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화 〉 미노타우로스 마노 (3)
* * *
“짜줘엇♡ 내 젖꼭지...♡ 발정해서 우유로 가득해진 내 젖꼭지 잔뜨윽 짜줘엇♡”
배면좌위, 그러니까 내 위에 등을 돌린 채로 앉은 마노의 보지에 자지를 박아넣으면서 마노의 요구대로 젖꼭지를 꾹, 꾹 눌러주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마노의 젖꼭지가 우유를 뿜어냈다.
쭈욱♡ 쭈욱♡
“흐앗♡ 우윳♡ 나오는 거 기분 좋아앗♡ 자지로 푹♡ 푹♡ 하면서 젖 짜내는 거엇♡ 기분 조아앗ㅡ♡”
그런 마노의 젖을 짜내면서 허리를 튕겨 올렸다.
“옷♡ 오옥♡ 너무 빨라서어...♡ 오오옥♡ 흐오옷♡”
쯔푹♡ 쯔푹♡ 쯔푹♡ 쯔푹♡
빠르게 마노의 보지를 쑤셔올리는 내 자지가 슬슬 정액이 마렵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그 와중에 꾸욱, 조여드는 마노의 보지.
마노도 가버렸나 보다.
이번 걸로 세 번째.
마노가 세 번 가는 동안 버텼으니까, 그래도 이번엔 꽤 버텼다.
“슬슬 쌀게요?”
그런 내 말에 마노의 보지가 더더욱 내 자지를 조여들었다.
“아앙♡ 싸줘엇ㅡ♡ 우유 뿜으면서 가버리는♡ 칠칠맞은 발정기 젖소 보지에 븃븃♡ 정액으로 가득 채워저엇ㅡ♡”
흥분해서 그런지 발정기라서 야한 말을 마구 뱉어대면서 정액을 졸라오는 마노.
그런 마노의 말대로 해주기로 했다.
“오극ㅡ♡”
뿌리까지 쳐올리며 마노의 보지에 밀어 넣은 내 자지가 정액을 토해냈다.
뷰웃...♡ 뷰루웃...♡
울컥대며 마노의 보지 안을 정액으로 채워 넣는 내 자지. 그런 내 자지를 물어오는 마노의 보지가 느껴졌다.
쪼옥, 쪼오옥♡
자지를 부드럽게 감싸오며 정액을 받아내는 마노의 보지에 사정하는 것은 억지로 쥐어짜이듯 조여드는 다른 이종족들의 보지랑 비교하면 확실히 기분 좋게 사정할 수 있는 보지였다.
뭐, 그쪽도 나쁘단 건 아니었다.
어느 쪽도 기분 좋은건 마찬가지니까.
제각각 장단점이 있다는 거였다.
마노 같은 경우에는 오랫동안 사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여전히 사정해대고 있는 내 자지를 마노의 보지에 문지르며 그런 그녀의 젖꼭지를 꾹, 꾹 눌러줬다.
그러자 아직도 미처 나오지 못했던 젖들이 뿜어져 나왔다.
쭉♡ 쭈욱♡
그래도 슬슬 나오는 양이 줄어든 걸 보니, 거의 다 짠 듯싶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마저 짜낼까 싶어서, 더더욱 마노의 젖꼭지를 주무르고 있자니 그런 내게 마노가 말했다.
“안뎨...♡ 지금 젖을 짜며언...♡”
입으로는 하지 말라고는 하는데, 정작 마노의 보지는 쪽쪽하고 내 자지를 물어오고 있었다.
이런 경우엔 어쩌면 좋을까?
고객의 요구에 따라야하는 디스펜서였다.
근데 입으로는 하지 말라는데 보지로는 어서 해달라고 말하듯 연신 자지를 조여오는 고객의 경우엔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
...뭐 한 번쯤은 내 좆대로 해도 되겠지.
“조금만 더하면 될 것 같아서요. 어차피 해야 했던 건데 그냥 마저 할게요.”
“안 뎨, 안 뎨는데에...♡”
거듭해서 안 된다고 하니 좀 걸리긴 하는데, 하기로 했는데 안 하기도 그랬다.
그래서 그냥 그대로 마노의 젖꼭지를 붙들어쥐었다.
“흐아앙ㅡ♡”
꾸욱, 하고 사정하면서 붙들어 쥔 마노의 젖꼭지를 살짝 잡아당기자 쭈우욱, 쏟아지는 젖들이 보였다.
“안 뎬다고... 했는 데에...♡ 흐으으읏♡ 이러며언... 안 뎨애...♡ 우유 짜내면서 사정 당하는 거어... 버릇 들려버려어...♡”
안된다는 게 그런 이유에서였나.
슬슬 젖꼭지만으로는 잘 나오지 않아서, 마노의 가슴째로 주무르며 젖을 짜냈다.
주륵, 주르륵♡
가슴을 그러쥐면서 젖을 짜내자, 이제 슬슬 다됐는지 뿜어지기보단 질질 흐르는 느낌으로 흘러나오는 마노의 우유와 그때마다 꾸욱, 꾸욱 조여오는 마노의 보지에 내가 말했다.
“그래도 기분 좋으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그런...♡ 그래도... 그럴, 지도...♡”
응, 마노도 결국 인정했으니 됐다.
마노의 젖짜기가 끝나는 것처럼, 나 역시 슬슬 사정이 끝나갔다.
그러고 보면 요새 사정량이 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레벨 드레인의 영향인 걸까 아니면 다른 것 때문인 걸까?
뭐, 정액이 늘어나서 디스펜서로서 나쁠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꾸욱, 꾸욱하고 마노의 보지에 자지를 문지르며 남은 정액까지 마저 털어냈다.
그렇게 사정이 끝날 때까지 마노의 젖꼭지를 쥐어짜 내자, 마침내 더 이상 젖도 나오지 않게 됐는지 아무리 짜도 우유가 나오지 않게 됐다.
내 쪽도 마노의 보지 안에 사정을 전부 마친 자지가 꿈틀거렸고.
이제 정말로 끝났네.
확실하게, 사정해낸 정액이 마노의 보지 안에 들어가도록 천천히 문지르며 자지를 뽑아냈다.
“후아♡ 흐아앗...♡”
그런 내 자지를 붙잡고 늘어지는 마노의 보지.
이젠 이것도 익숙해서, 그대로 마노의 보지를 잡고서 자지를 뽑았다.
뽀옥♡
“오흣♡”
자지를 뽑아내자, 여전히 풀발기중인 내 자지가 내 허벅지에 걸터앉은 마노의 배꼽까지 올라왔다.
“흐앗...♡ 굉장해애♡ 벌써, 네 번째인데... 아직도...♡ 하아♡ 딱딱해...♡ 미노타우로스 남자들도, 이 정도는 못하는데...♡”
꼬옥, 그런 내 자지의 끝을, 귀두를 붙잡고서 중얼거리는 마노.
그런 마노에게 내가 물었다.
“더 하실 건가요?”
움찔, 그런 내 말에 몸을 떨던 마노가 고개를 내저었다.
“으응... 아깝지만, 벌써 예산 초과니까...”
예산 초과라면 어쩔 수 없지.
착유 코스 1회에 젖 짜면서 질내사정이 추가로 3회.
벌써 200만 원이 훌쩍 넘어버렸으니까. 벌이가 어지간히 좋다고는 해도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했다.
생각해보면 디스펜서가 너무 많이 돈을 버는 게 아닌가 싶었다.
이종족들.
평균적으로 인간과는 벽이 느껴질 만큼 차이 나는 신체 능력에 마법 능력, 그 밖에 초상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이종족들이 돈을 많이 벌긴 하지만, 그래도 매달 한 번씩은 오는 발정기 때마다 돈을 이렇게 퍼부어야 한다면, 많이 벌어봤자 소용이 없을 테니까.
돈 받으면서 해주는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긴 한데.
뭐, 진짜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니까 신경 끄기로 하고서, 마무리나 제대로 하기로 했다.
나는 여전히 발기한 내 자지를 손으로 문지르고 있는 마노에게 물었다.
“그럼, 씻겨드릴까요? 아, 이건 서비스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아... 그럼, 부탁해도 될까? 지금은... 다리가 후들거려서 서기도 힘들 것 같으니까...♡”
“넹.”
영차, 하고 그대로 마노의 몸을 안아 들었다.
다소 무게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젖을 잔뜩 짜낸 덕분인지 들지 못할 것도 없었다.
꼬옥, 하고 내게 안긴 마노가 내 목에 팔을 감아오고는 웃으며 말했다.
“후후후...♡ 이 자세, 꼭 공주님 같은걸...♡”
“맞죠, 공주님. 씻겨주는 사람도 있고.”
“그렇네... 그럴 지도♡”
대충 마노와 농담 따먹기를 하면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나저나...
잔뜩 짜내버린 마노의 우유로 난장판이 되어버린 방을 보며 생각했다.
대실에는 청소 비용도 포함되어있어서 굳이 내가 뒷정리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이건 좀 치우긴 해야겠지?
이대로 두고 가기엔 양심상 못할 것 같았다.
“구석구석, 깨끗하게 씻겨줘야 해♡”
“네, 맡겨만 주세요.”
뭐, 그건 이따 하기로 하고.
나는 내 가슴에 뿔을 문질러오는 마노를 안고서 샤워실로 향했다.
마노와 샤워도 끝마치고, 결제도 무사히 받았겠다 방을 적당히 치우고서 저녁으로 먹을 반찬거리나 사 가려고 집 근처에 있는 마트에 들렀다.
뭘 사갈까, 일단 맥주는 필수였다.
집에 물처럼 맥주를 마셔대는 릴리스가 있었으니. 그거랑 또, 적당히 반찬 겸 안주로 먹을만한 걸 찾던 중에익숙한 분홍 머리가 보였다.
“쫀득쫀득 맛있는 만두에요~! 드시고 가세요~!”
분홍 머리에, 머리 옆으로 나있는 구부러진 뿔.
어딘가 많이 놀 것 같은, 건방진 애새끼처럼만 보이는 차림인데 앞치마는 또 제대로 입고 있는 모습의 사티로스.
사티를 발견한 나는 그대로 그런 그녀에게 향했다.
“만두 시식 한 번 하고 가세요~! 쫀득쫀득해서 맛있어요~!”
내가 오는 줄도 모르고, 여전히 호객 행위 중인 사티를 보며 내가 말했다.
“만두 하나만 줘봐.”
“앗! 네, 여기... 주, 아니, 오빠?”
“만두 달라니까?”
“아, 응... 여기...!”
사티가 건네준 만두.
막 구워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만두를 옆에 있는 간장에 살짝 찍어서 입에 넣어봤다.
맛있네.
반찬으로 이거나 사갈까?
“일은 좀 어때?”
첫 만남은 좀, 아니 많이 좆같긴 했지만 어쩌다 보니 내게 종속되어버린 사티로스, 사티는 얼마 전부터 여기 마트 시식 코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사티로스라는 이유로 이렇다 할 일자리도 구하지 못한 채 거리를 전전하다가 그런 짓을 하게 됐다는 구차한 사연을 듣고서 동정심이 들어서 내가 어떻게 해준 것은 아니었다.
릴리스라면 몰라도 내가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만약 그런 능력이 있었더라면 디스펜서가 될 일도 없었을 테니까.
단지, 내가 한 것은 사티와 함께 면접에 따라가줬던 것 뿐이었다.
대충 보증인, 비슷한 느낌으로.
일단 내가 사티의 주인이니까 보증인이긴 했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아르바이트 면접에서 또다시 사티로스라는 이유로 거절하려는 점장 앞에서 사티는 내가 가르쳐줬던 필살, 도게자를 시전했다.
깜짝 놀라면서 바닥에 이마를 문지르는 사티를 일으켜 세우려 하는 마트 점장인 하플링을 보는 건 꽤 웃겼었지.
짧막한 팔로 끙끙하면서 사티를 일으키려 하는데, 힘이 부족해서 주저앉는 것을 봤을 때는 무심코 웃어버릴 것 같아서 참기 힘들었다.
아무튼 덕분에 그렇게 시식 코너 아르바이트를 구하게 된 사티는 요새 열심히 사는 모양이었다.
여전히 발랑 까진 차림새긴 한데.
머리카락도 핑크고.
머리카락은 원래 저런 색이니 어쩔 수 없고, 옷도 저런 거밖에는 안 남아있다니 대신 옷을 사줄 것도 아니면서 뭐라하기엔 그랬다.
아무튼 안부를 묻는 내 말에 사티가 말했다.
“으응, 이런 일은 처음이라 조금 힘들긴 한데. 같이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도와줘서 할 만해... 주, 아니 오빠는 요즘 어때...?”
“나야 존나 잘 지내지.”
사티가 한 달에 얼마나 버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식 코너의 아르바이트다.
그렇게 많이 받지는 못하겠지. 아무튼, 마노도 그렇고, 채취장을 들려서 개쩌는 야동과 함께 탈탈 털어낸 덕분에 방금 그 정도로 벌고 오는 길이니 존나 잘 지내고 있는 게 맞았다.
“그래? 다행이네... 아, 타겠다.”
그렇게 말하며 만두를 뒤집는 사티.
만두를 뒤집는 폼이 제법 모양새가 갖춰진 걸 보니 정말로 열심히 하고 있긴 한 모양이었다.
그런 사티를 보다가 말했다.
“만두 세 봉지만 줘. 먹어보니까 맛있네.”
“아, 응...! 맛은 어떤 걸로?”
맛?
보니까 야채랑 김치, 고기 맛이 있었다.
“종류별로 하나씩.”
“알았어.”
개과천선한 걸까.
아니, 애당초 개과천선이란 게 대체 뭘까.
내가 누굴 잣대하고 평가할 처지가 되는 종류의 인간인 것도 아니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만한 인간이 아니었다.
하물며 이런 세상이 되어버린 지금은 더더욱 그랬다.
온 세상이 전쟁으로 불타오르던 세상에서 온 이들도 있었다.
멸망하기 직전의, 생존자로서 살다가 넘어온 이들도 있었다.
사는 것이 투쟁이나 마찬가지인, 그런 세상에서 넘어온 이들도 무척이나 많았다.
그런 이들에게, 내가 감히 뭐라고 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이전 세상에서 사람을,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죽인 사람을 알게 됐다고 치자.
사람을 죽였다고요? 당신은 나쁜 사람이네요, 하고.
내가 과연, 그 사람에게 그렇게 말할 깜냥이 있기라도 할까?
내 주제는 내가 더욱 잘 알고 있었다.
나는 누군가를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그래.
다만, 남한테 피해 안 주고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티를 여전히 미워하기도 그랬다.
어떤 세상이고 간에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을 마냥 미워하는 건 너무한 일이었으니까.
이건 누굴 평가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내 안에서 해결할 문제니까 괜찮을 거다.
나한테 했던 짓을 생각하면 진짜 개썅년이긴 한데.
그거야, 이미 퉁치기로 했던 거니 더 이상 따지지 않기로 했다.
“여기 있어, 오빠.”
“그래, 고맙다. 그럼 일 열심히 해라.”
“아, 응...!”
반찬으로 만두만 먹기엔 좀 그런데.
뭐 더 살 게 없으려나, 하고 계속해서 장을 보려고 하는데 그런 내게 사티가 말을 걸어왔다.
“저기... 오빠.”
“응?”
돌아보자, 사티가 꼼지락거리며 손가락을 움직이며 말했다.
“그, 정말... 정말로 미안해. 그때는...”
“됐어. 뭘 또 사과해? 이미 끝난 일인데.”
“아니, 그래도 사과해야 할 것 같아서... 그, 그리고.”
그리고 뭐.
대체 뭘 말하려는 건지 저렇게 뜸을 들이는 건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사티를 바라보자, 그런 내 시선에 고개를 내리며 사티가 말했다.
“...그, 아르바이트 면접 때 같이 와줬던 것도 고맙고, 나한테 그, 정중하게 부탁하는 방법? 이란 걸 알려준 것도 고맙고...”
그거 반쯤 그냥 놀리려고 한건데.
진짜 할 줄은 나도 몰랐지.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하는 사티를 보고서,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걸 참았다.
“그, 그러니까... 호, 혹시... 나중에 오빠한테 가도 될까...?”
나한테 온다고?
“나한테 오긴 뭘 와. 꺼져.”
이 썅년이 어디서 빨대를 꽂으려고.
역시 이 년 정신을 덜 차린 것이 분명했다.
“아,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오빠, 디... 그거잖아?”
디스펜서란 직업은 비밀이니까, 알 사람이야 다 알지만. 지금도 내 팔에 걸려있는 바디 체커를 보고 시선을 보내오는 몇몇 이종족들이 보였다.
저기, 저 사람은 저번에 이용했던 고객님이네.
내가 본 것을 알아차렸는지 눈웃음을 지으면서 손을 흔드는 웨어비스트, 양 수인 누님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아줬다.
저 누나 양보지 개쩔었지...
뭐, 지금은 그때 일을 회상할 때가 아니긴 했다.
다시 사티를 보자, 주변을 둘러보던 사티가 이내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더니 손가락을 여전히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그러니까... 나도 오빠... 그, 이용해도 되냐구...”
그러니까.
날 사겠다고?
“내가 니 주인인데?”
“그건, 그렇지만...”
반쯤 야매로, 그것도 무고의 도움을 받아서긴 했지만 사티로스의 종특인 어느 쪽이 더 우수한 수컷인지 암컷인지를 가리는 섹스 배틀에서 승리한 나는 사티의 주인이 됐다.
주인이 됐다고 뭐 대단한 건 없었지만.
그냥 내가 하는 말을 조금 더 귀 기울이는 정도?
애당초 종족 자체가 방탕하기 이를 데 없는 종족인 사티로스다보니 주종 간의 억제력이 그렇게 강한 계약인 것도 아니었다.
심지어 더 좋은 수컷이나 암컷을 만나게 되면 바로 거기로 갈아타 버리기까지 한다니, 진짜 좆도 없는 주종관계였다.
아무튼, 그래도 지금은 내가 사티의 주인이긴 한 거다.
여기서 사티가 굽고 있는 시식 만두를 혼자 다 먹어도 사티는 울상만 지을 뿐 내게 아무 말도 못 한다는 소리였다.
그건 그거고.
사티가 날 산다라...
“안 돼.”
딱 잘라서 그렇게 말하자, 나를 올려다보던 사티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그야 그렇겠지. 미안해... 오빠. 내가 괜한 소리를 해서...”
추욱, 어깨를 늘어뜨리며 주눅이 든 모습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티.
그런 사티에게 말했다.
“아니, 그거 말고 썅년아.”
“응...?”
“너 아직 돈 다 안 갚았거든? 저번에 너한테 한 거... 아직 한 푼도 못 받았다고.”
쿡, 하고 사티의 이마를 검지로 찔렀다.
“날 사겠다고? 돈이나 먼저 갚고 말해, 이 빚쟁이 년아.”
사티에게 받아내야 할 돈만 해도 얼마야.
한번은 내가 주기로 한 거니 그렇다 치고, 추가로 네 번이었으니까, 여지껏 제일 적게 받았던 걸로 따져도 100만 원은 받아야 했다.
사티의 보지에 싸준 것만 해도 그렇고, 이년을 떼어내려고 보빨이며 뭐며 별의별 짓을 다 했던 걸 생각하면 그 두 배는 받아야 제값을 받는 것이었다.
근데 뭐?
돈도 안 갚았으면서 날 사겠다고?
어림도 없지.
“그 말은...?”
“갚은 뒤에는 뭐. 돈만 내면 사는 거지. 내가 딱히 손님 가려 받는 것도 아니고.”
그런 내 말에 화악, 밝아진 사티의 얼굴.
쫑긋, 하고 사티의 귀가 파닥거리는 것이 보였다.
“응, 열심히 일해서... 돈 갚을게...! 이번에 월급 받으면 갚을 테니까...!”
“천천히 갚아도 되니까 괜히 한 번에 갚겠다고 지랄하다가 쫄쫄 굶지나 마.”
굶으면 또 지랄할 거잖아.
내가 그렇게 말하자 사티가 얼굴을 붉혔다.
“그, 알겠어... 그, 그래도 금방 갚을 테니까... 오빠!”
“그래그래.”
그렇게 말하고서 사티에게서 멀어진 나는 마저 장을 보기 시작했다.
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하는 거 보니까 보기 좋네.
그런 생각을 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