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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115화 (115/523)

〈 115화 〉 두 번 일어난 일은 세 번도 일어난다 (1)

* * *

릴리스의 박치기에 굉장한 소리와 함께 뻗어버렸던 유스티티아였지만, 평상시의 멍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드래곤은 드래곤이었는지 얼마 안 가서 빨갛게 부어오른 이마를 문지르며 부활했다.

“너무해, 릴리스... 진짜로 아팠다구...”

“아프라고 한 거거든?”

일어나자마자 울상을 지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유스티티아와 그런 유스티티아의 말에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릴리스가 보였다.

“감각이 돌아오는 것도 아주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구나...”

릴리스의 대답에 새빨개진 이마를 문지르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유스티티아.

그런 유스티티아를 보다가 흥, 하고 고개를 돌려버리는 릴리스가 보였지만.

어쨌든 간에, 결국 릴리스도 유스티티아를 받아들이기로 한 건 확실해 보였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릴리스의 성격상 박치기에 기절했던 유스티티아를 그대로 질질 끌고 가서 밖으로 집어 던지든 했었을 테니까.

유스티티아 본인이 했던 말의 설득력이 그만큼 강했던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스티티아를 밖으로 내쫓지 않았다는 점부터 일단 유스티티아가 합류하는 것을 허락한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쯧.”

그것과 별개로 심기가 영 불편해 보이긴 한데.

혀를 차며 유스티티아를 보는 릴리스가 보였으니까.

아무튼...

“...뭐, 그럼 말해도 되는 거죠?”

그런 릴리스의 눈치를 보면서 내가 그렇게 말하자, 흘끔 나를 쳐다본 릴리스가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네 마음대로 해. 저년이 성격이 좀 꼴통이긴 해도... 입이 가벼운 건 아니니까.”

“한조, 네가 원하는 대로 하거라.”

둘이 그렇게 말하자, 이마를 문지르고 있던 유스티티아가 휙 고개를 돌리고는 나를 바라봤다.

반짝반짝, 눈을 빛내고 있는 걸 보니 또 무슨 이유를 대서 안 말해주거나 하면 장난 아니게 귀찮아질 것 같았다.

“그럼, 뭐...”

릴리스도 그렇고 호아란도 그렇고 둘 다 허락했으니까, 둘의 허락이 없으면 알려줄 수 없다고 유스티티아에게 말해뒀던 내 기프트에 대한 것들을 알려주기로 했다.

뭐, 말해준다고 해도 나라고 해서 뭘 알고 있는 것도 없었지만.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나랑 섹스한 여자의 종족... 대체 어떤 조건인지는 몰라도 그중에서 일부의 종족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거나, 릴리스에게 받은 레벨 드레인... 좆태창에 대한 것들.

그 외에도 겸사겸사, 릴리스나 호아란을 어머니로 모시고 있던 것도 말해주자 그런 내 말을 들으며 눈을 빛내던 유스티티아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릴리스랑 호아란이 왜 너를 그렇게 꼭꼭 숨기려고 했는지 알겠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는걸...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아예 흡수였구나...? 이건... 서큐버스의 능력 때문이려나...?”

그렇게 중얼거리며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유스티티아가 이내 말했다.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 여러 종족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니... 응, 정말로 재미있어...♡”

나를 보며 입술을 핥고는 그렇게 말하는 유스티티아.

덕분에 아까 있었던 일이 떠올라서 살짝 소름이 돋았다.

저러던 유스티티아에게 붙들려서 강제로 그녀에게 예속 각인을 새겨버리게 됐던 것이 불과 몇 시간 전이었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예속 각인이 내게 새겨진 건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강제로 당했다는 점에선 상당한 트라우마였다.

하지만 째릿하고, 그런 유스티티아를 노려보는 릴리스랑 호아란의 시선에 찔끔하며 어깨를 움츠리는 유스티티아가 보였으니까 안심해도 좋을 것 같았다.

뭐, 그것도 잠시 다시 눈을 빛내며 나를 보던 유스티티아가 말했다.

“한계는 어느 정도려나...? 저기,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종족의 능력은 지금은 몇 개야?”

대뜸 그렇게 묻는 유스티티아의 말에 잠깐 고민했다.

동시에라, 그런 적은 없었는데.

끽해야 웨어울프에 웨어허니비, 그게 아니면 웨어울프에 사티로스 정도의 조합이었지 전부 동시에 사용하거나 해 본 적은 없었다.

애당초 세 능력이 저마다 성향이 조금씩 다르다보니까, 셋을 동시에 쓸만한 일이 없다시피했고.

근데...

“일단, 지금 갖고 있는 건 다 쓸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웨어울프와 사티로스, 그리고 웨어허니비의 꿀벌 펀치까지.

동시에 쓰지 못할 건 없어 보였다.

존나 피곤하기야 하겠는데.

두 개까지도 동시에 사용해도 별문제도 없고, 피곤해지는 정도로 그쳤으니 셋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내 말에 유스티티아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흐응... 세 종류를 동시에 써도 무리가 없나보구나... 저기, 한 번 보여줄 수 있을까?”

어...

내가 유스티티아의 부탁에 흘끔 릴리스와 호아란을 쳐다봤다.

그런 내 시선을 받은 릴리스나 호아란이 서로 쳐다보다가, 이내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그냥 해달라는 대로 해줘. 그러지 않으면 더 귀찮아질 테니까.”

“저렇게 된 유스티티아는 말리기 어려우니 말이다. 말리지 못할 것은 없으나, 그러면 더욱 매달릴 테니 곤란해질 것이니라.”

그 점은 나도 겪어봐서 잘 알고 있긴 했다.

근데...

“저, 기프트를 쓰려면 발기해야 하거든요?”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 유일한 조건이라고 해야 하나, 발기 중이 아니면 그냥 자지만 좀 큰 인간에 불과한 몸이라서 그렇게 말하자 유스티티아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대로 냅다 상의를 벗어버렸다.

“어...”

출렁이며 모습을 드러낸 유스티티아의 커다란 젖가슴.

“이거면 될까? 너, 가슴 좋아하잖아?”

꾸욱, 하고 그런 가슴을 모으며 그렇게 말하는 유스티티아가 보였다.

발기해야 한다고 하니까 곧장 옷을 벗어버리는 유스티티아의 행동력에 살짝 놀라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유스티티아의 젖가슴이 훨씬 중요했다.

존나 커다란데, 딱히 속옷을 입지 않아도 처지거나 하지도 않는 젖가슴이나, 새하얀 살결과 대조되는 분홍빛의 유륜이나 젖꼭지까지.

젖가슴을 보여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건 조금 감점이었지만, 그걸 감안해도 존나 꼴리게 생긴 젖가슴이었다.

이거라면 씹가능했다.

그런 나를 보고는 릴리스가 존나 개변태새끼, 하고 옆에서 중얼거리긴 했지만.

아무튼, 유스티티아의 젖가슴을 보자마자 발기하기 시작한 내 자지가 어느덧 꼿꼿하게 풀발기하자, 그와 동시에 내 기프트가 발현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는 꽤 익숙해진 느낌.

기프트가 발현하는 것과 동시에 내 몸 전체에 마나가, 기가 흐르는 감각을 느끼고 있자니 그런 나를 보며 유스티티아가 말했다.

“이제 된 거야?”

“아뇨, 아직요.”

지금은 어디까지나 내 기프트가 활성화된 거지, 아직 아무것도 아닌 상태였으니까.

“우선, 웨어울프부터 할게요.”

그런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유스티티아를 보며, 천천히 힘을 끌어올렸다.

꾸득꾸득, 부풀어 오르는 근육들.

웨어울프의 능력은, 맨손으로 강철마저 우그러뜨릴 만큼 강한 괴력과 재생능력에 오감, 그리고 그런 오감을 통해서 얻는, 제 육감이었다.

진짜 웨어울프인 에일레야의 것에 비한다면 조금 미치지 않았지만, 그래도 맨손으로 땅에 박혀있던 전봇대를 뽑아 던질 정도의 괴력이나 뒤통수로부터 날아오는 마법들을 보지도 않고 알아차릴 정도는 됐다.

그만한 능력인 만큼, 내 몸에도 조금의 변화는 있었다.

원래부터가 근육이 잘 붙던 체질이었는데, 웨어울프의 능력을 활성화하자 평소보다 근육이 좀 더 펌핑되어가는 것이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기껏해야 평소의 1.5배 남짓 더 커졌을 뿐인데, 정작 힘 자체는 발기 하기 전의 십수 배는 되니까 존나 말이 안되는 느낌이었지만.

“헤에...?”

그런 나를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는 유스티티아가 보였다.

두근두근두근, 힘만큼은 아니더라도 웨어울프의 능력과 함께 극도로 예민해진 귀에 유스티티아의 심장 소리가 들려왔다.

존나 좋아하네...

대체 뭐가 그렇게 재밌는 건지는 몰라도, 계속해서 힘을 끌어올렸다.

“...다음은 사티로스로 할게요.”

사티로스의 능력은, 이성을 매혹시키는 체향과 함께 내 체력이 바닥나지 않는 이상 죽지 않는 자지였다.

심증뿐이긴 한데, 아마 릴리아나나 유스티티아에게 새겨진 예속 각인도 사티로스가 가진 종족 특성인 각인에서 비롯되는데 아닌가 싶기도 했다.

애당초 사티에게 새겨진 지배 각인과 예속 각인이 닮은 꼴이기도 했으니까.

어쨌거나, 매혹이니 체력이 닿는 한은 자지가 풀발기로 유지된다느니 하는 요상한 능력이었지만, 디스펜서인 나로서는 사실상 가장 유용한 능력이기도 했다.

내 취향에서 한참이나 벗어난 빈유를 보더라도 자지가 안 서서 걱정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아무튼, 사티로스의 능력도 발동시키자 움찔하고 세 명이 몸을 떠는 것이 보였다.

“...향기가 더 짙어졌잖아?”

“확실히 그렇구나. 이전보다도 더 진한 향기...”

“흐응, 그래...? 이전에는 안 그랬다는 거지? 그건 재밌네... 그럼, 단순히 흡수가 아니라 거기서 더 성장한다는 거잖아?”

셋이 말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내 능력이 더 강해진 모양인데.

정작, 이 능력은 따지고 보면 체취에 가까운 것이라 나 자신은 느끼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어서 대체 뭐가 어떻게 변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내 기프트가 폭주하던 당시에 맡아본 적이 있는 릴리스랑 호아란이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전보다 더 향기가 짙어진 모양이기는 한데.

이게 좋은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 체향이 가진 문제점은, 사티로스가 가지고 있는 것과 동일하게 이성을 발정시킨다는 것만큼은 알고 있었다.

이전보다 강해졌다는 건, 그만큼 릴리스나 호아란, 그리고 유스티티아도 그에 영향을 받는다는 소리고.

“괜찮으세요?”

살짝 얼굴을 붉히고 있는 릴리스나 호아란을 보며 그렇게 묻자 그런 내 물음에 릴리스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네가 걱정할 정도는 아니니까 신경 꺼.”

아니.

왜 걱정해줘도 짜증이야.

너무했다.

“저기? 다음은? 다음은 뭐야?”

그 와중에 다음껀 뭐냐고 묻는 유스티티아의 말에 내가 대답했다.

“그 다음은, 웨어허니비에요.”

그렇게 말하고는, 오랜만에 꿀벌 펀치를 사용했다.

손등 위로 불룩해지더니, 이내 뾰족한 송곳처럼 튀어나온 웨어허니비의 독침.

마지막으로 사용했을 때는 별생각 없이 썼는데 지금 보니 조금 그로테스크하긴 했다.

살갗을 찢고서, 내 몸 안에서 튀어나온 독침이었으니까.

시꺼먼 송곳 같은 것이 내 몸에서 튀어나온데다가, 살 속에서 튀어나온지라 피도 조금 묻어있어서 좀 그렇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사실상 내가 가진 능력 중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 수단이나 다름없는 꿀벌 펀치를 뽑아내자 그런 내 손을 와락 끌어당겨서 가져가는 유스티티아가 보였다.

“이건, 진짜로 웨어허니비의 독침이네...”

내 손을 붙잡고는 이리저리 살펴보며 그렇게 말하는 유스티티아.

“...대단해, 이건 정말로 대단해...!”

이윽고, 눈을 반짝이며 호들갑을 떠는 유스티티아의 모습에 두 눈을 끔뻑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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