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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118화 (118/523)

〈 118화 〉 내 꿈은 식신 마스터 (2)

* * *

“마침 잘되었구나, 이 기회에 한조 너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구나.”

그렇게 말하며 나를 보는 호아란.

내가 그런 호아란에 어쩔 줄 몰라 하자, 나를 한참이나 물끄러미 바라보던 호아란이 이내 키득거리는 것이 보였다.

“어...”

갑자기 웃는 호아란을 보고서 내가 또 뭔가 이상한 생각이라도 했나 싶었는데, 그런 내게 호아란이 말했다.

“농담이었으니, 그렇게 당황하지 말거라. 무릇, 사람이란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는 법이니. 설령 모자간의 사이라고 해도 그 이치는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더냐. 더군다나...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비밀을 캐묻는 것은 도리가 아니겠지.”

스윽, 하고 그렇게 말한 호아란이 내 뺨에 손을 올렸다.

“그러니, 안심하거라. 본녀는 그리하지 않을 것이니.”

호아란 마망...

“맞느니라. 본녀는 한조, 네 어미이니라.”

내 생각에 대답하듯 그리 말하며 가슴을 펴는 호아란.

덕분에 쭈욱, 앞으로 내밀어지다시피 한 호아란의 젖가슴이 눈에 들어왔다.

“......”

그리고, 순간적으로 떠오른 내 생각을 읽어낸 것인지 그런 호아란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도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흐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옷매무새를 고친 호아란이 말했다.

“...그건 일단 나중으로 미루기로 하자꾸나. 지금은 호아의 양도 의식이 우선이지 않느냐?”

“아, 네.”

이상한 생각하지 말라며 혼내거나 하지 않고, 나중으로 미루자고 말하는 호아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뭐가 이상한 생각이란 말이더냐? 사내아이라면 당연한 것이 아니더냐?”

그런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묻는 호아란의 말에 머릿속에 떠오르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지워 없앴다.

“......무어냐? 갑자기, 한조 네 마음이 백 년은 수련한 도사처럼 맑아졌구나?”

“...아무것도 아닌데요? 그보다, 의식이라면 뭘 하면 되는 건데요?”

물끄러미, 그런 나를 바라보던 호아란이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니라. 이미 호아에게 네 머리카락을 심어 준비를 마쳤으니, 네 기로 이를 고정하면 그만이니.”

응, 존나 어려워 보였다.

“정말로 어려운 것이 아니니 그리 생각하지 않아도 되느니라. 단순히, 네 기를 호아에게 건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

내 생각을 읽은 호아란이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말하고는 손짓하자, 그런 호아란의 뒤편에 서서 빼꼼 얼굴을 내미는 호아가 보였다.

“호아아...”

정말로 많이 변해서, 이게 내가 아는 그 호아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그냥 호아란을 꼭 닮은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한 호아를 보고 있자니, 호아란이 내게 말했다.

“자, 한조야. 손을 이리 내밀어보거라.”

“네.”

호아란의 말에 손을 내밀자, 그런 내 손을 물끄러미 보던 호아가 덥썩하고 내 손가락 끝을 물었다.

“아.”

아직도 아까 짜리몽땅한 꼬맹이라고 한게 화가 안 풀렸던가 싶었는데, 그렇게 생각하자 나를 흘끔 올려다본 호아가 이걸 확 물어버릴까 하는 표정을 짓는 것이 보였다.

“...그런 것이 아니니, 집중해서 기를 호아에게 건네보거라.”

아무래도 화가 나서 내 손가락을 물거나 한 건 아닌 모양이었다.

심통이 난듯한 얼굴로 내 손가락을 물고 있는 호아에게 사과하고는, 호아란의 말대로 기를 끌어올려 봤다.

우웅, 하고 내 몸속에서 잔뜩 쌓여있는 것을 조금씩 퍼올리는 느낌으로.

아직 영, 감이 안 잡히는 기이니 마나이니 하는 것이지만, 기프트가 발현중일 때 내 마음대로 몸속에서 들끓거나, 움직여대던 기운을 떠올리며 움직여보자 차츰 움직이기 시작하는 기가 느껴졌다.

“그래, 그런 식으로... 이제 그것을 호아에게 전해준다고 생각하며 움직여보거라.”

전해준다라...

이렇게 하면 되려나?

내 손가락을 물고 있는 호아였으니까, 기를 그대로 손가락 끝으로 옮겨서 호아에게 전해준다는 느낌으로 움직여봤다.

“웅...”

움찔, 하고 내 손가락을 물고 있던 호아가 얼굴을 찡그리며 몸을 떠는 것이 보였다.

“어...”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거라.”

정말로 괜찮은 거 맞나?

부르르 몸을 떠는 것이 꼭 고통스러워하는 것처럼만 보여서 한순간 망설여졌지만, 호아란이 괜찮다고 했으니 믿고서 다시금 기를 움직여서 호아에게 전해주기 시작했다.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호아의 모습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호아란을 꼭 닮은 금발에 한줄기를 가로지르는 검은 머리카락을 갖게 되었던 호아였는데, 그랬던 호아의 머리카락이 점점 까맣게 물들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호아란의 어린 시절이라고 생각될 만큼 호아란을 똑 닮았던 모습에서 점점 내 어릴 적 모습이 뒤섞이는 듯한 느낌으로 변해가는 것도 보였다.

“...이제 됐느니라.”

그렇게, 호아의 머리카락이 전부 검게 물들었을 무렵 호아란이 말했다.

“푸하...”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 손가락을 뱉어내다시피 하는 호아.

그러더니 스르륵, 쓰러지려길래 호아를 안아 들었다.

“...괜찮아?”

“호아아...”

내가 묻자, 여느 때처럼 호아아하고 대답하는 호아였는데, 어째선지 그런 호아의 말의 의미가 또렷하게 머릿속에 들리는 듯 했다.

‘존나 힘들어...’

“......?”

애가... 왜 이래?

“왜 그러느냐?”

“아니, 지금 호아가 한 말 들으셨잖아요?”

애가 지금 존나 힘들다고 했다고.

아니, 힘들다고 한 거야 상관없는데, 존나라고 했다고.

“...본녀는 더 이상 호아랑 연결되어있지 않아 모르느니라. 혹, 호아가 이상한 말이라도 하였느냐?”

“아...”

그러고 보니, 연결이 끊어진다고 했었던가.

그렇다면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던, 호아란도 읽지 못하는 건가 싶어서 물끄러미 호아란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호아란 젖꼭지 존나 빨고 싶다.

“...왜 그러느냐? 한조야.”

그런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호아란이 보였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진짜 모르나 보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런 내 품에 안겨있던 호아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호아...”

이번에도 또렷하게, 그런 호아가 한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개변태새끼...’

호아가 삐뚤어졌다.

아니, 사실 내가 못 알아들었을 뿐이지 원래부터 이랬던가 싶었는데, 그런 내게 호아란이 말했다.

“아무래도 한조 네 기의 영향을 받아 다소 성격이 변한 모양이로구나. 허나, 큰 문제는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내 탓이었구나.

애가 갑자기 존나 거리던 이유가 평소 존나 거리던 나 때문임을 알게 되자 뭔가 기분이 그랬다.

심지어 내 영향만 받은 게 아니었는지, 평소 릴리스가 나한테 하던 개변태새끼니 뭐니하는 말도 똑같이 하는 걸 보니 더더욱 그랬다.

“호아, 호아아...”

그때, 그렇게 중얼거리듯 말한 호아가 내 품을 꼭 끌어안으며 눈을 감는 것이 보였다.

이번에도 호아가 뭐라고 말한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는데, 그래서 오히려 스턴을 먹어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호아가 한 말이 이거였으니까.

‘아빠, 존나 시끄러워...’

한순간 멍하니 그러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서 호아를 쳐다봤다.

아빠라고...?

내가 왜 네 아빠야?

아직 내 자식들이 태어나려면 한참은 남았는데 벌써부터 아빠 소리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호아에게 내가 대체 왜 아빠냐고 묻고 싶어도 잠들어버린 듯이 눈을 꼭 감고서 꿈쩍도 하지 않는 호아에게 뭘 물어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결국 나는 내 품에서 잠들어버린 호아를 멀뚱히 쳐다보는 것밖에는 못 했다.

“...무사히 의식이 끝난 모양이니 다행이구나.”

생애 처음으로 들어보는 아빠란 소리에 여러모로 복잡한 기분이었는데, 내게 호아란이 그렇게 말하며 나를 바라봤다.

뭔가 싶어서 그런 호아란을 쳐다보자, 그런 내 시선에 살짝 얼굴을 붉힌 호아란이 내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그, 이제 의식도 끝나지 않았느냐...? 그러니, 조금 전에 미루었던 것을 해도 되느니라.”

어...

“...혹, 싫은 게냐?”

나를 보며 그렇게 묻는 호아란.

“...아뇨, 그럴 리가요.”

싫을 리가 없었다.

“그러면...”

아직 침대에서 퍼질러 자고 있는 릴리스나 유스티티아를 보고는 슬쩍 문을 보는 호아란을 보고서, 냉큼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호아도 침대에 잘 눕혀주고서, 이불까지 덮어주고는 호아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가요.”

그런 나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호아란과 같이 침실 밖으로 나섰다.

대충, 그대로 네발 정도 호아란의 파이즈리 펠라로 빼고 나니까 끔뻑, 끔뻑 눈을 깜빡이는게 무지 졸려보이는 호아란이 보였다.

“마망?”

“미, 미안하구나.”

그런 호아란을 부르자, 퍼뜩 놀라더니 그렇게 말하는 호아란.

하긴, 호아를 강화하는 것에 평소 일찍 잠에 들던 호아란이 새벽까지 버틴 셈이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쉽게 뚝딱뚝딱 가능한 일도 아니였을 테고.

피곤할 만도 해서, 그런 호아란에게 말했다.

“그쯤 하셔도 되니까 좀 주무세요.”

“하지만... 한조 너는 아직 부족하지 않느냐?”

이제 네 번 사정한 것 정도로는 턱도 없어서, 여전히 호아란 젖보지 사이에 낀 채로 풀발기중인 내 자지를 보며 그렇게 말하는 호아란.

확실히 부족하긴 한데.

솔직히 여기서 더 부탁하는 건 양심이 없는 거였다.

“괜찮으니까요. 씻고, 조금이라도 주무세요.”

“하지만, 본녀가 자버리면 아침은...”

“제가 차릴 테니까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호아란이 그런 나를 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미안하구나, 한조야. 그럼, 부탁하마.”

아무튼, 그렇게 말한 호아란이 씻고서 호아 옆에서 잠에 든 것까지 확인하고서 엄청 오랜만에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호아란이 집에 온 뒤론 안 하다시피 했으니 거의 한 달 만이었다.

“역시 호아란 마망.”

냉장고를 확인해보자, 가득했던 미노타우로스 우유나 아리아드의 수액이 비어갈 때마다 이런저런 것들로 채워놓은 호아란 덕분에 반찬을 할 재료는 차고 넘쳤다.

오히려 재료가 많아서 아침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될 정도였다.

릴리스는 뭐든 잘 먹고, 호아란이 좋아하는 것도 대충은 알았으니 금방 정할 수는 있었는데...

“...유스티티아는 뭘 좋아하지?”

아직 하루도 채 안 된 새 식구인 유스티티아가 문제였다.

뭘 좋아하는지 전혀 알 길이 없었으니까.

같이 밥을 먹기라도 한 것도 아니고.

고민 끝에 그냥 어지간하면 호불호가 안 갈릴 단짠 조합의 무난무난한 식단을 정하고서 아침을 차리고 있었더니, 문이 열렸다.

자라고 했는데 그새 또 일어난 호아란일까 싶었는데, 뒤돌아서 보니까 릴리스가 아직 졸린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어... 벌써 깼어요?”

“응...”

눈가를 부비며 그렇게 말하는 릴리스.

릴리스가 마냥 귀여워 보이는 몇 안 되는 케이스인 아침 일찍 깨서 졸려하는 릴리스였다.

요즘 항상 릴리스가 일어나기 전에 출근하고는 해서 보기 힘들었던 모습인데 오랜만이었다.

“...그보다, 지금 뭐해? 호아란이랑 같이 자고 있는 그 꼬맹이는 또 뭐고.”

하암, 하고 하품을 하더니 그렇게 말하는 릴리스.

그런 릴리스의 물음에 내가 답했다.

“아침밥 차리고 있어요. 호아란 마망이랑 같이 있는 건 호아고요. 꼬맹이라고 부르면 호아가 화내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요.”

하는 짓이 귀여워서 오히려 화나게 하고 싶은 마음도 없잖아 들기는 한데.

내가 그렇게 말하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릴리스가 말했다.

“호아라고? 걔가?”

그렇게 되뇌던 릴리스가, 이내 아 어제 그랬었지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보였다.

“유스티티아의 드래곤 하트로 강화니 뭐니 하더니 하루 만에 해버릴 줄은 몰랐는데... 그래서 호아란 그 녀석이 이 시간에 그렇게 뻗어있던 거구나?”

“피곤하셨던 모양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침 차릴 테니 좀 주무시라고 했죠. 그보다, 유스티티아 엄마는요?”

“...그 녀석이 알아서 일어나려면 점심은 되어야 할걸...? 응, 불고기네?”

좀 잠에서 깼는지, 내 옆으로 온 릴리스가 막 볶아놨던 불고기를 보더니 말했다.

“한 입만.”

“...이따가 아침 드실 때 드시지?”

“그때도 먹고, 지금도 먹으면 되지.”

“그러다 살 찌...”

째릿하고 나를 노려보는 릴리스에 닥치고 제일 커다란 불고기를 집어다가 릴리스에게 갖다 바쳤다.

“응, 맛있네. 그럼, 나 씻으러 간다.”

“거의 다 해가니까 씻고 나서 호아란 마망이랑 유스티티아 엄마 좀 깨워줘요.”

그래그래, 하고 아침 샤워를 하러 가는 릴리스를 보다가 나도 불고기 한 점을 집어서 먹어봤다.

“존맛탱.”

누가 한 건지는 몰라도 개 잘했네.

오랜만이라서 살짝 불안했는데 아직 실력이 죽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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