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 드리아데스 아리아드 (5)
* * *
몇 번이고 계속해서 짜내다 보니, 점점 익숙해져서 한번 짜내는 것으로 몇 초나 수액이 뿜어져 나오게 하는 방법도 터득했을 무렵이었다.
짜내면 짜낼수록, 점점 더 수액이 잘 나오게 하는 방법을 알 것만 같아서, 더욱 열심히 아리아드의 수액을 짜내다가 보니까 문득 이걸 짜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마셔야 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오우...”
그 사실을 깨닫고서, 밑을 보자 내 발밑으로 잔뜩 흘러내린 수액들로 잔뜩 적셔진 걸로도 모자라서 자그마한 웅덩이를 이룬 것이 보였다.
너무 신나게 짜냈는데.
꾸욱♡
“흐우으읏...♡”
푸슈슛♡
여전히 잘만 나오는 아리아드의 수액을 보니까 딱히 문제는 없어 보였지만.
커다란 젖가슴을 꾹, 잡아당길 때마다 수액이 뿜어져 나오는 아리아드.
이래서야 어느 쪽이 디스펜서인지 모르겠다.
그야 지금 나는 디스펜서로 온 게 아니긴 하지만.
뭐, 아무튼.
“슬슬 마실게요?”
그렇게 물어봤지만 후욱, 후욱하고 거칠게 신음하는 아리아드만이 보였다.
부들부들, 고개를 뒤로 젖힌 채로 몸을 떨며 대답하지 못하는 아리아드를 보다가, 이내 손을 뻗었다.
뭐, 어차피 짜내라고 했던 것도 아리아드고, 마시라고 했던 것도 아리아드였으니 상관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움켜쥔 아리아드의 젖가슴을 잡아당기며 입가에 가져갔다.
뽈록♡
그런 내 입을 마중하듯이 튀어나온 분홍빛의 젖꼭지.
끝에 여전히 수액이 맺혀있는 아리아드의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
존나 달아.
처음에 아리아드가 나와 릴리스에게 내왔던 수액보다 몇 배는 달콤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단순히 달콤한 것만이 아니었다.
수액이 목을 넘어가기 무섭게, 마셨다기보다는 입안에서 녹아내렸다는 느낌으로 수액들이 스며들 듯 사라져버리더니 온몸에 활력이 샘솟았다.
몸 구석구석을 메우는 듯한, 충만함.
엘릭서를 마셨을 때랑 비슷하다면 비슷한 느낌에, 나는 홀린 듯이 아리아드의 수액을 빨아 마셨다.
쪼오옥...!
“응, 흐으읏...♡”
입으로 쪽쪽 빨아봐야 얼마 나오지도 않아서, 잘 나오지 않는다 싶으면 그때마다 아리아드의 젖꼭지를 잡아당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긴 했지만.
그런 불편함 정도는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리아드의 수액은 맛있었다.
...그런데, 뭔가 갑자기 더워지지 않았나?
송골송골, 이마에 맺힌 땀이 떨어졌다.
식물원이라서 그런지 원래부터 안이 따듯하긴 했지만 더운 정도는 아니었는데 갑자기 무척이나 더웠다.
누가 온도라도 올린 것처럼.
무척이나.
쪼옥, 쪼오옥...!
더워져서 그런지 생겨난 갈증에, 나는 더욱 열심히 아리아드의 젖꼭지를 빨았다.
양손으로 부여잡은 젖가슴을 한곳에 모아서, 젖꼭지만을 입에 물거나, 입에 물은 젖꼭지를 혀로 굴리거나. 그것도 아니면 젖꼭지를 문 채로 젖가슴을 쥐어짜 내거나 하면서.
어떻게든 더 많은 수액을 짜내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목을 축였다.
그런데, 점점 더 갈증이 심해져 갔다.
이게 대체...
그뿐만이 아니라 중간부터 수액을 짜내는 것에만 집중한 나머지 가라앉았던 내 자지가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제야 깨달았다.
갑자기 주변이 더워진 것이 아니라, 내 체온이 올라가고 있던 거라고.
그리고 그런 내 눈에.
아리아드의 젖가슴을 주무르며 흥분했을 때보다도, 그런 아리아드에게 대딸을 받았을 때보다도 훨씬 빠르게.
내 자지가 발기하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이거 뭐야.
무슨 정력제도 아니고.
아니, 존나 비싸게 샀던, 어제 먹었던 정력제보다 몇 배는 효력이 좋지 않나?
아리아드의 수액에 이런 효과가 있었던 걸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그 잠깐 사이에 순식간에 풀발기해버린 내 자지가 보였다.
아니, 풀발기라고 하기에도 조금 달랐다.
울긋불긋, 터질 것처럼 혈관을 도드라진 채로 세워진 내 자지는, 기존의 풀발기보다 한층 더 흉악한 기세를 보이고 있었으니까.
길이는 그대로였지만,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혈관 덕에 자지의 지름이 기존의 1.3배는 더 되어 보였다.
이거 진짜로 내 자지 맞아?
괜찮은 건 맞고?
터질 것 같이 발기한 자지, 그 와중에도 변함없는 목이 타는 듯한 갈증에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일단, 입부터 떼어내고.
그런 생각을 하며 입에 물은 아리아드의 젖꼭지를 뱉어내려고 했을 때였다.
나를 아리아드의 두 팔이 끌어안아 왔다.
꽈악, 하고 눌러오는 아리아드의 두 팔에 짓눌려서 그대로 아리아드의 커다란 가슴에 얼굴이 파묻혀버렸다.
“후후후...♡ 정말이지이, 나쁜 아이구나아. 한조느은...”
내 귓가에 달콤하게 속삭이는 아리아드의 목소리.
“잠깐마안, 멈춰달라고오... 내가 그렇게나 말했는데에♡”
분명 조금 전까지 연속으로 젖꼭지를 쥐어짜이면서 수액을 뿜어내느라 반쯤 정신이 나간 듯 보였던 아리아드였는데.
그게 전부 거짓말이었다는 듯이, 강하게 나를 끌어안고서 속삭이는 아리아드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게다가아... 잠깐 내가 정신을 잃은 사이에 잔뜩 마셔버린 모양이구나아♡ 정말이지이, 욕심이 많은 아이라니까아♡”
그렇게 내 귓가에 속삭이는 아리아드와 함께.
스륵, 스르륵하고 무언가가 내 몸을 타고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내, 그것이.
빙글, 빙글하고, 내 자지 끝을 건드려왔다.
“여기가 이렇게나 잔뜩 커져버리고오... 후후후♡ 딱딱해라아♡ 대체 얼마나 마신 거니이? 움찔움찔하고오, 괴로워 보이는 거얼♡”
발기하면서 뒤로 밀려난 표피부터, 귀두 뒤쪽, 이윽고 요도 끝까지.
스륵, 스르륵하고 그 무언가가 감싸오는 것이 느껴졌다.
대체 이게 뭐지?
아리아드의 두 팔이 나를 끌어안고 있을 텐데?
아리아드의 가슴에 감싸여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꾸물거리면서 내 자지를 감싸오는 감촉이 내게 경고해왔다.
당장 여기서 벗어나라고.
“아아아...♡ 이러며언, 이러며언 안되는데에...♡ 릴리스으, 그 아이랑 약속했는데에♡”
근데, 내 머리를 감싸 안은 아리아드의 완력은 인간을 아득하게 초월하고 있는 존재의 것이었다.
아무리 밀어내려고 해도, 거대한 고목을 밀어내려고 하는 것처럼 아리아드는 꼼짝도 하질 않았다.
아니, 그야 릴리스도 내쫓아버릴 정도의 힘을 가진 아리아드가 약할 리가 없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알고는 있었는데.
근데, 이 정도인 줄은 몰랐지!
“하지마안, 그래애♡ 나쁜 아이에게엔, 벌을 줘야하니까아♡ 조금이라며언, 릴리스으도, 이해해주겠지이?”
숨이 막혔다.
아리아드의 젖가슴에 얼굴이 파묻힌 채로, 계속해서 눌러오는 두 팔에 숨쉬기가 힘들어져 갔다.
씨발...!
이대로 가다간 아리아드의 가슴에 질식해서 죽어버릴 판이었다.
어떻게든...
어떻게든 해야 했다.
더듬더듬, 손을 움직여서 아리아드의 젖꼭지를 찾았다.
이윽고 손에 잡힌,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는 부분을, 아리아드의 젖꼭지를 붙들어 쥐었다. 그리고 밑으로 쭉 잡아당겼다.
하지만, 자세가 자세다 보니 힘이 부족했던 걸까?
아리아드가 키득거리며 말했다.
“또오 못된 장난이나 치려고오♡ 그게 아니며언... 더 해달라는 뜻일까아♡”
꽈악, 하고 더욱 강해지는 아리아드의 힘에 안그래도 숨쉬기 힘들었던 게 더욱 힘들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무언가가 내 자지를 덥썩 물어왔다.
쪼오옥♡
쪼오오옥♡
내 자지를 빨아들이듯이 하는 무언가. 무자비하게 뽑아내려 드는 듯한 흡입력에 마구 버둥거렸다.
뭔데.
이거 대체 뭔데.
씨이이발...! 이건 또 뭔데?!
“흡...! 흐으으읍...!”
“아하하♡ 그렇게나 기분 좋니이?”
귓가에 들려오는 아리아드의 목소리.
그녀의 말대로 기분이야 좋았다.
아니, 그냥 좋은 것도 아니고 장난 아니게 좋았다.
너무 좋아서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아서 문제지.
안 그래도 숨쉬기 힘들어서 죽을 것 같은 와중에, 마치 릴리스의 진동 500배 대딸 때랑 비슷할 정도의 쾌락이 전해져오니 머릿속이 새하얗게 물드는 기분이었다.
분명, 대딸도 제대로 못 하던 아리아드였는데.
그 아리아드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기분 좋았다.
“후후...♡ 부들부들 떠는 모습도오, 무척이나 귀엽네에♡ 우리 한조오♡”
그래도, 릴리스의 대딸에 버금가는 쾌락에도 용케 버티는 내 자지였다.
그땐 1분 만에 8연속으로 쥐어짜였는데, 지금은 아직 한 번도 싸지 않았으니 내가 성장하긴 성장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가 성장했다는 사실에 기뻐할 상황이 아니었다.
쪼오오오오옵♡
미친 듯이 내 자지를 빨아들여 오는 무언가.
그 무언가가 여전히 내 자지를 빨아대고 있었으니까.
가슴에 질식해서 뒈지던지, 이대로 죄다 정액을 뽑히면서 질식으로 뒈질 건지 고르라는 소리일까?
어느 쪽이든 이대로 죽어버리기엔 내 남은 인생이 너무나도 아까웠다.
이제 좀 살만하다 싶어졌는데.
이렇게 죽는다고?
진짜로?
살고 싶었다.
이러다 진짜 죽는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냅다 손바닥으로 아리아드의 젖가슴을 내리쳤다.
“또오 가슴이나 만지고오♡ 우리 한조는, 정말로 가슴을 좋아하는 구나아♡”
아니야.
그거 아니야.
그거 아니니까.
살려줘요.
“그래애, 여기 있단다아♡ 한조가 정말로 좋아하느은, 가스음♡”
꾸우우욱, 하고 나를 더더욱 강하게 끌어오는 아리아드.
이건 못 버틴다.
질식이 아니라, 아리아드의 거대한 가슴에 몸이 찌부러질 것만 같았다.
“우후후♡ 이건 어떻니이? 이러며언♡”
그렇게 말한 아리아드와 함께, 이내 오독, 하고 내 귀 끝을 깨무는 감촉이 느껴졌다.
오물오물, 부드러운 아리아드의 입술이 내 귀 끝을, 마치 고양이가 자기 새끼에게 해주는 것처럼 깨물어왔다.
단순히 깨무는 것만이 아니라, 혀로 간지럽히듯이, 귓불을 핥아오는 아리아드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기분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니었다.
숨이 존나 막혀서 그런 거였다.
이거 말고...!
가슴을 좋아하는 건 맞는데.
정말로 좋아하기는 한데.
그렇다고 가슴에 파묻혀서 죽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으응? 아까보다 더 커지는거얼...? 아핫♡ 싸고 싶어진 거구나아? 사정...? 그래애, 사정이라고 했었지이♡ 좋아, 퓻퓻하고오♡ 싸도 좋으니까아♡ 내 안에, 잔뜩 싸려엄♡”
그렇게 말하는 아리아드의 목소리와 함께,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도.
아리아드의 말에, 내 자지가 퍼뜩였다.
내 안이라고?
아리아드의, 안이라고...?
지금 이딴 게 중요한 게 아닌데.
진짜로 이딴 게 중요한 게 아닌데.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들은 아리아드의 말에 내 자지가 움찔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생물은 죽기 직전에 사정을 하니 어쩌니 하던, 대체 언제 들었던 것인지 모를 기억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지금 진짜 내가 죽기 직전이라는 걸까?
쾌락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냥 제멋대로 사정하려고 드는 자지가 이내 울컥거리며 정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뷰윳♡
뷰우웃♡
“하아아아♡ 이게에, 사저엉...♡ 븃, 븃하고 안에서 쏟아지고 있어서어...♡ 이건... 꽤 좋을 지도오...♡”
정말로 아리아드의 보지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인지.
대체 뭔지도 모를 것에 감싸인 자지가 마구 정액을 토해내자, 그런 내 자지를 감싸고 있는 것이 내 정액을 모조리 빨아들여 대는 것이 느껴졌다.
“자아, 븃♡ 븃♡ 좀 더어, 내게 사정하려엄♡”
요도에 남아있는 정액 한 방울마저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쪼옥쪼옥, 자지를 빨아대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정신을 잃으려고 했을 때였다.
콰아앙!
“이, 씨발련아 내가 걔 건들면 가만 안 둔다고 했지ㅡ?!”
무언가가 터져나가는 듯한 굉음과 함께 들려온 목소리.
존나 반가운 릴리스의 목소리에 멀어져가던 정신을 붙들어 잡았다.
“앗, 릴리스으, 이건 그러니까아... 꺄아악ㅡ?!”
콰득, 하는 소리와 함께 아리아드의 비명이 들리고서 아리아드의 가슴에 막혀있던 내 시야가 탁 트였다.
숨도 쉬어졌다.
살았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내 뒷덜미를 붙잡고 쭉 잡아당기는 힘에 그대로 뒤로 당겨졌다.
우드드득, 하고 뜯겨나가는 나무 줄기와 함께 대롱대롱, 들려지자 그런내 눈에 릴리스가 보였다.
상당히 고생했는지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있는 릴리스가 보였다.
이곳저곳, 상처도 잔뜩이고.
억지로 무언가를 깨부순 것처럼, 양 팔이상처투성이인 릴리스.
그런데도, 릴리스는 나를 보며 말했다.
“야, 괜찮아? 어디 아픈 데는 없지?”
붉은 눈동자에 가득한 걱정에, 왈칵하고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테에에에엥ㅡ!!!”
“히익?! 야, 달라붙지 마...! 달라붙지 말라고...! 이 미친...! 바지는 또 왜 벗고 있어?!”
반가운 마음에 매달리려 하는 나를 밀어내며 새된 비명을 지르던 릴리스가 이내 그런 내 정수리에 손날을 내리쳤다.
“내가, 떨어지라고, 말했지...!”
콰악!
내 정수리에 내리꽂힌 릴리스의 손날.
씨발, 존나 아파...!
머리를 움켜쥐고서, 그대로 주저앉자 그제야 내 눈에 덜렁거리는 내 자지가 들어왔다.
덕분에 정신이 좀 드는 기분이었다.
아무리 뒤질 뻔했다가 살아났다고 해도 그렇지, 자지를 덜렁거리면서 릴리스에게 매달리려 들다니...
존나 쪽팔렸다.
“...후우. 뭐어, 보니까 괜찮아 보이네... 다행이기는 한데... 하아... 진짜... 일단, 이거나 입고 있어.”
스윽, 하고 허공에서 꺼내들은 것을 내게 던지는 릴리스.
보니까 릴리스가 입고 왔던 블라우스였다.
“아니, 이걸 나보고 입으라고요?”
“싫으면 그러고 있던가...!”
그건 또 아닌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릴리스가 던져준 블라우스를 허리춤에 대충 감았다. 릴리스가 입었던 옷이라 그런지 좀 작긴 했지만, 그래도 대충 가려진 하반신이 보였다.
그런 나를 본 릴리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좋아, 그럼 여기서 잠깐 기다려.”
빠득, 이를 갈은 릴리스가 저만치에서 엎어져 있는 아리아드를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난 저 썅년이랑 잠깐... 이야기 좀 해야겠으니까.”
그런 릴리스의 머리 위로 치솟기 시작하는 두 뿔이 보였다.
저거 더 길어지는 거였구나.
저기서 더 길어지기도 하는 걸까?
저번 건 1단 변신이고, 이번 건 2단 변신인데, 3단 변신도 있는 걸까?
아무튼, 진짜 제대로 빡친 것 같은데.
호아란 때랑, 여기서 쫓겨나기 직전에 봤던 모습에서 한층 더 살벌해 보이게 변해버린 릴리스의 모습에 이거 말려야 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저기...”
“...왜?”
내가 말을 걸자 멈칫하고, 나를 돌아보는 릴리스의 눈동자가 보였다.
눈자위까지도 새까맣게 물들어버린 릴리스의 붉은 눈동자가.
진짜 존나 빡친 것 같은데.
말리는 건 못하겠다.
“그, 어쨌든 별로 다치진 않았으니까 살살 하시라고요.”
“...그래.”
고개를 끄덕인 릴리스가 아리아드에게 다시금 걸어가는 것을 보였다.
일단 난 최선을 다했다.
“엄살 피우지 말고 일어나 이 썅년아ㅡ!”
들려오는 릴리스의 노호성을 들으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