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나들이 온천편 (1)
천마와의 계약 연장 건으로 아내들에게, 주로 릴리스에게 잔뜩 혼이 나기도 하고, 또 천마색공의 다른 사용 방법... 아니, 본래의 사용 방법도 알게 된 지로부터 다시 며칠이 지났다.
그동안 여러 가지로 천마색공을 거듭 실험해본 결과, 천마색공을 통해서 자지 크기를 키운다던지, 간단한 최면 같은 걸 건다던지도 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자지야 원래도 키울 수 있었고, 최면의 경우에는 사티나 에일레야도 맨정신으론 제대로 걸리지도 않는, 있으나 마나한 수준이긴 했지만.
몇 번이고 절정해서, 정신적으로 몰린 상황에서나 간단한 부탁을 들어주는 정도의 최면이 가능한 수준이라서 딱히 어디 쓸덴 없을 것 같았다.
인어의 종족 능력인 보이스 체인지나, 웨어허니비로부터 얻은 정신지배 쪽의 능력도 같이 쓴다면 제법 쓸 만해질 것도 같긴 한데...
그렇게까지 해서 쓸 법한 능력은 아니었다.
부탁이야, 그냥 부탁하면 대부분은 들어주고 심리적인 거부감이 심하면 최면도 잘 들지 않아서... 끽해야 뒷보지를 벌린 채로 대기하고 있으란 정도가 한계인 모양이고.
카루라에 이르러선 아예 잘 들지도 않는 능력이었다.
그 밖에도, 좀 더 천마색공의 성취가 올랐는지 기본으로 50회 압축이던 슈퍼 정액을 10회나, 20회 정도로도 조절하거나, 아예 100회 분량까지 한 번에 압축하는 등의 일도 할 수 있게 됐다거나, 좀 더 오래 사정을 참을 수 있게 됐다거나 하는 일이 있었지만, 별로 중요한 건 아니었다.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거.
천마와의 계약 연장 건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었다.
안 그래도 다른 곳보다 예민한 성감대를, 발정에 천마색공 2중첩으로 더욱 민감하게 바꾼 상태에서 마구 공략하니까 릴리스도 몇 초 못 버티더라고.
빌드업을 위해서 최대한 발정 효과를 높인 정액을, 펠라치오를 해준 릴리스가 잔뜩 마시게 한 뒤에 천마색공도 평소보다 더 많은 기를 들이붓긴 했지만.
그 덕에 효과는 엄청났다.
가볍게 클리를 문질러주는 것만으로도 허리를 들썩이며 보지로 애액을 뿜어내던 릴리스는 그때 처음 봤으니까.
보지 만지는 거 그만하라고 울먹이면서 릴리스가 내게 부탁하는 것도 그때 처음 봤고.
그 릴리스가 자존심도 다 버리고 그만하라고 애원하는 모습에 신나서 안 그만뒀다가 나중에 의무방어전이 끝나고서 릴리스가 반쯤 진심으로 때린 꿀밤을 맞고 기절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뭐, 어쨌든.
결과적으로, 내가 천마색공을 배우게 된 건 여러 의미로 잘한 선택이 되었고, 그 때문에 천마와의 계약 연장 건도 어떻게 유야무야해졌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계약 연장의 계기까지 알려졌다면 이렇게 넘어가는 일은 없었을 거다.
천마에게 더 배울 게 남아있어서 계약을 연장한 것이 아니란 걸 들켰다면, 상상하기 싫은 끔찍한 일이 기다렸을 테니까.
한 달 정도는 쉬지도 않고 끊임없이 정액을 쥐어짜이는 신세가 되지 않았을까.
...아무튼, 천마와의 일은 어떻게 잘 해결하긴 했지만, 결국 아내들에게 거짓말을 한 꼴인 건 마찬가지라서 양심이란 것이 찔렸다.
그래서...
“저기, 우리 어디 놀러 갈까?”
며칠간 고민 끝에 꺼낸 말에,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그리고, 한창 나한테 발바닥을 마사지 받고 있던 릴리스가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고는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수상해.”
“...수상하다니 뭐가?”
“너, 우리한테 뭐 잘못한 거라도 있어?”
“...내가?”
잘못한 거 있다.
좀 많이 잘못한 거.
“아니, 딱히 그런 거 없는데.”
그렇다고 잘못한 거 있다고 냅다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었고, 하는 수 없이 또 한 번의 거짓말을 해버렸다.
그런 나를 보고는, 미간을 찌푸린 릴리스가 말했다.
“그럼 요즘 왜 이래? 하루 이틀이야 그러려니 하는데, 벌써 일주일째잖아. 거기에, 뭐? 이번엔 어디 놀러 가자고? 평소엔 그런 소리 한 번도 안 하던 새끼가 갑자기 안 하던 짓을 하는데 의심이 되겠어, 안 되겠어?”
음...
내가 잘못한 게 있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최대한 잘해주려고 들었던 게 오히려 수상쩍게 보였던 모양이다.
근데 내가 생각해도 요새 내가 좀 수상하긴 했다.
인어 사건 때 아내들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했던 짓을 요 일주일간 해왔었으니까.
그치만, 최대한 억울한 표정을 짓고서ㅡ 천마에게 조언을 받은 대로 어떻게 심장 소리도 억누르고선 말했다.
“내가 만약 잘못한 게 있다면 너희를 사랑한 ㅈ...”
“이 씹새 바로 개소리하려는 거 보니까 잘못한 거 있는 거 같은데, 말해. 뭔데? 뭔 짓 했는데. 빨리 안 말해?”
“잠깐만, 발바닥. 발바닥으로 얼굴 밀지 마.”
꾸욱, 꾸욱, 하고 발바닥으로 내 얼굴을 밀어내는 릴리스.
덕분에 발 마사지를 위해서 발라뒀던 로션이 내 얼굴에 마구 칠해졌지만, 릴리스는 날 밟는 걸 관둘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좋은 말로 할 때 말해, 너. 무슨 짓 했어? 응? 응? 응? 빨리 말하라고. 혹시 얼마 전에 왔던 년들 중에 건드린 년이 있는 건 아니지?”
“아니, 날 뭐로 보는 거야 대체.”
“뭐로 보긴, 발 마사지하면서 남의 팬티나 계속 쳐다보고 있는 개변태새끼로 보지.”
어...
“들켰었어?”
“그럼 그걸 안 들킬 줄 알았어? 존나 빤히 쳐다봐놓고?”
아니, 뭐.
최대한 안 보는 척한다곤 했는데.
근데 어쩔 수 없는걸.
살짝 고개를 올리면 릴리스의 팬티가 보이는데 이걸 안 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니까 빨리 말해, 이 변태 새끼야.”
연신 꾹, 꾹하고 내 뺨을 발바닥으로 밀어대는 릴리스 때문에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려고 할 때 호아란이 릴리스를 말리며 말했다.
“릴리스, 확실히 한조가 요즘 수상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무런 증거도 없이 너무 나무라진 말거라.”
호아란도 내가 수상해 보였구나...
티가 그렇게 많이 났나...
뭐 때문에 호아란에게까지 의심을 샀을까 떠올리고 있을 때, 릴리스가 그런 나를 보고는 인상을 팍 쓰며 호아란에게 말했다.
“이 새끼 지금 눈깔 굴리는 거 보니까 무조건 사고 친 새끼인데, 이래도 증거가 필요해?”
“으음... 그래도 일단 그만두거라. 아무리 그래도 지아비의 얼굴을 밟는 건 좀 그렇지 않느냐. 더욱이 그렇게 다리만 들어올리면 보기 흉하느니라.”
아니, 별로 보기 흉하진 않은데.
내가 릴리스 발바닥으로 꾸욱, 꾸욱 당해봤자 보이는 거라곤 릴리스의 잘빠진 다리랑 치마 밑으로 보이는 팬티뿐이었으니까.
발 마사지를 받는 와중에도 이리저리 다리를 움직이느라, 릴리스의 보지에 먹힌 팬티가 가끔씩 보이는데 좀 많이 꼴리기도 하고, 매일매일 바뀌는 팬티를 보는데 내게 있어선 무척이나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
...이미 내가 팬티를 훔쳐보고 있었던 걸 알아차렸던 거라면, 매일 팬티가 바뀌던 이유가 일부러 내게 보여주려고 그랬던 건가 싶기도 했지만.
어쩐지 요새 야한 팬티만 입더라니 그런 이유였나.
어제는 가운데가 갈라져서 보지가 훤히 드러나는 승부 팬티였고.
...이러니까 변태인 건 내가 아니라 릴리스인 거 같은데.
최근 며칠간, 은근히 그 팬티 때문에 릴리스에게 무심코 점수를 더 줬던 것 같기도 하고... 적어도 어제는 확실히 팬티 때문에 릴리스를 먼저 안았으니 확실하긴 했다.
“...뭘 그렇게 쳐다봐?”
“...아냐, 아무것도.”
“흥.”
코웃음을 치고는 내 얼굴에서 발을 떼어낸 릴리스가 은근슬쩍 내 시선을 피하는 것이 보였다.
...릴리스가 나를 수상하게 생각한 거처럼, 나도 지금 릴리스가 무척이나 수상한데 심증만 있고 증거가 없었다.
따진다고 해도, 이번에 알게 된 참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기도 하고.
...뭐, 그동안 팬티 구경은 실컷 했으니까 넘어가기로 했다.
어쨌든.
릴리스가 아주 약간이나마 기세가 누그러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일단 얼굴에 묻은 로션부터 닦아내고선 입을 열었다.
“뭔가 오해하는 모양인데. 딱히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고... 요즘 다들 많이 바빴는데, 지금은 할 일이 많이 줄었잖아?”
릴리스가 조금 전에도 언급한... 얼마 전에 온 여자들.
일전에 카르미나가 부탁했던, 이쪽 세상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나르메르 왕국 출신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것도 얼마 전에 어떻게 정리가 끝나기도 했고, 은빛 갈기 일족이나 이런저런 일들도 많이 안정화된 추세라서 내 말대로 다들 크게 할 일이 없긴 했다.
이번에 합류한 나르메르 왕국 사람들이 대부분 사제 계급과 서기 계급, 그러니까 나르메르 왕국에서도 엘리트 문관 출신 같은 느낌이어서 일이 엄청 편해졌다고 해야 하나.
그녀들이 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건, 아무래도 본래 하던 일과는 전혀 다른 걸 해야 하는...
이미 인구포화상태나 다름없는 지금, 끽해봐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수준일 뿐인 작금의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거지 일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내들뿐이었던 터라 여러모로 고생이 많았던 우리에게 있어선 무척이나 필요한 인재였다.
최종 결정이야 아내들이 한다 쳐도 중간 관리자가 사티랑 에일레야 뿐이던 시점에서 당장 몇가지만 가르치면 중간 관리자로 써먹을 인재가 수백 명이 넘게 온 셈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녀들이 온 것이 불러온 시너지도 있었다.
비교적 여자보단 남자가 더 많았던 은빛갈기 일족의 웨어울프들이었는데, 이번에 수백 명 가까이 합류한 나르메르 왕국 출신의 아가씨들... 평균 연령은 전부 나르메르 왕국에서도 막내 세대였던 카루라보다 많긴 했지만, 아무튼 겉보기엔 아가씨들인 그녀들이 들어오니 사기도 엄청 높아졌던 탓이었다.
특히 에일레야의 남동생이자, 내 처남뻘인 이반이 엄청나게 좋아하더라고.
뭐, 다들 건강미가 넘치는 갈색 피부에 옷도 그 갈색 피부가 훤히 드러난 걸 입는, 여러모로 개방적인 미녀들이긴 했으니까 심정이야 이해가 가긴 했다.
적응을 못했다더니, 이제 카르미나도 카루라가 챙겨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입는 속옷도 안 입는 누님들도 많았고.
아무튼, 나르메르 왕국 출신의 누님들도 육체적으로 강인한 전사들인 웨어울프들이 그럭저럭 마음에 든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라서, 잘만 하면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소식들이 여럿 들릴 것 같긴 했다.
대충, 정리하자면 땅만 넓지 사람은... 특히 일머리가 좋은 사람은 별로 없던 시점에서 일할 사람도 늘어나고 거기에 원래 있던 사람들도 일할 의지도 충만해지니까 편해졌다고 보면 됐다.
결과적으로, 에일레야와 사티를 거쳐서 아내들이 분담해가며 처리하던 이런저런 일들이 확 줄어들었다고 보면 됐고.
“거기에... 다 같이 어디 놀러 간 적도 없잖아? 그러니까 이참에 어디 놀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
어쨌든 다들 요즘 할 거 없어서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으니까, 놀러 가자고 했을 뿐이란 내 말을 들은 릴리스가 입을 열었다.
“집 밖에 나가면 개고생만 한다면서 평소엔 어디 나가려고 하지도 않았던 녀석이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