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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 (364)화 (364/523)

색공 (2)

“듣지 못했나? 하음혈에 모은 기를 고환으로 옮기라고 했다.”

들었다.

제대로 들었으니까 당황한 거잖아.

나는 일반적으로 기라고 부르는 것.

다른 사람들은 마나니 내공이니 마력이니, 심지어 신성력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는 것.

어쨌든, 이건 따져보자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힘이었다.

신체 능력을 끌어올리는 건 기본중의 기본이고, 조금만 바꾸는 걸로 불꽃을 만들든 뭘 하든, 심지어 다 잘려나간 신체를 회복시키까지 하는 그런 힘.

그런 걸 갑자기 고환으로, 하필이면 그런 곳으로 옮기라고 하니까 당연히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근데 까라면 까야지.

원래 PT 받을 땐 하라는 대로 해야하는 법이었다.

그래도, 자지는 몰라도 부랄에다가 기를 들이부은 적은 없어서 조심스레 기를 옮겨가기 시작했다.

“......”

이제껏 천마가 소주천이고 대주천이고 해대면서 직접 다져둔 혈도가 아니라, 생전 처음으로 뚫기 시작한 고환으로 향하는 혈도는 생각보다 넓고 단단해서 수월하게 기를 옮길 수 있었다.

까딱해서 잘못했다가 이게 터지기라도 했다간 좆되는 걸론 안 끝날테니까, 수월하다고 해도 이쪽은 비질땀이 줄줄 흘러대긴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렇게 천마의 말대로 했을 무렵이었다.

“...음.”

느낌이 이상해.

딱히 무게가 있을 리도 없는 기인데도, 괜히 밑이 묵직해진 느낌.

까놓고 말해서 부랄이 묵직해진 기분이 들었다.

마치, 한 일주일은 금욕한 것처럼 꽉 차있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적은 거의 반년만이라서 나로서도 엄청 색다른 기분이었다.

디스펜서가 된 이후부턴, 솔직히 내 여기가 이렇게 묵직한 적은 없었으니까.

쌓이기도 전에 전부 배출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긴 한데.

진짜 뭔가 엄청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이라 어색해하고 있을 때 천마가 그런 나를 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제대로 된 모양이군. 그래서, 기분은 어떻지?”

“...제대로 된 모양이라니, 그럼 이거 제대로 안 될 수도 있었던 거에요?”

“이 몸에겐 달려있지 않은 곳이니 확인할 방도가 있을 리가 없잖나.”

확실히 이게 천마한테 달려있지 않은 곳이긴 한데.

아니, 그렇다고 뭔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곳에...

“...제대로 안 됐으면 어떻게 됐던 건데요?”

“ㅡ글쎄, 그것도 이 몸에겐 달려 있지 않은 곳이니 잘은 모르겠군.”

그렇게 말하면서도 슬쩍 시선을 피하는 천마를 보니까 순간적으로 내 묵직해진 부랄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폭탄처럼 느껴졌다.

...나한테 뭔 짓을 시킨 거야.

잘 됐으니 다행이지만, 까딱하면 천마랑 내 아내들의 사이가 불구대천의 원수가 될 뻔했다.

...잘됐으니 다행이지.

그렇게 여기고서 물었다.

“...아무튼, 이제 뭐하면 되죠?”

이제껏 주구장창 돌리던 소주천과 대주천에서, 마지막으로 고환에 그렇게 몸 전체로 돌리던 기를 몰아주는 것으로 끝맺은 것뿐이라서 물어봤더니 천마가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다가 말했다.

“더 할 것은 없다. 그걸로 끝이니까.”

“...이게, 천마색공이라고요?”

“정확히는, 그 기초지. 딱히 천마색공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거기에 따로 어떤 요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 몸이 알고 있는 색공들의 심득을 모두 담아 엮어냈을 뿐이니. 다만, 모든 심득과 요결을 담아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천마색공이라 할 수 있겠지. 기초이자, 근간이며, 끝이라고 보면 된다.”

뭔 소리지 그게.

“...굳이 말하자면, 따로 초식이 없는 거라고 보면 된다. 소주천과 대주천을 행하고, 이를 통해 모은 기를 다시 그쪽에 돌리는 것으로 완성됐다는 의미이다. 제대로 체득한 것만으로도, 그 효과가 몸에 작용할 테니 말이다. 너는 육체의 재능은 탁월하나 이치를 깨우치는 오성은 다소 나쁜 경향이 있구나.”

내 대가리가 나쁘다는 소리를 좀 고상하게 말해줘도 기분이 나쁜 건 똑같은 일이었다.

“어쨌든, 이 몸이 가르칠 건 전부 가르쳤다. 앞으로 할 건 조금씩 좀 더 다듬어가며 개선해나가는 거겠지. 아무리 이 몸이라도 지금으로선 단순하게 요결과 심득을 엮어놓았을 뿐인 무공이니 말이다. 뭐, 지금의 거라도 꾸준하게 수양하면 성과를 볼 수는 있을 거다.”

변한 거라곤 묵직해진 부랄뿐인데 이걸로 끝이고 남은 건 꾸준하게 수정해나가는 것 뿐이라고 하니까 좀 얼떨떨했다.

그때, 나를 보던 천마가 히쭉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래. 확실히 이래서야 남은 일주일간은 이 몸이 가르칠 것도 없겠군. 그러니, 어떠냐.”

고작 일주일이었지만, 천마는 천마.

인간에서 벗어난 기신이란 존재가 맞긴 했던지,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조금 더 자란 몸으로ㅡ 하지만 키만 조금 컸지 여전히 평평한 평원인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뭣하면, 이 몸이 가르쳐준 걸, 이 몸으로 시험해봐도 좋다.”

어째서 일주일 동안 키는 무럭무럭 자라서 반 뺨 정도는 컸는데 가슴은 그대로인걸까...

설마하니 천마의 가슴은 저게 이미 성장이 끝난 건 아닐까...

일단, 유혹이랍시고 하는 듯한 천마였지만 여전히 꼬맹이에서 조금 키가 큰 수준에 가슴도 평평해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최소한 사티처럼 봉긋하게 잡힐 정도는 되어야지 유혹이 될 법한데, 천마는 그마저도 아니었으니까.

하다못해 엉덩이라도 컸으면 모를까, 그마저도 아니었으니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됐어요, 계약까진 아직 일주일이나 남은 거 잊었어요?”

그래서 거절하자, 눈을 동그랗게 뜬 천마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 보였다.

“...이상하군, 운공 중에는 분명 평소보다 성욕이 강해질 것인데.”

아까부터 부랄이 묵직한 건 둘째치고 살짝 꼴리려고 하던 게 그런 이유에서였나.

갑자기 왜 이러나 싶었는데 천마색공의 부작용... 아니, 색공이니까 평범한 작용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랬던 모양이다.

근데, 딴 건 몰라도 성욕이 강해졌다고 해서 저런 유혹에 홀랑 넘어가서 천마를 안거나 할 정도는 아니었다.

뭣하면 사티나 에일레야에게 오늘 몫을 미리 주면 줬지 조금 컸다고 한들, 여전히 꼬맹이인 천마를 어떻게 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뭣보다...

스르르륵...

내 발치에서 꾸물거리는 세계수의 뿌리를 바라봤다.

릴리스랑 달리 아리아드가 천마에게 이렇다할 질투는 안 했어도, 내가 여기서 천마를 안는다면 곧장 아내들 모두에게 알려질게 분명했다.

디스펜서로서.

계약으로서.

어디까지나 그런 이유에서 천마를 안는 것까진 간신히 허락해준 상태인데 계약 외로 천마를 안는다?

반드시 좆될 게 분명했다.

어디 짱박아놓고 밖에 나오지도 못하게 할 지도 모르는 상황.

그러니.

“저는 어디까지나, 계약만 지킬 생각이니 헛수작은 부리지 마세요.”

확실히, 다시 선을 그어놓자 한숨을 내쉰 천마가 말했다.

“어쩔 수 없군. 그럼 이 몸은 이만 가보도록 하마. 내일 다시 보지.”

그런 내 말에 깔끔하게 포기한 천마가 이내 천마와 천매화의 임시 거처로 내준 천막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것을 보다가, 나 역시 몸을 돌렸다.

원래, 천마와의 색공 수련 후에는 따로 내 개인의 수련도 할 예정인데 이거, 생각보다 더 많이 꼴렸다.

이미 운공도 끝난 상태인데도 이러는 거 보면 한 번 발동시키면 한동안은 지속되는 모양이었다.

이래서야, 수련이고 자시고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분명 딴 생각하다가 속이 다 뒤집히기만 하겠지.

그러니까...

“에일레야랑 사티는 지금 뭐 하고 있으려나.”

둘 다 별일 없었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사티는 호아란이랑 같이 장을 보러 간 모양이었다.

안 그래도 입이 잔뜩 늘어서 우리랑 은빛 늑대단 몫으로 몇 개월치는 구비해둔 식료들이 바닥이 나고 있었는데 이참에 보충하러 갔다나.

그래도 잠시 외출 나간 전용 보지 2호인, 사티랑은 달리 전용 보지 1호인 에일레야는 있었으니 다행이었다.

한창 은빛 갈기 일족의 주소 이전이라든지, 거주 문제라든지, 차후에 일자리 문제라든지로 끙끙대고 있던 에일레야에게 부탁하자, 새침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에일레야.

“...나, 아직 일하고 있던 중인데?”

“한 번, 아니. 두 번이면 되니까요.”

“하아...”

그런 내 말에 한숨을 내쉰 에일레야였지만, 좌우로 열심히 움직이는 꼬리를 보니까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올랐다는 듯이 에일레야가 말했다.

“...그런데, 너 지금 천마님이랑 수련 중이었던 거 아니였어? 그... 색공인지 뭔지 하는 그거.”

“아, 그거 이미 다 배웠어요.”

천마의 말로는 앞으로도 개선해나가야하니 뭐니 하긴 했지만, 일단 다 배운 건 맞았다.

“......”

그런 내 말에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던 에일레야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별로 변한 건 없네? 색공이라면 그거 아냐? 섹스 잘하게 되는 거.”

“누나가 보기에도 그래요?”

나도 평소보다 묵직해진 부랄이나, 천마의 말대로 조금 성욕이 강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말고는 변한 게 없어서 되물었더니, 다시 빤히 날 보던 에일레야가 입을 열었다.

“응, 평소랑 똑같... 아, 혹시.”

“혹시?”

“이미 잘해서 그런 거 아냐? 솔직히, 네가 제일 잘하는 게 그거잖아.”

검지와 중지 사이로 엄지를 빼꼼 내밀며 말하는 에일레야.

“아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게 말하니까 기분이 좀 그런데.

“시무룩해하긴, 칭찬한 거야. 칭찬. 아무튼, 나 아직 오늘 해야 할 일 잔뜩 남아있으니까... 보지는 안 돼. 보지로 하면 몇 시간은 허리가 빠져있으니까. 또 씻으러 가야 하고.”

“그럼 뒤...”

“당연히 뒷보지도 포함이거든, 이 변태새끼야.”

릴리스랑 너무 어울리게 한 모양이었다.

구박하는 솜씨가 너무 비슷해졌어.

“...그럼 입으로.”

“턱 아픈데... 손은 안 돼? 정액은 입으로 마셔줄테니까.”

“그건 양보 못 해요.”

보지도, 뒷보지도 안되면 최소한 펠라치오는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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