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7화 〉 서큐버스 마망 말고 서큐버스 아내 (2)
* * *
“그걸... 지금, 이걸... 고백이랍시고 하는 거야...?”
으득, 이를 갈며 나를 노려보는 릴리스.
눈물이 맺힌 채인 그런 릴리스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잇...!”
주먹을 움켜쥐는 릴리스.
그런 릴리스를 보고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솔직히 내가 한 짓이 존나 개씹새끼같았던 건 알고 있었으니까 처맞아도 할 말이 없긴 했다.
이대로 릴리스가 나를 먼지 나도록 두들겨 패고서, 눈앞에서 꺼지라고 소리쳐도, 존나 할 말이 없는 처지였다.
그래도, 다시 고백할 거지만.
받아줄 때까지, 계속 그럴 거지만.
이제와서 릴리스를 놓아줄 생각은, 결코 없었다.
이제와서 그녀가 다른 누군가에게 가거나... 사랑하는 꼴을 보고 싶은 생각은 절대로 없었다.
결코 놓치지 않을 거다.
몇 번이고 고백하고, 또 몇 번이고 까이더라도.
릴리스를 내 여자로 만들고 싶었다.
그런 심정으로, 날아올 릴리스의 주먹을 기다렸는데.
꽈악, 하고 주먹 대신에 내 양 볼따구를 붙잡는 손길이 느껴졌다.
눈을 뜨자, 내 양볼따구를 붙잡은 채로 나를 노려보는 릴리스가 보였다.
“...이, 개 씨발 새끼.”
그렇게 말하며.
꾸득, 꾸드득.
내 양뺨을 꽉 눌러오는 릴리스에, 내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아, 아파...”
“아프라고 한 거야, 이 씨발 새끼야...!”
아.
그렇구나.
그럼 인정이지.
나도 주먹보다는 이 편이 나았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며 납득하고 있을 때, 릴리스가 내게 말했다.
“...선불, 달라고 했었지.”
“응...?”
그렇게 말하는 릴리스를 바라봤을 때였다.
꾸욱, 하고 내 얼굴을 잡아당기며 릴리스가 입술을 맞춰왔다.
“읍, 으으읍...!!”
쮸아아압, 하고 내 몸의 모든 것이 쪽 빨려 나가는 기분.
쩌어억, 하고 나를 바라보는 릴리스의 붉은 눈동자가 세로로 갈라지는 것이 보였다.
포식자.
잡아먹는 자.
그리고, 그런 포식자들인 서큐버스의 위에 군림하는 여제.
본능적으로, 내 몸에서 빠져나가는 생명력에, 그런 릴리스에게서 떨어지려고 했던 것을, 억지로 멈춰 세웠다.
그리고, 그 대신에 손을 뻗어서 그런 릴리스를 마주 안아주었다.
릴리스 아슈타로테.
조금 전까지는 내 어머니이기도 했던 여자.
하지만 지금은.
내가 사랑하는, 나를 사랑해주는 릴리스가 해오는 진심 키스는, 말 그대로 내 혼을 쏙 빠지게 하는 것이었다.
키스를 당하고 있을 뿐인데, 손끝이 삐쩍 말라가는 것이 보였으니까.
그렇지만.
이쪽도 짝퉁이긴 했지만, 서큐버스긴 했다.
난 남자니까, 일단 서큐버스랑 비슷한 인큐버스라고 치고.
릴리스의 입맞춤에, 존나 기운이 쪽 빨리는 가운데 어떻게든 발기하는 것에 성공한 내 자지와 함께 활성화한 기프트.
이쪽에도 새겨져 있는, 릴리스가 새겨놓은 레벨 드레인을 나도 사용했다.
릴리스에게 빨려 들어가는 기운을, 도로 빼앗아오듯이 빨아들였다.
“츄웁...♡ 츄우웁...♡ 츄웃...♡”
근데 내가 빨리는 양이 더 많은데...?
연신, 내게 입술을 맞추며 혀를 밀어 넣어오는 릴리스에게서 되찾아오는 생명력보다, 빨리는 양이 몇 배는 많았다.
그야,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이긴 한데.
나야 짝퉁 레벨 드레인이고, 릴리스는 진짜 중의 진짜, 그것도 서큐버스의 상위 티어에 있는 서큐버스 퀸의 레벨 드레인이었으니까.
덕분에, 릴리스에게 키스를 받을 때마다 실시간으로 내 힘이 쪽쪽 빨리니까 뒈질 것같이 힘들었다.
하지만 뒈지진 않았다.
쪼옥, 하고.
그런 내게서 입술을 떨어뜨리는 릴리스가 보였으니까.
존나 키스만으로, 기운이 쪽 빨리는 것과 동시에 세 번이나 사정해버린 나를 보면서 릴리스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선불, 그렇게 원한다면 줄게. 그 대신에.”
내 손에, 어떻게 간신히 놓지 않고서 쥐고 있던 반지를 받아챈 릴리스가, 그대로 자신의 약지에 끼우고는.
나를, 키스만으로 세 번이나 사정시켜서 질척질척하게 젖어버린 내 고간을 야릇하게 빛나는 붉은 눈동자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나한테 죄다 빨려서 죽어버리면, 그때는 진짜 죽여버린다?”
씨발...
이게 서큐버스 퀸인가.
처녀인데.
그런데도, 존나 박력이 넘쳐서 존나 무서운데.
하지만...
“카, 카르미나...”
“여기 있다, 여의 영웅이여.”
카르미나를 부르자, 그런 내 말에 내가 반지말고도 사들고 왔던 것 중에서 하나를 꺼내다가 내게 건네줬다.
그걸 어떻게든 돌려서 뚜껑을 따낸 내가 존나게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릴리스의 데스키스에 삐쩍 말랐던 내 손이 다시 파릇파릇, 윤기가 돌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후우...”
“너...”
“이거 한 병에 이백이나 하는 건데... 돈값은 하네.”
이백만 원짜리 자양강장제 효과 죽이네.
전에 사티한테 죄다 빨려서 에일레야랑 하려고 먹은 백만 원짜리 정력제보다 두 배 이상은 쩌는 것 같은데.
아무튼, 입가를 훔친 내가 여전히 잔뜩 남아있는 자양강장제, 한 상자에 이천만 원 열 개들이로 세 상자나 사온 것을 릴리스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거면 도중에 죽지는 않겠지?”
내가 말하기 무섭게 자양강장제를 꺼내서 주는 카르미나나, 존나 가득히, 자양강장제가 담긴 상자들을 보면서.
처음부터 전부 준비해둔 거란걸, 릴리스가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흐응.”
그런 나를 보던 릴리스가 코웃음을 치고는, 그대로 내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말했다.
“고작 그걸로 나한테 비벼보려고 한 거, 존나 병신 같은 생각이었다는 거, 똑똑히 새겨줄게.”
아니.
그럴 필요는 없는데.
진짜로, 그럴 필요는 없는데.
그보다, 아직 잠깐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호아란 마... 아니, 호아란.”
“으, 으응...?”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나랑 릴리스를 바라만 보며, 꾸욱하고 치맛단을 움켜쥐고 있던 호아란에게 말했다.
“다음 발정기, 이틀 뒤였었죠.”
한 달 주기로 오는 호아란의 발정기.
제대로 계산해두고 있었다.
“마, 맞기는 하지만, 그것을, 왜...”
왜긴 왜야.
“릴리스 다음은 호아란이니까 기다리라고요.”
마망은 어떻게든 입에서 뗐는데, 호아란에게는 아직 존댓말이 나와서 그렇게 말했다.
이틀 뒤에, 내가 제대로 움직일 수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 호아란 아들도 이제 하기 싫어졌으니까요.”
“아, 으.”
그런 내 말에 얼굴이 새빨개지는 호아란.
고개를 푹 숙여버리는 호아란을 내가 보고 있자니, 옆에 있던 유스티티아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기, 나는?”
“유스티티아는...”
저게 장난을 치는 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묻는 건지 존나 모르겠는데.
그래도.
“...그 다음이니까 기다리고요.”
“흐응, 세 번째라. 뭐, 순서상으론 그렇긴 하네...”
알겠다면서, 내게 열심히 해보라면서 손을 흔드는 유스티티아.
진짜 열심히 하지 않으면 릴리스한테 쥐어 짜여서 죽을 판이라서 순순히 유스티티아의 응원을 받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 됐어.”
내가 호아란이나 유스티티아에게 말을 걸자, 멈춰섰던 릴리스가 나를 빤히 노려보다가 입을 열었다.
“...너, 진짜 존나 얄미운 거 알아?”
“알아.”
릴리스랑 한바탕 하러 가기 전에 호아란이나 유스티티아에게 다음이랑 다다음은 너랑 할 거니까 기다리라고 하는 거.
존나 쓰레기 새끼 같은 거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만 릴리스에게 굳이 물었다.
“그래서, 싫어졌어?”
“...네가 개씹변태새끼인 건 진작 알았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내 시선을 피하는 릴리스.
안 싫어졌나 보다.
다행이었다.
아니, 아직 다행은 아닌가.
내 시선을 피하기는 했지만 꽈악, 하고 여전히 내 손을 붙잡고 있는 릴리스가 그대로 날 잡아 끌고서 침실로 향했으니까.
“힘내거라, 여의 영웅이여! 그리고, 호아란... 음, 지금은 아직 여의 영웅의 어미이니, 말을 높여야 하는 것이 좋을까? 뭐, 어쨌든. 그대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많다! 여는 여의 영웅을 사랑하나, 아직 여의 영웅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으니. 그리고... 그대, 유스티티아라고 했었지. 그대와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음, 이건 일단 뒤로 미뤄도 되겠지.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여의 영웅의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니까!”
그러니, 여에게 알려주거라 하고.
원래의, 그러니까 과거, 아직 쫄딱 망하기 전에는 일부다처나 일처다부가 흔하던 나르메르의 사람이라 그런지 이런 쪽으론 익숙한 태도로 그렇게 호아란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하는 카르미나와 같은 나르메르의 사람이긴 했지만 이미 남자가 없어진 이후에 태어난 탓에 이런 쪽으로 전혀 문외한이면서도, 이미 사전에 카르미나의 닦달해뒀던 덕인지 호아란에게 나에 대한 것을 묻기 시작하는 카루라를 보면서.
그리고, 그런 둘이 퍼붓는 질문에 어쩔 줄 몰라 하는 호아란을 보면서.
“...이제 더 할 말은 없는 거지? 그럼 가자.”
그대로, 자양강장제가 든 상자들을 한쪽 팔에 끌어안고서 질질 릴리스에게 끌려갔다.
철컥, 하고 방으로, 침실이 있는 내 방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잠가버리는 릴리스가 보였다.
근데, 그것만이 아니었다.
키이이잉ㅡ
촤르륵, 하고 문이나 문고리에 몇 중이고 결계가 쳐지는 것이 실시간으로 보였다.
“...왜 문을 잠가요?”
“도중에 방해받기 싫으니까. 그보다, 왜 갑자기 다시 말 높이고 난리야.”
그야, 릴리스가 저러니까 존나 좆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처음부터 릴리스에게 고백한 것이 맞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도, 이미 이렇게 된 거 나를 믿었다.
그래도, 나르메르 왕국에서 30명이 넘는 여자들이랑 섹스했던 거나, 카루라, 그리고 나랑 처음하게 됐을 적만해도 신성이 조금 남아있었고, 또 그렇지 않아도 지금의 나보다는 격이 훨씬 높은 카르미나와 잔뜩 한 덕분에 폭업해버린 좆태창의 포인트를, 원래는 차고 넘쳐서 굳이 찍을 필요를 느끼지도 못했던 정력에 전부 몰빵한 나를.
그리고, 세 상자나 사 온 자양강장제를 믿기로 했다.
한 병에 200만 원인 걸, 30병이나 사왔는데, 이게 다 합쳐서 6000만원이나 하는 건데 어떻게든 되겠지.
어떻게든 돼야 했다.
안되면 나 죽는다. 진짜로.
릴리스에게 키스 당한 걸로 이미 충분히 깨달았다.
까딱했다간 죽어버린다고.
그게 릴리스의 배 위에서이든, 아니면 등 위에서이든, 그것도 아니면 엉덩이에 깔려서이든 어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하다가 뒈지기 싫으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만 했다.
내가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그리고 그런 나를 보던 릴리스가 키득거리더니 말했다.
“3년.”
“응?”
“원래 말이지, 널 키우면서,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던 시간은 말이지. 3년이었거든.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서... 그쯤이면 어느정도 그럴 듯 해졌을 너를, 내 후계자로 삼을 계획이, 3년이 걸릴 예정이었어.”
어...
당시의 나를 보고서, 고작 3년만에 자기의 후계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는 릴리스를 보고서, 나를 과대평가했다고 해야 할지 과소평가했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결과적으로는, 3년은커녕 1년도 아니고 반년도 안 걸린 지금을 생각하면, 과소평가한 거긴 한데.
당시 나는 그냥 자지만 좀 큰 평범한 인간족이었으니까.
당시 기준으로만 보면 과대평가였다.
“왜?”
내가 그렇게 묻자, 그런 내 말에 릴리스가 말했다.
“말했잖아.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고. 살아남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원하는 걸 이룰 녀석의 눈빛을, 네가 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내게 다가오는 릴리스의 옷이 푸르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뭐. 비록 ‘선불’에다가, 이것저것... 짜증나는 것도 많긴 하지만.”
그리고, 드러난 것은 새하얀 살결의... 릴리스의 나신이었다.
“그래도, 뭐. 이제 그런 사소한 건 됐어.”
서큐버스 퀸.
안 그래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서큐버스들, 태어나기를 애당초 사람을 유혹하고, 착정하고, 그렇게 정기를 포식하기 위해 태어난 종족.
그리고, 그런 종족의 여왕인 릴리스는, 정말이지 아름다웠다.
보기 좋을 정도로 커다란 젖가슴이나, 잘록한 허리, 그 밑으로 이어지는 육감적인 골반과 엉덩이에 허벅지까지.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내 시선을 잡아끄는 곳은, 정말이지 오랜만에 보게 된 릴리스의 보지였다.
연한 분홍빛이 감도는, 단 한 번의 침범도 허용한 적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듯 꽉 다물려있는 릴리스의 보지.
보기에도 그렇고, 실제로도 그런 보지를 내가 빤히 쳐다보자 릴리스가 말했다.
“그래서, 어때?”
“...응?”
내가 릴리스의 말에 어떻게든, 그런 보지에서 시선을 떼고서 고개를 들어 올려서 릴리스를 바라보자 그런 나를 바라보며 눈웃음을 짓는 릴리스가 보였다.
“어떠냐고 물어봤잖아? 이제... 네꺼가 되는, 내 처녀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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