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5화 〉 나르메르 왕국에서의 나날 (7)
* * *
“...응?”
눈을 뜨자 보인 것은, 밤색의 깃털이 잔뜩 달린 날개였다.
“아.”
뒤늦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떠올랐다.
카루라를 따라와서 그녀의 집에 오고서, 그대로 섹스했다가 도중에 기절해버렸던 카루라에게 보지를 잠깐 빌려 쓰다가, 빼려고 했는데 잘 안 빠지길래 귀찮아져서 그냥 그대로 자버렸었지.
“...분명 스무 번 정도는 한 것 같은데.”
근데 여전히 카루라의 보지와 연결되어있는 내 자지는 존나 발기찬 상태였다.
뭐, 이제 스무 번 정도 사정한 걸로는 턱도 없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기는 한데.
“넣은 채로 자버린 건 처음인가?”
처음이었던 카루라에게 좀 너무했던 것도 같았다.
이제와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웃기지만.
일단 밤새 땀을 흘려놓고서 그냥 자버린 지라 온몸이 끈적거리는 것이 장난 아니게 기분 나빠서 씻고 싶었다.
근데, 어제랑 마찬가지로 내 자지를 물고서 놓아줄 생각을 안하는 카루라의 보지에 할 수 없이 그런 카루라의 어깨를 잡고서 흔들었다.
“카루라씨, 카루라씨.”
흔들흔들, 자고 있는 건지 기절한 건지 모를 카루라의 몸을 흔들며 이름을 부르자, 으음하고 눈을 뜨는 카루라.
“이, 건...”
그리고 여전히 자신의 보지에 박혀있는 내 자지를 보고는 얼굴을 붉히는 카루라가 보였다.
“잘 주무셨어요?”
그런 카루라에게 내가 그렇게 말하자, 내 말을 들은 카루라가 말했다.
“미안하다... 보답한다고 해놓고서, 정신을 잃고 말아버리다니... 대전사라는 자가 자신이 한 말조차 지키지 못하다니, 면목이 없군.”
“아뇨, 뭐.”
나는 나대로 기절해버린 카루라의 보지로 대충 만족했으니까 그렇게 미안할 것도 없는데.
그보다.
“저기, 힘 좀 빼보실래요? 잘 안 빠져서.”
“...정말로 미안하다.”
내 말에 더더욱 얼굴을 붉힌 카루라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자지를 빼낼 수 있었다.
근데, 마개 역할을 하고 있던 내 자지가 빠져나간 탓에 밤새도록 자지가 박혀있던 탓인지 좀처럼 다물어지지 않는 카루라의 보지에서 내가 싸지른 정액이 꿀렁거리며 흘러나왔다.
존나 많이도 쌌네...
아무리 이종족간의 임신이 어렵다고 해도 이거면 한방에 임신했을지도 모르겠다.
뭐, 그땐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하고.
“...저, 씻으러 갈 건데 같이 씻으실래요?”
“...그러는 것이 좋겠군.”
몸을 일으키며 그렇게 말하는 카루라가 이내 얼굴을 찌푸리는 것이 보였다.
“괜찮아요?”
“괜찮다. 하지만 조금... 얼얼하군.”
어...
그건 좀 미안하긴 한데.
지금도 새빨갛게 부어있는 카루라의 보지를 보니까 아파 보이긴 했다.
동시에 꼴리기도 하고.
사티로스의 체액... 그러니까 내 침의 효과가 다해서, 발정이 끝난 지금도 그런 카루라의 보지나 젖꼭지만큼은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것이 보였으니까.
어제 하루 종일 내게 빨리고, 주물러지고, 박혔던 젖꼭지나 보지만 하루 사이에 민감해지게 개발되어버린 카루라를 보니, 안 그래도 이미 꼴려있던 자지가 한층 더 꼴려지려고 했다.
근데...
아프다는 사람한테, 조금 전에 같이 씻으러 갈거냐고 물어본 사람한테 한 번만 빼게 해달라고도 하기도 그랬다.
“그럼 같이 씻으러 가고... 어디로 가면 돼요?”
“욕탕이라면, 내 집에도 있지만 아무래도 거기선 둘이서 씻긴 힘들 것 같군. 공용탕이 있는데, 그곳이라면 지금 시간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카루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서, 그 공용탕인지 뭔지하는 곳으로 같이 가기로 했다.
“아...”
“왜 그러세요?”
“움직이려고 하니, 새어나오는 군.”
뭐가 새어 나오냐는 말은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제 내가 대충 벗겨뒀던 옷을 도로 입은 카루라의 허벅지를 타고서, 지금도 내 정액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으니.
다른 이종족 여자들은 어지간하면 제대로 다물려서 정액이 새어나오거나 하지 않았는데.
하고 나서 한참이 지난 지금도 보지가 부어있는 거나, 좀처럼 닫히지 않는 걸 보면 회복력이 조금 부족한가 보다.
근데, 그랬던 사람이 사과한답시고 어제 자기 팔을 자르려고 했던 건가...
존나 무섭네.
카루라에게 사과하게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나저나...
“속옷 같은 건 없어요?”
새어 나와도 너무 새어 나오는 정액에 일단 팬티라도 입혀서 막아야하지 않나 싶었는데, 그런 내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카루라가 보였다.
“속옷...?”
없구나.
아니, 있었으면 변태가 아닌 이상 진작부터 입고 있었겠지...?
뭐 없나 품을 뒤적거리다가, 이러라고 챙겨준 건 아닌데 일단 속옷을 대체할만한 것을 찾았다.
“일단 이걸로 막아두죠.”
품에서 꺼내든, 호아란이 챙겨준 부적을 카루라의 보지에 찰싹 붙이자, 접착제를 발라둔 것도 아닌데 착하고 붙는 부적이 보였다.
아무래도 내 정액이 접착제 역할을 대신한 모양인데.
“이게 속옷이라고 하는 건가?”
“아뇨, 그건 아닌데요.”
보지에 부적만 붙여두고서, 내 정액이 새어 나오지 않게 막아둔 카루라가 자신의 보지에 붙어버린 부적을 보고서 그렇게 묻는데 존나 꼴렸다.
위험하다.
이래서야 카루라 보지가 얼얼하든 말든 냅다 덮쳐서 박아버리고 싶어질 것 같았다.
“...일단 빨리 공용탕인지 뭔지로 가죠?”
“음, 알겠다.”
그런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카루라.
그런 카루라의 안내를 받아서 공용탕인지 뭔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공용탕인지 뭔지는 아무래도 혼욕탕인 모양이었다.
아니, 애당초 남자가 없어진 지 백 년도 훌쩍 넘어버린 곳이었으니까, 혼욕탕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덕분에 카루라와 같이 옷을 벗고 들어온 공용탕은 확실히 공용탕답게 무지 넓었다.
한 백 명쯤은 동시에 들어와도 될 것 같이 넓은 목욕탕이라니.
사막 한가운데에서 이만한 물을 끌어와서, 뜨겁게 김이 올라올 정도로 구비해둔 것도 놀라운데 크기도 장난 아니게 넓어서 감탄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근데...
“선객이 있네요.”
아침부터 욕탕에서 목욕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것도, 장난 아닌 미녀가.
머리 위로 돋아난, 길고 뾰족한 검은 귀.
허리 밑으로 내려오는, 흘러내리는 듯한 아름다운 흑발.
무엇보다도, 존나 자기주장이 강한 젖가슴까지.
한가로이 바위에 기댄 채로, 발끝만 욕탕에 담근 채 족욕을 즐기고 있는 누님의 표본을 보고서, 나도 모르게 그런 그녀의 몸을 훑어봤다.
진짜 장난 아니게 미인인데.
나랑 같이 욕탕에 온 카루라도 어디서 꿀릴 것 없는 미녀이지만, 눈앞의 누님은 릴리스나 호아란, 유스티티아에 견줄 정도의 미녀였다.
저런 사람도 있었나.
어디서 본 것도 같은데, 봤더라면 기억에 남아있었을 것이 분명한 사람이라 긴가민가했다.
근데...
“파라오...! 여기에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옆에 있던 카루라가 대뜸 무릎을 굽히며 오체투지하는 것이 보였다.
“...엥?”
파라오라고?
저 누님이?
두 눈을 끔뻑거리며, 다시 한 번 누님을 봤더니 뭔가 이상했다.
시야가 나뉜다.
깜빡이는 시야로, 분명히 쭉쭉빵빵한 누님이랑 페도 그 자체인 파라오랑 겹쳐보였다.
“어... 이게....”
뭐지.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누님인데 페도.
페도인데 누님인 파라오가 동시에 보이니까 눈앞이 어질어질했다.
“오오, 내 귀여운 대전사, 카루라구나. 그리고 그쪽은... 그때 봤던 이방인이로군.”
스르륵, 하고.
바위에 기댄 채 누워있던 꼬맹이 파라오인지 누님 파라오인지 모를 여자가 자세를 고쳐앉으며 그렇게 말했다.
“여가 먼저 실례하고 있었다. 그쪽의 둘도, 몸을 씻으러 온 모양이구나.”
말투를 보면, 정말 그때 본 꼬맹이 파라오가 맞았다.
실제로도 내 눈에 보이는 것은 꼬맹이 파라오가 맞았다.
근데, 거기에 누님인 파라오가 겹쳐 보일 뿐.
지끈지끈지끈...
더군다나 어째선지 그런 파라오를 보면볼 수록,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아니, 지끈거린다기보단 머리가 아파올 지경인데, 그때 그런 내게 파라오가 말했다.
“보이는 모양이로구나. 여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내 친우이자 이미 죽어버린 카루라의 아비, 카루다와 그 딸인 카루라뿐이었거늘. 그 힘은 소모가 심하니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보인다고?
아니, 잠깐만.
진짜 모습이라니.
그럼, 그때 본 꼬맹이 파라오는 가짜라는 소린가.
“아직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모양이구나. 이유를 모르겠지만, 신조의 혈통을 이은 일족의 능력을 가지게 된 이방인아. 여가 조금 도와주도록 하마. 이쪽으로 오라.”
꼬맹이 파라오의 말이라면 몰라도, 그런 그녀와 겹쳐보이는 누님 파라오는 항거할 수 없는 위엄으로 가득했다.
나도 모르게, 그런 그녀의 말을 따라서 그녀에게 다가갈 정도로.
“오호, 과연... 카루라가 선택한 남자답구나. 하긴, 카루라의 어미이자 내 친우였던 나키아도 남자를 보는 눈은 좋았지. 선택한 남자가, 왕국의 제일의 전사였던 카루다였으니 당연한 것이지만.”
내 자지를 보면서 그렇게 말한 꼬맹이, 아니 누님...
아니, 씨발 헷갈리니까 그냥 파라오.
아무튼 그런 파라오의 말에, 존나 발기중인 자지를 감춰야하나 말아야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내게 파라오가 말했다.
“고개를 숙여라, 이방인아. 그대의 키가 너무 커서, 여의 손이 닿지 않으니.”
그런 파라오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손가락을 뻗어서 내 눈꺼풀 위로 더듬는 파라오가 보였다.
“나르메르 왕국의 수호자, 신조의 피를 이은 자만이 가진 눈을, 어찌하여 전혀 다른 세상에서 태어난 그대가 갖게 되었는지는 모르나, 익숙해질 때까지는 힘을 봉하도록 해주겠다.”
꾸욱, 하고.
그대로 눈꺼풀 위로 내 눈알을 누르는 카루라.
근데, 손가락으로 눈알을 찔린 거나 다름없는데 통증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어...”
“이제 제대로 보이느냐?”
누님 파라오랑 겹쳐 보이던 파라오가, 온전하게 꼬맹이 파라오로 보이게 됐다.
“...쓰읍.”
사라져버린 누님 파라오에 아쉬워해야하나 말아야하나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본 꼬맹이 파라오가 빵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아하하, 욕망에 솔직한 이방인이로구나! 하지만, 좋다. 강한 남자는, 아름다운 여자를 보게 되면 씨앗을 뿌리고자하는 욕망을 품는 것이 당연하니. 여가 말하기는 우습긴 하나, 여도 한 때는 많은 남심을 설레게 했던 몸이니 그대의 마음은 이해한다!”
사라져버린 가슴을 당당히 쭉 펴며 그렇게 말하는 꼬맹이 파라오.
누님 파라오였더라면 존나 꼴렸을 텐데, 꼬맹이 파라오라서 내 자지는 미동도 하질 않았다.
“카루라야, 너도 이리로 오거라.”
“네, 파라오.”
“그리고 이방인, 너도 욕탕을 즐기러 온 걸 테니 안으로 들어오거라.”
“어... 넹.”
아무튼, 파라오의 말에 욕탕으로 들어온 나랑 카루라.
덕분에 파라오에 나, 그리고 카루라라는 이상한 느낌으로 욕탕에 들어온 꼴이 되어버렸다.
그나저나, 나는 그렇다치고서 카루라는 씻지도 않고서 들어가도 되는 건가 싶었는데, 나랑 카루라가 들어가자 물이 번쩍이면서 순식간에 깨끗해져가는 몸이 보였다.
“오...?”
“내 선조가 만드신 신성한 욕탕이지. 온갖 더러운 것을 씻어주는 욕탕이다.”
아니, 이 커다란 욕탕이 아티펙트라고.
그게 뭔 돈지랄...
“하여간에, 내 귀여운 카루라여.”
첨벙첨벙, 여전히 발만 욕탕에 담근 채로 꼬맹이 파라오가 발장구를 치며 말했다.
“지난 밤은 좋았는가? 표정을 보아하니, 이미 이 이방인에게 푹 빠져버린 것 같지만 말이다.”
“...놀리지 말아주십시오, 파라오.”
“놀리다니, 기뻐하는 거다! 설마하니, 여가 죽기 전에 카루라, 네 아이를 볼 수 있을 줄은 몰랐으니! 이 얼마나 기쁘지 않을까!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축제를 열고 싶구나!”
“파라오... 그러지 말아주십시오.”
그런 파라오의 말에 얼굴을 붉히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카루라.
근데...
“...카루라의 아이라뇨? 그게 대체...”
“음? 왜 그러느냐... 아아, 그래. 축하해줘야할 것은 카루라만이 아니지. 축하하구나, 이방인아. 그리고 고맙구나, 여의 귀여운 카루라에게 아이를 품게 해주었으니.”
그런 파라오의 말에, 첨벙하고, 그대로 욕탕의 물에 얼굴을 처박았다.
아니.
한방에 임신시켰다고...
아니, 한방이 아니긴 했는데.
따지고 보면 스무방이긴 한데.
“아주 훌륭하다. 그대로, 여의 신민들을 잔뜩 임신시켜다오.”
짝, 하고 그런 내 어깨를 치며 아하하, 하고 웃는 꼬맹이 파라오.
정말로 기뻐보이는 꼬맹이 파라오의 모습에, 나도 일단은 웃었다.
“아하... 하하.”
별로 웃기진 않았지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