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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94화 (94/523)

〈 94화 〉 책임

* * *

이런저런 이유로 너부러져 버린 웨어허니비들로 가득한 궁전에서 장소를 옮기고서, 접객실 비스무리한 곳에 도착하자 소파에 털썩 앉은 릴리스가 다리를 꼬고는 입을 열었다.

“어디 한 번, 입 좀 털어봐.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나와 그런 내 옷자락을 꼭 붙들은 채 덜덜 떨고 있는 릴리아나를 보며 그렇게 말하는 릴리스.

딱봐도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아보이는 릴리스를 보고서, 도움을 청하기 위해 호아란을 바라봤지만 그런 내 시선에 호아란이 입을 열었다.

“나도 듣고 싶구나, 연락도 하지 않고서... 꼬박 하루가 다 지나가도록 있던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스윽, 하고 릴리아나를 본 호아란이 말했다.

“한조, 네가 저 아이와 어째서 연결되어있는지 궁금하구나.”

연결되었다는 호아란의 말은, 좀 전의 그 꼴을 보고서 한 말은 아닐 것이었다.

물리적으로 연결되어있었던 그때가 아니라, 지금도 연결이니 뭐니하는 것을 보면 더더욱 그랬다.

대충 짐작이 가는 것이 있었다.

릴리아나의 엉덩이에 새겨져 버린, 사티에게도 새겨져 있는 종속 각인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달랐던 문양의 그것.

그리고, 지금도 내게 의지하듯이 내 옷자락을 꼭 부여잡고 있는 릴리아나를 보았을 때, 호아란이 말하는 연결이란 것이 나랑 릴리아나의 사이에 생겨난 모종의 무언가를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으니까.

근데...

나도 대체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는데 어찌 설명하라는 걸까.

그냥 보지에 박고 싸고 보니 생겼다, 그게 내가 릴리아나에게 생겨난 각인에 대해 아는 것의 전부였다.

그 외의 것은, 일단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냅다 섹스나 하고 있었던지라 그 외에 다른 것은 전혀 아는게 없다는 거였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것만큼은 말할 수는 있었다.

“그게요...”

1억이라는 돈에 홀랑 넘어가서, 웨어허니비 자치구, 웨어허니비들이 왕국이라고 불리는 이곳에 온 것이나 여차저차해서 릴리아나가 왕위를 계승했다는 거나,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대충 설명하고 나니 릴리스가 ‘이 새끼 진짜 어쩌면 좋지’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는게 보였다.

아니.

왜.

말하라며?

그래서 말했을 뿐인데 왜 저렇게 쳐다보는 건지 모르겠다.

난 내 할 일에 충실했을 뿐인데.

조금 억울했지만, 릴리스에게 뭐라고 할 말이 없는 처지라서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그 대신에, 호아란은 뭘하나 봤더니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는가 싶더니 호아란이 이내 릴리아나에게 말했다.

“어디 한 번 직접 봐야겠으니, 옷을 벗어 보아라.”

“네에...?”

호아란의 말에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는 릴리아나.

그런 릴리아나에게 내가 말했다.

“하라는 대로 하는 게 좋을 거야.”

어차피 어떻게 딴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 말에 릴리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왕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

“......”

릴리아나가 나를 왕이니 뭐니하면서 순종하는 모습에 릴리스와 호아란의 미간이 찌푸려지는 것이 보였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쫄린거지...?

릴리스나 호아란에게 연락도 안하고 외박한 셈인걸 제외하면 딱히 내가 뭘 잘못한 것도 없는데.

아무튼, 내 말에 스르륵하고 릴리아나가 여기까지 끌려오기 전에 대충 걸쳐뒀던 옷들을 벗기 시작했다.

워낙 대충 걸치고 온 덕분에 벗는 것도 순식간이여서 금세 알몸이 되어버린 릴리아나.

그런 릴리아나를 릴리스와 호아란이 빤히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와, 왕이시어...”

여자라고는 해도 빤히 쳐다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인지 아니면 갑자기 들이닥친 스물둘의 영웅들의 일각들, 릴리스와 호아란의 시선에 압박감을 느꼈는지 울쌍이 된 채로 보지와 커다란 젖통을 손으로 가리고는 나를 바라보는 릴리아나.

내가 뭘 어떻게 해줬으면 한다는 표정인 릴리아나였지만, 그런 릴리아나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나도 혼나는 입장이니까.

어떻게 릴리아나를 도울 수도 없어서 그저 서로 시선을 주고받고만 있었을 때였다.

“주술은 아니구나.”

“응, 그리고 마법도 아니야.”

릴리아나를 빤히 바라보던 릴리스와 호아란이 그렇게 말했다.

“그 외의 것, 가장 가능성이 높은건... 아마도 이것도 저 바보 녀석의 기프트가 가진 능력인 것 같은데.”

“여왕급에 이른 웨어허니비를 복종시킬만한 능력이 말이더냐? 여왕이 가진 정신지배능력은 상당한 수준이란 걸 잊었느냐, 릴리스. 몇만에 달하는 자신의 백성들을 여왕급의 웨어허니비는, 그 지배하는 능력만큼이나 강력한 정신계통의 내성을 지니고 있지 않느냐?”

“보아 하니까 이제 막 여왕이... 그것도 저 바보녀석 때문에 여왕이 된 것 같은데, 저 바보 녀석의 기프트의 능력이 여왕이 되기 전인 공주일 때 발현한 거라면 가능성은 있지 않아?”

“음... 그거라면 납득이 되는구나.”

아니...

뭔데.

둘이서 릴리아나를 보고는 이런저런 말을 하더니, 몸을 일으킨 릴리스가 그대로 릴리아나의 몸을 붙잡고 돌리는 것이 보였다.

“꺅...?! 와, 왕이시어...!”

“미안.”

난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아무튼, 대체 뭘하는 건지 봤더니 릴리스와 호아란이 릴리아나의 엉덩이에 새겨진 각인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게 각인인가 본데, 너도 처음 보는 거지?”

“음, 확실히 처음 보는 것이구나. 사티로스 종족이 가졌다는 종속 각인과 조금 비슷한 것 같지만, 작용 자체는 전혀 다른 힘이니라. 더구나... 이건 상당히... 아니, 아주 강력하구나. 본녀가 알고 있는 주술 중에 그 무엇도 이 정도까지 강한 지배능력을 지닌 것은 없느니라.”

“그럼... 일단 이건 내가 알아볼 테니까... 호아란, 너는 여기 수습 좀 해둬.”

“알겠느니라.”

호아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릴리스가 나를 째릿 쳐다보더니 말했다.

“금방 다녀올 거니까 집에서 보자, 이 씹새끼야.”

아...

아무래도 더 혼날 일이 있는 것 같았다.

그대로 공간이동을 통해서 사라져버린 릴리스를 보고서, 대체 무슨 벌이 있을지 벌벌 떨고 있을 때.

“그럼... 한조야.”

아직 남아있던 호아란이 나를 불렀다.

“네...?”

까딱, 까딱하고 손짓해오는 호아란에게 다가가자, 콩하고 내 이마에 딱밤을 날린 호아란이 말했다.

“걱정하지 않았느냐. 다시는 이러는 일이 없도록 하거라.”

“...넹.”

남은 게 릴리스가 아니라 호아란인 덕분에 내 머리가 쪼개지는 일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와락하고 나를 끌어안은 호아란이 말했다.

“...정말로, 정말로 걱정하지 않았더냐. 본녀와 릴리스, 우리 둘 다 진심으로 걱정했느니라.”

그렇게 말하는 호아란을 보고서 내가 말했다.

“...죄송해요. 다시는 안 까먹을게요.”

시즌 몇 번째인지 모를, 다시는 안 까먹고 제때제때 연락하겠다는 다짐이었지만.

나를 품에 안고서 그렇게 말하는 호아란을 보고서, 이번만큼은 진짜 제대로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럼, 그쪽의 여왕... 릴리아나라고 했더냐?”

그대로 나를 품에 안은 채로, 릴리아나를 보며 말하는 호아란.

“네... 네에...”

내가 딱밤을 맞더니, 그대로 호아란에게 안긴 꼴을 보더니 잔뜩 주눅이 든 느낌으로 호아란에게 대답하는 릴리아나가 보였다.

아무래도 릴리아나의 안에서도 서열이 정리된 모양이었다.

자기 위로 내가 있고, 내 위로 릴리스와 호아란이 있다는 느낌으로.

실로 정확한 판단이었다.

“본녀와 릴리스가 소동을 부렸구나, 다친 아이들이 많을 텐데 모두 이리로 모이도록 하거라. 그리고... 너는...”

복잡미묘한 얼굴로 릴리아나를 보던 호아란이 다시 한번 내게 딱밤을 날리고는 말했다.

“...네 직업이 디스펜서이고, 이러한 일을 업으로 하는 것임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본녀에게도 다소 당혹스럽긴 하구나. 본녀가 저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것이냐? 아무리 본녀라도... 이러한 것은 잘 모르겠구나.”

그렇게 중얼거리는 호아란에 릴리아나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실례합니다, 혹... 저의 왕과 무슨 관계인지 알 수 있나이까...?”

그렇게 묻는 릴리아나의 말에 호아란이, 꾸욱하고 나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원래는 비밀이나, 너에게는 굳이 숨길 이유가 없겠구나. 그 각인이 있는 이상 한조에게 해를 끼칠 일은 불가능할 테니. 그러니 알려주마, 본녀는... 한조의 어미이니라.”

별것도 아닌 건데, 가슴을 쭉 펴며 그렇게 말하는 호아란이 보였다.

덕분에 그런 호아란의 가슴 사이에 머리를 묻고 있는 내가 살짝 들썩였다.

“...조금 전에, 여제께서는...?”

여제.

릴리스의 이명이기도한 이름으로 묻는 릴리아나의 말에 호아란이 말했다.

“릴리스 말이더냐? 그 녀석도 한조의 어미이니라.”

“아...”

릴리아나가 무언가 열띤 얼굴로 나를 보는 게 느껴졌다.

“비범하신 분이라는 것은 짐작하였으나, 스물둘의 영웅의 둘이나 어머니로 모시는 분이실 줄이야... 저의 왕이시어, 본 여왕은... 본 여왕은 무척이나 감읍했나이다. 본 여왕은 무척이나 행운아였군요... 영웅들의 자식인, 왕의 씨앗을 품게 되었다니...”

아니.

호아란도 있는데 씨앗이니 뭐니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발정기때가 아니면 이런 쪽으론 좀 면역이 없는 분이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릴리아나의 말에 호아란이 뺨을 붉히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 대신에, 내게 물었다.

“확실히 그 문제도 남아있었구나. 어쩔 것이냐, 한조야?”

“...어쩌다니요?”

“웨어허니비들의 여왕을 안은 것이 아니더냐? 본래, 웨어허니비들은 한 여왕이 자식을 낳으며 왕국을 일구는 종족이니라. 그리고, 아직 공주일 적에 처음으로 정을 통한 남성을 왕국 깊숙한 곳에서 보호하며 계속해서 관계를 맺어 낳은 아이들로 부흥하는 종족이기도 하느니라.”

즉, 하고 호아란이 내게 말했다.

“네가 저 아이를 저버리는 순간, 한 종족이 멸망하는 것이니라.”

애미 씨벌.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짐이 존나게 무거웠다.

“더군다나, 새로이 여왕이 된 저 아이가 네 정을 통해 생긴 자식들을 낳을 텐데... 이를 어찌하면 좋은지 본녀는 도저히 모르겠구나.”

그렇게 말하는 호아란에 내가 말했다.

“아니, 진짜 내 핏줄도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뭔가 바뀌는 것이 있더냐? 새로이 웨어허니비들의 여왕이 된 저 아이가... 네 정을 통해 낳은 자식이, 정녕 그것이 네 자식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느냐?”

그건...

그건... 모르겠다.

애써 머릿속에서 마주하지 않으려 했던 문제이기도 했고.

뮤뮹뮤뭉때도 그렇고.

이번의 릴리아나때도 그렇고.

종족이 다르고, 또 그렇게 태어난 자식들이 혈연적으론 나와는 무관하다시피한 타인이라고 한들, 결국 나 때문에 생겨난 자식이란 것은 틀림없었다.

릴리스는, 이를 종족마다 다른 것은 당연하니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는데.

“한조야, 어떤 이유가 됐든 간에 부모와 자식 간의 연은 견고한 법이니라. 설령 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다고 해도, 연이 맺어진 순간부터는 결코 끊을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 부모와 자식이라는 것이니라.”

호아란은, 그런 릴리스와 반대로 결코 끊을 수 없는 연이라고 말했다.

성향이 다른 둘.

이런 쪽도 의견이 갈라지는 모양이었다.

나는...

“...릴리아나, 하나만 물어보자.”

“하문하소서, 저의 왕이시어.”

“호아란 마망이 말하는데 사실이야?”

일단.. 정말로 한 남자와 관계를 맺어가며 그러는 것인지, 정말로 내가 아니면 웨어허니비 왕국이, 릴리아나의 왕국이 쫄딱 망해버리는지부터 알아보고자 그렇게 묻자, 릴리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에요. 아니, 적어도... 이전에는 그랬었다고 보는 것이 맞겠네요...”

“그 말은...?”

“저희 종족들이 번성했던 세상에선, 대비마마께서 하신 말씀처럼... 여왕이 될 적에 공주와 관계를 맺은 수컷을 왕국에서 보살피며 그와 관계를 맺어 왕국을 부흥하는 것이 맞지만... 지금은 이러한 세상이잖아요? 어디서 수컷을 납치해오거나 할수도 없는 세상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의 어머니... 전 여왕은, 국서가 세상이 이렇게 되고 나서 갑작스레 죽게 되자 여러 디스펜서들과 관계를 맺고, 저희를 낳았지요.”

아...

그러니까.

굳이 내가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뭐 그런 건가?

난 또 정말로 내가 아니면 왕국이 망하거나, 종족이 멸망하는건가 싶었는데 그런 것은 아니었나 보다.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고 할 때, 릴리아나가 그런 내게 말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전 여왕과 같은 일을 하고 싶지 않아요... 부디, 저의 왕이시어...”

꾸욱, 하고 자신의 배 위로 손을 얹으며 릴리아나가 말을 이었다.

“청컨대... 부디 저희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아...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올려다보는 릴리아나에 숨이 턱 막혔다.

릴리스와 호아란이 내게 해준 말들.

서로 다른 의견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모두가 내게 해준 말들은, 어디까지나 나를 생각해서 해준 말들이었다.

누가 틀리고, 누가 정답이고 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너무나도 다른, 종족 간의 차이.

그 괴리에서, 뮤뮹뮤뭉에게 아이가 생겼을 때, 그 사실에 괴로워하던 나에게 릴리스가 종족의 ‘차이’를 말하며 무너지려 하던 나를 지탱해준 것이나.

너무나도 다른, 종족 간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생겨난 아이는 내 아이이고, 그 연에서 눈을 돌리지 말라하는 호아란도, 내가 다른 의미에서 길을 벗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렇게 말해온 것이 분명했다.

제 자식을 저버리고, 모르는 체하는 것은 외도고.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결코 옳은 일이 아니란 것은.

당장 고아인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태어나마자 부모에게 버림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는 다름 아닌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나는...

“...릴리아나.”

“...네, 왕이시어.”

나를 올려다보는 릴리아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솔직히 내가 뭘 어떻게 해주거나 할 수 있는 게 얼마 없거든. 나 하나 간수하기도 힘든 새끼라서.”

빚만 30억인 새끼기도 하고.

자식이니 뭐니하는 건,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아...”

그런 내 말에 릴리아나의 표정이 어두워져가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급히 그런 릴리아나에게 말했다.

“아니, 말은 다 들으라고. 아무튼, 내가 하는 일도 있고 하니 이것저것 챙겨줄 수는 없다는 뜻이니까. 어떻게... 진짜, 뭘 어째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 대신에.

“반대로, 이런 새끼라서 어차피 부르면 언제든 갈 테니까. 내 쪽에서 널 버리거나 그럴 일은 없으니까 안심하라고.”

돈만 주면 아기방이 빵빵해질 때까지 정액으로 가득 채워줄 용의는 충분히 있다고, 그렇게 말하자 화악하고 밝아지는 릴리아나의 표정이 보였다.

“한조야...”

어째, 호아란의 표정이 그런 릴리아나의 표정과는 반대급부로 썩어들어가긴 했지만.

“...왜요?”

“아무것도 아니니라...”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는 호아란을 보며 대체 왜 저러나 싶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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