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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221화 (221/523)

〈 221화 〉 다시 일상으로 (2)

* * *

그렇게 아침 훈련을 끝마치고 샤워를 하고 나오고서야 오늘 아침 당번이었던 카루라를 시작으로 하나둘 다들 일어나기 시작해서, 모두에게 릴리스에게 기습적으로 당했던 키스를 똑같이 해줬다.

내가 아니라 릴리스쪽에서 입술을 맞춘 거긴 해도, 아무튼 릴리스랑 키스한 건 키스한 거니까.

침실에서 나와서, 막 샤워를 마치고 나왔던 나를 보고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했다가 키스를 당하니까 얼굴이 새빨개져서 날개를 파닥거리던 카루라는 엄청 귀여웠지.

카루라만이 아니라, 아침부터 해온 내 키스에 꼬리들을 살랑거리며 기뻐해 주던 호아란이나 잠이 덜 깬 얼굴로 입술을 내밀던 유스티티아, 한 번만 더 해주면 안되냐고 졸라오던 카르미나도, 다들 엄청나게 귀여웠다.

아무튼, 덕분에 아침부터 입술이 부르트도록 아내들과 입술을 맞추고서야 카루라가 차려준 아침을 볼 수 있었다.

바삭바삭하게 구워낸, 넓적하고 속이 비어있는 나르메르 왕국에서 즐겨 먹었다는 에이쉬라는 빵에 고기나 채소를 취향껏 채워서, 이런저런 소스를 뿌려 먹는 요리가 오늘 아침의 메인이었다.

그것 말고도 카루라가 호아란에게 배운 요리들로도 몇 가지 더 차려져 있어서, 오늘도 밥상 한가득인 아침이었다.

아내 중에서 호아란 다음으로 요리를 잘하는 카루라답게 고소하게 나는 빵 냄새에 벌써부터 입에 침이 다 고였다.

“잘 먹을게, 카루라.”

“음, 많이 먹어다오.”

아침을 차려준 카루라에게 그렇게 말하고서는, 냉큼 자리에 앉아서 내 취향껏 빵 속을 커스마이징하고 있는데 그런 나랑 마찬가지로 빵 속에 자신의 취향껏 고기를 가득 채워 넣던 릴리스가 불현듯 떠올랐듯이 입을 열었다.

“근데, 유스티티아.”

“응...? 왜 불러...?”

모두 같이 아침을 먹은 지도 벌써 몇 주째인데, 슬슬 익숙해질 법도 한데 전혀 익숙해지지 않은지 오늘도 무척이나 졸린 듯한 눈으로 빵 속에 이것저것 집어다가 채워 넣고 있던 유스티티아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런 유스티티아를 보고는, 릴리스가 말했다.

“아니, 그냥 좀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전에... 네가 가져왔던 그 드레싱 말이야. 이젠 없어?”

싱글벙글하면서 빵 속을 채우고 있다가 그런 릴리스의 말에 입맛이 싹 사라져버렸다.

“...흐응? 갑자기 그건 왜?”

“아니... 뭐, 그거 맛있었으니까. 거기에, 여기에 뿌려 먹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안 좋았다.

주로, 내 비위에 많이 좋지 않았다.

아니, 그야 평소에도 펠라치오하기 위해서 내 자지를 빨아주거나, 그렇게 자지를 빨아서 나온 정액을 마셔주던 아내들이야 무척이나 꼴렸지만.

그거랑 별개로 내 정액으로 만든 걸 음식에 뿌려 먹는걸, 옆에서 밥 먹으면서 보는 기분은 참 많이 그랬으니까.

그야 릴리스가 그 드레싱의 정체가 내 정액으로 만든 거라는 걸 모르니까 저러는 거긴 한데.

그래서 뭐라고 할 수도 없긴 한데, 아무튼 그랬다.

그런데, 그런 릴리스의 말에 빵 속을 채소와 버섯, 그리고 유부로 채우고 있던 호아란이 눈을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확실히 그렇겠구나, 물론 카루라가 따로 해준 소스 쪽이 나쁘단 건 아니지만, 그때 유스티티아가 가져왔던 드레싱이란 것은 정말로 맛이 좋았으니... 릴리스, 네 말대로 여기에 뿌려 먹으면 무척이나 좋겠구나.”

“그렇지? 일단 빵이기도 하고, 많이 어울릴 것 같은데.”

“으무...? 음, 움...! 꿀꺽... 그래서, 그 드레싱이란 게 대체 뭐길래 둘이 그러는 것이냐! 여에게도 알려주거라!”

이미 ‘드레싱’을 먹어본 적이 있는 릴리스나 호아란의 말에 관심이 생겼는지, 남들과 달리 순식간에 빵 속을 채워서 입안 가득 베어 물고서 우물거리고 있던 카르미나가, 꿀꺽하고 입에 가득 물었던 빵을 삼키고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 보였다.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귀를 쫑긋거리는 카르미나.

딱 봐도, 무척이나 릴리스와 호아란이 말한 드레싱이란 것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식탐이 많다고 해야 하나, 맛있는 걸 좋아한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카르미나였으니까 먹을 거 얘기가 나오니까 당연한 관심일 것이다.

특히나, 카르미나의 입장에선 새로운 세상이나 다름없는 이 곳의 음식에 대한 거라면, 정말로 엄청나게 관심이 많은 카르미나였다.

그러니까, 이 이상은 위험했다.

분명 드레싱에 대한걸 카르미나가 알게 된다면, 그런 카르미나가 무슨 말을 할지 뻔했으니까.

근데, 나한테 이 주제를 마땅히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발끝으로 툭툭하고 오늘은 마침, 내 맞은편에 있던 유스티티아의 허벅지를 건드리자 슬쩍 나를 본 유스티티아가 이내 어깨를 으쓱였다.

“으응, 확실히 그렇긴 하겠지만... 미안한데, 지금은 없어. 전에 먹은 게 만들었던 거의 전부였기도 하고, 요샌... 재료를 구하기가 많이 어려워졌거든.”

“재료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너무 인기가 좋아서 남는 것이 없다는 말이지, 다들 없어서 안달이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보는 유스티티아.

확실히 다들 부족해서 안달이긴 했지.

카르미나나 카루라를 제외하면, 아니 이제는 섹스에 많이 익숙해진 카르미나도 포함해서, 아내들 모두 하루 종일 날 쥐어 짜내고도 남을 체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날그날 내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그래도 매일 같이 오십 번이 넘도록 날 쥐어짜내는 아내들이다. 하지만 그래도 많이 부족하긴 할 거다.

그러다 보니, 이미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데다가 오늘부터는 다시 디스펜서로서 일하러 나가는 와중에 드레싱을 만들 정액이 남아있을 턱이 없었다.

유스티티아야 어차피, 매일 같이 나랑 섹스하게 된 날부터는 딱히 드레싱이 없어도 충분히 미각이 돌아온 상태여서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고.

아무튼, 그러니까 나 좀 그만봤으면 좋겠다.

“대체 재료가 뭐길래 그래? 뭣하면 내가 대신 구해볼테니까 말해봐.”

“글쎄... 릴리스라면 구할 수 있겠지만, 어쩌려나...?”

그만 보라니까.

그런 마음을 담아서 유스티티아의 허벅지를 쿡쿡 발끝으로 질러대자 키득거리는 유스티티아가 보였다.

아침부터 날 실컷 놀려서 그런지 잠이 다 깼는지, 졸려보였던 건 어디가고 장난기가 가득한 눈으로 나를 보던 유스티티아가 이내 말했다.

“뭐, 일단 내가 따로 한 번 재료를 공급해주는 쪽에 말해볼게, 아마... 당분간은 좀 힘들겠지만.”

많이 힘들긴 했다.

당장 오늘 일하는 것도, 이런저런 의논 끝에 내 최대 사정횟수의 20분의 1남짓인 스무 번 정도뿐이고, 그렇게 돌아와서도 아내들에게 또 쥐어짜일 예정이니까.

진짜 많이 힘든데.

따로 드레싱을 만드는데 필요한 정액까지 어떻게 하려면, 분명 뻗어버릴 것이 분명했다.

근데...

“그건 아쉽구나, 재료가 없다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대체 재료가 뭐길래 유스티티아, 너도 구하기 힘들다는 거야?”

“그런 게 있어, 경쟁자가 너무 쟁쟁한 재료가.”

“그거 아쉽구나, 여도 그 드레싱이란 걸 맛 보고 싶은데... 카루라야, 너도 궁금하지 않느냐?”

“네? 네, 파라오. 다들 호평인 걸 보니 분명 무척이나 맛있는 것이겠죠. 저도 궁금합니다.”

“...젠장.”

다들 저러는데, 어쩔 도리가 없었다.

“넌 갑자기 밥 먹다 말고 왜 그래?”

“혀 씹어서 그래.”

릴리스의 말에 대충 그렇게 대답했다.

그래, 까짓거... 죽는 것도 아니고, 오늘 하루쯤 좀 더 무리하면 그만인 일이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나를 보며 키득거리는 유스티티아가 보였다.

응, 지금 내가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이 분명한 얼굴이었다.

뭔가 많이 좀 억울한데...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아내들이 원하는 거 하나 못해주는 남편이 될 수도 없고.

“그거, 재료. 내가 구해올게.”

그런 내 말에 릴리스와 호아란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나를 바라봤다.

“한조, 네가 말이냐?”

“유스티티아, 쟤도 못 구한걸 네가 어떻게 구하려고?”

그야 내 자지에서 나오니까 당연히 내가 구할 수 있지. 대충 채취소에서 몇발 싸서, 그것만 따로 포장해오면 그만인 일이었다.

근데 그렇게 말할 수도 없고, 그래서 그냥 대충 얼버무리기로 했다.

“그,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그 재료를 구하는 사람이 있거든.”

나도 내가 아는 사람이긴 하잖아.

“...너한테 그런 지인이 있었다고?”

릴리스가 수상쩍다는 듯이 나를 바라봤지만, 다행히 어물쩍 넘어갈 수는 있었다.

“영웅이여. 정말로 구할 수 있는 것이냐?!”

드레싱을 못구한다는 유스티티아의 말에 풀이 죽어있던 꼬리를 휙휙 흔들며 그렇게 말하는 카르미나의 호들갑에, 금방 묻혀버렸으니까.

“응, 내가 구해올게.”

“역시 여의 영웅이노라!”

활짝 웃으며 말하는 카르미나의 말에, 오늘은 다소 피곤해질 예정인데 아무래도 좋아진 것 같았다.

“그럼 몸 조심히 다녀 오거라, 한조야.”

“네, 그럴게요.”

출근하는 나를 배웅해주는 호아란의 말에 그렇게 대답했다.

“또 도중에 어디로 새면 진짜 가만 안 둔다? 무슨 일 생길 것 같다 싶으면제때 제때 연락하고, 저녁 전에는 와야 하는 거 잊지 말고. 그리고... 저번처럼 잠이나 처자서 연락 못 받고 그러면 진짜, 너.”

“...안 그럴게.”

배웅인지, 아니면 잔소리인지 모를 것을 하는 릴리스에게도 그렇게 대답했다.

“영웅이여, 그 드레싱이란 것의 재료도 꼭 가져와야한다! 여는 영웅만 믿고 있노라!”

“응, 그것도 꼭 챙겨올게.”

꼭 퇴근길에 아버지에게 치킨을 사들고 오라는 어린 애처럼 그렇게 말하는 카르미나에게도 대답하고.

“후후, 그럼 고생해. 한조.”

“...응, 열심히 해야지.”

대충 이번 일의 원인이자 원흉인 드레싱의 제조자인 유스티티아의 장난기 가득한 배웅에도 그리 대답했다.

“아, 그대여... 이건... 그, 아침에 남은 재료로 만든 것인데 가져가라.”

“고마워, 카루라.”

카루라에게 받은 도시락도, 제대로 챙기고.

“그럼, 다녀올게.”

모두에게 그렇게 말하고서, 집 밖을 나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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