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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 (404)화 (404/523)

예지 (4)

내가 보게 된 것이 정말로 예지라면.

그런 예지의 근원은...

세계수의 정령이자, 또 세계수 그 자체이기도 한 아리아드가 분명했다.

수많은 세월을 살아가며, 자신이 뿌리내린 땅을, 세상의 절반을 ‘관조’한 신목으로써 가진 신성.

과거부터, 현재까지 존재해온, 세상의 절반에 뿌리를 내리고, 그늘을 지게했던 거대한 나무였기에 사람들의 신앙은, 그런 세계수에게서 비롯된 정령인 아리아드에게 미래를 들여다보는 신성을 깃들게 했다.

그리고 이 세상으로 넘어와서도, 미욱하게나마 남아있던 신성으로 아리아드가 본 미래를, 누가 톡하면 그대로 푸쾅하고 망해버렸을 미래를 스물둘의 영웅들이 막아냈기에, 지금 이 세상이 어떻게든 굴러가고 있게 된 거고.

아리아드에게서 얻은 능력은, 식물의 생장을 조종하는 능력이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식물을 성장시키고, 원한다면 아예 새로운 식물로서 다시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한 능력.

나무에서 비롯된 정령인 아리아드답다면 아리아드다운 능력이었다.

나야 쓸데가 별로 없어서 아주 가끔 특별한 플레이용으로나 써먹는 능력이었지만.

아무튼, 단지 그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쪽 능력 말고도 예지 능력도 얻었던 거라면 내가 겪은, 그 끔찍한 것을 보게 된 현상이 설명됐다.

문제는 어째서 신성 한 톨도 없는 내가, 지금으로부터 얼마나 먼 미래인지 모를...

정말로 내가 생각한 대로, 아내들이 죄다 내 아이를 임신 중인 상태라서 이 세상에 닥쳐온 재앙을 막아낼 여지가 없던 거라면... 아무리 못해도 상당히 먼 미래일 게 분명한 예지를 보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는 거였다.

내게 신성이 존재한다면, 그렇다면 이해가 되기라도 할 텐데 신성은커녕, 저번의 신성 조무사도 다시 쓰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그 정도의 미래시를 가지려면, 적어도 이 녀석한테 신성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말을 잇던 릴리스가 나를 쳐다보다가... 흠칫하는 것이 보였다.

“...잠깐만, 너. 손 좀 이리 줘봐.”

달라길래 줬다.

그런 내 손을 붙잡은 릴리스가 눈을 감고서, 무언가 집중하는 것이 보였다.

스르륵, 흘러들어오는 릴리스의 마나가 내 몸 곳곳에 퍼져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다가...

뭔가 찌르르, 하는 느낌과 함께 어째선지 자지가 꼴리려고 할 때 내게서 손을 떼어내는 릴리스.

“...너, 이게 왜 있어?”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그렇게 묻는 릴리스가 보였다.

“나한테 뭐가 있다고.”

나 역시 수영복 차림이라서 사실상 알몸이나 다를 바 없는 상태인데.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그런 내게 릴리스가 말했다.

“신성 말이야! 대체 네가 어떻게 갖고 있냐고...!”

내가 신성을 가지고 있다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지.

암무트에게 빌렸던 신성 이후에는 신성 조무사나 좀 써봤지, 신성의 신도 느껴본 적이 없었던 몸인데.

“아니, 진짜. 지 몸인데 지가 모르는 게 말이 돼?”

그런 나를 보고서, 울화가 치밀어오르는 것 같은 릴리스를 보니까, 혹시나 해서 한 번 확인해봤다.

그리고...

“...이게 나한테 왜 있어?”

쥐톨... 아니, 쥐톨이라기보단 더 작디작은 신성이 내 안쪽에서 느껴졌다.

정확히는, 내 자지에서 느껴졌다.

이게 또 왜 여기서 느껴지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너무 작아서, 이걸 사용한다 쳐도 1, 2초 정도 겨우 신성을 피어올릴 수 있을까 싶은, 그런 양이었지만.

이게 결코 작은 힘이 아니란 건, 그 짧은 시간 안에 페도 해골을 피떡으로 만들어본 적이 있는 내가 더 잘 알고 있었다.

뭐든 할 수 있는 힘.

전능.

그에 한없이 가까운 힘이 신성이었다.

그러니까, 이게 쌓이고... 다룰 수 있는 존재가 신이라고 불리는 거였다.

한때 내가 있던 세상에서 유일신이니 전지전능한 신이니 하던 양반은 아니더라도, 다른 쪽의 신들.

번개를 떨어뜨리고, 지진을 일으키고, 화산을 터뜨리는 정도는 할 수 있는 신 정도는 흉내 낼 수 있게 해주는 힘.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신성으론 끽해봐야 페도 해골을 줘팰 때랑 비슷하게, 슈퍼 한조 모드를 2초가량 유지하는 것이 전부겠지만.

아무튼, 그 상태인 나도 그런 짓을 흉내낼 수 있게 되는 셈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초인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간극보다 훨씬 대단한 차이를 가지고 있게 된 거였다.

초인이 사용하는 강기가 방관 무시에, 누구든 간에... 이론상으론 신격을 지닌 존재에게도 어쨌든 딜을 박을 수 있게 해주는 죽창이라면, 신성은 그 죽창을 수만 발을 뭉쳐놓은 것보다 더한 핵탄두나 마찬가지니까.

아니, 그건 그렇다 치고서.

문제는 내게 어째서 이런 게 깃들어있느냐였다.

애초에 신성이란 게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며.

내가 알기로는 신성을 얻기 위해서는, 신앙을 받는 것과 억지로 신앙을 쑤셔넣는 경우, 아니면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난 경우까지 세 가지뿐이었다.

현인신과 기신, 선천신.

평범한 인간종이었던 내가, 인신공양을 받은 전례도 없는 내가 후자의 두 경우일 리가 없으니까, 현인신이 되는 이유, 내가 누군가에게 신앙을 받는 경우일 텐데.

“...날 신앙하는 사람이 있다고?”

존나 미친놈들인가.

나 같은 새끼의 어딜 보고서 신앙하는 거지.

애당초 그런 걸 받을만한 위인이 아니란 건 당사자인 내가 더욱 잘 알고 있었다.

대외적으로, 나에 대한 것은 거의 아무것도 없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위쪽의 몇몇 사람들에게는 이런저런게 알려진 듯 했지만, 또 야왕이니 뭐니하는 별명이 붙긴 했지만, 단지 그것뿐인 몸이었다.

내가 세계 정부로부터 받은 칭호인 영웅은 나말고도 수만명은 더 받은, 흔하디 흔한 거고, 그 외에는 모범시민상을 받은게 전부인 그런 놈이란 거였다.

근데, 그런 날 신앙하는 사람이 있다고?

믿기지가 않지만, 내게 깃들어버린 신성이 그 증거였다.

“...정말로 신성이로구나. 아직 자그마한 수준이지만.”

“음, 과연 여의 영웅이로구나! 자고로 영웅이란 가만히 있어도 숨길 수 없는 위엄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숭앙받는 법이지!”

호아란이나 카르미나의 교차 검증으로도 내가 갖고 있는 것이 신성이란 것이 증명됐다.

현직 후천신이 되어가는, 나보다는 쌓인 신성도 더 많은 천호, 호아란과 전직 현인신이자 한 세상의 주신 노릇도 겸직했던 카르미나의 말이니까 확실했다.

애초에 릴리스부터가 신성이라고 했고.

아무튼, 카르미나의 오바가 좀 쪽팔리긴 했지만.

“...작긴 하지만, 확실히 신성이 있는 건 맞으니까 한조가 본 게 예지인 건 틀림없겠네.”

이걸로 내가 본 그것들이 진짜로... 이대로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찾아올 미래인 것도 확실해져 버렸다.

“...일단 확인부터 해봐.”

“응?”

“신성 말이야. 대체 누가 너한테 그런 신성을 갖출만한 신앙을 보내오는지 확인부터 해보라고.”

“그거 확인할 수도 있는 거였어?”

그런 내 물음에 호아란과 유스티티아가 답했다.

“양이 많을 때는 뒤섞여서 알기 힘들지만, 그 수준이라면 어느 정도는 짐작이 갈 것이니라.”

“신앙을 보내오는 자들이 많아질수록, 그 염원과 바람이 뒤섞여서 구분할 수가 없게 되니까.”

그렇구나.

“참고로 1만까지는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느니라. 그렇기에 여가 모든 신민들을 굽어살필 때 꽤나 도움을 받았지.”

1만이라...

“...그 정도는 안될 것 같은데.”

영락했던 암무트에게 빌렸던 신성이 이것의 백 배는 많았고.

아무튼, 대기업 회장이 자기 기업에서 일하는 수천, 수만 명이 넘는 직원들을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워낙 작은 회사라 직원수가 10명 안팎이면 이름을 외울 수 있는 거랑 비슷한 거겠거니 하고 이해했다.

그리고 모두가 나를 빤히 보는 시선을 느끼며, 한 번 확인해봤다.

“......”

내게 신앙을 보내오는 자들을 확인한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내 안에 있는 신성이 내 의지에 응답했다.

그 자그마한 기운이, 움직여서 내게 마치 조금 전에 봤던 예지랑 비슷하게 환영을 통해서 보여줬다.

내게 가장 많은 신앙을 보내오고 있는 이들을 위주로.

ㅡ왕이시어, 왕이시어... 아아...♡ 저의 왕이시어...♡

찔꺽, 찔꺽...♡

한창 촉촉한 소리를 내며, 커다란 젖가슴을 움켜쥐고서, 다른 한손으로는 비부를 쓸어내리고 있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어...”

ㅡ흣...♡ 읏♡ 읏...♡

“음...”

한창 일하고 있는 와중이었던 것 같은데, 그 와중에도 속옷 위로 손장난을 치고 있는 익숙한 얼굴도 보였다.

대부분 비슷비슷한 외모의... 내가 보고 있는 지금 이게 현재 저들의 모습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한창 손장난 중인 릴리아나를 비롯한 웨어허니비들을 보고서 비질땀을 흘렸다.

“...왜 그래?”

“아니,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야.”

물론 열에 아홉 정도가 웨어허니비들이란 거지, 웨어허니비가 아닌 경우도 있긴 했다.

하는 짓은 그쪽도 비슷하기야 했지만.

강한 좆이란 라벨을 붙여둔, 거대한 딜도로 자기 보지를 쑤시고 있는, 자주 보던 단골 손님의 얼굴이 비쳐보였을 땐, 그런다고 보이는게 가려지는 것도 아니지만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말았다.

이게... 신앙?

내가 아는 신앙이란, 좀 더 경건하고 뭐 그런 거였는데.

모여서 기도를 드린다거나, 찬송가를 부른다던가하는, 좀 더 장엄하고 뭐 그런 거.

ㅡ응큿♡ 하아, 하아... 아아, 역시... 제 손으론, 왕의 그것처럼은 될 수 없는거군요...♡ 아아, 왕이시어...♡

근데 이건...

신앙을 보내오는 게 아니라 날 딸감으로 쓰고 있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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