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199화 (199/523)

〈 199화 〉 서큐버스 오망성 (3)

* * *

그래서 이걸 어쩌면 좋을지 생각하고 있을 때, 내 옆에 있던 릴리스가 말했다.

“그거, 얘야.”

“잠깐만, 릴리스?”

그거 말해도 되는 거 맞아?

“괜찮아, 어차피 곧 알려질 일이잖아? 그리고 얘네들은 믿을 수 있고.”

그렇다면야 상관이 없기는 한데.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잠깐만요...? 그러니까... 그 새로운 영웅이란 분이, 한조님...?”

“아, 네. 뭐...”

어차피 릴리스가 말해버리기도 했고, 이제와서 아니라고 하기도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지금은 조금도 남아있지 않은, 신성으로 풀 도핑했을 때의 일이기도 하고 본 드래곤을 쓰러뜨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어쨌거나, 내가 맞기는 했으니까.

“참고로, 호아란의 그거라고 하는 것도 얘 맞아.”

“릴리스?”

순간적으로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 들어서 뭔가 싶었는데, 오망성들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쓰읍.”

그리고, 꿀꺽하고 침을 삼키는 것도 보였다.

덕분에 알 수 있었다.

조금 전에 맛있겠다니 뭐니 했던 거나, 침을 삼켰던 거나는 그냥 서큐버스식의 농담이었다고. 어디까지나 그냥 장난에 불과했을 뿐 진심으로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아마, 지금 건 진짜고.

릴리스가 흥분했을 때와 똑같이, 눈을 붉게 빛내며 이쪽을 바라보는 서큐버스들의 시선이 장난 아니게 부담스러웠다.

“그러니까, 여왕님...? 그 말은, 한조님이... 여왕님과 호아란님을... 그, 동시에?”

“여왕님이... 호아란님이랑 자지자매라고...? 서로 마주치기만하면 티격태격하던 그 두 분이...?”

“아니... 두 분이 그래봬도 사이는 좋은 편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그렇고... 그 둘이, 한 남자를 공유하는 것을 수긍한다고...?”

“너, 너무 흥분들 하지 말라구요? 동시에라고는 아무도 말 안 했잖아요? 상식적으로, 반씩 나눠 먹는 거겠죠? 하루는 여왕님, 하루는 호아란님, 그리고 남은 날은 휴식으로...? 그렇죠? 네? 맞죠?”

먹는다고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서큐버스 입장에선 먹는 게 맞기는 한데.

“아니, 그렇다고 해도 여왕님이랑 호아란님이라고요? 둘을 상대로, 인간인 한조님이...”

“그건 그렇지만...”

서로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는 듯이 나를ㅡ 정확히는 열심히 기운으로 발기를 억누르고 있는 중인 내 자지쪽을 보고 있는데 릴리스가 거기에 폭탄 발언을 더 끼얹었다.

“아까 너희가 말했던 파라오도 얘네 집에 있고. 걔랑 같이 데려온 대전사에, 유스티티아... 이번에는 아리아드까지 아내로 삼았지. 참고로, 딱히 순서를 정해서 안기거나 하는 게 아니라 매일 같이하고 있으니까.”

“매일, 같이...?”

“그러니까, 동시에? 매일?”

“잠깐만요, 다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유스티티아? 아리아드? 저희가 알고 있는 그 두 분이 맞나요?”

“아니죠? 그냥 동명이인이죠? 여왕님?”

“아니, 걔네들 맞아.”

고개를 끄덕이고서 긍정하는 릴리스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저기, 릴리스?”

서큐버스들의 눈빛이 심상치가 않은데요.

아까까지는, 그래도 서큐버스들이 흥분했을 적 특유의 붉은 눈이었는데 지금은 핏줄까지 곤두섰는데.

르레이라는 양반은 그 정도가 심해서, 침이 줄줄 입 밖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내가 보고 있는데도 전혀 숨길 생각도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입 밖으로 침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좀 많이 부담스러운데.

서큐버스의 색기같은 건 냅다 집어던져 버렸는데 저거.

아무리 아름답고, 꼴리게 생겼다고 해도 사람을 보면서 침을 줄줄 흘려대는 것을 커버치긴 힘들었으니까.

게다가 제일 심한 것이 르레이일뿐이지, 다른 서큐버스들도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그러니까... 여왕님뿐만이 아니라, 호아란님에 유스티티아님, 그리고 파라오랑 대전사라는 분에 더불어서, 아리아드님까지...?”

“서큐버스 퀸에 구미호, 드래곤을 동시에서 상대하고도 셋이랑도 더 할 수 있다고요...? 그것도 매일?”

“여왕님만이 아니라, 그 전부랑 해도 감당이 되는 남자라고...? 매일?”

아니, 왜 자꾸 매일, 매일 거리는 건데.

그야 매일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내 귀에 꿀꺽, 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굳이 침을 삼키는 소리를 낸 범인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

나랑 릴리스를 제외한 모든 서큐버스가 침을 삼키는 소리였다.

“한조님, 인간족이 맞나요? 오크라던가... 다른 종족의 혼혈이 아니라, 순수한 인간?”

“인간 맞는데요.”

순수한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지금의 내가 순수한 인간이라고 할 수 있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내가 보기엔 여전히 나는 인간이었다.

아내들의 성욕이 감당이 안 돼서 매일매일 죽어 나가고 있는 불쌍한 인간.

나도 좆태창에 레벨 드레인까지, 더블 드레인의 도움으로 날이 갈수록 정력이 늘어나니까 그만큼 좀 편해져야지 정상인데 이상하게도 내가 성장하는 것보다 아내들이 섹스에 익숙해져 가는 속도가 더 빨라서 곤란했다.

더군다나 내 자지는 하나인데, 아내들은 당장 다섯... 아리아드까지 더해진다면 여섯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지금도 모두 안는 데만 반나절이 훌쩍 지나가 버리는데, 나중은 더하면 더했지 상황이 나아질 일은 없었으니 어떻게든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호아란에게 분신을 다른 주술보다도 먼저 배웠던 것도 분신을 쓰면 동시에 아내들을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랬던 건데, 정작 그렇게 만든 분신에는 자지가 안 달려있어서 그것도 안 됐다.

애무까지야 어떻게든 되는데 결국 본방은 자지가 달린 본체인 내가 해야 했으니까.

심지어 호아 없이 나 혼자서 분신을 만들 수 있는 것은 고작 하나뿐이고, 그마저도 아직 집중하지 않으면 제대로 다루지도 못해서 아내들 중 누군가랑 섹스 중에는 분신을 쓰지도 못했다.

이러다가 정말로 종일 섹스만 해야 할 판이라서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는데, 마땅히 대책이 없으니까 문제란 말이지.

“...그래서 여왕님? 갑자기 그런 걸 알려주시는 이유가 뭔가요?”

“혹시, 한 모금 나눠주실ㅡ”

“지랄하지 마. 나도 부족하니까.”

...부족했구나.

아니, 그야 그렇겠지만.

최근에 릴리스가 만족한 표정을 지었을 때가, 벌이란 명목으로 내 부랄이 텅 비도록 정액을 전부 쪽 빨아먹었을 때였으니까.

그래야 겨우 만족하고서, 아리아드에 대한 일을 용서해줬했던 릴리스인데 지금처럼 모두와 나누는 걸로는 한참 부족하긴 했을 거다.

성장기라든지, 한창 서큐버스로서는 정액이 마려울 시기라고도 들었고.

“아니, 여왕님은 매일 하신다면서요? 위로도 아래도 매일 꿀꺽꿀꺽 마셔댈 텐데, 불쌍한 저희들을 위해서 하루만 빌려주세요? 네?”

그렇게 말하며 꾸욱, 하고 내게 엉겨 붙어오는 르레이가, 이번에는 나를 올려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저기 한조님?”

“네?”

“혹시, 서큐버스 성노예라던가 필요하지 않으신가요?”

“아뇨...?”

필요 없는데.

내 자지를 빨아댈 서큐버스는 릴리스 하나로도 충분했다.

아니, 충분하다고 할 게 아니라 솔직히 말해서 릴리스 한 명으로도 버거운데.

“그러지 마시고요~ 가끔이면 된다고요? 아주 가끔, 한조님이 원하실 때 부르시면ㅡ”

입에서 줄줄 흐르는 침 때문인지 내 허벅지에 부벼대고 있는 르레이의 뭐 때문인지 기껏 차려입은 정장 바지가 축축해지고 있는데, 흘긋하고 그런 르레이를 본 릴리스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거기까지만 해, 르레이.”

이제까지, 대부분의 오망성들이 놀려먹어도 가만히 받아주던 릴리스였는데 이번만큼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하자 움찔하는 것이 보였다.

내게 달라붙던 르레이도, 그런 릴리스의 눈치를 보면서 몸을 떨어뜨리고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해요, 제가 너무 까불었네요. 여왕님.”

“알면 됐어.”

음.

분위기가 한순간에 좋지 않아졌는데, 이걸 어쩌면 좋나 생각하고 있는데, 꾸욱하고 내게 팔짱을 껴오는 릴리스가 보였다.

“릴리스?”

“이건 내 거니까, 다들 꿈 깨. 나눠줄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파닥파닥, 그렇게 말하는 릴리스의 두 귀가 새빨개진 채로 마구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릴리스... 너...”

“넌 닥치고 있어...”

아니, 그렇게 부끄러우면 하질 말든가...

귀엽긴 하지만.

내 눈에도 그런 릴리스가 귀여워 보였는데, 서큐버스 오망성들은 더했나보다.

조금 전까지 험악해지기 직전까지 갔던 분위기가 단숨에 다시 활기차져 버렸다.

릴리스한테 한마디 듣고서 시무룩해있던 르레이도 잔뜩 흥분한 얼굴로 코를 틀어막고 있었으니까.

농담 아니고, 코를 틀어쥔 르레이의 밑으로 뚝뚝 피가 흐르는 게 보였다.

아니, 이게 코피를 뿜을 만큼 흥분할 일인가...?

“여왕님이... 우리 여왕님이... 저렇게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면서...”

“저렇게 귀여운 여왕님은, 우유를 정액이라고 착각하셨던 어릴 적 이후로는 처음인데요...!”

“아, 그건 정말로 귀여웠죠... 우리한테 자랑스레 자기가 처음으로 짜낸 정액이라고 자랑하는 모습이... 우리 세상에서도 사진이 있었더라면 남겼을 텐데... 지금은 찍으려고 해도 화내실 테니까 못하겠지만.”

“아직도 그때 여왕님은 내 생애에서 가장 귀여운 여왕님의 모습 부동의 일위니까요. 가끔 그때 여왕님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자ㅡ”

“너희 입 안 다물어?!”

조금 전까지 가라앉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 릴리스를 놀려먹는데 바쁜 오망성들을 보다가 옆에 있는 릴리스에게 말했다.

“저기, 릴리스?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뭔데?”

“아니, 우유를 정액이라고 착각한 거 진짜냐고.”

서큐버스면서, 설마하니 그럴까 싶었는데 그런 내 말에 얼굴이 새빨갛게 물드는 릴리스가 보였다.

“진짜로 착각했었다고? 정액이랑 우유를?”

서큐버스면서?

그냥 서큐버스도 아니고, 서큐버스들의 여왕, 서큐버스 퀸이면서?

“...시끄러워!”

푸욱, 하고 릴리스의 꼬리가 내 옆구리를 찔렀다.

존나 아팠다.

“...하여튼, 다들 빨리 준비해둬. 한조 얘만 덜렁 지부장으로 세우려고 하면, 아무래도 이목이 끌릴 테니까... 그리고, 시트리.”

“네?”

“네가 자주 하는 그거, 좀 알려줄 수 있어?”

“제가 자주 하는 거라면... 아항? 그거 말인가요? 우후후...♡”

릴리스의 꼬리에 찔린 옆구리를 만지고 있는데 그런 릴리스와 시트리가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흘끗흘끗, 나를 보면서 뭔가 심상찮은 미소를 짓는 시트리를 보니까 기분이 묘했다.

“전에는 가르쳐준다고 했을 땐, 절대로 싫다고 학을 떼시더니... 아하하, 좋아요...♡ 여왕님이 그런 플레이에 관심이 생기시다니...♡ 저, 시트리 무척이나 기뻐요...♡”

그런 플레이?

무슨 플레이?

황홀하다는 듯이 그렇게 말하는 시트리를 보고 있는데, 그런 시트리에게 릴리스가 말했다.

“그래서, 가르쳐줄 수 있냐니까?”

“그럼요...♡ 얼마든지 알려드리고 말고요. 여왕님도 이쪽 맛을 알게 된다면,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니까요...♡ 어쩌면 한조님도...♡ 자아♡ 제가 전부 알려드릴게요, 우선...”

대체 뭔지는 몰라도, 릴리스가 딴 말하기 전에 후딱 알려주려는 듯 적극적으로 몸을 들이밀어오면서 그렇게 말하는 시트리의 얼굴을, 릴리스가 쭉 밀어내며 말했다.

“아니, 나 말고. 쟤한테 알려주라고.”

“응? 나?”

“그래, 너.”

아니, 뭘?

근데, 그런 릴리스의 말에 시트리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기, 여왕님? 죄송하지만 제 마법은 서큐버스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라서요. 인간인 한조님은 배우는 것조차 불가능할 텐데요? 마력을 다루는 방식 자체가, 인간과 서큐버스는 여러모로 다르니까요.”

서큐버스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라고...?

대체 무슨 마법이길래?

“괜찮아, 쟤도... 아마 배울 수 있을 테니까. 어차피 나는 배워도 그런 거 못 하거든? 복잡한 건 잘못하니까.”

“하긴, 여왕님은 힘이 너무 강해서 이런 쪽으론 약하셨었죠. 하지만, 한조님이 배우실 수 있을 거라니 대체 그게 무슨 뜻인가요?”

“아니, 잠깐만 릴리스. 나보고 뭘 배우라는 건데?”

좀 알려주고 배우라니 마니 해줬으면 좋겠다.

그런 내 말에 시트리가 으음, 하더니 몸을 일으켰다.

“이런 건, 직접 보여드리는 것이 빠르겠죠...♡ 자, 보세요...♡ 평애의 서큐버스인 저 시트리의 전매특허인 마법 ‘자지 마법’이랍니다♡”

자지 마법...?

“무슨 마법이라고요?”

내가 뭘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곧 잘 못 들은 게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상당히, 직관적인 방법으로.

분명히 아무것도 없었는데, 있게 됐으니까.

“우후후, 어떤가요♡ 제 자지♡”

“...애미.”

우뚝, 시트리의 가랑이 사이에서 튀어나온 자지에 여태껏 참고 있었던 욕이 뛰쳐나와 버렸다.

* *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