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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319화 (319/523)

〈 319화 〉 아무튼 격이 오름 (4)

* * *

기프트를 얻게 된 이후로, 자지를 세우려고 하면 했었지 오히려 가라앉힐 생각을 한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내 자지를 단숨에 꼬무룩하게 만드는 방법은 있었다.

이쪽도 정신에 상당히 데미지를 입는 금단의 술법이었지만, 아무튼 방법은 간단했고 아직 어느 한쪽만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기프트를 억누르기 위해서 그걸 떠올렸다.

좆같은 고아원장년...

그 원장년이 했던 지금도 가끔 악몽으로 꾸고는 하는, 내 생에서 가장 좆같았던 일들을 떠올렸다.

순식간에 얼굴에서 핏기가 싸늘하게 가시면서, 풀발기중이던 내 자지가 단숨에 꼬무룩해졌다.

그 씨발련 진짜.

진짜 개좆같은 년이었는데.

근데,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내 인생에서 그 년이 쓸모가 있는 날도 다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라앉아버린 자지와 함께 기를 끌어올려서 ‘용 발톱’에 둘러봤다.

이번에도 자지의 발기가 풀리자 쉽사리 ‘용 발톱’에 맺히는 강기.

기프트가 없는 만큼, ‘용 발톱’의 송곳니를 이룰 독침이 없어서, 그냥 건틀렛처럼 보일 뿐인 ‘용 발톱’에 둘리는 강기가 보였다.

우웅, 우웅...

이번이 두 번째라서 그런지 아까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더 안정적으로 형태를 이루는 기의 흐름이 눈에 보였다.

아까는 성공하고서도 뭔가 얼떨떨했는데, 이제 새삼스레 내가 ‘초인’의 범주에 든 것이 와닿았다.

10초, 20초가 지나도록 흩어지지 않고, 우우웅하고 작은 떨림과 함께 유지되는 권강이 보였으니까.

“...어때?”

“...진짜네. 아직 조금 어설프긴 하지만.”

“이번이 두 번짼데 좀 어설플 수도 있지.”

“어설픈 건 어설픈 거니까. 애초에 그거 하나 뽑아내는데 시간이 왜 그렇게 오래 걸려?”

그야 그건 발기를 가라앉히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뭐, 어쨌든... 자, 이거 받아.”

휙, 릴리스가 내게 던지듯이 넘긴 것을 받아채자, 웬 붉은 기가 도는 구슬이었다.

느껴지는 기운이, 전에 유스티티아가 아리아드에게 넘겼던 유사 보옥인지 뭔지하는 것보다는 못해도 상당한 수준이라서 평범한 걸로는 전혀 안보였지만.

“...이건?”

“네가 영 격을 깨지 못하면, 아예 강제로 뚫어버리려고 준비해뒀던 건데 이제 필요 없어졌으니까. 그래도, 잘됐지. 지금이라면 그 정도는 충분히 먹어도 탈은 안 날 테니까.”

“아니, 그래서 이게 뭐냐니까.”

릴리스에게 물었는데 대답은 호아란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도철의 내단이로구나.”

“도철...?”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

“그, 사흉?”

내가 아는 그거?

그런 생각을 하며 호아란을 보자 그런 내 시선에 고개를 끄덕인 호아란이 말했다.

“맞느니라. 본녀와 릴리스가 날뛰던 ‘사흉’을 죽였을 때, 그 중 도철과 궁기를 릴리스가 처치했으니. 그 후에 얻은 내단은 분명 세계 정부에 맡긴 걸로 알고 있었는데...”

“다시 달라고 했어. 어차피 나는 쓸데가 없으니까 맡겼던 건데, 마침 쓸 데가 생겼으니까.”

그 쓸데가 내 격을 강제로 뚫는 데 사용할 거였고?

힘만 쌓는다고 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또 아니었던 건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릴리스가 이걸로 대체 뭘 어떻게 하려고 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맙게 받기로 했다.

그나저나 내단이라.

“이거 그냥 먹으면 되나?”

여태 먹어온 내단들은 죄다 생으로 꿀꺽 삼켜서 복용한지라 그렇게 묻자 호아란이 말했다.

“그것도 좋지만, 당분간은 지닌 채로 자연스레 기운이 몸에 녹아들게 하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니라. 지금은 독기가 많이 가셨으나, 그렇다고 해도 그대로 흡수하는 것은 아직 몸에 좋지 않을 터이니. 몸이 기운에 적응하도록 두는 것이 나을 것이니라.”

호아란이 그렇다니 그냥 품에 넣어두기로 했다.

두 아티펙트를 해제하고서, 릴리스에게서 받은 도철의 내단을 품속에 잘 챙겨 넣었다.

그리고 말했다.

“고마워, 릴리스.”

“...흥, 됐거든?”

고맙다고 해도 틱틱대기는.

뭐, 그편이 릴리스답기는 했다.

애당초, 고개를 돌린 릴리스의 귀끝이 살짝 붉어진 것이 단지 내게 고맙다는 소리를 들어서 부끄러워서 저러는 거라는 것도 알 수 있었고.

“으으으음...”

“...왜 그래, 카르미나?”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침음성을 내는 카르미나가 보이길래 묻자 카르미나가 내게 말했다.

“생각해보니 여는 여의 영웅을 위해 무언가를 해준 적이 없었던 것 같아서 말이다.”

“아니, 카르미나는 충분히 나한테 많은 걸 해주고 있는데?”

애초에 지금 차고 있는 뉴 ‘천호의 갑주’와 ‘용 발톱’의 재료 중 하나가 카르미나껀데.

“후후, 영웅의 말은 고맙지만, 사실이지 않으냐? 정확히는, 여만이 영웅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해준 적이 없었다고 하는 편이 더 맞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말하면 또 할 말이 없어지는데.

골똘히 생각하던 카르미나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러니, 영웅이여. 여에게서 ‘강신’을 받아보지 않겠느냐?”

“파라오?!”

그런 카르미나의 말에 기겁한 건, 카루라였다.

카루라의 반응을 보니까 딱 봐도 카르미나가 내게 받아보라고 한 강신인지 어지간한 일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괜찮도다, 분명 ‘강신’은 나르메르 왕국의... 파라오만이 받을 수 있는 비인비전의 비기이지만, 이미 망국의 나라이지 않느냐? 더욱이 마지막 파라오인 여가 바라는 것이니 이미 안식중이신 선조들께서도 딱히 뭐라 하지는 않을 것이다. 거기에... 이미 영웅은, 다른 의미에서의 비기를 사용한 적도 있지 않느냐?”

카루라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이, 그렇게 설득에 나서는 카르미나.

“하지만...”

그런 카르미나의 말에도 여전히 표정이 좋지 않은 카루라를 품에 꼭 끌어안은 카르미나가 말했다.

“파라오가 아닌 여가, 여의 영웅에게 지금 해줄 수 있는 것이 얼마 없으니 부탁하마.”

“...아,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그, 손을 좀.”

“음, 미안하구나. 아이를 가져서인지 한층 더 말랑말랑해진 것이 만지기 좋아서... 여도 임신하게 된다면 이리되는 것일까? 그나저나 정말로 말랑말랑하구나. 살집이 조금 붙은 것...”

“파라오.”

“으음... 여전히 날렵한, 여의 대전사다운 멋진 몸매이니라!”

깨갱하고, 꼬리를 축 늘어뜨리며 급하게 말하는 카르미나가 이내 내 시선에 어색하게 헛기침을 말하고는 말했다.

“아, 아무튼, 카루라도 허락해줬으니 이제 됐노라. 어떠하느냐, 영웅이여? 받아볼 생각이 있느냐?”

“그래서 그 강신이란 게 뭔데?”

받고 자시고할 것도 없이, 뭔지도 모르는 거라 그렇게 묻자 카르미나가 개구쟁이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르메르의 역대 파라오가 파라오일 수 있었던 이유, 그 모든 것에서부터 정점일 수 있었던 이유이노라.”

모든 것의 정점.

그 말은 말 그대로의 의미였다.

나르메르 왕국은 한 명의 파라오가 나라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전제군주제이자 동시에 신들의 명령에 의해 따르던 신권정치, 두 양상을 띠는 나라였다.

그런 나르메르 왕국에서 파라오는 왕과 동시에 교황이나 다름없는 존재였고,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범인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로 여겨졌다.

그야말로 현인신.

카르미나가 신좌에 오르면서, 한계가 있었다곤 한들 정말로 신과 같은 존재가 됐던 것과 달리 그 이전의 파라오들 역시 이제껏 그냥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현인신이라고 불리는 존재였다.

신민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

마땅히 존경받을만한 능력을 갖춘 존재.

현세에 존재하는, 살아있는 신.

그렇게 여겨지던 것이 나르메르 왕국의 파라오였다.

하지만, 그것이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란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과거 내가 살고 있던 세상에서 자기가 현인신이라고 주장했던 인간도 온갖 선전과 선동, 정보의 조작을 해서 현인신이라고 불리기는 했었지만, 그 또한 한계가 있는 일이었으니까.

선동과 조작만으로는, 결코 무능을 감출 수 없다.

그 증명으로 걔네도 몇 대도 안 돼서 화끈하게 좆망하기도 했고.

아무튼.

그런 만큼 무려 100대가 넘는, 수천 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이어온 나르메르 왕가의 파라오들이 모두 현인신이라 불리며 존경받기는 쉽지 않았다.

그것이 가능하게 하려면, 실제로도 파라오가... 단순히 선전이나 선동만이 아닌 정말로 범인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뛰어난 존재여만 가능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 명의 완벽한 초인이 다스리는, 완벽한 철권 통치란 것이 이상에 불과할 뿐이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한 명의 완벽한 초인은 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대대로 이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이 세간의 인식이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제아무리 신의 피를 이어받아서, 저마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자들이 파라오를 역임했다고한들, 뛰어난 재능을, 영웅이라고 불리던 이들의 피가 그런 파라오들과 피를 섞었다고 한들.

사람이란 게 항상 뛰어난 자가 태어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건, 나르메르 왕가도 마찬가지였다.

때때로 나르메르 왕가에서도 범재의 파라오는 등장하고는 했다.

애초부터 손이 귀한 나르메르 왕가인 만큼, 범재라고는 해도 결국 파라오가 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신혈자라는 특성상, 범인보다는 분명 우수했지만 나라를 완벽하게 다스리는 초인으로는 부족한 파라오들은 100대가 넘는 나르메르 왕가의 역대 파라오중에서, 사실상 대부분의 파라오들이 그러한 파라오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파라오로서 모두 나르메르 왕국을 훌륭하게 이끌고, 번영을 이룩했다.

범인과는 다른, 그야말로 현인신이라고 불릴만한 업적을 이뤄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바로 ‘강신’이니라!”

허리춤에 손을 얹고 가슴을 쭉 펴며 당당하게 말한 카르미나.

덕분에 크게 위아래로 역동적으로 흔들리는 카르미나의 젖가슴이 보였다.

의식이라고 해야 할지, 마음가짐의 문제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오랜만에 나르메르 왕국 시절의 옷을 입고 있는 카르미나는 솔직히 어디에 눈을 두어야 할지 모를 차림새였다.

솔직히 옷이라기보다는 천으로 음부와 젖가슴을 가리고 그 주변에 황금으로 된 장신구를 주렁주렁 매달은 카르미나를 보는 것도 오랜만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꼴렸지만, 지금은 대낮이었다.

대낮에는 부끄러움이 많아지는 카르미나인만큼, 부탁한다고 해도 끽해야 펠라치오정도에 그칠 거고, 무엇보다도 주변에 눈이 많아서 그럴 수도 없었다.

그래도 오랜만이기도 하고, 오늘은 카르미나한테 저 옷을 입고 하게 해달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략적으로 ‘강신’에 대해 카르미나에게 듣고 이해한 바를 내가 말했다.

“그러니까... 혼을 몸에 받아들여서, 그 혼이 이제껏 쌓아온 경험을 모두 받아들인다는 거지?”

강신.

역대, 나르메르 왕가의 모든 파라오들이 현인신이라고 불리며, 완벽한 초인으로서, 통치자로서 존경받을 수 있었던 이유.

그건 이미 과거에 존재해온, 철인들이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파라오들이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이었다.

혈통이니 뭐니하는 것만으로는 이어질 수 없는 것을, 단순히 타고난 재능으로는 부족한 것들을 이어받는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말에 카르미나가 후후후, 하고 웃으면서 더욱 가슴을 피며 말했다.

“맞노라, 그런 식으로 역대 파라오들은 일개 인간이 평생토록 쌓을 수 있는 경험과 지식 그 이상의 것들을 쌓아왔었노라!”

그건, 정말로 치트키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지닌 존재라고 해도, 결국 그 존재가 이룰 수 있는 것들은 한정된 법이었다.

남들보다 열 배는 빨리 이해할 수 있는 천재라고 한들, 결국 열 배였다.

10년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 1년이 되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긴 했지만, 그래봤자 한계가 있는 거였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평생을 배운다고 해도 결국 수명의 한계에 부닥치게 되기 마련이었으니 당연했다.

하지만 그것들을 깡끄리 무시할 수 있다면, 시간이란 한계를 깨고서 그냥 쌩으로 경험과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면.

아무리 능력이 부족한 파라오가 역임한다고 한들 나라를 이끄는 데 무리가 없을 만도 했다.

더군다나, 그렇게 파라오의 경험과 지식을 채워주는 존재들이 과거의, 실제로 나라를 융성하게 만들었던 책에서나 나올 법한 ‘철인’, 자기 혼자서도 나라 하나를 세우고 운영할 수 있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췄던 초인들이라면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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