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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294화 (294/523)

〈 294화 〉 자라나라 나무나무 (5)

* * *

아주 잠깐 보여준 아리아드의 전성기의 모습은 무시무시했다.

나는 나무에게 폭력적이다라고 표현할 일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근데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가 없었다.

가로막는 것들은 죄다 부수고 가르면서 쭉쭉 멀리 뻗어나가는 세계수의 뿌리를 보면 그렇게밖에는 말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뭐, 나야 릴리스한테 얻어맞느라 자세히 보지는 못하긴 했지만.

도중에 호아란에게 테에엥거리면서 안기지 않았으면 계속 맞았을 것 같았다.

분명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는데, 왜 항상 똑같이 아픈 걸까?

예전에는 적당히 때렸는데 강해질수록 점점 그 정도도 해제되는 것 같은데.

아무튼, 그렇게 전부 끝난 지금.

눈 깜짝할 때마다 무럭무럭 자라나더니, 이제와선 내가 양팔로도 감싸 안을 수도 없을 만큼 두꺼워진 세계수와 그런 세계수의 밑으로 줄기만큼이나 굵직굵직하게 나있는 뿌리들을 볼 수 있게 됐다.

어디까지나 뿌리에만 유사 보옥의 힘을 모두 집중해서 성장시킨 이쪽의 세계수는 뿌리만큼은 드리아데스 식물원에 있는 세계수보다도 훨씬 더 두꺼웠다.

줄기 쪽도 많이 자라긴 했지만, 뿌리랑 달리 이쪽은 식물원의 세계수랑 비교하면 거의 그냥 가지 수준밖에는 되지 않았으니까.

그런 주제에 뿌리만 그쪽의 세계수보다도 더하게 성장해버렸으니 말 다 했다.

하지만 덕분에 우리가 차지하기로 마음먹었던 평양 일대에 전부 뿌리를 뻗쳐 보내는 것에 무사히 성공할 수 있었다.

지금 여기 있는 세계수의 뿌리가 한참을 떨어진 저편까지 뻗어져 있다는 소리였다.

겹쳐진 세상만큼이나 넓어진 땅덩어리 덕분에 족히 수백 킬로는 됐을 범위를 통째로... 많이 자랐다고는 한들 겉보기에는 아직 그저 조금 큰 나무에 불과한 세계수가 죄다 뿌리를 내려버린 셈이었다.

더욱이 아리아드는 나랑 했던 약속도 지켜줬다.

“어때애, 한조오? 나, 잘했지이?”

“어, 음...”

내가 말했던 대로 커다란 수액통을 정말로 하나도 줄이지 않고서 세계수의 뿌리를 뻗어 보낸 아리아드가 나를 올려다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래,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한조오?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아?”

나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며 묻는, 가슴 대신에 몸이 줄어든 아리아드에게 내가 말했다.

“아니, 전혀. 고마워, 아리아드.”

그래, 아리아드는 아무 잘못도 없었다.

내가 부탁했던 대로 가슴도 지켜냈고, 뿌리도 제대로 열심히 뻗어 보내지 않았는가?

아리아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셈이었다.

그러니까 열심히 노력한 아리아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으응? 우후훗...♡ 한조에게 쓰다듬어지는 건, 또 처음이네에.”

익숙하지 않은 듯, 내가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어깨를 움츠러뜨리며 웃는 아리아드.

엄청 귀여웠다.

거기에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줄어들어 버린 몸도 꼬꼬마 아리아드 수준까지는 아니고 사티보다는 조금 더 큰 수준이었다.

그래.

이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지.

아니, 가능한 수준이 아니었다.

키는 사티보다 조금 큰 수준인데, 정작 달고 있는 수액통은 사티랑은 비교도 안 될 만큼 커다란... 전성기의 아리아드 그대로였다.

이게 그...

그... 거유 뭐야.

아무튼, 그건가.

실제로 보니까 심각하게 언밸런스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줄어든 몸만큼이나 어려 보이게 변한 아리아드가 정작 수액통은 흉폭하다고 해야 할지, 압도적이라고 해야 할지.

하나같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오히려 평균 이상의 거유들뿐인 아내들보다도 더욱 커다란 것을 달고 있으니까...

진짜 존재감이 장난 아니었다.

언뜻 보기에도 아리아드 다음으로 아내들 중에선 가장 거유인 카르미나보다 두 컵... 아니 세 컵 정도는 더 큰 것 같은데.

그걸 지금은 카르미나보다도 훨씬 작아져서, 카르미나의 가슴쯤 오는... 물리적 환골탈태를 거치고서 좀 더 성장한 나한테는 허리보다 조금 큰 수준인 아리아드가 달고 있으니까.

진짜 보고 있는데도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그, 아리아드? 근데 몸은 괜찮아? 피곤하다든지, 어깨가 무겁다든지...”

“으응? 뭐어... 힘을 한 번에 많이 썼으니까 조금 피곤하기는 하지마안. 이 정도는 괜찮은데에?”

괜찮구나아.

그건 다행인데.

정말로 다행인데.

“그래도오, 걱정해줘서 고마워어. 한조오.”

베시시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아리아드한테는 정말로 미안했지만, 솔직히 지금의 아리아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하나뿐이었다.

존나 꼴리네 진짜.

꼬꼬마 아리아드때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가, 전성기 버전의 아리아드 때 미친 듯이 발기하려 들던 내 자지가 눈앞의, 로리 폭유 아리아드를 상대로도 여전히 발기하려고 들었다.

근데 어쩔 수 없었다.

솔직히 눈앞에 있는 아리아드의 가슴이 존나 꼴리는데 이걸 어떻게 참으라고.

게다가 가슴만이 아니라,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ㅡ 애당초 그쪽이 아리아드의 입장에선 더 자연스러운 모습일 테니까 그런 거겠지만, 인간인 내가 보기엔 그냥 알몸인 상태의 아리아드의 이것저것 전부 보여서 존나 미칠 것 같았다.

하다못해 전처럼 나뭇잎으로라도 대충 가려줬으면 좋겠는데.

그마저도 안 하니까 진짜 존나 야했다.

줄어든 몸과 달리 여전히 거대한 수액통이랑 앳되게 변해버린 외모 때문에 귀엽게 느껴지는 몸짓과 달리 지나치게 커다란 수액통과 그 밑으로, 어려 보이게 됐다고는 한들 여전히 잘록한 허리와 맨들맨들 도톰한 보짓살이... 아리아드의 꽃잎이 존나게 꼴렸다.

그런 만큼 여기선 자지를 풀발기시키지 않고 어찌저찌 억누르고 있는 나를 칭찬해줬으면 좋겠다.

아까 릴리스한테 가슴 성인이니 젖탱이만 좋아하는 변태 새끼니 뭐니 하면서 한 소리 잔뜩 들어놓고서, 여기서 자지까지 발기해서 벌떡 세워버리면 잔소리만으로는 안 끝날 것 같아서 존나 열심히 참고 있는 거긴 한데.

일단 참고 있는 건 참고 있는 거니까.

뭐, 이미 내 자지 쪽으로 향하고 있는 아내들의 시선을 보니까 다 들킨 것 같긴 했다.

기프트가 강화되면서 상시 반발기 상태가 되어버린 내 자지가 풀발기가 되는 걸 막으려고 자지에 기를 존나게 집중하고 있으니까, 아내들이 그 사실을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게 이상하긴 했다.

“...어흠. 그럼, 이번에는 우리 차례구나. 카르미나.”

“으음, 확실히... 힘들어 보이니 어서 끝내는 편이 좋겠구나!”

그래도 못 본 체해주며 호아란과 카르미나가 세계수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렇게 몇 시간 정도 호아란과 카르미나가 세계수를 통해서 뭔가 하다가 손을 떼어내는 것이 보였다.

“후우...”

“이제 다 끝난 거야?”

그런 내 물음에 호아란과 카르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주기적으로 세계수를 통해 빨아들인 오염만 정화시키는 걸로도 충분하게 됐느니라.”

“더이상 구태여 정화를 위해 멀리까지 나갈 필요도 없고, 이전보다도 더 효율적으로 정화할 수 있게 됐노라! 아마 이거라면 이번 달 안에는 이 주변의 베이스 캠프 일대까지는 전부 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오...”

이번 달이 이제 겨우 한 주 정도 남은 셈인데, 이번 달 안에 요 주변은 전부 정화할 수 있다는 카르미나의 말에 감탄했다.

고작 이 방 한 칸만 한 땅을 정화하려고 이것저것 일이 많이 있어서 늦어졌다고 한들 호아란과 카르미나 둘이서 한 달이 꼬박 걸렸는데 그거에 몇십 배는 되는 범위를 동시에 정화할 수 있을 만큼 효율적으로 바뀌게 된 셈이니까.

“그런데 세계수를 통해서 오염을 빨아들이는 거면 아리아드한테 너무 부담되는 거 아니야?”

아까까지야 넘쳐나는 유사 보옥의 힘을 중화시키기 위해서 땅의 오염을 빨아들였다고 쳐도, 이젠 그런 것도 아닐 테고 중화시키기 위해서 그런 거라면 평소에는 그게 전부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거 아닌가?

“응, 그래서 그걸 중화하려고 성수를 잔뜩 챙겨왔잖아?”

내 의문에 유스티티아가 그렇게 대답했다.

“아.”

호아란이 정화부나 호신부들을 만들고 나서도 아직도 한참 남아있는 성수들은 그러려고 있었던 거구나.

남은 성수들은 재고로 그대로 끌어안는 건가 싶었는데 처음부터 전부 다 계획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제일 좋은 건 따로 있노라!”

또 뭐가 더 있었나 싶었는데, 카르미나가 폴짝 뛰어서 내게 안겼다.

두 다리로, 내 허리에 얽은 채로 나무에 달라붙은 매미처럼 내게 매달린 카르미나가 꼬리를 붕붕 흔들며 나를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이제 다시 오랫동안 영웅과 꽁냥댈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까지 매일매일 몇 시간씩이나 영웅의 옆에 있을 수 없어서 무척이나 힘들었으니... 여는 당분간은 영웅에게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빠르기가 조금 부족한 건지, 아니면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아서 그런지 용케도 위로 떠오르지 않는 카르미나의 엉덩이라고 생각될 만큼 붕붕 맹렬하게 좌우로 흔들리는 카르미나의 꼬리에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 떨어지긴 해야지.”

화장실 다녀오고 그럴 때도 붙어있으려고?

하지만 카르미나의 심정이 이해는 갔다.

그야 하루에 몇 시간씩 이 땅을 정화하느라 붙들려있던 호아란과 카르미나였으니까.

확실히 둘이 많이 고생하긴 했다.

그래서, 카르미나처럼 폴짝 안겨 오거나 하진 못하고서 주춤거리며 이쪽을 보고 있는 호아란에게 손짓했다.

“호아란도 이리로 와요.”

“으, 으음... 하지만, 지금은... 카르미나가ㅡ”

“괜찮으니까 어서요.”

한쪽 팔로 내게 안겨있는 카르미나의 엉덩이를 받쳐 안고서 다른 한쪽 팔을 벌렸다.

그러자 살짝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끄덕이고서 다가온 호아란.

카르미나가 온몸으로 애정을 표현하고, 또 내게서 또 바라는 것과 달리 항상 한발 물러서긴 해도 막상 부르면 기쁜듯 꼬리들을 살랑거리며 다가오는 호아란이 무척이나 귀여웠다.

좀 더 솔직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랑 이대로도 귀여우니까 됐다 싶은 심정과 함께, 포옥하고 비워둔 팔 안으로 안겨온 호아란을, 카르미나랑 함께 꽉 안아주었다.

“읏... 너, 너무 강하게 안아주는구나.”

“그래서 싫어요?”

“그건... 아니지만...”

얼굴을 붉히며 웅얼거리듯 대답한 호아란이 이내 포옥,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서 꼬리들만 살랑거리는 것이 보였다.

진짜로 귀엽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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