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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87화 (87/523)

〈 87화 〉 야 꿀벌 (1)

* * *

상위권에 드는 디스펜서들을 한정으로 새로운 바디체커가 지급되고, 또 그들을 위한 새로운 개정안 같은 게 이것저것 발표된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근데, 막상 별로 바뀐 건 없었다.

장소의 제한이 없어졌다고는 했지만, 어차피 디스펜서들을 찾는 대다수에게는 그다지 상관없던 일이기도 하고.

오히려 관계가 끝난 후에 남는 체액이라든지, 이것저것 분비물 같은 것의 뒷정리의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데다가 일반인은 볼 수도 없는 이종족간지원센터의 빌딩 내에 있는 방을 대실하는 쪽이 훨씬 편한 탓이었다.

굳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하루에 많아 봐야 셋 정도에 그쳤던 고객 수가 이제 평균적으로 그만큼 받게 됐다는 것 정도?

아무래도 공제 비율이 더 높아졌다는 점이라든지, 새로운 바디체커를 소유한 디스펜서들은 세계정부의 공증서가 딸린 셈인 것과 마찬가지인 거나 다름없어지다 보니 찾는 고객이 많아진 것 같았다.

확실히 나도 그럴만하다고 느낀 것이, 일단은 표면상으로 선출된 상위권의 디스펜서 중 하나라는 입장으로 신형 바디체커를 받으러 나갔을 때 보았던 디스펜서들이 하나같이 비범하다고 해야 하나, 존나 포스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최면이라도 배운 것 같이 생긴 배불뚝이 아저씨라든지, 금발에 태닝한 남자라든지.

열 명이 채 안 되는, 내가 일하는 지부의 상위권 디스펜서들이 하나같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의 사람들이었으니까.

아무튼, 덕분에 그 사람들이 어째서 상위권의 디스펜서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냥 보기만 해도 존나 떡 잘 치는 사람들이란 느낌이었다.

하여간에, 그런 디스펜서들을 기존보다 더 싸게 살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디스펜서들을 찾는 고객들의 입장에선 큰 메리트였을 것이다.

‘맘마통’에 나도는 글들을 보니까 이것저것 다 따져봤을 때 지부마다 열 명 안팎으로 있는 상위권의 디스펜서들이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는 모양이고.

더 싸게,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으니 고객 입장에선 선호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무작정 고객 쪽에만 유리해졌는가 싶으면, 그건 또 아니었다.

늘어난 고객만큼 늘어난 수익 외에도 디스펜서 입장에서도 좋아진 점이 있긴 했다.

이전과 달리 상위권의 디스펜서들은 완전지명제로 운영되는 탓에 오히려 선택의 여지가 고객쪽이 아니라 디스펜서쪽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완전지명제라는 것은, 반대로 말해서 지명만 받아서만 일한다는 뜻이고, 예전에는 그 지명 하나를 따내기 위해서 일일이 제 발로 영업을 뛰거나, 단골 유치에 힘을 써야 했던 것과 달리 가만히 있어도 지명이 들어오게 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디스펜서들과 달리 상위권의 디스펜서들을 현재 출근을 한 상태인지, 다른 고객을 받는 중인지 등등의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있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였다.

말이 정보 공개지, ‘맘마통’ 메인에 떡하니 나오고 그러는 것이 그냥 대놓고 상위권 디스펜서들의 광고를 해주고 있는 셈이라고 보면 됐다.

아무튼, 덕분에 굳이 뭐 할 필요도 없이 가만히 있어도 고객들의 지명들이 알아서 굴러들어왔다.

그렇게 들어오는 지명 중에 마음에 드는 조건을 제시한 사람이 있으면 하나 골라서 찾아가면 된다고 해야 하나.

더욱이, 일방적으로 저쪽에서만 정보를 비공개하거나 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바뀌어서 디스펜서의 입장에서 정말 원하는 지명만 골라서 받을 수도 있었다.

뭐, 그것 때문에 또 이런저런 말이 나오고 있긴 한 모양이었지만.

그건 내 알 바가 아니었다.

어쨌거나, 오늘도 아침부터 출근해서 지명을 기다리며 ‘맘마통’이나 ‘야넣자’를 오가며 뭐 새로운 소식 같은 건 없나 뒤적거리고 있었을 때였다.

우웅, 하고.

진동과 함께 알림이 도착한 것을 확인하자, ‘야넣자’에서 온 지명이었다.

이런 아침부터 누구려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알림을 확인하다가 멈칫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요 일주일 동안 들어온 적이 없던 케이스의 고객이었던 탓이었다.

예의, 이종족간지원센터 외의 장소에서 들어온 지명이었다.

“...여긴 또 어디야?”

정작 호출된 장소로 되어있는 곳의 주소가 전혀 처음 보는 곳이라서, 내가 뭔가 잘못 본 건가 싶었지만.

허니비 자치지구, 떡하니 그렇게 적혀져 있는 주소를 보고서 생각했다.

“이건 걸러야겠는데.”

듣지도 보지도 못한 주소로부터 들어온 지명인 건 둘째치고, 지명자인 종족도 웨어허니비라는 처음 보는 이름의 종족이었다.

웨어라는 이름이 붙은 거 보니까 웨어비스트의 일종인 것 같기는 한데... 허니비는 꿀벌이었지?

꿀벌?

어째 어디서 들어본 것 같기도 했다.

그것도 최근에.

“어디서 봤더라...”

혹시나 해서 메모장을 펼쳐봤지만, 릴리스가 알려줬던 가능하면 걸러버리라는 종족 중에 웨어허니비라는 이름의 종족은 없었다.

적어도 릴리스가 알고 있는 위험 종족 중의 하나는 아니란 소리였다.

그래도, 영 끌리지는 않았지만.

이걸 어떻게 할까, 다시금 생각하다가 이내 결정을 내렸다.

잘 모르겠으니 일단 거르자고.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찾아가야 한다는 위험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도 그렇고.

이번 지명은 그냥 거를 생각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하던 중에, 다시 한번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밑으로 적혀져 있는, 상세 계약 내용들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이거 진짜인가?”

일반적으로 디스펜서의 계약은 질내사정, 구내사정, 장내사정, 그 밖에도 여러 서비스 등에 따라서 가격이 저마다 달랐다.

거기에 해당 디스펜서를 구입할 고객이 동의하고, 원하는 서비스나 횟수등을 제안하면 이를 보고 디스펜서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면 되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여태까지 질내사정 몇 회 코스, 착유 코스 등등으로 하던 것처럼 하는 것이 일반적이란 소리였다.

근데...

“...하루 전체라고?”

이번 지명은 그런 일반적인 디스펜서와의 계약과는 달리, 나를 하루 통째로 사고 싶다는 내용의 지명이었다.

음식 식당으로 치면 식당을 하루 통째로 전세를 낸다는 느낌의 계약이라고 해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조금 경우가 다른 것 같기는 했지만.

식당을 전세 낸다기보다는, 요리사를 하루 부려먹는다는 느낌에 가깝다고 하는 게 나으려나.

하지만 거기까진 그렇다고 친다고 해도, 저쪽에서 제시한 계약금이 뭔가 이상했다.

“일억이라고...”

눈을 비비고 다시 봤지만, 눈에 보이는 액수가 변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정말로 일억이었다.

하루 통째로, 거기에 이런저런 비밀 엄수 계약 따위가 조건으로 붙어있긴 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일억이었다.

내가 종일 보지에 좆을 박아대면서 벌어도 많아야 천만 원을 넘은 적이 아직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많은 액수였다.

아직도 내 동정 남창짓이었던 뮤뮹뮤뭉 때의 기록이, 한발에 60만원이 넘는 돈을 받으면서 몸을 팔았던 기록이 깨진 적도 없는데.

일억이면 아마 불알이 텅텅 비어버릴 때까지 정액을 쥐어 짜낸다고 해도, 한발에 60만원은커녕 그 몇 배에 달하는 액수였다.

무려 내가 릴리스에게 진 빚의 30분의 1이나 갚을 수 있는 거금...!

“...거금인가?”

아니, 씨발.

이 나이에 빚이 왜 이렇게 많은 거지?

물론, 죄다 릴리스에게 진 빚이고 이자가 없기는 했지만.

그게 아니었으면 빚은커녕 이자 갚느라 쉬지도 못하고 남창 짓이나 하고 있었을 것 같았다.

“잘못 기입한건가...?”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여버렸다든가 하는 가능성이 정말로 계약금으로 일억을 부른 것보다는 현실성이 넘쳤으니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일억이라면?

분명 거를 생각이었는데, 일억이라는 계약금을 보자니 거절하기 힘들었다.

혹시라도 이게 진짜고, 내가 놓쳤는데 다른 누군가가 ‘야넣자’에 하루 일하고 일억 벌은 썰푼다같은 글을 올리는 꼬라지를 보면 존나 후회할 것 같았으니까.

“...그건 못 참지.”

한참을 고민 끝에, 결국 수락 버튼에 손가락을 올렸다.

우웅, 하고 이쪽에서 해당 지명을 수락했음을 알리는 알림이 오기를 잠시, 막상 지명을 받아버린건 좋은데... 이제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허니비 자치구인지 뭔지 찾아가야 하나?”

일단 허니비 자치구인지 뭔지가 어디에 있는지나 검색해볼까 싶어서, 검색창을 키려고 할 때였다.

우웅, 하고 문자가 날아왔다.

확인해보자, 나를 지명했던 사람으로부터 온 문자였다.

­받아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곧 마중하러 갈 테니 밖으로 나와주시겠습니까?

“응...?”

마중하러 온다고?

혹시 허니비 자치구인지 뭔지가 이 근처에 있는 곳이였나?

아무튼, 직접 찾아가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란 생각을 하며 밖으로 나가 잠시 기다리자 뭔가 개쩌는 차가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고급 리무진, 그런 느낌의 자동차인데 정작 색이 검정색과 노란색이 뒤섞인 기이한 도색을 한 자동차였다.

“뎃...?”

별 이상한 차도 다 있네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차가 내 앞에서 멈추는 것을 보고서 떠올린 것은, 웨어허니비라는 이름의 종족이었던 지명자였다.

허니비...

그러니까, 꿀벌.

이제 보니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자동차의 도색은, 딱 꿀벌을 연상시키는 색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꿀벌 리무진의 차문이 열리고서, 안쪽에서 서로 꼭 빼닮은 여자들이 나왔다.

정장과, 메이드복 차림으로.

“어...”

“강한 좆님, 맞으십니까?”

날카로워 보이는 눈매를 가진, 정장을 입은 금발의 여자가 그런 나를 올려다보며 그렇게 물었다.

그녀가 단순히 인간이 아니란 것은 머리 위로 나있는 두개의 더듬이나, 엉덩이 뒤로 보이는 토실토실해보이는, 꿀벌의 엉덩이를 꼭 빼닮아있는 꼬리 덕분에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강한 좆님?”

“아, 네.”

재차 나를 부르는 여자의 말에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그런 내 말에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인 여자가 말했다.

“강한 좆님을 모시러 온 6974호라고 합니다. 그럼, 저희 왕국으로 모시겠습니다.”

왕국?

자치구가 아니라?

아니, 그보다 이름이 왜 6974...

내가 미처 묻기도 전에, 정장 차림의 6974호라고 소개한 여자가 손뼉을 치자, 그녀의 옆에 있던 두 여자, 6974호를 꼭 빼닮은, 자매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메이드복 차림의 여자들이 내 팔을 붙잡았다.

“잠깐만...”

“저는 19912호라고 불러주세요.”

“저는... 20134호입니다. 모시는 동안 성심껏 봉사해드리겠습니다.”

아니, 씨발.

그렇게 말해봤자 못 알아 먹는다고.

이름이 왜 하나같이 그따위냐고 물어보고 싶은데, 그대로 꿀벌 리무진에 끌려 들어가서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내가 19912호인지 20134호인지 하는 이름의 두 여자의 손에 붙잡혀서 꿀벌 리무진에 끌려 들어가고서, 뒤이어서6974호가 탑승하자운전수로 보이는, 앞선 세 사람과 마찬가지로 똑닮은 금발의 여자가 그렇게 말하고는 운전하기 시작하기 시작했다.

아니...

진짜 뭔데.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워낙 삽시간에 일어난 일들에 당황하고 있는데, 내 옆에 나란히 탔던 19912호와 20134호가 그렇게 말하며 내 옷을 벗기려 들었다.

“아니,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이내, 내 손에 붙잡혀서 그러지는 못했지만.

“죄송합니다만, 현재 강한 좆님이 입고 계시는 옷은 여왕님을 뵙는데 어울리지 않기에...”

“사전에 설명 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여왕님...?

여왕님이라고?

아니, 지금 시대가 시대인데 웬 여왕님?

릴리스처럼 이명이 여왕님이라도 되나?

“시간이 다급하니, 손을 좀 놓아주시겠습니까?”

“금방 끝나니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아... 네, 그렇다면야 뭐.”

잘은 모르겠지만, 여왕님이란 소리에 쭈그려지기로 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여왕이라고 불리는 사람한테 간다고하니까 뭔가 쫄리기도 하고...

권력에 약한 소시민, 그게 바로 나였으니까.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가슴 사이즈를 잴 테니, 20134호는 밑쪽을 부탁합니다.”

“네, 알겠어요. 언니.”

언니라고?

그야 꼭 빼닮은 외모나 6974호니, 19912호인지 20134호인지하는 이름을 봐서 관련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진짜 자매였나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20134호쪽에서 내 바지를 벗겼다.

“아니.”

씨발?

이런 와중에, 아니 오히려 더듬이라든지, 꿀벌 엉덩이같은 꼬리가 나있긴 했지만 금발에 가슴도 커다란 두 메이드복 차림의 미녀에게 둘러싸인 탓에 발기중이었던 내 자지가 덕분에 우뚝 선 모습을 드러냈다.

“정보대로, 29.8cm가 맞아요.”

그리고, 그런 내 자지를 쪼물딱거리면서 만지더니 대체 어떻게 잰건지 정확하게 내 자지 길이 사이즈를 말해오는 20134호.

“과연, 여왕님이 고르신 분 답군요. 훌륭하십니다.”

그리고, 그런 내 자지 길이에 감탄해오는 19912호까지.

존나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이해가 가지는 않는데...

“이쪽도 훌륭하네요.”

쪼물딱, 쪼물딱하고 내 자지나 불알을 애무하듯 만져오는 20134호의 손길이 기분 좋아서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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