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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258화 (258/523)

〈 258화 〉 각성 (6)

* * *

그래도, 그렇게나 징했던 이 새끼도 한계인 모양이었다.

“그, 으... 이, 이럴 순... 이럴 수는... 없다... 마침내... 비원으로 다다를 수 있는... 방법을... 찾았...”

그때의 페도 해골 때처럼, 더이상 귓가에 웅웅대는 듯한... 울리는 듯한, 귀에 무척이나 거슬리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서 쇠를 긁어대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녀석이 보였다.

이젠 진짜 끝이었다.

"끄, 으억..."

빠드드득...

계속해서 움켜쥐던 내 손에, 그대로 눌려져서 터져버리는 녀석이 녹아내리듯이 변해가는 것이 보였다.

"끼에에에에..."

몸을 이루는 것조차 더 이상은 무리인지, 아니면 머리 역할을 하고 있던 놈이 뒤져서 그런지 분리되어서 바닥에 나뒹굴며 괴성을 지르는 작은 촉수 괴물들도 보였다.

아니, 처음부터 전부 다...

그 촉수 괴물들로만 이루어졌던 건지, 터져나가던 와중에도 계속 분리되어서 내게서 도망치려드는 것들이 보였다.

역시, 이쪽은 진짜가 아니었구나.

순전히, 그 이 좆같은 것들로만 이루어진 분신 비슷한 녀석이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 새끼한테도, 지금 필요한 것은 있었으니까.

그 좆같은 새끼들이 죽을 때 뿜어내는 액체들이 내 손에서 주륵, 주르륵하고 흘러내렸다.

그것을ㅡ

도로 빨아들였다.

"끼이익...!"

쁘직, 하고.

바닥에 나뒹굴고 있던 촉수 괴물 새끼들도, 내게서 기어서 도망치려던 녀석들도 한 마리도 놓치지 않고서, 꼬리로 찔러 죽이며, 빨아들였다.

꿀렁꿀렁...

내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막대한 양의 기...

존나 역겨웠던 새끼였지만, 존나 징글맞게 강했던 새끼였어서 그런지 분신을 하나 해치우고서, 그대로 빨아먹은 것 뿐인데도 장난 아니게 많은 기였다.

이것들이, 이 좆같은 새끼의 몸을 이루고 있던... 그 역겨운 것들의 것이라는 걸 알아서,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이거라도 있어야 했다.

조금 전까지 차올랐던 전능감은, 쥐톨만큼 있었던 '신성 조무사'는 벌써 오링나서 사라져가고 있는 이상, 이거라도 있어야 했으니까.

그러니까,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전부... 녀석을 빨아들인 뒤에.

“사티.”

쓰러진 사티에게로 다가갔다.

두, 근, 두, 근...

여전히, 아직 살아있는 사티에게로 다가갔다.

철퍽, 철퍽.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신성 조무사'라고는 해도, 그래도 있어서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던 힘이 사라져버려서 그런지 몸을 이루고 있던 꼬리들이며, 비늘이며, 죄다 후두둑 떨어져 나갔다.

피부를 대신하던 드래곤의 비늘이, 근육을 대신하고 있던 구미호의 꼬리가, 뼈를 대신하고 있던 독침도, 뭉개져서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존나 뒤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나보다 당장 뒤지기 직전인 사티에게로 다가갔다.

다가가서.

쓰러진 사티를 바라봤다.

인간이었더라면, 이미 진작 죽었을 만큼의 상처를 입은 사티가 보였다.

왼쪽 뿔은 부러져 떨어져 나가고, 왼쪽 어깻죽지도 크게 찢겨져 나가서ㅡ 더 이상 나올 피도 없는 듯, 피조차도 흐르지 않고 있는 사티가.

사실, 이걸 살아 있다고 하기도 뭐한 상태인 사티가, 흐리멍텅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프...”

내가 살아있다는 걸 보고서, 다행이라는 듯 희미하게 미소 짓는 사티.

이쪽이 지만큼이나 뒤지기 직전인 걸, 이미 빛을 잃어가는 두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지, 랄.”

당장이라도 죽어버릴 것처럼 구는 사티를 보고서, 욕지거리를 내뱉고서 그런 사티의 몸에 손을 얹었다.

죽게 두진 않는다.

그렇게 둘 생각이 없어서, 그래서 저 씹새끼를 쪽 빨아먹은 거였다.

내 인생 최초의 개 씨발 같이 더러운 경험을 해가면서, 저 새끼를 먹은 거였다.

아니, 빨아들인 거지, 먹은 건 아니지만.

그게 그거 아닌가 싶지만, 아무튼 아니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사티를 살려내는 거였다.

그리고, 그 방법이 내게 있었다.

­여의 종족 능력 말이냐... 으음... 그건, 카루라의 일족의 '천통안'처럼. 그 일족만이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냐?

­응, 그거.

언젠가, 카르미나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카르미나의 종족 능력은, 다른 능력들과 다르게 도통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원래는, 이미 내게로 이어진 이상 대충 어렴풋하게 그 능력을 어떻게 쓰면 될지 알 수 있었는데...

카르미나는 거기에 해당하지 않은 탓이었다.

마치 섣불리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처럼, 그렇게 금제 되어있는 것처럼.

그래서, 직접 카르미나에게 물어봤다.

­...여의 일족, 그러니까 나르메르 왕가의 능력은... 딱히, 없다. 아니... 있지만, 실제로 그 힘을 다룬 자가 없었으니 정말로 그런 힘이 있는지 아닌지 아는 자가 없다고 하는 쪽이 맞겠구나... 허나, 전설 속에서의 이야기라면, 있기는 하다.

그래서 대체 그게 뭐냐고 묻는 내 말에, 카르미나가 알려준, 그녀의 종족 능력은 이거였다.

“소생.”

모든 사령술사의 비원.

죽은 자의 완전한 소생.

그렇기에, 그런 일족을 파라오로 뒀기에 나르메르 왕국은 사령술사의 왕국이 된 것이었다.

자신의 나라의 왕족이, 죽은 자를 되살려낼 수 있으니까.

그러한 전설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개연성을 갖춘 셈이었다.

다만, 그 소생은...등가의 소생이 아니었다.

­전설에 따르자면... 하나의 생명을 살리고자 한다면, 열 명의 영웅을... 백 명의 고귀한 전사를... 천 명의 무고한 아이을 바쳐야 한다고 했느니라. 그렇기에, 설령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우리 왕가라도... 사람을 소생시킨 적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좋느니라.

영웅이라고 불릴만큼, 위대한 존재들과 전사들이라 칭해지는 투사들, 그리고 순수하디 순수한 아이들을 희생해서ㅡ 그만한 대가에 준하는 것을 바쳐야지만 한 명의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

그렇기에, 역대 모든 파라오는 설령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사용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전설 속의... 나르메르 왕가를 세운, 최초의 파라오만이 그러한 일을 했었다.

어떤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이라고 알려진 그 파라오가, 그 자신을 바치는 것으로, 앞서 말한 모든 대가를 대신해서 소생시킨 것은... 그 파라오의 아이였고, 그 아이가ㅡ 나르메르 왕가의 두 번째 파라오였다.

흔하다면 흔한, 왕가에 있을 법한 그런 전설.

죽기 전의, 최초의 파라오는 자신의 후손들에게 설령 앞으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러한 짓을 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죽었다고 하는 그런 전설이었다.

그렇기에, 멸망의 기로 앞에 섰을 때조차도.

죽어버린, 카르미나가 살았던 차원의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남자 아이를 되살리기 위해서, 수 백의 목숨을ㅡ 수 천의 목숨을... 카르미나는 바치지 않았다.

애당초 그러한 일을 해서, 지켜낼 수 있던 세상이 아니었던 것도 있었지만.

지키고자 했던 신민들을, 자신이 역겨워마지 않아하던 신처럼 바쳐가면서...

전설 속의, 진짜 될지 안될지도 모를 일에 걸 생각이 없었던 것도 이유였다.

이미 좆된 세상에서, 자신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를 전설만 믿고 그 좆된 것을 가속시킬 생각은 당시의 카르미나에겐 없었다.

­전설은, 전설일 뿐이니 말이다.

내게 그렇게 말했던 카르미나였고.

하지만, 왠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는 알 수 있었다.

딱히, 그건 전설 속의 그런 게 아니었다.

진짜로 되는 거였다.

다만, 카르미나의 말대로, 내게 들려준 전설대로 그만큼 막대한 대가를 바쳐야만 가능한 소생이었다.

반신이었던 나르메르 왕국의 최초의 파라오가, 그 자신을 바쳐서... 사람과 섞여서, 흐릿해지고 옅어진 자신의 피를, 신의 피를 조금 물려받았을 제 자식을 겨우 되살렸을 정도로 막대한 대가가.

그렇기에 제 후손들에게,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최초의 파라오가 당부한 거지만.

“나는, 후손이, 아니니까...”

카르미나랑 나 사이의 아이는 몰라도, 일단 나는 나르메르 왕가랑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차원마저 아예 달랐으니까, 혹시라도 피가 아주 조금이라도 섞여있다던가 하는 그딴 것도 없는 생판 남이었다.

그러니 괜찮을 거다.

거기에 아직 사티도 죽은 게 아니었다.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서 뒤지기 직전이긴 했지만, 아직 살아있었다.

그러니까, 카르미나의 조상님도 봐주시겠지.

죽은 자의 소생에 필요한 막대한 대가이니 뭐니하는 것도, 조금쯤은 봐주실 거다.

그리고 마침.

대체 얼마나 처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스티티아에게 쥐어 터지고 있던 본체쪽이 아닌데도, 존나게 많은 마나를 가지고 있던 녀석의 기를, 내가 죄다 빨아먹은 참이었다.

이거라면, 죽은 게 아닌... 아직은 살아있는 사티 정도는 살려줄 수 있을 거다.

철퍽...

살점이 떨어져 내리는 손으로,그런 사티의 상처 위를 덮으며 말했다.

“...일어나라.”

쮸아아아아압ㅡ

“아니, 씹.”

존나 빨아가네...?

“어, 어어...”

존나, 진짜 존나게 빨아가는데?

“잠깐만...”

그 좆같은 새끼의 기를 빨아들인 걸로는 턱도 없이 모자랐다.

“끄으으윽...”

순식간에 거덜 나버린, 촉수 씹새끼한테 빨아낸 기 대신에 내 기가 쪼옥 빨려 나가기 시작했다.

얼마 남아있지도 않은 기가, 죄다 쪽 빨려나갔다.

이러다가 내가 뒤지게 생겼다.

아니, 진짜.

이쪽도 사티만큼은 아니더라도 존나 간당간당한 상태였는데, 진짜 뒤질 것 같았다.

설상가상으로, 꾸르르릉하고 존나 그 촉수 새끼가 뒤져서 그런지 아니면 유스티티아가 결국 차원 결계란걸 박살 낸 건지, 동굴이 요동치며 무너지려고 했다.

“......”

그런 내 눈에 들어온 건, 이 개지랄이 나는 동안 어떻게든 멀쩡했던 사티로스들이었다.

색색대면서 잘만 자고 있는 사티로스들...

이와중에도 잠만 처자고 있는 저 사티로스들의 마나를 좀만 빨면 사티도, 나도 살 수 있을 거다.

“지랄, 씨발.”

순간 개좆같은 걸 떠올린 나에게 쌍욕을 박아 주고선, 마저 기를 사티에게 들이부었다.

대체 얼마나 더 빨아 들여갈지도 모를 기를, 계속해서.

모자란 기를, 대신 내 생명력으로 대신해서라도 부어 넣었다.

“뒤, 뒤진... 뒤지겠...”

쭈우우우욱, 오링나버린 기 대신에 빨려나가는 생명력과 함께 내 손이 존나게 삐쩍 말라가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존나 그로테스크했다.

그 대신이라고 해야 할까, 죽은 자를 소생시킬 정도의 능력이라 그런지 효과는 확실한 모양인지, 빠르게 상처가 아물어가는 사티가 보였다.

근데, 이러다가 진짜로 내가 사티 대신 뒈질 것 같았다.

이미 개박살나서 없는 바디 체커지만, 있었으면 존나 시뻘겋게 변해있었을 것이 뻔했다.

이젠 한계다.

더 이상하면, 진짜로 뒈진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쿨럭...!”

뭉개진 살점이 섞인 피를 토하는 사티와 함께, 당장이라도 끊어질 듯 싶었던, 사티와 나 사이의 실이 조금 더 두꺼워져 가는 것이 보였다.

여전히 가늘었지만... 당장이라도 끊어질 것 같았던 아까보단 나았다.

완전히 뜯겨져 나갔던 어깨도, 살이 제대로 돋아났고.

새살이 돋아난 살과, 그렇지 않은 살과 색이 다른게... 좀 흉이 심하게 질 것 같았다.

부러져버린 뿔도, 돌아오지 않았고.

그래도...

살았다.

그 즉시, 사티에게 들이 붓고 있던 기를 멈췄다.

“씨, 씨발...”

살렸다.

사티, 이 씹년...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항상 존나 힘들게 하네 진짜.

뭐.

그래도 됐다.

아무튼, 살았으니까.

내가 살렸으니까, 씨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그대로 엎어졌다.

안 그래도 존나 힘들었는데, 가지고 있던 기도 죄다 털어서 사티에게 불어 넣어버려서 그런지 뒤질 것 같이 힘들었다.

아니, 뒤질 것 같이 힘든 게 아니라 뒤져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제 어쩌지.”

내가 조져버린 분신쪽이 죽어버린 것은, 아마 내가 죽였다기보다는 유스티티아가 상대하고 있던 진짜 쪽이 뒈져버린 탓에 그렇게 된 걸 거다.

아무튼 확실한 건, 지금 동굴이 무너지고 있고.

그 동굴에서 꼼짝도 못하는 나랑 처 자빠진 사티로스 셋. 그리고 어떻게 뒤지기 직전에서 뒤지진 않을 정도의, 하지만 여전히 중상자인 사티까지 나란히 처 누워있다는 거였다.

아무래도 좆된 것 같았다.

어차피 이대로 기다리면, 유스티티아가 구조하러 와주겠지만...

꼼짝도 못하겠는데, 그런 내 위로 흔들거리며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종유석이 보였다.

쩌저적하고 중간에 금이 가는 종유석이.

저거... 떨어질 것 같은데...

“니미...”

내가 욕지거리를 내뱉은걸 들어서 화가 난 건지, 종유석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재수없게 끝이 존나게 뾰족한 종유석이었다.

어쩌지.

아까 그거 어떻게 해야 다시 할 수 있는지 모르는데.

저거에 꿰이면, 그대로 꼬치행으로 뒤질 것 같은데.

아내들에게 구조되기 전에 한조 꼬챙이가 될 것 같았다.

좆됐...

콰직, 하고 그런 종유석이 개박살이 나는 것이 보였다.

가루도 남기지 않고, 그대로 사라져버린 종유석을 보며 두 눈을 끔뻑이다가.

“...진짜, 이 씹새를 어떻게 하지...?”

내게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는 릴리스를 비롯한 아내들이 보였다

존나게 급하게 뛰어온듯,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아내들과, 그런 내가 서로 시선이 마주쳤다.

온몸이 씹창이 난 나를 보고는 아내들의 안색이 시퍼래졌다가, 새하얗게 질렸다가, 새빨개지거나 하면서 알록달록해져가는 것이 보였다.

"너... 돌아가서 봐."

쁘드득, 하고 이를 갈면서 그렇게 말하는 릴리스.

“...좆됐네.”

뭐지.

왜 좆된 걸 회피했는데 여전히 좆된 거지.

이해할 수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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