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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 (379)화 (379/523)

진정한 힘 (2)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천마가 다시 내 앞에 앉고는 말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이 몸이 가르쳐준 것들을 떠올려봐라.”

여전히 뜬구름 잡는 소리였다.

대체 나보고 뭘 어쩌란 걸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또 조언대로 천마에게 배웠던 것들도 떠올려봤다.

내가 천마에게 배운 건, 당연히 천마색공이 전부였다.

물론, 나름 천마가 자신이 알고 있는 색공을 합치는 과정에서 신공 소리를 들어도 될만한 무공이 된 만큼 천마색공만 덜렁 배울 순 없었고, 나야 꼼수로나마 소주천과 대주천을 천마가 대리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어떻게 겨우 배운 수준이긴 했다.

대충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몰라도 그 전기를 사용한 이런저런 물건들은 잘만 쓰는 것처럼.

나 역시 천마색공을 배우기 위한 기반은 하나도 없지만, 천마색공만큼은 어찌저찌 배워서 쓸 수 있게 된 느낌이라고 보면 됐다.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 나 스스로도 소주천과 대주천을 돌릴 수 있도록 천마색공에 필요한 혈도들도 전부 배우기도 했지만, 이거야 전자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코드를 꼽는 수준의, 정말로 필요 최소한의 지식이고...

“응...?”

혈도라는 걸 생각해보니까, 떠오른 것이 있었다.

천마가 내 자지를 존나 민감한 조루 자지로 만들었던 것도... 천마가 혀로 내 자지에 있는 혈도를 점해서 수작을 부렸던 거였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기를 사용해서 신체의 이런저런 부분을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당장 나만 해도 신체 강화에 사정 조절에 자지를 크게 만드는 것까지... 내 신체의 상태를 조절하는데에 기를 써대고 있기도 하니까...

그리고, 본인의 신체를 기로 강화하고 다루는 거는 기초 중의 기초고... 그 다음이 기의 방출, 검기나 권기, 혹은 검강이나 권강같은 거였다.

하지만, 기가 자신의 신체를 다루거나, 외부로 방출시켜서 공격력을 강화하거나가 하는 것이 끝이 아니었다.

내가 종종 쓰고는 하는 치유술 따위도, 기를 사용하는 거니 말이다.

기를 통해서, 상대방의 회복력을 높여주거나 상처를 치료하거나 하는 신성력 역시, 결국 기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즉... 천마색공에 의해 내 신체를 강화하는 거, 내 정액이 슈퍼 정액으로 바뀌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초, 기본이란 소리였다.

“나 진짜 개빡대가린가.”

내 머리가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래도 이런 것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단 거에 좀 충격이었다.

천마의 말대로, 내 자식들은 내 머리를 닮지 않았으면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사실상 단전 상태가 된 부랄 두 짝에 모인 기를 다시 움직였다.

“...다행히 말하면 알아듣긴 하나 보군.”

천마의 쓴소리가 들려왔지만, 못 들은 채하고서 기를 움직이다가... 시험 삼아 손끝으로 옮겨봤다.

그러자 평상시랑 확실하게 다른 느낌의 기가 내 손가락들에 맴돌았다.

천마가 천마색공이 기본이자 근간이고, 완성이라고 한 이유.

그 이유를 직접 기를 밖으로 꺼내 본 지금에서야 알 수 있었다.

천마색공은, 단순히 정액을 압축시켜서 슈퍼 정액으로 바꾸는 무공이 아니었다.

애초부터 기의 성질 자체를 바꾸는 무공이었다.

내 기가 대체 어떻게 바뀐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색공인만큼 그쪽에 유효한 효과를 보이는 기로 바뀌었을 테고... 이것저것 응용하다보면 여러 가지로 써먹을 수 있을 그런 능력이었다.

세상에 떠도는, 모두가 기라든지 마나라든지 내공이라든지, 신성력이라든지하며 부르는, 힘을.

마법도, 주술도, 무공에도 속하지 않는 다른 종류의 것으로 바꾸는 힘.

무공의 일종인 색공이었지만, 그 결과로 정작 튀어나온 건 또 다른 계통의, 기를 다루는 방식인 셈이었다.

왜 천마가 나보고 천마색공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했는지도 덕분에 잘 알았다.

그나저나...

“...한번 시험해보고 싶은데, 몸 좀 만져봐도 돼요?”

그렇게 말했더니, 몸을 움찔하는 천마가 보였다.

“천마?”

“...그런 건 돌아가서 릴리스한테나 시험해봐라.”

그건 확실히 끌리긴 하는데.

“아니, 그래도 그러지 말고 한 번만...”

퍽, 하고 걷어차는 천마 때문에 말을 잇진 못했다.

팬티 하나 입었다고 사람이 다리를 아무렇게나 들어 올리다니 부끄러움이 없는 천마였다.

어차피 서로 볼 거 다 봤으니 딱히 부끄러울 필요도 없기도 했다만.

그나저나 아프긴 진짜 더럽게 아프네.

천마에게 걷어차인 옆구리를 붙잡고 있자니 그런 날 보던 천마가 말했다.

“이제 어서 나가라. 알려줄 건 다 알려줬으니. 이 몸은 이만 쉬고 싶군.”

명백한 축객령에 쑤시는 옆구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보다요, 일단 저도 할 말이 있는데요.”

“...할 말?”

“네, 뭐. 내가 천마색공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건 덕분에 알았는데... 어쨌든 더 이상 제가 이걸 더 배울 것도 없는 것도 맞잖아요?”

“...그렇겠지, 그래서?”

그래서긴 뭐가 그래서야.

“어차피 그렇게 됐으니까, 남은 기간 동안엔 저한테 무공이나 좀 가르쳐주실래요?”

나도 뭐, 그럭저럭 싸우는 편이었지만.

어디까지나 그럭저럭 싸우는 편인 거지, 전투를 잘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었다.

그냥 강화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한, 기프트에 근거로 한 여러 가지 능력을 이리저리 섞어가며 땜빵하는 거지 실질적으로 내가 싸움질하는 걸 보면 그냥 주먹질, 발길질이 전부인 수준이었다.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니었다.

주먹질이던 발길질이던, 처맞으면 아픈 건 매한가지였다.

강기까지 두른 꿀벌 펀치라면 어지간한 괴물딱지도 제대로만 꽂아넣으면 요단강을 건너게 해줄 자신도 있었다.

문제는, 내가 만나는 놈들이 어째 어지간한 괴물딱지들이 하나도 없다는 거였다.

기본적으로 존나 튼튼한데, 회복력도 존나 무시무시한 그런 새끼들만 마주친단 말이지.

그러니, 무공을 좀 배워보면 어떨까 싶었다.

천마에게 배운다면 나도 그럭저럭 몇 개는 어떻게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네 오성을 생각해보면, 이 몸이 알고 있는 무공 중에서도 가장 기초적인 것을 몇 가지 배우는 수준일 텐데?”

“그래도 지금보단 낫겠죠.”

그 말에 살짝 고개를 끄덕인 천마가 입을 열었다.

“알았다. 그럼 네가 배울만한 무공을 좀 생각해두지. 이만 나가봐라.”

“고마워요, 그럼 쉬세요.”

아니라고 계속 우기기야 했지만, 어쨌든 이제 막 처녀 상실한 데다가 한 번 기절하기까지 한 천마였으니까 피곤할 만도 했어서 그렇게 말하고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일단 사티랑 에일레야한테 가서 한 번 시험해볼까.”

좀 있다 있을 의무방어전을 위해서, 천마에게 쏟아붓느라... 기껏 유스티티아가 만들어준 정력제를 전부 마시고도 반절밖에 남지 않은 사정 횟수를 채우기 위해라도 쉬어두어야 하는 것도 쉬어두어야 하는 건데, 우선 궁금증부터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쯤 둘이 있을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천마랑 연장 계약하게 된 걸로 단단히 혼날 게 분명해서 돌아가기 싫은 건 절대로 아니었다.

응.

진짜로 아니었다.

에일레야랑 사티, 둘 중 누굴 먼저 찾을까 생각했다가 지금쯤 에일레야는 한창 일하고 있을 듯 싶어서 이 시긴대면 별로 할 일이 없을 사티부터 찾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한창 저택이 지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감독 겸, 사실상 인부들을 간단한 마법으로 도와주고 있던 사티를 볼 수 있었다.

유스티티아만큼은 아니지만, 사티도 선천적으로 뛰어난 마법사가 되기 위한 자질을 갖고 태어나는 사티로스 종족이었고, 뿔이 한쪽이 없어지긴 했어도 애당초 재능이 뛰어나게 태어나는ㅡ 사티로스계의 이로치나 마찬가지인 분홍머리를 타고나는 사티로스였다.

그래서인지 뿔 한쪽으로도 여타 사티로스 수준은 됐다.

오히려 유스티티아에게 여러 가지로 배우고 있는 지금은, 실력만 따지자면 이전보다 나아진 모양이고.

연비야 뿔이 온전했을 때보다야 어쩔 수 없이 나빠지긴 했지만...

아무튼 간단한 잡무 정도야 쉽사리하는 수준이었고, 사티 역시 내 디스펜서로서의 스케쥴을 관리하거나, 맘마통 계정을 통해서 이런저런 여론조사 따위를 하며 소일거리하는 셈으로 하는지라 그다지 바쁘진 않아보였다.

뭐...

어디까지나 사티의 주 업무는 내 전용 보지니까 그런 거지만.

“사티.”

“아, 주인님!”

내가 부르자 화악, 하고 화색이 된 채로 도도도 다가온 사티.

슬쩍 손을 들어 올리자, 살짝 얼굴을 붉히며 머리를 대어오는 사티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려줬다.

내가 머리를 쓸어내릴 때, 기분 좋다는 듯이 눈을 감은 채로 부르르, 하고 메이드복 치마 밑으로 빼꼼하고 나있는 수준인, 자그마한 염소 꼬리를 떠는 사티를 보니까 무척이나 귀여웠다.

슬그머니, 그런 사티의 잘린 뿔의 단면도 더듬듯이 쓸어주고는 손을 떼고서 말했다.

“일은 좀 어때? 지금 바빠?”

“아뇨, 딱히 지금은 바쁘지 않아요... 오히려 주인님이야말로, 오늘은 천마님과의 일이 있지 않았어요?”

그렇게 말하며, 슬쩍 내 눈치를 보는 사티.

분홍빛을 띤 사티의 눈동자에 깃드는 기대를 보며 말했다.

“그건 일단 다 끝났거든. 그보다 할 일 없다니 잘됐네. 잠깐 나 좀 도와줄래?”

“아... 네...♡”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서, 내 옷자락을 붙잡는 사티를 데리고서 사람이 잘 오지 않는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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