌려...?

내가 디스펜서인걸 알고서 저렇게 말한 걸까?

아니, 나도 릴리스도 말하지도 않았는데 아리아드가 그런 걸 알 수 있을 턱이 없었다.

애당초, 지금까지 내내 내 기프트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그런데 대체 무슨 기프트길래 씨를 뿌리니 뭐니하는 이야기가 나온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저 녀석의 기프트가 대체 뭔데?”

궁금했던 건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릴리스가 그런 아리아드를 재촉했다.

목소리가 워낙 듣기 좋아서 꽤나 수다스러운 아리아드의 말을 계속 듣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 이러다가 하루 종일 붙잡혀 있을 것만 같아서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궁금한데 빨리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런 릴리스와 내 말에 아리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설명하자면 조금 복잡하구나아. 이미 얽혀있는 것이 너무 많은 거얼... 하나하나 설명하기엔 힘들겠어어. 하지만 결론만 말하자며언 인간 꼬마야의 기프트는 서큐버스의 레벨 드레인과 닮았다고 보면 되겠네에.”

레벨 드레인.

관계를 맺은 대상으로부터 힘을 빼앗는, 서큐버스의 종족 특성.

그게 내 기프트랑 비슷 하다고?

“그래애, 아직까지는 발견된 사례가 없지마안, 굳이 인간 꼬마야의 기프트에 이름 붙이자면... 인큐버스라고 해야 될까아. 서큐버스와 비슷한,관계를 맺은 여성으로부터 힘을 얻는 기프트니까아.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릴리스으, 네 능력으로 변질된 것이지 본질적으로 인간 꼬마야의 기프트는...”

스르륵, 하고 나를 감싸오는 나무 줄기가 보였다.

워낙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내 하반신이 나무 줄기에 꽁꽁 묶여버렸다.

“잠깐, 아리아드, 너...?!”

그런 나를 보고서 벌떡 몸을 일으킨 릴리스가 순식간에호아란때와 같은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 보였다.

방금까지 릴리스가 입고 있던 소녀틱한 옷이 순식간에 불살라 사라지면서, 어딜 봐도 서큐버스답다고 할만한 차림이 된 릴리스가 그런 내게 날아들었다.

“미안해애, 릴리스으. 하지만 이건 나로서도 정말 매력적인 거얼. 아주우... 훌륭해애. 인간 꼬마야에게 해를 끼칠 생각은 없으니이 그건 안심하고오... 잠깐만 나가있어 줄래애?”

그렇게 말하는 아리아드와 함께, 릴리스의 주위를 감싸오는 나무 줄기들이 보였다.

“너, 이...! 그 녀석한테 손끝이라도 손대기만 해봐, 가만두지 않...”

그런 나무줄기들을 불태우고 쳐내던 릴리스였지만, 호아란때랑은 달리 숫자가 압도적이라고 많은 나무 줄기들에 결국 덮쳐지고 마는 것이 보였다.

이윽고, 릴리스를 덮친 나무 줄기들이 스르륵, 하고 다시금 땅속으로 파고들었다.

다름 아닌, 릴리스와 함께.

“뭐...?”

아니 뭔데.

릴리스가... 스물둘의 영웅 중 하나인 릴리스가 이렇게 쉽게 제압 당한다고?

“안심하려엄, 잠까안 내 영역에서 내보냈을 뿐이니까아... 뭐어... 정말로 잠깐이지마안...”

그 아이는 강하니까아, 하고 말하면서 아리아드가 손짓하자 나무 줄기에 꽁꽁 묶여있는 내 몸이 그대로 아리아드의 앞으로 향했다.

“인간 꼬마야아, 네 기프트가 궁금하겠지이.”

“...네, 아리아드씨가이러는 이유가 그거일 거 아니에요?”

“그래애, 맞단다아. 똑똑한 인간 꼬마야구나아.”

스윽, 스윽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아리아드가 말했다.

“네 기프트의 본질... 그거언, 굳이 말하자며언... 궁극적인 수컷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아.”

“네?”

뭔 수컷이라고?

내가 그렇게 묻기도 전에, 아리아드가 말했다.

“그러엄, 우선... 릴리스와 한 약속부터 지켜볼까아. 그 아이가 돌아오기까지, 정말로 오래 걸리진 않을 테니까아.”

그렇게 말하면서, 스스로 그 커다란 젖가슴을 간신히 가리고 있던 나뭇잎을 떼어내는 아리아드가 보였다.

뽀잉, 하는 의성어가 어울릴 만큼.

가슴에 찰싹 달라붙다시피한 나뭇잎을 떼어내자 한 차례 크게 출렁거린 아리아드의 젖가슴이, 그리고 그 젖가슴 위로 솟아있는 분홍빛의 젖꼭지가 눈에 들어왔다.

“자아, 인간 꼬마야아, 대가는 릴리스가 치르기로 약속했으니이...”

그 젖꼭지 끝에 송골송골 맺히는, 마치 꿀처럼 달콤한 향기가 나는 액체가 보였다.

나와 릴리스가 마셨던, 수액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옅은 주홍빛의 액체가 아리아드의 젖꼭지에서 줄줄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내 수액, 인간 꼬마야가 원하는 만큼 마음껏 짜내 마시려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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