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6화 〉 두 번 일어난 일은 세 번도 일어난다 (2)
* * *
이게 그렇게 대단한 건가 싶었는데, 정작 유스티티아는 그런 내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으으, 하고 앓는 소리를 내다가 말했다.
“너는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인데, 이건 엄청난 거라구...! 내가 설명해줄 테니까 잘 들어.”
쑤욱, 하고 그런 유스티티아가 허공에 손을 집어넣더니 슬라임 오나홀을 꺼내 들었다.
“아니, 그건 또 왜 꺼내요?”
“응? 그야 설명하려면 보여주는 편이 좋으니까.”
다짜고짜 슬라임 오나홀을 꺼내길래 또 그걸로 뭔 짓을 할까 봐 걱정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니었나 보다.
“너도 알지만... 이건 슬라임의 특징을, 내가 모방해서 만든 거야.”
아무튼, 이미 알고 있던 것이라 내가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말했다.
“근데 그게 왜요?”
“왜냐니...? 내가 만든 거라지만, 이건 상당히 잘 만들어진 거거든. 이지도 없이, 설계한 대로 움직일 뿐이긴 하지만, 원시적인 슬라임과 크게 다를 바 없을 정도니까. 하지만... 결국 모방일 뿐이야.”
진짜랑은 비교할 수도 없는, 그저 모방품이라고.
그렇게 말하고는 이제 이해했지? 하고 묻듯이 나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유스티티아.
그런 유스티티아를 그저 눈을 끔뻑대며 바라봤다.
근데, 그게 뭐가?
본따서 만든거니 당연히 모방품이지, 그게 대체 뭐가 어쨌다는 건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만 몰랐나 보다.
유스티티아의 말에 심각해 보이는 표정을 짓는 릴리스와 호아란이 보였으니까.
뭐야, 나도 알려줘요.
유스티티아도 나만 자기의 말을 이해 못 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는지 나를 보더니 잠깐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이건 슬라임의 특징을 모방했으니까, 그래서 슬라임과 같은 특성을 지녔다는 거야.”
“...그런데요?”
여전히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이자, 살짝 당혹스러워 보이는 유스티티아가 보였다.
이래도 몰라? 하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봤던 유스티티아가 으으음, 하고 고민하다가 말했다.
“음... 그러니까... 손을 생각해봐. 물건을 집거나, 들어 올리거나 할 때 손을 사용하잖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한테 손이 있기 때문이야.”
당연한 거 아닌가?
근데 그게 뭐가 어쨌다는 거지.
그런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유스티티아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말했다.
“...즉, 손이 없다면 물건을 집거나 들어 올릴 수 없다는 거지. 적어도, 손으로 그러지는 못한다는 거야. 팔이랑 손 대신에 날개가 있는 하피가 발을 사용해서 물건을 집거나 하는 것처럼 말이야.”
어...
뭔가 좀 알 것 같기도 한데.
아직 알쏭달쏭해 하고 있자니 그런 나에게 유스티티아가 말했다.
“웨어울프가 인간에 비해 수배에서 수십 배의 괴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웨어울프가 인간보다 수십 배에 달하는 근밀도와 골밀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뼈도 그렇고, 근육 자체도 인간의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어. 훨씬 가볍고, 튼튼한데다가, 유연하니까. 같은 두께라면, 오우거의 것과도 비슷하거나 그보다 뛰어난 수준이니 말 다했지. 그러니까, 웨어울프의 종족 특성이 괴력이라고 알려진 거야.”
웨어울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종족이었구나.
오우거라면 나도 알고 있는 존나 센 몬스터인데 거기에 준하는 괴력이라니까.
유스티티아의 말대로라면 웨어울프가, 거의 집만한 오우거랑 같은 크기가 아닌 이상 힘에서 밀리기야 하겠지만.
아무튼, 그런 유스티티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나를 보며 유스티티아가 말을 이었다.
“거기에 사티로스도 마찬가지야. 사티로스가 사용하는 체향은 사티로스의 체내에 있는 향낭에서 나오는 페로몬에 가까우니까. 단지, 다른 종족의 이성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아주 강력한 페로몬일 뿐이지. 네가 손에서 뽑아낸 웨어허니비의 독침도 웨어허니비의 꼬리에서 나오는 침샘에서 생성되는 독침이고. 침샘에서 체내에서 분비되는 물질과 마나가 뒤섞여서 만들어진, 생체로만 이루어진 레일건 같다고 해야 하나?”
스윽, 하고 그렇게 말하던 유스티티아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하지만, 너는 그냥 인간이잖아?”
“...그렇죠?”
얼굴도 모르는 내 진짜 애미랑 애비가 이종족인게 아닌 이상은 평범한 인간이긴 하지.
근데 내가 본래 살고 있던 세상은 인간밖에는 없었던, 그래서 인간끼리 지지고 볶아대던 세상이었으니까 나는 순혈 인간일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유스티티아가 말했다.
“응, 평범한 인간. 내가 몇 번이고 확인해봤으니까 그건 확실해. 넌 분명 그냥 평범한 인간이었으니까. 웨어울프처럼 강인한 근육과 뼈도 없고, 사티로스가 내뿜는 체향 같은 걸 만들어내는 향낭도 없는 데다가, 웨어허니비의 침샘도 없지. 그런데, 너는 어째서 그런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걸까?”
생각해보니까 그렇네?
더군다나 웨어허니비의 독침은, 본래 웨어허니비들의 꿀벌 엉덩이를 닮은 꼬리에서 나오는 건데 정작 나는 손등에서 튀어나왔다.
근데, 이것도 내가 마음만 먹으면 다른 곳에서도 낼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확실히 이상하긴 했다.
“너는, 말하자면 그 종족만이 사용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니까 사용할 수 있는 능력들을, 그런 것이 없이도 사용하고 있다는 거야. 그것도 진짜랑 똑같이. 구분할 수 없는 수준의... 모방품이 아닌 진짜를 말이야.”
꾸욱, 하고 슬라임 오나홀을 주물럭거리며 유스티티아가 말을 이었다.
“모방은 가능해. 근육이, 뼈가 약하다면 마나를 사용해서, 마법이나 주술로 강화하면 그만이니까. 사티로스의 페로몬도 매혹 마법으로든, 미혹 주술으로든 대신할 수 있는 방법은 있어. 웨어허니비의 독침을 대신해서, 마법으로 만든 탄환을 쏘아내는 것도 가능하겠지.”
하지만 결국 모방이야하고 유스티티아가 말했다.
비슷하게 따라 해서, 그와 비슷한 결과를 남길지라도 어디까지나 가짜에 불과한 것이라고.
“하지만, 종족들이 저마다 타고나는 능력들, 그것을 똑같이 사용하는 건 불가능해. 근데 너는 아니야. 분명히 평범한 인간의 몸인데, 그런 몸으로 다른 종족이, 그렇게 진화했기에 사용할 수 있는 능력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거지. 그것도, 평생을 인간으로 살아온 네가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럽게 말이야. 그게 대단하지 않으면 대체 뭐가 대단한 거야?”
그렇게 말하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까 능력을 얻었을 때도 존나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긴 했었지.
되니까 되는 대로 쓰긴 했는데, 생각해보면 갑자기 몸에서 튀어나온 독침을 쏴재끼는 것이 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긴 했다.
갑자기 호랑이한테 날개를 달아준다고, 그 호랑이가 하늘을 날거나 하지는 않는 것처럼.
본래 나한테 없던걸, 존나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던 게 이상하긴 했다.
“아아... 궁금해, 대체 어떻게 하는 거지...? 능력이 발동 중일 때마다 신체의 구조가 아예 달라지거나 하는 걸까? 하지만, 대체 어떻게? 드래곤의 폴리모프로도 그렇게는 할 수 없는데...? 궁금해... 알아보고 싶어...”
꾹, 꾹 내 손을 매만지며 그렇게 말하는 유스티티아를 보고는, 릴리스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너, 이상한 짓 했다가는 가만 안 둘 거니까 그렇게 알아둬.”
“본녀도 마찬가지이니라. 한조에게 해를 가한다면... 그 몇 배로 되돌려줄 것이니 그리 알거라.”
“...아무리 나라도 그 정도는 아니거든? 너희들 나한테 너무한 거 아니야...?”
상처받았다는 표정을 짓던 유스티티아가 뭐, 할 수 있었더라면 해부해보고 싶긴 했지만하고 중얼거리는 것이 보였다.
암만 생각해봐도 릴리스나 호아란이 유스티티아를 경계하는 이유가 저거 때문인 것 같은데.
좀 싸이코 같은 거.
아무튼, 그 싸이코. 아니 유스티티아가 이내 고개를 들어 올리더니 나를 바라봤다.
한참을 물끄러미,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는 유스티티아.
또 뭔가 싶었는데, 이윽고 유스티티아가 입을 열었다.
“만약에, 그런 네가 드래곤의 종족 능력을 얻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드래곤 하트가 없는 네가, 드래곤처럼 온갖 마나를 숨 쉬듯 다룰 수 있게 되는 걸까? 거인은...? 순수한 폭력의 정점인 그들과 같은 힘을 가질 수 있는 걸까? 그게 아니더라도, 온갖 종족의 능력을 전부 얻게 된다면? 네 능력에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하지 않아?”
“어... 아뇨?”
애당초 그러려면 일단 내가 드래곤이고 거인이고 죄다 따먹어야 한다는 전제가 아닌가?
눈앞에 있는 유스티티아도 드래곤이고, 유스티티아정도면 가능하다 못해서 주면 절하고 먹겠지만, 거의 빌딩만한 거인한테 박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데.
아무튼, 강해지고 자시고는 딱히 관심사가 아니라서 그렇게 말하자, 유스티티아가 그런 나를 보며 활짝 웃고는 말했다.
“응, 그래도 상관없어. 나는 궁금하니까.”
...이년이?
“그러니까, 이렇게 하기로 하자.
“...또 뭐가요?”
답정너에 당해서 살짝 기분이 상한 내가 그렇게 묻자 그런 내게 유스티티아가 말했다.
“나도 릴리스나 호아란처럼, 널 키워주겠다는 거야. 나는 네 능력이 얼마나 강해지는지 볼 수 있고, 너는 지금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고. 좋은 생각이지 않아?”
“......?”
이미 다 컸는데 뭘 키워?
아니, 그게 아니라.
마망이 또 복사가 된다고?
애당초 강해지는 건 딱히 관심이 없다니까.
“잠깐만, 넌 또 뭘 고민하고 지랄인데?”
“아니.”
딱히 고민 같은 건 하지 않았는데.
대체 뭔 소리를 들은 건지 순간 이해가 안 가서 스턴을 먹었을 뿐이었다.
근데 그런 내가 고민했다고 생각했는지 인상을 잔뜩 쓰며 나를 노려보던 릴리스가 이내 휙하고 고개를 돌려 유스티티아에게 바라봤다.
“그리고, 넌 또 무슨 헛소리야? 못 들었어? 이미 나랑 호아란이ㅡ”
“그러니까 상관없는 거 아니야...? 이미 둘인데 그게 셋으로 늘어난다고 해서 뭔가 달라지는 거라도 있어?”
존나 논리적이라서 반박하기 힘들긴 했다.
릴리스도 그런 유스티티아의 말에 말문이 막혔는지 입술을 달싹일 뿐 아무런 말도 못 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 릴리스를 보며, 유스티티아가 말했다.
“아... 그래도, 나도 그렇게까지 몰염치하지는 않으니까... 순서는 제대로 지킬 거야... 내 욕구는 너나 호아란 다음 차례로 미뤄져도 상관없어. 아니, 나는 오히려 그쪽이 더 좋은걸? 서큐버스 퀸에, 요괴, 그것도 주술을 배운 천호의 능력도 한조가 흡수하는 게 가능한지 정말로 궁금하니까.”
이미 충분히 몰염치니 뭐니 할 상황이 아니긴 한데.
애당초 순서가 중요한가 싶기도 하고.
그보다, 지금 왜 내가 릴리스랑 호아란을 따먹는 전제로 말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릴리스야 자리를 물려받으면 그러기로 약속을 하긴 했지만, 호아란은 딱히 그런 사이도 아니기도 하고.
근데.
“...만에 하나라도 그렇게 된다고 해도, 네가 세 번째인 건 당연한 거잖아.”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순서가 꽤나 중요해 보이는 듯한 릴리스가 보였다.
아니, 댁이 그러면 어쩌라는 거야.
내가 그런 릴리스를 쳐다보자, 그런 내 시선에 움찔한 릴리스가 말했다.
“마, 말이 그렇다는 거잖아...!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아니.
딱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저리 안 봐?!”
결국 화까지 내는 릴리스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호아란을 보자, 그런 내 시선에 호아란이 으음, 하고 난처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미안하구나, 한조야. 따지고 보면 본녀도 끼어든 셈이니 유스티티아에게 뭐라 하긴 힘들구나.”
유스티티아처럼 막무가내는 아니더라도 일단은 갑자기 끼어든 셈이나 마찬가지였던 호아란이라 그런지 호아란도 어떻게 해주기가 조금 그런 모양이었다.
평소에도 그런 채무감 때문인지 어지간한 일이 아니라면 릴리스에게 너무 뭐라고 하지는 못하는 호아란이니 이해하기로 했다.
이거 어쩌지.
릴리스나 호아란의 핑계를 대며 거절하기엔 아무래도 조금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하고 그때 호아란이 덧붙였다.
“연이라는 것은 어느 한쪽에서 맺고자해서 맺어지지 않는 것이니, 결국 한조가 결정할 일인 것 같구나. 한조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더냐?”
아니.
여기서 저한테 냅다 떠넘기시면 좀.
근데, 릴리스도 그렇고 호아란도 그렇고, 심지어 유스티티아도 내 말을 기다리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째 유스티티아를 어머니로 받아들일지 말지하는 결정권이 나한테 있는 것 같았다.
솔직히 내 엄마를 내가 정하는거니 틀린 경우는 아닌데...
“......”
그러면 전에 왜 둘이 싸운거냐고, 그렇게 묻고 싶어서 릴리스랑 호아란을 바라보자 슬쩍 시선을 피하는 둘이 보였다.
에라이.
아무튼, 저 둘이 저러는 거 보니까 확실히 내 마음대로 하면 되나보다.
“음...”
애미가 둘인 것도 이상한데 여기서 더 늘어난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다.
더군다나 유스티티아는 쫌...
그렇게 생각했을 때, 유스티티아가 말했다.
“아, 그 대신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네가 받아준다면 이거 줄게.”
그렇게 말하고는, 푸른 빛을 띤 돌조각 비스름한 걸 꺼내 보이는 유스티티아가 보였다.
“...그게 뭔데요?”
일단 거절하기는 하겠는데, 저게 뭔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영롱하게 빛나는 게 엄청 비싸 보였으니까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 내 물음에 유스티티아가 말했다.
“응, 드래곤 하트.”
뭔 하트?
“...드래곤 하트라고요? 이게?”
“응.”
“진짜로? 아니, 그보다 그거 누구건데요?”
드래곤 몸속에 있어야 할 드래곤 하트가 왜 거기 있는 건데.
대체 누구 걸 뽑아온 거야?
“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딱히 남의 걸 뽑아낸 건 아니니까. 이거, 내 드래곤 하트의 일부거든. 어릴 적에 실험 삼아 떼어내 본 건데... 다시 집어넣기엔 좀 그래서 기념 삼아 갖고 있었던 거야.”
“어... 괜찮은 거에요?”
“괜찮으니까 내가 여기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말하는 유스티티아의 말에 순간 유스티티아가 어딘가 맛탱이가 간 이유가 저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아니지, 맛탱이가 갔으니까 저런 짓을 한 거려나.
인간으로 치면, 자기 심장 일부를 떼어낸거에 가깝지 않나?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하는 난제였지만, 그건 둘째치고서.
유스티티아를 어머니로 하면, 나한테 저걸 준다고?
비늘 한장만 해도 수 억을 가볍게 뛰어 넘긴다는 게 드래곤의 소재인데?
커다란 덩치를 가지고 있는 드래곤의 몸에, 수없이 나있는 비늘 한장만으로도 그 정도인데, 그런 드래곤의 몸에 하나만 덜렁 있는 드래곤 하트는 대체 얼마나 할지 상상도 가질 않았다.
일부라고는 해도, 장난 아니게 비쌀 게 분명했다.
“어때?”
스윽, 하고 내게 드래곤 하트 조각을 내밀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유스티티아를 보고는 말했다.
“앞으로 엄마라고 부를게요.”
가만 생각해보니 애미가 셋인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세상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애미가 홀수인데 나는 릴리스랑 호아란까지 둘, 그러니까 짝수였다.
세상과 비교해서 지극히 비정상이란 거였다.
여기에 유스티티아가 더해져서 셋이 되면 다시 애미가 홀수가 되니까 짝수였던 이전보다는 오히려 정상인 게 아닐까?
얼굴도 모르는 친모까지 더하면 짝수기는 한데.
그딴 건 애미도 아니니까 제외하고.
"응, 잘 부탁해. 아들."
그런 나를 보고는, 활짝 웃으며 드래곤 하트를 건네주는 유스티티아.
나 역시 활짝 웃으며 드래곤 하트를 건네받으며 대답했다.
"네, 유스티티아 엄마."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