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늑대 (10)
“그럼 다시 한번 묻지.”
은빛으로 반짝이는, 생각해보니 어째서 털의 색이 같은 걸 미처 보지 못했던 걸까 싶을 만큼, 아니 그걸 제외하더라도 이반 그 녀석이 좀 더 진중하고... 진지한 얼굴로 늙었으면 딱 이렇게 됐을 것 같다 싶게 생긴 중년이 그렇게 말하며 턱을 괴었다.
“그대가... 내 딸의 뭐라고?”
“그...”
에일레야의 아버지였으면 미리 말씀 좀 하시지...
말씀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일단 다짜고짜 걷어차고 보긴 했지만.
아무튼.
에일레야의 약혼을 파토낼 작정으로 왔었던 만큼, 에일레야의 아버지랑 척질 각오는 해뒀지만 이런 식으로 척질 생각은 아니었는데 처음부터 계획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다른 건 몰라도 척은 확실히 진 것 같다는 거였다.
그도 그럴게 아까부터 나를 보는 시선이 썩 좋지 않았다.
그야 아빠 앞에서 자기 딸의 보지 주인이라고 말한 새끼니까 당연히 그렇겠지만.
역지사지해서 생각하면, 내 앞에서 그딴 소리를 한 새끼가 있었으면 몸과 머리를 손수 분리해줬을 거였다.
딸이 남친을 데리고 왔어도 꼴받을 것 같은데 심지어 그 새끼가 내 앞에서 그딴 소리를 한다? 누가 말려도 그 새끼를 죽여버리려고 했을 거다.
근데 그 짓을 내가 했네?
입술이 바싹 말랐다.
분명 두들겨 처맞아서 죽어도 싼 짓을 했지만, 그렇다고 죽어줄 생각은 없었다.
이미 내 목숨은 나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아내들이 죄다 지분을 갖고 있어서, 내 몸에서 내 지분이라고 해봤자 끽해야 소변 볼 때 조준용으로 쓸 오른손 한 짝 정도뿐이었다.
농담이 아니고, 한조 재조립 쇼를 하고 나서는 내 몸의 대부분이 정말로 메이드인 아내들이 되어버린 탓에 내 몸인데 거기에 내 지분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아주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 지분으로 남은 조준용 손 한 짝을 에일레야네 아빠에게 내어줄 생각도 없었다.
그럼 양손으로 아내들의 가슴을 움켜쥘 수 없게 되고 마니까 안된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젖을 짜내줘야 하는 아내만 둘이나 있는데, 한 손만으론 턱도 없이 부족했다.
앞으로도 젖을 짜내야할 젖가슴은 더욱 늘어날 테니 더더욱 안됐다.
그럼...
그럼 뭐로 사과를 해야 하지.
애초에 이게 사과한다고 될 일인가?
역시 팔 한 짝은 줘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잘만 하면 다시 돋아날지도 모르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런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에일레야의 아빠가 고개를 돌리더니 입을 열었다.
“...흠, 좋아. 에일레야, 네가 설명해보거라.”
“...내가요?”
“그래, 저자가 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너에게 물어도 될 일이니.”
“윽...”
쓴물을 삼킨 듯, 그런 소리를 낸 에일레야가 어째 릴리스가 내게 자주 보여주는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표정을 짓고는 작게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그냥 아는 사람이에요.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만난... 그냥 지인...”
그런 에일레야의 말에 울컥했다.
“아니, 누나. 진짜 이러기에요?”
“내가 뭘? 그보다 넌 또 어떻게 여기 있는 건데?! 이고르 삼촌은 어쩌고ㅡ”
“아니 그건 됐고, 왜 아까부터 자꾸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만 해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나보다 더 울컥한 듯한 얼굴의 에일레야가 외쳤다.
“네가 먼저 그냥 지인이라며?!”
아니.
“그야 그땐 그랬지만. 그렇다고 거기서 내가 누나 보지 주인이라고 할 순 없잖아요.”
“그럼 여기선 왜 그랬는데 이 미친 새끼야아아!!”
조금 진정했나 싶었는데 다시 얼굴이 새빨개진 채 벌떡 일어나더니 빼액 소리 지르는 에일레야.
씨익, 씨익거리는 에일레야를 보고서 찔끔하고 있을 때, 에일레야의 아빠가 입을 열었다.
“그만 됐다. 에일레야, 아무래도 네가 말한 대로 그냥 아는 사람인 건 아닌 것 같구나.”
“큿...”
아버님의 말에 더더욱 얼굴을 붉게 물들인 에일레야가 결국 풀썩 주저앉고선 나를 존나게 노려봤다.
“그래, 그대가... 내 딸과 어떤 사이인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군. 저 녀석도 한창 때의 여자이니. 그래서... 여기에 온 이유가 뭐지?”
이유...
그야 당연히.
“에일레야 누나 데리러 온 거죠.”
“역시 그렇군.”
그런 내 말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아버님이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건 안될 것 같군. 이미 에일레야에게 정해진 혼처가 있으니.”
이미 알고 온 거라서 곧장 대답했다.
“그걸 좀 어떻게 해주시면...”
“안된다. 만약 그대가 웨어울프였다면 약혼 따위야 얼마든지 취소해줬을 거다. 하지만, 분명 조금 전에 날 걷어찼을 때 느껴졌던 기운과 달리 아무리 봐도 지금은 그저 평범한 인간으로밖에는 안 보이는군. 아무래도 아주 약간... 이쪽의 피가 섞인 것도 같지만, 고작 피가 섞인 정도로는 에일레야를 내어줄 수는 없다.”
그렇게 말하는 아버님의 말에 태연하게 굴었지만 내심 놀랐다.
그걸 느낄 수가 있는 건가...?
그야 조금 전에 아버님을 걷어찼을 때는 웨어울프의 능력도 사용 중인 상태긴 했다.
반쯤은 혹시 실수해서 에일레야의 약혼자인 새끼가 죽어버려도 된다고 생각하고 걷어찬 거였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했다.
근데 그 사실을 알아차린 건 여태껏 아무도 없었...지는 않았네.
그 촉수 괴물도 나한테 처맞을 때마다 내가 어떤 종족의 능력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차린 느낌이었으니까.
아무튼, 어지간하면 내 능력을 알아차린 경우는 드물었다.
물론, 눈앞의 아버님도 내가 웨어울프의 피가 섞인 혼혈 정도로만 여기고 있는 모양이고 자세한 건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지만.
이 경우는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낌새라도 느낀 게 어딘가할 정도지.
아무튼...
그건 차치하고서 이미 예상했던 거절이라서, 나중에 에일레야네 아버지를 설득할 때나 쓰려고 했던 카드를 꺼내 들기로 했다.
“...제가 웨어울프의 자치권을 따줄 수 있다고 해도 안 됩니까?”
“뭐?”
내 말에 에일레야가 눈을 동그랗게 뜨는 것이 보였다.
그런 에일레야만큼은 아니더라도, 아버님도 살짝 놀랐는지 눈가를 꿈틀거리고는 입을 열었다.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군. 그대가 아무리 우리와 혼혈이라고 해도, 결국 인간일 뿐인데 대체 무슨 자격으로 웨어울프의 자치권을 얻을 수 있다는 거지?”
“그건 제가 알아서 하고요. 아무튼, 그래도 안 돼요?”
어째서 에일레야의 아버지가 그토록... 여러 아내를 들이면서까지 웨어울프들을 통합시키려고 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에일레야를 비롯해서, 이반 같은 동생들을 생각하면 적어도 십수 년은 전부터 그래왔던 걸 테고, 세상이 이 모양이 된 건 고작 2년이 좀 넘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과거의 에일레야의 아버지가, 이전 세상에서부터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알 턱이 없었다.
하지만, 세상이 이 모양 이 꼬라지가 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자신만이 아니라, 일족의 일원들이나 제 자식들로 하여금 혼인 동맹으로 계속해서 세를 불리려는 은빛 갈기 일족과 그 족장인 에일레야의 아버지가 지금 당장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는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자치권.
종족, 혹은 국가 단위로 세계 정부 내에 속하긴 하되 저들 나름대로의 자치를 인정받는 것.
작금에는, 웨어허니비를 비롯한 몇몇 종족과 국가만이 인정받은 자격을 원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 계속해서 웨어울프의 세력을 합치려드는 것과 또... 순혈의 웨어울프에 집착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치권을 인정받으려면, 우선 최소 자격으로 일정 수준의 인구가 동일한 세력권에 속해있어야 하는 법이었다.
일족치고는 많은 숫자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일족 수준인 은빛 갈기 일족으로는 자치권을 따내려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은빛 갈기 일족만으로는 그렇다는 거였다.
웨어울프 모두를 합친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당장 웨어울프의 가장 큰 일족들... 다섯 일족만 전부 합친다면 적어도 세계 정부로부터 자치권을 인정받을 수준의, 최소한의 인구는 채울 수 있을 거다.
이십만이 좀 안되는 웨어허니비들도 자치권을 얻어냈으니까, 아마 그쯤이면 가능할 거다.
물론 인구만 채워진다고 주는 건 아니니까, 이것저것 해야 할 것이야 잔뜩 남았겠지만.
아무튼.
냅다 질러본 거긴 한데, 어느 정도 유효한 제안이었는지 침묵하던 아버님이 입을 열었다.
“...과거, 우리들에게 그런 제안을 했던 자가 한 명 있었지.”
“네?”
“아마 그대는 우리랑 같은 세상의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 모를 거다. 하지만, 예전에 그와 같은 제안을 한 자가 있었다. 그때는... 자치권이 아니라, 우리를 받아들여 줄 수 있는 나라를, 세상을 만들어주겠다는 제안이었지만 말이다.”
늑대왕 류리크.
에일레야네가 살았던 차원의 세상에서. 수백 년 전에... 작은 나라를 제국까지 키웠다는 왕.
그런 그가 늑대왕이라고 불린 이유는, 아직 소국의 왕세자였던 당시의 류리크가 한 웨어울프의 일족을 찾아가 힘을 빌려달라고 요청했고, 그 요청을 웨어울프들이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그 증거로, 그 일족의 여자와 결혼한 류리크는 하나하나가 불세출의 전사...
직접 병장기를 들고 날뛰던 시대에서는, 지금에 와서도 수화한다면 털가죽에 총알도 제대로 안 박히는 웨어울프들은 일당백은 커녕 수백도 우습게 여기는 전사 중의 전사들이었을 것이다. 하물며 그러한 웨어울프들로만 이루어진 군대는 소국의 왕으로 그쳤을 늑대왕 류리크를 제국의 황제로 만들게 했다.
“하지만, 그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고 하는 편이 맞겠지. 아무리 제국의 황제가 되었더라고 한들, 세상을 바꿀 수는 없었으니.”
그 당시의 은빛 갈기의 일족의 족장은, 류리크가 한 제안을 받아들였다.
타고난 괴력.
또, 늑대와 같은 형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
덕분에, 웨어울프들은 하나같이 괴물로만 여겨졌다.
웨어울프들에게 물리면 같은 웨어울프로 변한다거나, 웨어울프들이 아이들을 잡아다가 먹는 것을 좋아한다거나 하는 소문은 귀여운 것에 불과했고, 그러한 소문을 진실로 여긴 인간들에게 몇 번이고 괴물을 토벌한다는 명분으로 죽임 당하던 시대였다.
하다못해 붙잡혀서 노예로 부려지는 것조차 아닌, 그대로 잡히는 족족 불에 타죽는 웨어울프들이 흔하던 시대였다.
그리고 그러한 시대였기에, 그런 자신들을 받아들이는 세상을 만들어주겠다고 장담했던 늑대왕 류리크의 말에, 웨어울프들은 목숨을 바쳐가며 싸웠던 것이였다.
결국, 소국에 불과했던 나라를 제국으로까지 만들게 했던 웨어울프들이었지만, 고작해봐야... 제국을 일구었던 황제 정도로는, 고작해봐야 백 년을 살아가는 인간은 세상을 바꿀 수 없었다.
늑대왕 류리크의 사후.
황태자였던... 또 은빛 갈기 일족의 피를 이었던 이는, 인간과 웨어울프의 화합을 증명하는 이들은, 귀족들의 반란으로 죽임을 당하고, 목숨을 바쳐 싸웠던 웨어울프들 역시 도로 내쫓겨서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만이 아니라, 귀족들과도 화합의 증거로 섞였던 동족들은, 반란 당시에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진 채로 깃발 대신에 내걸렸다.
타고난 재생 능력을 가진, 혼혈이라고는 해도 인간보다는 튼튼했던 그들은 그럼에도 죽지 않고서 깃발에 매달려 말라 죽어갔다.
“그 뒤로도... 우리는 언제나, 언제나 이용만 당하던 신세였다. 수백 년에 걸쳐 여러... 늑대왕과 같은 자들이 나타났지. 우리를 받아들여 주겠다. 이해해주겠다고 말하던 자들이. 또, 우리는 그들을 다시 한 번 믿었다. 언제고... 언제고, 믿어볼 수 밖에 없었지. 하지만, 그들 모두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뿌득, 하고 주먹을 움켜쥔 아버님이 말을 이었다.
“더이상 우리가 그들을 믿지 못하게 되었을 때, 우리들은, 우리 스스로가 바뀌려고 했었다. 이렇게 계속해서 쫓기고 죽어갈 바엔 차라리 숨어 지내며 그들과 피를 섞고, 차라리 그들에게 속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할 수 없었다. 아무리 피를 섞는다고 한들, 그들은 우리를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 세월이 얼마가 흐르던, 이미 몇 줄도 채 안되는 옛날 이야기에나 나올 우리를 언제나 두려워할 뿐이었지.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아무리 피가 섞여도 그들은 우리를 같은 존재로 여기지 않은 것이다. 바로 어제까지만해도 이웃으로 지냈던 이들이, 제 이웃에 우리들의 피가 섞인 것을 알자 죽이려들었지... 그리고... 섞이고자 했기에 섞였던 이들은 그들에게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많은 세월에 걸쳐, 피를 섞어, 피가 옅어져서, 약해진 웨어울프들은, 고작해봐야 인간보다 조금 더 강할 뿐인 이들은 더욱 탄압의 대상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들이 피가 섞이지 않은, 순혈의 웨어울프들보다 훨씬 약했기 때문이었다.
옅어진 피로, 수화조차 하지 못하는, 그럴 수 없게 된 웨어울프와 인간들의 혼혈들은 수도 없이 잡혀 들어가서 죽임을 당했고, 가죽이 벗겨졌다.
인간의 그것과 마찬가지인 가죽을, 그들은 ‘늑대 가죽’이라며 팔며 조롱했고, 제 어미나 아비의 앞에서 어린 웨어울프를 죽이는 것을 오락거리로 여겼다.
“우리는, 계속해서 쫓기고, 또 쫓겨나갔다. 세월이 지날수록... 우리는 계속해서 수가 줄어들어만 갔고, 언제나 쫓겨 다니기에 서로 힘을 합칠 수도, 뭉칠 수 없어 약해져만 갔지. 그대로 가면, 결국 우리는 모두 죽어 세상에서 사라졌을 테지.”
언젠가 될지 모를, 하지만 분명했을 멸망을 앞에 두었을 때, 이런 세상에 오게 되었다고 피로한 기색의 그가 말했다.
“하지만, 세상이 뒤바뀌었다고 한들 바뀌는 것은 없더군. 여러 세상이 뒤섞이고, 여러 종족이 평등하다고 말하는 작금의 세상에서조차도 변하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이 세상은 더 이상 칼을 들고 싸우는 ‘전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세상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기껏해야 짐승을 사냥해서 죽이고, 그 부산물을 팔아 연명하는 사냥꾼에 불과하겠지.”
“......”
입술을 꾹 다무는 에일레야.
조금 다르긴 하지만, 헌터도 그것과 비슷한 짓을 하는 직업이고, 확실히 가출한 뒤론 헌터일을 하며 살았던 에일레야라서 뭔가 느끼는 것이 많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언젠가는 끝나고 말거다.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이들은 무척이나 강하니까, 혼란스러운 지금이 끝나게 된다면, 그들은 더더욱 강해질 테지. 그리고, 언젠가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다시 배척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평등과 화합, 그런 말이 얼마나 우스운 이상인지 그 누구보다도 우리들이 잘 알고 있으니. 이대로라면... 또 다시 예전과 마찬가지로,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돌아가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게 말하는 아버님의 목소리에는 뿌리 깊은 불신으로 가득했다.
“다른 세상의, 다른 차원에서 온 웨어울프들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더군. 세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들 역시 우리와 같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때 확신했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들뿐이다. 오직 우리만이 우리를 구제하고, 우리만이 우리만을 위해 살아간다. 다른 종족들이, 다른 이들이 쥐어주겠다고 하는 이해는 신뢰할 수 없다. 우리가 아닌 이들은, 언제고 우리를 배신할 수 있을 테니.”
음, 이거...
“그러니, 설령 그대가 정말로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안하지만 사양하지. 아무리 그대가 우리의 피가 섞였다고 한들, 그대 역시... 우릴 몇 번이고 배신한 이들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설득하기 존나 빡셀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