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0화 〉 땅 따먹기 (12)
* * *
“...넌 또 꼴이 왜 그래?”
호아란의 부적에 잔뜩 두들겨 맞고서 너덜너덜해진 채로 씽씽이 2호로 돌아오자, 그런 나를 본 릴리스가 그렇게 물어왔다.
뭐라고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굳이 숨길 일도 아니라서 그냥 말하기로 했다.
“조금... 연습했거든. 갑자기 기습당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
하루 만에 어떻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정말로 감만 겨우 잡았지 계속 날아오는 호아란의 부적에 두들겨 맞아서 온몸이 욱신거리는 신세가 됐을 뿐이니까, 이걸 연습을 했다고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대답하자 나를 바라보는 릴리스.
“흐응... 꽤 열심히 했나 보네?”
상처야 웨어울프의 능력으로 진작 재생하긴 했는데 옷 이곳저곳이 넘어지고 날아가고 하느라 죄다 찢어진 것을 보고는 그렇게 말하는 릴리스에게 뭐 그렇지하고 대답하려고 했을 때였다.
찌르르르하는 뒤통수를 당기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손을 움직였다.
“헤에...?”
내 옆구리에 찔러 들어왔던 릴리스의 꼬리가, 그런 내 손에 붙잡혀있는 것이 보였다.
“그 잠깐 사이에 진짜로 열심히 했나 보네?”
“어... 뭐... 그렇지?”
다시 봤다는 듯이 나를 보며 살짝 미소 짓는 릴리스였지만, 정작 그런 릴리스의 꼬리를 잡은 내가 더 놀랐다.
이거 어떻게 잡은 거지.
하도 릴리스의 꼬리에 옆구리를 쑤셔져서 그런 건가.
부적 때랑 달리 옆구리야 항상 뭔 일이 있으면 릴리스한테 자주 맞던 곳이었으니까.
“그래도 너무 자만하지는 마. 아직 많이 부족하니까.”
“알고 있어.”
이번에 릴리스의 꼬리는 어떻게 붙잡은 건지 나도 모르겠고, 당장 조금 전까지도 호아란의 부적에 잔뜩 두들겨 맞았던 와중에 하나도 제대로 피하거나 막지도 못했으니까.
그러니까 틈틈이 계속 연습할 생각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 더 이상 하지 않을 거지만.
수련은 수련이고, 이제부터 해야 할 건 따로 있었으니까.
그래서, 여전히 내 손에 잡혀 있는 릴리스의 꼬리를 놓으며 말했다.
“릴리스, 아까 그 녀석... 헤카 뭐시기인지 잡으면 뭐든 들어준다고 약속했었지?”
움찔, 하고.
그런 내 말에 몸을 떨은 릴리스가 말했다.
“...그랬지. 그런데?”
“그래서 릴리스한테 뭐 해달라고 할지 정해왔거든.”
대체 릴리스에게 무슨 소원을 빌면 좋을까, 생각해봤는데 역시 뭐든 들어준다고 한 만큼 평소의 릴리스라면 죽어도 해주지 않았을 것을 해달라고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까, 마침 떠오르는 게 있었다.
아마, 릴리스라면 아무리 졸라도 해주지 않았을 만한 것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돌아오면서 챙겨온 것을 꺼내서 릴리스에게 건네줬다.
“이건... 또 어디서 난 거야...?”
“오는 길에 6974호에게 혹시 있냐고 물어봐서 있다길래 가져왔지.”
내가 6974호에게 빌려온 메이드복을 보고는 아연실색한 릴리스가 나랑 메이드복을 번갈아 보다가 말했다.
“...그래서, 뭐야? 이걸 나보고 입으라고?”
“응. 근데, 입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메이드복을 입어달라는 것쯤이야 조르다 보면 변태 새끼라고 욕을 할지언정 릴리스도 언젠가는 입어줬을 테니까, 단지 메이드복을 입기만 해달라고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중요한 건 메이드복을 입는 게 아니라, 얼마나 메이드답게 행동하는지였다.
“이거 입고서, 정말로 내 메이드가 되어서 나한테 봉사해줘야 해.”
“...봉사?”
“그래, 날 주인님으로 모시고, 성심성의껏 봉사하기.”
아마 평소의 릴리스라면, 메이드복을 입는 거면 몰라도 자존심 때문에라도 진짜 메이드처럼 내게 봉사하라는 말은 절대로 들어주지 않았을 일이었지만.
이미 릴리스가 뭐든 들어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 괜찮았다.
내 말을 듣고서, 마구 표정을 구기고 있는 릴리스를 보며 말했다.
“들어줄 거지, 릴리스? 나랑 약속했으니까.”
설마, 약속 안 지키는 거 아니지? 하고 말하자 휙하고 내게서 메이드복을 낚아채 가며 릴리스가 말했다.
“해주면 되잖아! 해주면...! 이 변태 새끼야...!”
“이거 왜 이렇게 짧아...”
뭐든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던 만큼, 변태 새끼라고 욕은 했지만 결국 내가 가져온 메이드복으로 갈아입은 릴리스가 얼굴을 붉히며 그렇게 말했다.
“어쩔 수 없잖아, 그거 6974호꺼니까.”
인간 기준으로도 다소 작은 신장을 가진 웨어허니비였다.
등 뒤로 나있는 날개라든지, 엉덩이에 난 커다랗고 통통한 꼬리 때문에 잘 눈치채기 어려웠지만, 웨어허니비들 사이에서도 비교적 키가 큰 편인 6974호조차도 160cm가 채 안 되는 키를 하고 있었다.
여왕이라서 그런지 순식간에 성장한 뒤에는, 다른 웨어허니비들보다도 키가 컸던 릴리아나도 딱 160cm를 넘기는 정도였고.
그런 6974호가 입고 다니던 메이드복이였으니까 릴리스의 입장에서는 좀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6974호가 입었을 땐 허벅지까지는 넉넉하게 내려오던 메이드복의 치마 끝자락이, 릴리스가 입으니까 아슬아슬하게 엉덩이를 겨우 가리고 있을 뿐이라서 존나 야했다.
근데 평소 릴리스가 입고 다니는 치마 쪽이 더 짧으면서 부끄러워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
메이드복이라서 그런 건가?
“그래도 잘 어울리네, 엄청 예뻐. 릴리스.”
릴리스가 뭘 입든 간에 안 어울리는 옷이 있을까 싶긴 한데.
내가 그렇게 말하자, 얼굴을 더욱 붉히며 릴리스가 말했다.
“그렇게 칭찬해도 다음엔 어림도 없거든요...? 이 변태 주인님...?”
아니, 딱히 그럴 속셈으로 한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을 뿐인데.
그나저나 진짜 싫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제대로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릴리스를 보니까 장난 아니게 꼴렸다.
그래서 말했다.
“릴리스, 그대로 치마 올려서 팬티 보여줘.”
“...뭘 하라고?”
“팬티 보여달라고.”
“이, 씹...”
“어허, 나 지금 주인님이야.”
약속 지켜야지, 하고 말하자 입술을 깨물고서 치맛자락 끝을 붙잡고 들어 올리는 릴리스가 보였다.
“이제, 됐어... 요...?”
“음.”
내가 하는 말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굴욕적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치맛자락을 들어 올린 채 내게 팬티를 보여주는 릴리스.
덕분에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역시 메이드복에는 흰 팬티가 최고인 것 같았다.
“다 봤으면, 이제 내려도 되죠...?”
“아니, 그대로 한 바퀴 천천히 돌아봐.”
“큿... 너...”
“어허, 너가 아니라 주인님이라고 해야지.”
나중에 좆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지금의 기회를 놓칠 순 없어서 릴리스에게 이런저런 포즈를 시켜가면서 메이드복 차림의 릴리스를 감상했다.
“응, 이제 됐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후우하고 한숨을 내쉬며 들어 올렸던 치맛자락을 내리려는 릴리스를 보고서 말했다.
“아니, 아직 내리라곤 하지 않았는데.”
그런 내 말에 인상을 팍 찡그린 릴리스가 말했다.
“...이제 됐다면서요?”
“응, 보는 건 이제 됐다고.”
충분히, 머릿속에 메이드복을 입은 릴리스를 새겨놨으니까 이제 직접 만져서 즐길 시간이었다.
“그대로 다리 좀 벌려볼래?”
그렇게 말하자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쉰 릴리스가 살짝 다리를 벌리며 말했다.
“...이러면 되나요?”
눈으로 이 변태 새끼야라고 욕하고 있는 릴리스가, 순순히 내 말을 듣는 걸 보니까 뭔가 묘한 기분이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좀 더 괴롭히고 싶어진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그러기로 했다.
“그대로 가만히 있어, 릴리스.”
그렇게 말하고선, 손을 뻗어서 팬티 위로 릴리스의 보지를 더듬었다.
“흐으으읏♡ 읏♡ 이, 진짜... 변태 새... 후읏♡”
쯔븝쯔븝...♡
이미 잔뜩 젖어있는 보지를, 팬티 위로 어루만지자 순식간에 얼룩져가며 젖어가기 시작하는 릴리스의 팬티.
번지듯이 퍼져나가는 얼룩과 그렇게 젖은 팬티 너머로 보이는 릴리스의 보지가 존나게 꼴렸다.
“으으응...♡ 아앗♡ 거긴... 흐악♡”
그래서, 손가락으로 팬티 너머로도 보이는 갈라진 보지 사이를 훑어주거나, 가볍게 클리를 문질러주거나 하면서 열심히 만졌다.
그러고 보니까, 릴리스의 보지를 이렇게 열심히 만진 적이 없었네.
아니, 릴리스만이 아니라 다른 아내들에게도 그런 적이 별로 없었다.
그나마 자주 만진 건 카루라뿐인데 이마저도 카루라가 뒷보지로 할 수 있게 된 뒤에는 별로 만진 적이 없었다.
젖꼭지는 여전히 매일 빨았지만.
굳이 아내들의 보지를 자주 만지거나 하지 않은 이유는 별거 없었다.
어차피 할 때가 되면, 애액으로 잔뜩 젖어있는 아내들의 보지라서 굳이 보지를 만지거나 하면서 전희를 할 필요도 이유도 없었으니까.
그 시간에 한 번이라도 더 허리를 흔들어서 사정하느라 바빴지.
근데 지금의 릴리스의 반응을 보니까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 할 이유가 없었던 것 같았다.
쯔븝, 쯔브븝...♡
“하앗♡ 앗♡ 아앙♡ 아앗...♡”
움찔움찔, 팬티 위로 보지를 만지면 만질수록 점점 숨이 거칠어져 가는 릴리스를 보니까 이것도 나쁘지 않다 싶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릴리스의 보지나 만지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한참 만지고 있던 보지에서 손을 떼어내자 갑자기 멈춘 나를 보고는 릴리스가 말했다.
“하아... 하아...♡ 뭐야...? 갑자기 왜... 멈춰, 요?”
“왜긴 왜야, 이래서야 내가 너한테 봉사하는 거잖아.”
어디까지나 내가 릴리스에게 봉사를 받는 입장이었지, 릴리스에게 봉사해주는 입장이 아니었다.
“이제 슬슬 나도 받아봐야지.”
그러니까, 이미 잔뜩 발기 중인 내 자지를 릴리스에게 내밀었다.
“어디 한 번, 봉사해줘 봐 릴리스.”
“...알았어요, 주인님.”
그런 내 자지 앞에 무릎을 꿇으며 앉은 릴리스가 말했다.
“그래서, 제가 뭘 하면 되나요? 입보지로 봉사하기? 아니면 젖보지로 봉사하기? 그것도 아니면 둘 다?”
그렇게 말하는 릴리스를 보고서 내가 말했다.
“아니, 그러면 평소랑 똑같잖아.”
“...그럼 뭐 어쩌라고요?”
그러게?
펠라치오든, 파이즈리든, 그 둘을 합친 펠라치오 파이즈리든 평소에도 받고 있던 거고.
릴리스가 내 말을 뭐든 들어줘야 하는 메이드가 된 지금만 가능한 특별한 게 아니었다.
차라리 아까처럼 내가 시키는 포즈를, 싫어하면서도 취해주었던 릴리스가 오히려 더 특별하면 특별했지.
저 셋은 진짜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평소의 릴리스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거라...
“아, 그래. 생각났다.”
“결정했어요? 주인님. 그래서, 제가 뭘 하면 되는데요?”
존댓말만 하고 있지, 메이드치곤 너무 시건방진 릴리스에게 내가 말했다.
“응, 자위하는 거 보여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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