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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61화 (61/523)

〈 61화 〉 호아란과의 주술 수업 (7)

* * *

심문이라는 것도 열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했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주술을 배우는 건가 싶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애당초 심문이 열렸다고 한들 결국 여우 구슬을 들어 올린 채 15분을 버티는 것은 실패했고, 주술을 익힐 자격이라고 해야 할지, 능력을 얻은 정도에 불과했다.

덕분에 뭐든 기초부터 쌓는 것이 좋다는 호아란의 말과 함께 시작된 오늘의 수행은 두 배가 된 여우 구슬을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조종하는 것이었다.

하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여우 구슬을 들어 올리는 것.

또 하나는 그것과 다르게, 여우 구슬을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돌게 하는 것.

두 배로 늘어나 버린 여우 구슬을 저마다 다르게 움직이는 것은 존나게 힘들었다.

어제처럼 무리하지는 말라는 호아란의 말과 함께, 드는 것은 가슴까지만이었고 내 주위를 돌게 하는 것도 거북이가 기어가는 것마냥 느릿해도 상관은 없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빡센 건 여전했다.

그나마 드는 거야 익숙해지기도 하고, 심문이 열려서 그런지 꽤나 수월하긴 했지만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돌게 해야 하는 여우 구슬은,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직 맥을 잡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배워서 어느 세월에 자지를 가라앉히나 싶었지만, 그렇다고 대뜸 자지를 가라앉히는 주술 빨리 알려달라고 할 수도 없고.

그냥 시키는 거나 하기로 했다.

그나저나...

오늘로 벌써 3일째인데, 늦어도 일주일 안에는 돌아온다고 했던 릴리스가 아직도 영 소식이 없는 것이 조금 걸렸다.

생각해보니까 딱히 릴리스에게 내가 호아란이랑 같이 있다는 연락을 남기지도 않았었고.

호아란의 영역인 이곳, 여우의 숲은 권외라서 문자를 남기는 것도 불가능했다.

...뭐, 호아란이 어련히 알아서 했을 거다.

설마하니 호아란도 까먹었을리도 없고.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금 여우 구슬을 움직이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스윽, 스윽.

내가 바라는 대로 느리게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여우 구슬과 가슴 높이에 불과하지만 10분이 넘도록 높이를 유지 중인 여우 구슬.

두 여우 구슬을 조종하고 있을 때, 문득 시선이 느껴졌다.

여우 구슬에서 시선을 떼서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내가 수련하는 동안 저번 백발 여자와의 싸움에서 이곳저곳 터져나갔던 인형들을 바느질하고 있었던 호아란이 나를 멍하니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발갛게 상기된 뺨.

흐릿한 눈빛.

저런 거 어디서 많이 봤었는데 어디서 봤더라.

아무튼 어제랑 달리 영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 호아란을 보고서 내가 물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

그런 내 말에 화들짝 놀라는 호아란이 보였다.

그리고는 고개를 휙휙 내저으며 말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니라. 그저... 잠을 설쳤을 뿐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잠을 설쳤다고?

“그보다, 한조야 그...”

꾸욱, 바느질하던 인형을 손에 쥐고서 말하던 호아란이 고개를 내젓는 것이 보였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니라. 신경 쓰지 말거라.”

호아란이 그러니까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

정말로 무슨 일 있었나?

호아란이 잠을 설칠만한 일이.

이유야 잘 모르겠지만, 딱 봐도 상태가 영 좋아 보이지 않는 호아란을 보고 있으려니 좀 그랬다.

그래서 말했다.

“제가 마사지라도 해드릴까요?”

“마사지...?”

“안마 말이에요. 저 생각보다 잘하거든요.”

내가 지냈던 고아원에는 좀 좆 같은 것이 있었다.

사실 좆 같았던 게 그거 하나만이 아니라 수두룩하게 많았지만, 아무튼 고아원에 후원이나 봉사하러 온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니 뭐니하면서 안마나 마사지를 해줘야 하는 문화? 강요? 뭐 그런 것이 있었다.

문화라고 하기엔 안 하면 처맞거나 밥을 안 줬으니 강요가 맞는 거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도 존나 정신 나간 짓거리긴 했네.

주로 그렇게 안마를 해주던 경우는 거의 여자아이들의 몫이었으니.

늙고 배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아저씨의 몸을 같은 고아원에서 지내던 여자아이들이 주물거리며 안마해주던 것, 그때야 그게 당연하다고 여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존나 음습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말이 후원해주신 분, 봉사하러와주신 분께 감사니 뭐니지 생각해보면 그냥 퇴폐업소였다.

아무튼, 남자아이들도 마냥 놀던 것도 아니고, 가끔 오는 아줌마들이나 할머니의 안마를 해주기도 했으니까 남녀평등은 실천되고 있던 고아원이라 할 수 있었다.

성별 같은 건 구분하지 않고 서로가 평등하게 좆 같았을 뿐.

어쨌거나, 덕분에 나 역시도 안마 스킬이 영 꽝인 건 아니었다.

올 때마다 날 찾는 사람도 있었을 정도니, 못하는 건 아닐 거다.

“안마, 안마라...”

“아들이 어머니한테 안마해주는 건 흔하잖아요?”

다른 건 잘 몰라도 이건 알았다.

어린이날에 안마권을 줬다가 장난감을 선물받았다며 좋아하던 동갑내기 녀석들이야 자주 봤었으니까.

“그래, 본녀 또한 그러했던 경험이 있구나. 하지만...”

무언가 망설이는 듯 주저하는 호아란.

그런 호아란을 보고서 말했다.

“어차피 안마인데요. 뭐. 효도 받는 셈 치고 한 번 받아보세요.”

“어차피 안마...”

그런 내 말을 곱씹듯이 중얼거리던 호아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차피 안마일뿐이니... 그럼, 한조야. 부탁해도 되겠느냐?”

좋아.

오랜만에 솜씨를 보여줄 때가 됐구만.

조종하고 있던 여우 구슬들을 조심스레 땅에 내려놓고는 호아란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그럼 어디부터 주물러드려요?”

“주물... 아, 아니... 그, 그래. 어깨부터 부탁하마. 평소에도 이상하게 어깨가 많이 무거운 편이었으니.”

“이상하게요?”

“내가 무얼 잘못 말하기라도 하였느냐...?”

“아, 아뇨, 어깨 말이죠.”

어깨가 무거운 이유야 이상할 것도 없이 뻔해 보였지만, 호아란에게 가슴이 커서 그런 거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아무튼 어깨라...

“실례할게요.”

호아란의 뒤편으로 가서, 내려다보자 어깨가 아닌 다른 쪽에 시선이 쏠리려고 했다.

가슴골 개쩔어.

위에서 내려다보니 더 굉장한 가슴이었다.

옷이 옷이다보니까 위쪽에서 보면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호아란. 덕분에 보일락말락하는 분홍빛의 젖꼭지가 눈에 들어왔다.

씨발, 개꼴리네 진짜.

하지만 지금은 호아란의 가슴이나 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조심스레 호아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흣...♡”

어깨에 손만 올렸을 뿐인데, 화악하고 부풀어 오르는 호아란의 꼬리에 살짝 당황했다.

“괜찮으세요?”

“아, 아무것도 아니니라. 그러니...”

계속하거라, 그렇게 말하는 호아란.

그 말대로, 꼬리도 다시 얌전해져서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어깨를 주물러봤다.

“응... 으응...♡ 어, 어떠하느냐? 본녀의 어깨는...?”

“확실히 뭉친 부분이 많긴 하네요.”

겉은 말랑말랑한데 안쪽이 딱딱하다. 게다가 뭐 때문인지는 몰라도 잔뜩 긴장한 호아란의 어깨를 보아하니 한참은 주물러줘야지 풀릴 듯싶었다.

이거 참.

주무르는 보람이 있겠는데.

“조금 아플 수도 있어요.”

그렇게 말하고선, 본격적으로 어깨 주무르기를 시작했다.

우선... 호아란의 새하얀 목과 어깨로 이어지는 선. 어깨와 쇄골 사이의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 부분을 엄지로 꾹, 꾹 눌러줬다.

“흐앗...♡ 거기...♡”

“아프세요?”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시원하구나... 흐으응...♡ 그, 조, 조금만 더 세게 해 줄 수 있겠느냐?”

“조금만 더요?”

반응이 조금 이상하긴 한데.

더 세게 해달라고 하니 그렇게 해주기로 했다.

꾸우우욱...

“아앗...♡ 응, 조, 좋구나... 딱... 좋아서... 앗♡ 거깃...♡ 거기, 좀 더 세게 주물러주거라...♡”

뭔가...

조금, 야한 호아란의 신음소리.

어깨를 주무르고 있을 뿐인데 덕분에 기분이 점점 묘해졌다.

하지만 이상한 건 호아란이 아니라 나일 것이 분명했다. 한 며칠 쌓였다고 뇌가 어떻게 된 모양인지 안마를 받아서 좋아하는 호아란을 보고 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했다.

안마에나 집중하자, 한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내가 말했다.

“잠깐 실례할게요.”

그렇게 말하며, 호아란의 팔을 잡고서 살짝 들어 올렸다.

덕분에 드러난 호아란의 겨드랑이.

털 하나 없이 매끈매끈한 겨드랑이가 보였다.

신기하네.

꼬리로 체모가 전부 쏠린 건가? 아니면 관리라도 하고 있는 건가? 하지만 관리한 거라고 치기엔 자그마한 솜털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 그렇게 빤히 보지 말거라...”

“아, 죄송해요.”

나도 모르게 그만.

“그, 그나저나... 거기도 주무르는 게냐...?”

“네, 여기도 주물러주면 시원하거든요.”

전거근.

그러니까, 가슴 뒤편에서부터 겨드랑이까지 이어지는 근육 부분.

여길 주물러주면 어깨에서 느껴지는 통증이나 뻐근함은 대개 풀어지고는 하는 편이었다.

특히 가슴이 커다란 호아란이 느끼는 어깨 결림에는 특효일 것이었다.

당장 가슴이랑 이어지기도 하는 근육이기도 하고.

“아, 안 된다... 거긴, 그... 남사스럽지 않느냐?”

확실히 겨드랑이가 좀 그렇긴 해.

“그래도 시원할 텐데요?”

“그, 그래도...”

“아까보다 더 시원할 텐데, 그래도 안 되겠어요?”

“아, 아까보다 더...”

호아란은 꽤나 유혹에 약한 편인 것 같았다. 더 시원할거라는 내 말에 고심하던 호아란이 이내 꿀꺽, 침을 삼키고는 말했다.

“조, 조금만이니라...?”

“넹.”

허락도 떨어졌겠다, 호아란이 말을 바꾸기 전에 냉큼 손을 뻗었다.

“히얏...♡”

간지러운 것인지 흠칫, 몸을 떠는 호아란의 전거근.

그러니까 겨드랑이 밑의 근육을 꾸욱꾸욱 눌러주면서 마사지했다.

“잠, 흣♡ 조금, 조금만 천천히...♡”

“이것보다 느리면 마사지가 잘 안돼서요.”

그런 내게 조금만 천천히 마사지 해달라는 호아란의 말에 대충 그렇게 대답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정말로 이것보다 느리게 하면 마사지가 아니라 그냥 호아란의 겨드랑이를 만지작거리는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나야 그래도 상관은 없긴 한데.

안마해준다고 말해놓고 그러는 건 좀 그랬다.

“그, 그런... 아앙♡”

그런 내 말에 뭐라 말을 하려다가, 흠칫하고 몸을 떨며 신음을 내뱉는 호아란.

숨을 허덕이며 몸을 비트는 호아란이 보였다.

......마사지에 집중하자.

뭔가 좀 야한 호아란의 신음이나 반응에 자꾸만 꼴리려고 하는 것을 참아내며, 나는 마사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집중하고 있을 때였다.

“...으응?”

무언가 새하얀 빛이 호아란의 몸 구석구석에서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이게 뭔데?

그렇게 생각하다가, 문득 어제 호아란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된다고 했었던가?

실제로 그 날, 호아란이 내게 보여줬던 거대한 여우.

호아란의 기운이 갖고있는, 본질적으로는 요호인 호아란의 기운이 이루어낸 거대한 여우의 형상을 본 적이 있었다.

지금이야 그 기운을 도로 갈무리한 호아란이었기에 그때 본 거대 여우야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원래라면 볼 수 없던 것이 보이게 된 것은 사실이었다.

이것도 그거랑 비슷한 걸까?

마사지에 집중하기 시작하니 보이게 됐으니,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이게 그 혈이니 뭐니하는 건가?

마나 혹은 기.

그렇게 불리는 것들이 지나가고, 모인다던 그거?

무협지에서 자주 나오던 것을 떠올리니, 그럴 듯 했다.

그런 것치고는 어째 빛나는 곳이 좀 특이하긴 한데.

가슴 위.

귀.

복부.

그리고 그보다 더 밑.

마지막으로는 꼬리인가?

몸 곳곳에 빛이 나긴 했지만, 특별하게 빛이 강한 곳을 꼽자면 그 정도였다.

혈도라고 하기엔, 너무 중구난방이었다.

가슴 위는, 심장이 있는 곳이라고 치기엔 두 가슴 위가 모두 빛나고 있고 복부는 단전이니 뭐니하는 것이 있으니 그렇다 치자고 해도, 귀라든지 꼬리라든지, 하물며 단전보다 밑쪽에 있는 것은... 그냥 보지밖에 없었다.

이렇게 말하면 좀 그렇긴 한데, 정말로 딱 위치가 보지였다.

대체 그럼 이 빛의 정체가 뭔가 고민하다가, 내친김에 실험해보기로 했다.

“어머니, 잠깐만 실례할게요.”

귀는, 솔직히 좀 만지면 너무 실례인 것 같고.

꼬리는 전에도 예민하다고 했는데 만지긴 그랬다.

그나마라고 해야 할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싶은 부위인 복부에 손을 뻗어봤다.

“대체 뭘 하려는 게...”

그런 나를 보며 의아해하는 호아란.

그런 호아란의 배를 꾹, 하고 눌렀다.

“흐우웃?!”

화악, 부풀어오른 호아란의 꼬리들이 내 얼굴을 덮었다.

덕분에 호아란의 꼬리들로 시야가 가려져 버린 내가 어버버하는 사이에, 그런 나를 뿌리치듯이 벌떡 몸을 일으켜 세운 호아란이 훌쩍하고 뛰어서 내게서 떨어졌다.

덕분에 시야를 막았던 꼬리들이 치워지긴 했지만.

그 덕에 볼 수 있었던 것은 새빨갛게 얼굴을 물들인 호아란이, 가슴께를 팔로 가리고는 나를 보고 있는 것이었다.

“어...”

내가 뭐 실수했나.

그렇게 생각했을 때, 그런 나를 보며 호아란이 말했다.

“아, 안마는 이제 됐느니라. 수, 수행도 오늘은 이쯤 하는 것이 좋겠구나.”

아니, 벌써?

뭐 한 것도 없고, 아직 피곤하지도 않은데.

“쉬는 것도 수행의 일환이라고 본녀가 어제 말하지 않았더냐? 오, 오늘은 이만 됐으니 그리 알거라.”

펑, 하고 그렇게 말하는 호아란이 손가락을 튕기자 오두막이 튀어나왔다.

“자, 그러니 어서 들어가거라.”

“아니, 정말로?”

“정말이니, 어서...!”

뎃...?

그대로 떠밀려지듯이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 버리자, 오두막 문을 닫으며 호아란이 말했다.

“그럼, 푹 쉬거라.”

그리 말하고는 오두막 문을 닫는 호아란.

덕분에 덩그러니 오두막에 혼자 남아버린 나였다.

“아니, 뭘 하라고.”

아직 대낮인데.

어제처럼 무리해서 피곤한 것도 아니었다.

근데 스마트폰도 터지지 않고, TV도 없고, 하물며 뭐 읽을만한 소설이나 만화도 없는 여기서 뭘 해야 할지 난감했다.

“...낮잠이나 잘까?”

할 것도 없으니 차라리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솜이불에 대충 기어들어갔다.

“잠이 안오는레후.”

막상 낮잠이나 자려고 했는데, 도저히 잠이 오질 않았다.

어제는 힘들어서 그런지 냅다 자버렸는데, 오늘은 그 정도로 피곤하지도 않고, 더군다나 피곤해서 뻗어버렸을 때는 몰랐는데, 존나 빨딱 선 자지가 엄청 신경쓰여서 도통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조금 전의, 호아란이 떠올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내게 마사지를 받으면서 신음하던 호아란.

냉정하게 생각해봤을 때, 내가 쌓여서 꼴리게 보였던 게 아니라 실제로도 꼴린 상황이긴 했다.

별로 세게 주무른 것도 아닌데, 그때마다 허덕이며 호아란이 토해내는 신음은, 안마가 기분이 좋아서 내뱉는 거라고 하기엔 조금 달랐으니까.

아니, 정말로 냉정하게 생각한 게 맞나?

뇌가 좆이 된 것마냥 자꾸만 사고가 그런 쪽으로 흘렀다.

“이러다가 진짜 사고 치겠네.”

솔직히 말해서, 자지가 풀발기중인 것만이라면 다소 부끄러운 걸 제외하곤 별문제는 없었다. 어차피 보는 사람도 호아란 외에는 없었고, 그 호아란도 딱히 신경쓰는 눈치도 아니었던 것 같았으니.

문제는 나였다.

자지가 풀발기한것만이 아니라, 평소보다도 더 성욕이 강해진 나.

아니, 애당초 자지가 서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성욕이 폭발중인 상황이나 다름없는 상태이니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그 상태에서 어떻게 해소할 방법도 없이 계속 있다 보니까, 점점 더 그 성욕이 심각해져 가고 있었다.

솔직히 지금 심정으로는, 돈을 안 받고도 3번 정도는 공짜로 해줄 수 있을 것만 같을 정도로, 미치도록 하고 싶었다.

그만큼 미치도록 싸고 싶었다.

근데 여긴 여우의 숲이잖아?

평소라면 얼마든지 대줄, 돈을 줘가면서 자기 보지에 자지를 박아달라 하는 발정난 이종족 여자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여기 여우의 숲에 있는 거라고는 몇몇 짐승이랑 호아란 뿐이었다.

굳이 해소할 방법이라곤 자위 정도밖에는 없는데, 그마저도 어제 릴리스의 팬티로 딸치다가 걸려서, 아니 걸린것만이 아니라 그대로 사정한 걸 호아란에게 뿌리기까지 해버려서 그런지 자위를 하기에도 좀 그런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또 호아란한테 들키면 어쩌라고.

그땐 진짜 자살밖에는 답이 없었다.

“...조금만 더 참자.”

오늘로 3일째니까, 내일이나 내일모레쯤이면 릴리스도 돌아올 거고.

그럼 평소처럼 디스펜서로 일하면서 마음껏 풀면 그만이었다.

그때 떠오른 것은 호수에 두고 왔던 내 옷들이었다.

“아.”

그걸 깜빡했었네.

나중에 돌아가면 버리려고 대충 수풀 더미에다가 숨겨놓고 왔었는데,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거나 다시 찾아오는 것이 나을 듯싶었다.

어차피 낮잠을 자기엔 졸리지도 않고, 생각난 김에 두고왔던 옷들이나 가지러 호숫가에 다녀오는 것 정도는 괜찮을 거다.

혹시라도 숨겨뒀던 옷들을 호아란이 발견했다가 또 쪽팔릴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끄응.”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두막에서 나와보니, 호아란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가신 거지?”

뭐, 호아란이 어디에 있던 딱히 중요한 건 아니긴 한데.

옷을 들고 오는 길에만 안 마주치면 됐다.

그런 생각을 하며 호숫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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