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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201화 (201/523)

〈 201화 〉 천마의 제자 (1)

* * *

“아아... 한조님이... 자지님이 떠났어...”

“여왕님... 너무해요... 정말로 한 입도 안 나눠주시다니...”

이 변태년들이 정말로, 서큐버스 중에서도 다섯밖에 없는 고위 서큐버스들이 맞나 싶었지만 불행하게도 이 다섯이 그 고위 서큐버스들이 맞았다.

정말로 불행하게도.

내 밑으로 있는, 나와 같은 세상에서 넘어온 수만의 서큐버스들과 또 다른 이런저런 세상에서 넘어온 서큐버스들을 이끄는, 이 세상을 통틀어서 다섯밖에 없는 고위 서큐버스들이 어째서 하나같이 이런 녀석들 뿐인걸까.

뭐... 이래 봬도 일은 잘하니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아, 아직 한조님이 앉아계시던 소파에는 냄새가 남아있어요!”

“뭐라고요? 비켜요! 저도 맡을 거니까요...!”

하아, 한숨을 내쉬고는 조금 전까지 내 옆에 앉아있던 한조의 소파에 코를 박으려드는 멍청이들의 머리를 한 대씩 후려갈겼다.

“아파요, 여왕님...!”

“아프라고 한 거니까. 그보다, 벨레느, 그레고리, 파이몬, 르레이에.”

“네, 여왕님.”

스윽, 하고 자세를 바로 하는 넷을 보였다.

조금 전까지, 그 추태는 온데간데없이 그러는 바보 녀석들을 보고서, 또 다시 한숨이 나올 것 같았지만, 꾹 참고서 말했다.

“...너희들의 그거, 나한테 좀 알려주라.”

“그거라니... 그게 뭔데요? 여왕님?”

“...있잖아, 너희도 하나씩...”

아아, 하고.

그런 내 말에 그제서야 알아들었다는 듯이 입가에 미소를 짓는 오망성들이 보였다.

“...어머나, 어머나♡”

“갑자기 한조님을 서둘러서 보내신 이유가, 그거때문이었군요...♡”

“아아, 여왕님도 참...♡”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녀석들을 보자 괜히 말을 꺼냈나 싶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아리아드를 안고 난 이후에, 이상한 걸 배워온 한조 녀석에게서 최근에 자주 당하고 있었으니까.

이대로라면 1:1의 비율을 유지중이던 스코어가 아슬아슬했다.

솔직히, 그런 걸 보지에 마구 쑤셔대면 버틸 수 없는 게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인정할 수 없었다.

슬슬 자기가 이긴다 싶으니까 종족빨이 전부인 허접 보지거리는 그 바보 녀석에게 본때를 보여줘야지 서큐버스 퀸으로서의 자존심이 살았으니까.

그러니까, 이왕 이렇게 모두 모인 거 고위 서큐버스들... 하나 같이 나보다는 서큐버스로서의 경력이 아득하게 높은, 오망성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배우기로 했다.

그거라면, 한조 녀석도 맥을 못 출 테니까.

“...저기, 여왕님? 저는요? 제 ‘자지 마법’... 한조님도 좋아해주실 지도 모른다고요?”

“그건 절대로 싫어.”

“아앗... 너무해...”

내 말에 울상이 된 시트리를 무시한 채로, 나머지 넷에게 다시 말했다.

“아무튼, 알려줄 수 있지?”

“그럼요, 여왕님의 부탁이신걸요. 얼마든지 알려드릴게요...♡”

“후후후... 한조님은 좋으시겠어요, 여왕님이 이렇게나♡”

“저희들이 여왕님을 내조의 달인으로 만들어드릴게요♡ 아, 참고로 내조는 보지 조임...”

“...시끄러워. 너희들, 입 다물고 빨리 알려주기나 해.”

꺄아꺄아, 하고 시끄러운 오망성들에게 얼굴을 찌푸리며 그렇게 말하자, 우후후하고 미소를 짓던 벨레느가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우선, 제 것부터 알려드릴게요...♡ 전에 배우셨던 진동 대딸이랑 요령은 비슷하니까 여왕님도 금방 배우실 수 있을 거에요...♡ 자, 저 착취의 서큐버스, 벨레느의 전매 마법인 ‘무정’은요...”

“...왜 이름이 무정이야?”

“정액을 한 방울도 안 남기고 탈탈 뽑아서요.”

자지 마법이니 무정이니 이름 진짜 좆같이도 짓네, 이년들...

진짜 이걸 배워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요즘 점점 건방져지는 녀석을 떠올리니 안 배우기도 뭐 했다.

“...그래서 어떻게 한다고?”

릴리스가 열어준 공간 전이문을 넘어서 도착한 곳을 올려다봤다.

“...여기가 중앙이구나.”

세계정부의 가장 중앙.

사실 말이 중앙이지, 세계정부의 중심부라는 의미일 뿐 진짜 지구의 중앙인 건 아니지만.

아무튼, 중앙에 도착하자 딱히 감회가 새롭지는 않았다.

사실상 모든 세계의 행정이 집중되는, 스물둘의 의석이 있는 곳인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별거 없었다.

근데...

“...왜 갑자기 오한이.”

오싹하고, 등골을 타고 흐르는 오한에 몸이 떨려왔다.

뭔가 좋지 않은 느낌이 팍팍 드는데, 대체 뭐지.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자기들 할 일을 바쁘게하고 있는 이런저런 종족들이 보일 뿐이지 별 건 없었다.

“착각인가...?”

전이문을 통해서 넘어왔는데도 내 쪽을 신경도 안 쓰는 건, 지금도 휙휙하고 전이문을 통해서 넘어와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서리라.

고위 마법의 축에 드는 공간 전이 마법을 사용해서 오는 사람들도 여기선 흔한 일이란 거다.

하긴, 본래 지구의 몇 배는 더 거대해져 버린 땅덩어리를 전부 지배하려면, 전이 마법이 필수기는 하겠지.

통신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테니까.

아무튼...

일단, 중앙에 도착했다고 한유진에게 문자나 보내기로 했다.

문자를 보내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공간 전이문을 열고서 넘어온 한유진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죄송... 하악...! 합니다...! 바로, 이쪽으로 오실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해서...!”

“아뇨... 딱히 늦은 것도 아니고, 한유진씨가 잘못한건 하나도 없으니까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부담스럽게시리 딱 봐도 엄청 급하게 온 듯,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한유진.

중앙에 도착했다고 연락을 했긴 했지만, 아직 약속했던 시간까지는 조금 남아있긴 했는데 저러니까 그냥 연락하지 말걸 그랬나 싶었다.

그나저나...

“가, 감사합... 후욱... 니다... 하악...”

평소 입던 정장 차림이나 저번에 봤던 마녀복과는 달리 몸에 착 달라붙는 오피스룩 차림의 한유진이 그러니까, 인간치고는 보기 드물 정도인 한유진의 가슴이 마구 흔들렸다.

크긴 진짜 커.

한유진 정도의 거유라면 인간 여자의 상위 0.1%에는 들지 않을까.

요즘 성장기라서 그런지 말 그대로 성장 중인 릴리스보다 살짝 큰 정도였으니까 이종족에 반해 발육이 다소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인간치고는 진짜 장난 아니게 큰 게 맞았다.

거의 호아란과 비슷한 수준...

“...한조님? 저기...”

“아, 죄송해요.”

나도 모르게 너무 뚫어져라 쳐다봤다.

조금 전까지 오히려 자랑스레 위도 아래도 다 까고 다니던 서큐버스들 사이에서 있었더니 살짝 적응이 안 되네.

아무튼, 내 시선에 얼굴을 붉히는 한유진을 보고서 사과하자 손사레를 친 한유진이 말했다.

“아, 아닙니다. 그, 그보다 후우... 다시 뵙게 되어서 정말로 영광... 하아...”

“아뇨, 영광일 것까지야.”

나르메르 왕국에서 있었던 일 이후로 너무 정중해서 부담스럽다.

처음 봤을 적에, 의심으로 가득한 시선을 보냈던 때가 차라리 나을 지경인데.

“그보다, 이거라도 좀 마실래요?”

아직 디스펜서 일을 다시 하지도 않아서 땡전 한 푼도 없지만, 대신에 호아란에게 받은 용돈으로 근처에서 산 과일 쥬스를 건네줬다.

“아, 네. 감사합니다...!”

내가 건넨 과일 쥬스를 받더니, 고개를 꾸벅 숙인 한유진이 그대로 빨대를 입에 물고서 쪽 빠는 것이 보였다.

“아, 빨대...”

“...네?”

“제가 먹던 건데.”

푸흡, 하고 한유진이 뿜은 과일 쥬스를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뇨, 뭐. 그럴 수도 있죠.”

남이 마시던 빨대로 마셨다는 걸 알아버렸으니까 그럴 수도 있지 뭐.

이번 건 미리 빨대를 빼서 주지 않은 내 잘못이라서 한유진이 사과할 필요는 진짜 없었다.

한유진이 뿜자마자 뒤로 펄쩍 뛰어서 릴리스가 사준 정장에도 하나도 안튀었고, 진짜로 사과할 필요가 없어서 연신 고개를 숙여가며 사과하는 한유진을 말렸다.

“하지만...”

“다들 이쪽 보니까 그만 해요.”

꾸벅꾸벅 고개를 숙여가며 사과할 때마다 위아래로 출렁거리는 한유진의 거유에 시선이 장난 아니게 몰리니까.

위에 속옷을 안 찬 것도 아닐 텐데, 정작 위에 아무것도 안 걸치는 호아란보다도 더 출렁거리네.

인간이라서 그런 건가?

그게 아니면...

신체의 기를 다뤄서 몸가짐을 바로하는 것이 주술사의 기본 몸가짐이라고 호아란이 말한 적도 있었으니까 그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런 내 말에 한유진이 주변을 보다가 얼굴이 새빨개지는 것이 보였다.

하긴, 부끄럽긴 하겠다.

한유진이 서큐버스도 아니고, 당연히 부끄러워야 하는 것이 정상이긴 했다.

“그보다, 이제 벌써 약속 시간이니까 슬슬 안내 좀 해주시겠어요?”

“아, 네...!”

그렇게 한유진의 안내를 받아서 약속 장소로 가고 있을 때였다.

세계정부의 중앙.

그러니까, 온갖 세상으로부터 모인 종족들과 기술들의 총집합소나 마찬가지다보니 별의 별게 다 있어서 지나갈 때마다 보이는 것들이 하나같이 신기했다.

엄청 희소해서 보기 드문 종족들도 종종 보였고.

그러다가 사람인데 전혀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여자가 보였다.

엉덩이가 거의 다 드러날 정도로 짧은 스커트의 메이드복 차림의 여자인데 열심히 걸레질을 하면서 바닥을 닦느라 허리를 숙인 탓에 사실상 엉덩이가 죄다 보였다.

“저건?”

“아, 최근에 연구 중인 오토마타라는 겁니다. 골렘과 과학을 접합시킨 건데요...”

그러니까...

저게 사람이 아니고, 기계라고?

“혹시나 싶어서 묻는 건데, 저거 비싸죠?”

“네... 뭐... 지금 운용하고 있는 것도 시험 개체로 스무 기도 안 되고 있다고 하니까요... 그것말고도 유지 보수 문제라든지 아직 과제가 많이 남아서 상용화까진 한참 멀었다고 보면 됩니다.”

“장난 아니게 비싸겠네요, 그럼.”

나중에 값이 싸지면 하나 사고 싶은데 저거.

왠지 샀다가는 장난 아니게 눈총을 살 것 같은데, 로봇 메이드라니 이런 걸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더군다나, 지금은 몰라도 나중에 이사를 가서 커다란 집이 생긴다면 호아란이나 카르미나 둘이서 집안일을 하긴 좀 그럴 거고.

아무리 생각해도 릴리스나 유스티티아, 카르미나가 도운다고 쳐도, 딱히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으니까 로망을 제쳐두더라도 로봇 메이드같은거 한 대 있으면 편할 것 같았다.

한 20년 안에는 싸지지 않을까?

여러 세상의 기술이 모이다 보니 온갖 것들이 다 튀어나오는 세상이니 빠르면 10년, 그보다 더 일찍 나올지도 모르겠고.

“아, 여기입니다.”

이런저런 구경을 하면서 걷다 보니, 한유진이 그렇게 말했다.

뭐, 로봇 메이드라든지 뭐라든지는 한참 나중 일이고, 일단 집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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