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화 〉 반 세계 정부 주의자 (3)
* * *
출근하고서 멍하니 디스펜서 대기소에서 과자나 까먹고 있자니, 곧 지명이 들어왔다.
우웅, 하고.
‘맘마통’과는 달리 디스펜서들을 위해 준비되어있는 공식 어플 ‘야넣자’의 알림이었다.
둘 다 공식인데, 왜 이름이 하나같이 이따구인 걸까? ‘맘마통’과 ‘야넣자’의 세기의 대결이라도 되는 걸까?
‘맘마통’이야 디스펜서들은 존재조차 모르는 어플이니 그렇다 쳐도, ‘야넣자’는 디스펜서나 이종족이나 어느 쪽이든 볼 수 있는 공식 어플인데 대체 어쩌자고 이러는 건가 싶었다.
아니면 ‘맘마통’이나 ‘야넣자’나 만든 새끼가 같은 새끼인 건가?
이름 지은 꼬라지를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아무튼,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니 날아온 알림이나 확인해봤다.
강한 좆, 412호로 호출...
여전히 보기 그런 예명이 떡하니 떠올라서 좀 그랬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중요한 건 지명이 들어왔다는 거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거니까.
“...비공개네?”
누가 날 지명한 건지 확인하고자 지명자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보니, 모든 정보가 비공개였다.
‘맘마통’마냥 디스펜서의 자지 길이가 몇이니 지름이 몇이니 하는 건 ‘야넣자’가 제공하지는 않지만, 이름이나 종족 같은 간단한 정보 정도는 제공하는 편이었다.
어쨌거나 받아들이는 쪽은 디스펜서다보니까, 공개하는 정보로 속옷만 입은 프로필까지도 올려놓는 것도 꽤나 됐었다.
그런데 비공개라.
가끔 종족이라든지 이름이라든지는 비공개하는 경우야 있었지만, 하나같이 전부 비공개인 건 처음이었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이건 거절하자.
평균적으로 두 배는 더 벌 수 있는 지명을 거절하는 건 조금 아깝긴 한데, 막상 방으로 찾아갔더니 하반신이 거미인 아라크네라든지 말인 켄타우로스 같은 게 튀어나오면 난감한 일이었다.
못할 건 없는데, 아무리 나라도 그런 건 좀 마음에 각오가 필요한 일이었으니까.
그렇게, 들어온 지명을 거부한 순간이었다.
우웅, 하고.
강한 좆, 317호로 호출...
거절하기 무섭게, 또다시 지명이 들어왔다는 알림이 날아왔다.
이번에도 모든 정보가 비공개인 채로.
뭐지?
뭔가 오류라도 난 건가 싶어서 주변을 봤지만 나랑 마찬가지로 대기소에서 멍때리고 있는 몇 안 되는 디스펜서들은 딱히 문제는 없어 보였다.
자기들끼리 음료수를 마시면서 대화하고 있는 것이 보였으니까.
나야 다른 디스펜서랑 딱히 대화하거나 그러지는 않아서 저기에 낀적은 없었지만, 아무튼 다른 디스펜서들을 보아하니, 어플이 무슨 오류가 생긴 건 아닌 모양이었다.
아니면, 나만 이러는 건가?
이것도 거절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거절을 누르려고 했을 때였다.
우웅.
우웅...!
우우웅...!
계속해서 알림이 날아왔다.
강한 좆, 611호로 호출...
강한 좆, 521호로 호출...
강한 좆...
“애미, 씹...”
뭔데 이거?
등 뒤로 소름이 올라왔다.
대체 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가 좆됐음을 느낀 내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지명이라도 받았나 보네?”
“요즘 자주 보는데, 제법 잘나가는 모양이야.”
“하긴, 덩치 봐라. 그년들이 좋아 죽기야 하겠네. 나는 대충 시간만 때우다가 채취장이나 다녀오고 마는데... 누군 몸 좋다고 지명이나 다 받아보고, 부럽네.”
내가 몸을 일으키자, 다른 디스펜서들의 잡담이 들려왔다.
부럽다는 눈길을 보내오는 다른 디스펜서들의 시선. 하지만, 당사자인 나는 전혀 그런 시기로 가득한 시선을 즐길 기분이 아니었다.
지금도 웅웅대고 울려대는 스마트폰.
존나 호러였다.
평범한 지명이 아니다.
아니, 애당초 지명이긴 한 걸까?
대체 나한테 왜 이딴 일이 일어난 걸까?
어제 릴리스한테 별일이야 있겠냐고 말한 것 때문에? 그것 때문에 하루도 안 돼서 이 지랄이 났다고?
우우웅...!
“씨발.”
우선 진동부터 완전히 꺼버렸다. 그리고 대가리를 굴렸다.
이게 다 그냥 내가 괜히 겁에 질렸을 뿐이지, 별거 아닌 일이었다면?
단순히, 그 잠깐 사이에 나한테 지명이 존나게 쏟아졌던 것뿐이라면?
그야, 그럴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그게 아니면 어쩌라고?
내게 선택지는 두 개였다.
이대로 들어오는 지명들을 씹으며 존버한다는 것과 여기서 탈출해서 안전한 곳으로 가는 것.
어느 쪽도 좋은 생각 같지는 않아 보였다.
전자의 경우엔, 이쪽의 지부장을 겸하는 릴리스가 지금 자리에 없는 상황이고 후자는 안전한 곳이 대체 어디인가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릴리스가 집에 있었더라면, 그냥 그대로 집으로 내빼버리면 그만이었을 텐데.
하필이면 그 릴리스가 어제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
타이밍 한 번 지랄 같았다.
하필 릴리스가 없을 때 이런 일이 생길 줄...
릴리스가 없을 때?
“.......”
릴리스가 자리를 비워서 없는 시점에,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그것도 나한테?
느낌이 좋지 않은 것을 넘어서, 진짜로 좆됐음을 느꼈다.
설마, 릴리스가 자리를 비우게 된 것도 전부 꾸며진 거라면?
여기 있으면 안 된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밖에서는 디스펜서나 고객이 아니라면 이 건물을 인지하지도 들어오지도 못하는 결계마저 처져 있지만, 그건 다르게 말해서는 외부와 이 건물이 아예 격리되어있다는 소리였다.
여기서 신고하더라도, 경찰은 이 근처만 두리번거리다가 그냥 돌아갈 뿐이었다.
릴리스가 없다곤 해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대기중인 이들도 있겠지만, 그걸 이딴 짓을 벌이는 녀석들이 모를 리도 없었다.
애당초, 열도지역의 한 지부를 담당하고 있는 지부장에게 중상을 입히고 디스펜서를 납치한 채로 도주했다는 게 이번 것과 연루되어 있다면... 그게 전부 릴리스를 어딘가로 보내두기 위한 양동이라면... 여기서 대기중인 이들은 있으나 마나한 일이었다.
밖으로 나가야 했다.
그리고, 최대한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야 했다.
설마하니 아무리 그래도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잔뜩인데 대놓고 뭔 짓을 벌일 리는 없을 테니까.
“...거기 콜택시죠?”
우선 택시부터 미리 불러두기로 했다. 가능하면, 빌딩에서 나서자마자 탈 수 있도록.
차량 배차 시간 1분입니다. 저희 고블고블 콜택시를 이용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이윽고, 그렇게 날아온 문자를 보고서 일단 한숨 돌렸다.
1분.
그러니까 1분 뒤에 여기서 나가면 됐다.
“거기 형씨 안색이 안 좋은데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힘들면 일단 좀 앉아서 쉬어. 자, 여기 음료수도 받고.”
“아뇨, 별일 아니니까 신경...”
내 안색이 얼마나 안 좋아 보이면 다 말을 거나 싶으면서도 그렇게 대답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음료수를 받으라고 말하던 사람의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았다.
안색이 좋지 않다고 말했던 새끼는, 나보다도 더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새하얗게 질린, 마치 시체 같은 꼴을 하고 있는 둘을 보고서, 침을 삼켰다.
“안 받는다고? 서운한걸.”
“기껏 생각해준 건데. 같은 디스펜서끼리 서운하게시리 그러는 거 아냐~”
대체 뭘 받으라고.
아무것도 없으면서.
애당초... 이 새끼들 왜 눈이 빨개...?
“아뇨, 정말로 됐으니까 일단 좀 떨어져 주시겠어요.”
그 말에, 우뚝하고 멈춰선 둘이 삐걱거렸다. 이윽고, 둘이 나를 보고는 입을 열었다.
“아이, 참.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금방 들켜버렸는걸.”
똑같은 말을, 둘이서 동시에.
이런, 씨발...
“아무튼, 내 말을 잘 듣는 게 좋을 거야.”
“다치기 싫으면 말이야.”
제각각, 두 디스펜서. 아니, 디스펜서들의 탈을 뒤집어쓴 무언가가 그렇게 말했다.
대체 언제부터?
아니, 처음부터인가.
어쩐지, 씨발.
아침부터 온 디스펜서들이 웬일로 많다 싶었다.
“착한 아이는 말을 잘 들어야지. 네 어머니가 그런 말은 해주지 않던?”
릴리스랑 관련된 일인 것도 확실해졌고.
“애미, 씨발 진짜 좆같네.”
“말버릇이 좋지 못한 걸, 그런 점에선 릴리스 그년이랑 닮았다고 해야 하나.”
두 아저씨가 마치 여자 같은 말투로, 하다 못해서 썩 좋은 목소리도 아니고 가레가 낀 듯 걸걸한 목소리로, 그것도 둘이서 번갈아 가면서 말하는 건 듣는 귀가 썩어갈 것만 같은 끔찍한 일이었다.
“...혹시나 싶어서 묻는 건데, 릴리스... 어머니랑 친구라든가 그런 건 아니죠?”
“친구? 나랑, 그년이?”
쿠쿡, 하고 두 디스펜서가 웃었다.
존나 소름끼치네, 씨발.
“그건 참, 웃기지도 않는 농담이구나.”
아니, 씨발. 방금 웃었으면서.
아무튼, 이걸로 확실해졌다.
눈앞에 있는 두 디스펜서, 아니... 디스펜서의 거죽을 뒤집어쓰고 있는, 조종인지 세뇌인지 아무튼, 어떤 방식으로든 눈앞의 두 디스펜서의 몸을 조종하고 있는 자랑 릴리스는 적이었다.
“후우...”
“너무 무서워할 건 없단다. 아주 잠깐, 우리랑 같이 어디 좀 가면 되니까.”
더군다나 한두 놈이 아니란 것도 알았으니까.
더 이상 여기 있을 이유는 없었다.
내게 다가오는 두 디스펜서를 바라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선빵필승, 이 씨발아!”
퍽, 제대로 들어간 내 주먹이 오른쪽에서 다가오던 디스펜서의 턱주가리를 돌려버렸다.
진짜로.
돌려버렸다.
“애미...!”
돌아갔을 터인 턱이 꾸물텅하면서 그대로 내 주먹을 감싸왔지만.
조종이 아니라 씨발 인형같은 거였구나...!
애당초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었어.
“씨발!”
그대로 발로 내 주먹을 완전히 감싸기 전에 걷어차며 떨어뜨린 나는 뒤도 안 보고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자빠진 아저씨... 아니, 아저씨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꾸물렁거리면서 몸을 일으켜 세우는 걸 봤는데, 뒤에서 대체 무슨 꼴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고 싶지 않았다.
디스펜서 대기소에서 뛰쳐나온 나는 그대로 달렸다.
엘리베이터는 존나 안된다.
잘못하면 그대로 갇힌 채로 좆될 뿐이었다.
계단.
계단으로...
“말을 듣지 않는 나쁜 아이구나, 하긴. 그년이 가정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꿀렁거린다.
뒤틀리고, 비틀리고, 솟구친다.
마치 그런 느낌으로, 계단 밑에서 그것이 솟아 올라왔다.
아무튼 뭐? 릴리스가 가정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을리가 없다고?
이런, 씨발 새끼가.
“느금마보단 잘해, 이 씨발 새끼야!”
그것이 무슨 형상을 이루기 전에 다시 한번 발로 걷어찼다. 물컹, 하고 뭉개지며 쏟아져 내리는 그것.
존나 다리에 남은 끔찍한 감촉에 몸서리가 쳐졌다.
슬라임은 만지는 촉감이라도 좋았는지, 저건 무슨 오물통에 몸이 닿은 듯한 느낌이었다.
썩어가는, 발효되기 직전의 시체를 건든 듯한 끔찍한 감촉.
차갑고, 질척하고, 무기질적인 그런 감촉.
그나마 썩은 내같은 냄새라도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행인걸까?
아니, 이 상황에서 냄새가 안 나는 것 정도로 다행이라고 할 수는 있을까?
“그래, 그래. 그렇게 몸부림쳐보렴. 어차피, 여기서 벗어날 길은 없으니.”
목소리는 밑에서 들려왔다.
계단 밑에서 꾸물거리면서 기어 올라오는 것들이 보였다. 내가 분명 걷어차서 뭉개놨던 그것도, 꾸물텅하면서 그 무리에 섞여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래. 내 말을 듣지 않은 벌을, 얌전히 있지 않은 벌은 받아야겠지. 그거 아니? 나는 말을 듣지 않는, 주제도 모르는 열등한 것들이 세상에서 제일로, 제일로 싫단다.”
이번에는 위에서 들려온 목소리.
아까 그 디스펜서들의 모습을 한, 하지만 결코 인간이 아닌 둘이 터벅터벅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씨발... 씨발... 씨발...”
밑에서는 사람의 형상조차도 이루지 못한 점액질의 것들이 기어 올라오고 있고, 위에서는 밑에 있는 것들과 다를 바 없는 것들이, 소름끼치게 아저씨의 모습을 하고서 내려오고 있는 상황.
위아래로 좆됐다.
진짜 좆됐다.
사티 때처럼, 존나 다칠 것 같다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로 생명의 위기가 느껴졌다.
“어머, 얌전해졌구나. 포기한 거니? 가여워라. 하지만 어쩐다... 이제와서 말을 잘 들어봤자... 용서해줄 생각은 없는데.”
다리가 질럿이 되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내 다리 째로 뽑아 내버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직감은 좆같은 것만 잘 맞추더라.
그런 점에서 잡히면 좆된다는 내 직감은 이번에도 정답을 말해주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잡히면 안 된다.
하지만, 어떻게?
“그래, 우선 눈부터 시작할까. 그 눈, 너무 건방진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릴리스는 내 눈이 좋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었다.
나는 품에서, 그것을 꺼냈다.
“흐응?”
오늘 아침에, 릴리스도 어차피 없겠다... 눈에 들어온 김에 슬쩍 해 온 것.
안타깝게도, 세탁을 마친 후라서 이전 것만은 못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나았다.
“그건 뭐니? 부적? 하지만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구나. 안타깝게도, 어디서 이상한 것에 속은 모양이네. 그깟 걸로는 아무것도 못 할 텐데... 하긴, 열등한 인간이니 가짜인지 아닌지 알 수조차도 못했겠지.”
내가 갑자기 품에서 꺼내 든 것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두 아저씨가 이죽거리며 그렇게 말해왔다.
부적이냐고?
이건 그딴 종이 쪼가리가 아니었다.
그것보다 좀 더 부드럽고, 훨씬 기분 좋은 감촉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마지막 희망이, 겨우 그런 가짜 부적이라니. 릴리스, 그 아이가 너를 위해 준비해둔 것이 별 거 없었나 보네. 으으음, 그건 좀 그런데. 널 데려가봤자, 그년이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다면... 손해가 막심하단 말이지.”
마음대로 지껄여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그것을 코에 가져다 대고 숨을 거세게 들이쉬었다.
“쓰읍...”
향긋한 섬유유연제의 향기.
막 세탁해서 뽀송뽀송한 감촉.
무엇보다도.
릴리스가 입었던 팬티라는 사실이 존나게 꼴렸다.
비록 세탁은 했지만.
“아니, 잠깐만. 너 그거 부적이 아니잖아. 뭐야 그... 팬티...?”
엄마 팬티 개꼴리네, 씨발거.
순식간에 풀발기한 내 자지가 그 증거였다.
“마력이... 어떻게? 분명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열등한 인간이었는데...!”
내 기프트.
아리아드의 말로는, 궁극적인 수컷이니 어쩌고 했던 기프트.
이 기프트가 가진, 내가 알고 있는 효과는 둘이었다.
하나는, 정신 계통의 면역.
유혹, 매혹, 혼란, 환상. 그러한 계통의 마법이든 초상 능력이든간에, 전부 면역이 되어버린다.
그 릴리스가 걸은 환몽조차도 깨버릴 정도로 강력한 기프트.
그리고 또 하나는... 전자같이 릴리스의 환몽을 깨버릴 정도로 강력한 효과는 없었지만, 그래도 있기는 한 능력.
바로 내 신체 능력의 향상이었다.
궁극적인 수컷이니 뭐니라서 그런 건지, 기프트가 발동중일 땐 그 전보다는 내 신체 능력이 월등하게 상승했다.
힘도 그렇고, 체력도 그렇고, 여러 가지 면에서.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래봤자 여기서 도망칠 방법은 없어...!”
뒤지진 않겠지.
3층이니까, 뒈지진 않을 거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냅다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