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화 〉 호아란과의 주술 수업 (8)
* * *
씨발, 이걸 어쩌지?
옷을 가지러 호숫가로 향하던 중에 한조야, 한조야하고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뭔가 싶어서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갔다가 목격해버린 호아란의 자위.
연신 내 이름을 부르면서, 내 자지로 푹푹 해달라느니 뭐니하는 소리를 하면서 자신의 보지를 손가락으로 쑤시고 있던 호아란을 봤을 때는...
멍하니 그런 호아란의 자위를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야 존나 꼴렸으니까.
나무에 등을 기댄 채, 자신의 보지를 쑤시면서 내 이름을 부르는 호아란이 있는데 거기서 어쩌면 좋지 하는 생각보다는 그런건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보기나 하자는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막상 호쾌하게 애액을 뿌리며 절정하고는 숨을 몰아쉬며, 배부른 여우 같은 표정을 지으며 꼬리들을 흔들던 호아란이랑 눈이 마주쳤을 땐 좆됐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아무튼, 그 호아란이.
조금전까지 자위하느라 이쪽을 눈치채지도 못하고서, 자신의 보지를 손가락으로 쑤시며 쾌락에 빠져있던 호아란이 얼굴을 손바닥으로 덮으며 중얼거렸다.
“...죽고 싶어졌느니라.”
하긴, 나도 죽고 싶긴 했다.
호아란한테 딸치던 걸 걸렸을 때 죽고 싶을 만큼 쪽팔리긴 했지.
“본녀를 죽여다오. 제발...”
나도 차라리 누가 콱 내 목을 졸라서 죽여줬으면 싶을 만큼 쪽팔렸지.
지금 호아란이 느끼는 감정이, 불과 어제 내가 느꼈던 감정이라 동병상련이 싹 틀려고 했다.
하지만...
“그 전에 치마부터 내리는 것이...”
이걸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싶었지만, 쪽팔린 건 알겠는데 허리 위로 올라가 있는 치마부터 내렸으면 좋겠다.
옆으로 젖힌 호아란의 팬티나 그 옆으로 보이는, 애액으로 잔뜩 젖어있는 호아란의 보지나.
솔직히 존나 꼴려서, 내 자지가 미친 듯이 요동치는 중이었으니까 일단 그것부터 감춰줬으면 좋겠다.
그런 내 말을 들어서인가, 스윽하고 그제야 치마를 내린 호아란이 그대로 멈춰있기를 몇 초가 지났을까.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호수로.
뭐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대로 호수 안으로 직행하는 호아란을 보고서 기겁하며 달려갔다.
“자, 잠깐만요. 어디 가세요?”
“말리지 말거라, 한조야. 본녀는... 본녀는 더 이상 살아갈 자신이 없느니라...”
이걸 진짜 죽겠다고?
죽을 만큼 쪽팔린 건 동감하겠지만, 그렇다고 진짜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죽을 만큼 쪽팔린 것과 죽는 건 엄연히 다른 차원의 문제였으니까.
“잠깐만요, 어머니.”
“짧지만 좋은 인연이었느니라. 한조야, 앞으로도 건강하려무나. 저승에서나마 네 장래가 밝길 기도하마.”
기도하니 뭐니하면서 냅다 입수하려드는 호아란의 팔을 붙잡고서 어떻게든 말려보려고 했는데, 내가 힘으로 호아란을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대로 질질, 호아란에게 끌려가다가 호수의 물이 발치에 닿았을 때 느꼈다.
진짜로 호수물에 콱 처박혀서 죽을 셈이다.
진심으로 죽을 생각을 하는 거였다.
나는 죽을 만큼 쪽팔린 걸로 끝났지만, 호아란은 죽는 것보다 더할 만큼 쪽팔렸던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하지.
이걸 어쩌지.
대가리를 풀가동한 끝에 내가 말했다.
“그, 뭐 어때요? 자위하다가 걸릴 수도 있는 거지, 저도 한 번 그랬잖아요? 서로 한 번씩 본 거니까 쌤쌤이죠 뭐. 그러니까 죽을 필요까지는...”
“이건 그것과 다른 문제이니라. 하물며, 본녀의 여성이니라. 그러한데, 그... 거기까지 보이지 않았느냐? 아무리 부모와 자식 간의 연을 맺었다고 한들, 사내에게 그런 곳을 보인 이상... 이건... 다른 문제이니라. 이런 수치는 본녀는 버틸 수가 없구나...”
씨발.
이게 안 먹히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다른 방법...
“그, 생각보다 흔하거든요? 부모 자식 끼리 서로 보고 그러는 거? 자위... 까진 아니지만, 이건 쌤쌤이니까 넘어가고. 아무튼 별로 이상할 건 없는 일이라고요.”
거짓말은 아니었다.
부모 자식끼리 같이 목욕하다 보면 자지나 보지나 서로 볼 수도 있고 그런 거니까.
물론, 어릴 적에나 그렇다는 거지 나처럼 산만하게 큰 자식이랑 그런 경우는 없겠지만.
아무튼, 어릴 적에는 부모 자식 끼리 같이 목욕하다 보면 다 보는 것이었다.
나는 그 부모가 없어서 남들 다 보는 걸 본 적이 없긴 한데.
어쨌거나, 이른바 남들 다하는 거다 작전으로 넘어가자 멈칫한 호아란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황금빛의 눈동자.
그 끝에 맺혀있는 눈물방울이 보였다.
나랑은 비교도 안될 만큼 오래 산 어른이, 호아란이 수치심에 눈가에 눈물을 맺고 있었다.
말문이 막혀버려서, 그저 그런 호아란을 바라볼 뿐인 나에게 호아란이 입을 열었다.
“...본녀를 바보 취급하지 말거라. 그러한 일은 아직 때가 묻지 아니한 어린 시절에나 그런 것이 아니더냐?”
이걸 알고 있네.
그런 나를 보고서는 다시 걸음을 옮겨 호수로 향하는 호아란.
덕분에 그런 호아란을 말리고자 붙잡은 팔째로 질질 끌려가는 나도 이제 무릎까지 호수물이 차올랐다.
뭔가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아.
“아니, 진짜 별일 아니라니까요? 얼마 전에 저도 릴리스 어머니랑 서로 보기까지 했는걸요. 저 보세요, 이렇게 다 컸는데 그래도 서로 봤다니까요?”
술 처먹고 사고 친 거긴 하지만.
그 다음날에 릴리스한테 존나게 쪼인트를 까이긴 했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
우뚝, 하고 그런 내 말에 멈춰서는 호아란.
그리고,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그게 사실이더냐?”
사실이긴 하지.
릴리스도 나도 서로 볼 거 다 본 사이긴 했다.
심지어 나는 릴리스한테 대딸도 받아서 8연속 사정까지 해봤고, 릴리스는 내게 자기가 처녀인지 아닌지 확인까지 시켜준 사이였다.
이게 정말로 흔한, 다른 부모 자식들도 다 하는 일이 아니란 것쯤은 아무리 나라도 알고 있지만, 자위를 들킨 나머지 자살 시도를 하려하는 지금의 호아란을 말리려면 이 방법밖에는 없었다.
“정말로요. 맹세하라고 한다면 할 수도 있어요.”
그런 내 말에,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던 호아란의 얼굴이 화악하고 붉어지는 것이 보였다.
“서, 설마... 한조야, 혹 릴리스 그 녀석이랑...”
서로 볼거 다 본 사이.
상식적으로 호아란이 알고 있는 릴리스와 내 사이인, 모자간의 사이라고 보는 건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호아란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지야 뻔히 들여다보였다.
“아니, 그런 건 아니고요. 아무튼, 거 보지나 자지쯤 보는 것도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니니까 좀 진정하세요.”
그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호아란이었지만, 고개를 내젓고는 말했다.
“...하지만, 한조야. 본녀는... 너를 가지고... 그, 그런 짓을 했단 말이다. 더, 더군다나 본녀가... 본녀가... 네 속옷으로... 그런데도...”
우물쭈물, 그렇게 말하는 호아란을 보고서.
내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죠, 뭐.”
나도 릴리스 팬티로 딸쳤는데 뭐. 그리고 그걸 호아란에게 들키기까지 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었던 거잖아요?”
붉게 상기된 뺨.
흐릿한 눈동자.
어디서 봤다고 생각했던 것들, 그것이 어디서 봤던 건지 이제 알았다.
디스펜서를, 나를 찾는 대다수의 이종족 여자들이 그랬었지.
하나같이 반쯤 눈이 풀려있는, 발정이 난 얼굴.
설마하니 호아란이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미처 떠올리지 못했을 뿐이었지, 그녀들이랑 지금의 호아란이랑 똑같았다.
그러니까.
내가 말했다.
“발정기죠? 그럼, 뭐 별수 없죠.”
구미호, 요괴.
잘은 모르겠지만, 대충 웨어비스트나 비슷비슷한 부류라고 생각한다면, 그래서 발정기가 와서 그런 것이라면 조금 전의 호아란도 대충 다 납득이 가는 일이었다.
웬 염소년은 발정기도 아닌데 배고프다고 사람을 덮치기까지 했는데. 남한테 피해주지도 않고 혼자 자위하며 해결하려 한 호아란 정도면 애교 수준이었다.
날 생각하며 떨친 거?
자위가 아니라 날 따먹어서 발정을 해소한 년이 수두룩한데 그 정도야 뭐.
아무튼 중요한 건...
겨우 이런 거로 호아란이 자살할 이유 따윈 하나도 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무엇보다도.
“어머니, 어머니가 이렇게 죽어버리면 말리지 못한 전 후레자식이 되어버리는데, 그래도 괜찮으세요?”
“......”
그런 내 말에 뭐라 말을 하려다가 말고, 이내 한숨을 푹 내쉰 호아란이 말했다.
“...미안하구나, 본녀가... 본녀만 생각하였구나...”
“아뇨, 뭐. 그럴 수 있죠. 아무튼 일단 나가요. 옷 다 젖겠네.”
이미 다 젖어있긴 했지만.
물이 아닌 다른 걸로.
여기서 그런 말을 했다간 냅다 호숫물에 코를 박고 승천하려 들 호아란이니 말은 하지 않겠지만.
아무튼, 또 다시 자살소동을 벌이기 전에 그대로 호아란의 손을 잡아끌고서 호수에서 나왔다.
저항하지 않고, 얌전하게, 그런 내 손을 잡고서 호수에서 나온 호아란.
호수 밖에 나와서도 호아란이 여전히 어깨를 축 늘어뜨리곤 나를 흘끔흘끔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이유야 뻔했다.
“아직 덜 풀렸어요?”
도중에 눈이 마주쳐서 그만둬버리긴 했지만, 분명 또 자위를 하려했던 호아란이었다.
아직 발정난 것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그런 내 물음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만 까딱이는 호아란이 보였다.
내 예상이 맞았나 보다.
“그... 미안하지만, 잠시만 혼자 있게 해주거라. 보, 본녀가 혼자 해결하고 올 터이니.”
애처롭게, 나를 올려다보며 그리 말하는 호아란이 하아, 하고 숨을 내뱉었다. 그런 호아란의 숨결에서 단내가 풍겼다.
“그, 그리고... 미안하지만, 이건... 좀 나중에 돌려주면 안 되겠느냐...?”
꼬옥, 하고.
다 찢어져서 버릴 예정이었던 내 속옷을 쥐고서 그리 말하는 호아란을 보고서.
“아뇨. 뭐.”
그렇게 말하고선 붙잡고 있던 호아란의 손을 더 강하게, 꼭 붙잡았다.
“이, 이거 놓거라. 지, 지금 본녀는...”
그런 내게 놀라서 허둥지둥 말하는 호아란을 보며 내가 말했다.
“어머니, 어머니도 제 직업 아시죠?”
“가,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는 게냐?”
별로 뚱딴지같은 소리는 아닌데.
“아무튼요. 아시죠?”
“알고 있느니라. 릴리스 그 녀석이 관리하는 기관의 디스펜서라는 직업이지 않더냐, 그것이 어쨌다고...”
“알면서 뭘 물어요.”
스윽, 하고 잡은 호아란의 손을 잡아끌었다.
“전문가인 아들내미나 믿어보세요.”
내가 마침 그쪽으론 전문가였다.
총 리뷰수 47개.
별점 5점 만점의 5점인, 만족도 100%를 자랑하는 발정 해소의 전문가.
강한 좆.
“이런 건 원래 전문가가 더 잘하는 법이니까요.”
“그, 무겁진 않느냐...?”
내 무릎 위에 걸터앉은 호아란이 조심스레 물어왔다.
“아뇨. 하나도.”
그래서 내가 그렇게 대답했다.
정말이었다.
전혀 무겁지 않았다. 오히려 무게랄 것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벼웠다. 아무리 그래도 뭔가 무게가 느껴지긴 해야할 텐데, 전혀라고 할만큼 호아란은 가벼웠다.
설마 아직도 그때 그 힘이 사라지지 않은 걸까?
그 이후로 딱히 뭐 실험해봤어야 알지.
뭐, 그래도 힘이 세져서 나쁠건 하나도 없으니 좋은게 좋은 거였다.
아무튼, 그런 내 대답에 호아란이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그, 그러하면 다행이구나... 그나저나...”
내 무릎 위에서 몸을 움츠리는 호아란. 그런 호아란이 우물쭈물 말했다.
“너무... 자세가 남사스러운 것이 아니냐?”
그런가?
“게, 게다가... 그, 닿고 있기도 하고...”
아 그거.
내 무릎 위에 걸터앉은 호아란. 당연하게도 내 풀발기 자지가 그런 호아란의 엉덩이에 툭하고 닿고 있는 모양새긴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어디까지나 디스펜서로서 임할 뿐이었다.
얄팍한 천 너머로 느껴지는 호아란의 엉덩이의 감촉이야 훌륭했지만, 그래서 개꼴리긴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나는 존나 진지했다.
호아란의 엉덩이에 닿고 있는 풀발기 자지는, 일단은 내 본의가 아니기도 하고.
“걱정하지 마세요. 이건 뭐... 신경 끄시고.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애당초 그저께부터 줄곧 자지가 가라앉지 않고 있었으니까. 그게 아니었어도 꼴리니까 발기했을 것 같긴 한데.
“그, 그러한 게냐...?”
내가 거듭해서 괜찮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부끄러워하는 호아란을 보니 뭔가 감회가 새로웠다.
여태껏 보아왔던 이종족 여자들, 하나같이 발정나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던 여자들이랑 전혀 다른 반응이었으니.
대실한 방에 들어가자마자 훌렁 옷을 벗어던지고 스스로 보지를 잡아벌리면서 빨리 박아달라는 년이나, 대뜸 내 바지를 벗겨다가 자지를 빨기 시작하는 년이 대부분이었는데.
고작 옷 너머로, 엉덩이에 자지가 닿았다는 것에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것을 보긴 처음이었다.
하지만, 뭐.
그게 지금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부끄러워하는 호아란이라 덕분에 잔뜩 긴장해서 움츠러든 몸이나, 곤두선 꼬리들이 방해될 지경이었다.
이렇게까지 긴장해서야 풀어줄 것도 안풀리게 생겼다.
“어머니.”
“으, 응?”
“호흡을 가라앉히고, 조금만 편하게 생각해보세요. 정말로 별거 아니니까.”
“아, 알겠느니라.”
후우, 내 말에 호흡을 고르는 호아란을 보며, 그나마 조금 긴장이 풀린 듯 서서히 흔들리는 꼬리들을 보며 내가 말했다.
“우선, 하나만 물어볼게요.”
“...말해보거라.”
호흡을 가라앉히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진정한 듯한 호아란에게 내가 물었다.
“평소에는, 발정기 때는 어떤 식으로 푸셨어요?”
“그...”
아잇, 씨발.
질문을 하자마자 화악, 하고 부풀어 오르는 호아란의 꼬리들이 내 얼굴을 덮쳐왔다.
폭신폭신, 기분 좋은 감촉의 꼬리들이긴 했지만 이래서야 앞이 안보였다.
“그, 그걸... 꼭 말해야 하는 게냐...?”
덕분에 잔뜩 부끄러워하며, 그렇게 말을 꺼내는 호아란을 보지 못했다.
아무튼, 호아란들의 꼬리에서 간신히 얼굴을 내밀은 내가 대답했다.
“해야죠. 제가 전문가라고 해도 뭘 알아야지 방법을 찾든 말든 할 테니까요.”
“그, 그건... 그렇구나...”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치료받는 거라고 생각하시고, 의사랑 상담하는 거라고 치면 편해질걸요?”
“그거랑 이거랑은 조금, 다른 것 같다마는...”
“비슷하잖아요.”
그렇게 내가 말하자, 그런 게냐, 하고 힘없이 대답했던 호아란이 이내 입을 열었다.
“...평소에는, 그, 발정기 때 말이니라. 평소에는 본녀는 이러한 일을 하지 않느니라, 정말이니라...!”
“네, 평소에는요?”
“...손으로, 본녀의 가슴이나, 유두... 그리고, 음부 주변을 만지는 것으로 달랬느니라.”
그러니까 자위로 해결할 수 있었다는 거지?
발정기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남성의 정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든지,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해결되는 경우라든지, 하여튼 그런 식으로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호아란의 발정기는 단순히 성욕을 해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모양이었다.
그건 다행이네.
다른 발정기에 비해서 해결하기 쉬운 것이었으니까.
내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 호아란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틀 전부터는... 그, 손가락을 사용하기 시작했느니라.”
“...넹?”
손가락?
이틀 전부터?
내가 봤던 호아란의 자위.
그러니까, 내 팬티에 코를 대고 자신의 손가락들로 보지를 쑤시며 격렬하게 자위하던 호아란을 떠올렸다.
근데 그게...
손가락을 쓰기 시작한 지가 겨우 이틀 전이라고? 그게?
“...어머니,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
“또...? 이번에는 무엇이더냐...?”
내가 몇 번인가 강조해가며 별거 아니라고, 필요한 일이라고 말해서 그런지 고분고분하게 내 물음에 대답하려 하는 호아란을 보며 내가 물었다.
“실례지만 여태껏 몇 번이나 경험해보셨어요?”
그런 내 말에 호아란의 귀가 쫑긋하더니, 이내 추욱 늘어지는 것이 보였다.
“겨, 경험이라면...?”
“남자랑요. 몇 명이랑 했는지는 됐고, 대충 얼마나 해보셨어요?”
“며, 몇 명이라니...! 이상한 소리하지 말거라...! 본녀는, 본녀는...”
끄으응, 하고 앓는 소리를 내던 호아란이 더듬더듬 입을 열어 말했다.
“어... 없느니라... 본녀는... 단 한번도... 그, 경험한 적이 없단 말이다...”
없다고.
덕분에 지나칠 정도로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호아란이나, 고작 자위한걸 들킨 거로 죽느니뭐니하던 거나, 전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적어도 내 몇 배는 살았을 호아란.
자세한 나이는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기본이 120년이니 뭐니하던 주술에 능통한, 그래서 스물둘의 영웅 중 하나가 된 호아란이었다.
최소 100년은 살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런데도 처녀라고.
“아니.”
왜 내 엄마들은 하나같이 처녀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