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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 (426)화 (426/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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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이 모이게 된 이유야 둘째치고 좋게만 생각하자면 어쨌든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신성이 이전보다 늘었다는 거였다.

내 자지가 나란 존재의, 신성의 상징이 됐다는 거나.

아직 있지도 않고 있을 예정도 없었지만, 만약 나를 믿는 종교 같은 게 생긴다면, 성물이나 다름없는 물건이 딜도란 것.

그리고 그 딜도가 이곳저곳에 퍼지기 시작했다는, 아무리 봐도 마냥 좋게만 생각할 수가 없는 일은 넘길 수만 있다면, 어쨌든 그랬다.

아무튼, 신성이 늘었다는 말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늘었다는 것이기도 했다.

미래 예지의 주인이었던 아리아드처럼 보다 정확한 미래를, 더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것도 지금의 나라면 가능할지도 몰랐다.

아니, 그 정도는 당장은 무리라도, 최소한 여태까지랑 달리 최소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것도 가능하거나, 곧 그런 것이 가능해지게 될지도 몰랐다.

그런 의미에서 서큐버스들이 벌이고 있는 짓을 말릴 이유는 없다고 보면 되려나...

따지고 보자면 이미 수없이 감당해온 쪽팔림 스택이 하나 더 쌓인 정도에 불과하고.

“......”

응.

좋게 생각하자.

나중에 일이 전부 해결되고 난 다음에, 팔자에도 없던 멸망이니 뭐니하는 걸 해결하고 난 다음이면 몰라도, 당장은 자지 좀 팔리는 대신에, 신성이 쌓이는 일이니까.

게다가 아무에게나 뿌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일종의 검증을 거친 끝에... 몇몇 골수 회원들에게나 선물로 증정되고 있는 모양이고.

뭔 놈의 선물을 남의 자지로, 아니 남의 자지를 본뜬 딜도로 하나 싶었지만 원래 여기가 이런 곳이었다.

양지화됐다고는 해도, ‘맘마통’이나 ‘야넣자’는 여전히 비밀리에... 당사자들만이 가입하고 볼 수 있는 커뮤니티고, 특히 ‘맘마통’은 지금도 딜도 인증글 외의 다른 인기글들은 오늘 따먹은 디스펜서 자지가 어쨌느니, 선호하는 체위가 어쩌니하는 내용들이 있는 곳이었다.

그런 만큼, 진짜 대대적으로 내 자지가 이곳저곳에 팔리고 다니는 일은 없을 거였다.

폐쇄적인 만큼이나 관리도 철저한 곳이니까.

일단 나도 지부장이 되면서 이쪽의 일들도 어느정도 접할 수 있는 신분이다보니까, 여기서 사고치는 사람들이 어떤 꼴을 당하는지도 대충은 알고 있었다.

한때, 릴리스한테 쌍욕을 박았다가 사라졌던 녀석 꼴이 나기 싫으면 알아서들 사릴 거였다.

말이 이종간지원기관이고, ‘맘마통’에 ‘야넣자’하는 이름들의 커뮤니티지 사실상 전부 서큐버스들의, 릴리스의 영역인 셈이었으니 말이다.

더욱이, 아무리 뒤져봐도 기본 사이즈의 내 자지를 본뜬 딜도는 있어도, 두 배 사이즈라던지하는 다른 버전은 없었다.

어디까지나 기본 사이즈의 딜도 뿐... 더욱이 자세히 보면 딜도랑 진짜 내 자지랑도 묘하게 다른 부분이 있었다.

“아.”

그리고, 그 묘하게 다른 부분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한눈에 보고서 내 자지를 흉내를 냈다고는 알아봤지만, 자세히 보니 묘하게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

그건...

“...이거, 예전 꺼를 사이즈만 늘린 느낌인데.”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것과 함께 비약적인 변천사를 겪은 것이 바로 내 자지였다.

솔직히, 이제 1년이 다 되가는... 디스펜서가 되기 전의 나랑 지금의 나랑 비교하면 여러모로 전부 달라지긴 했지만.

그중에서도 자지가 제일 많이 바뀌었으니 말이다.

본래도 인간치고는 상당히 컸던 내 자지였지만, 지금이랑 그때랑 비교하면 솔직히 같은 자지로는 전혀 생각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바뀌어버렸다.

기프트가 한층 성장하면서 변하기도 하고, 좆태창을 통해 얻은 포인트를 정력에 찍을 때마다 조금씩 변하기도 했고, 환골탈태(물리)를 겪으면서도 또 변하기도 했고, 거기에 오니의 종족 특성을 얻으면서도 또 변했으니.

아무튼, 기억을 뒤진 끝에...

저 딜도가 흉내낸 내 자지가 어느 시점의 내 자지인지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었다.

릴리스랑 함께 서큐버스 오망성을 만났을 시점의 자지였다.

정확히는 그때의 자지를, 바디체커가 제공하고 있는 내 신체 사이즈에 맞춰서 재조정하고, 거기에 약간의 상상력을 더한 듯한 느낌이었다.

덕분에, 이 딜도를 만들고 뿌리고 있는 존재들이 누군지도 알 것 같았다.

반쯤 사고였지만, 어쨌거나 내 자지를 봤던 이들이, 적어도 다섯이나 되는 고위 서큐버스들이 있었으니까.

아마 저 딜도를 ‘허락’해주는 과정에서 릴리스에게 약간의 정보를 듣고, 그 정보대로 내 자지를 구축한 게 아닐까 싶었다.

“으음...”

뭔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아까부터 좋게 생각하자고 여기는 한편 어딘가 꺼림칙하던 게 아무래도 좋아진 느낌이었다.

“왜지.”

갑자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일어났길래, 딜도쯤이야 아무렴 어떤가 싶어진 걸까 싶었는데.

“뭐가 말이냐?”

불쑥, 옆에서 나온 샤오의 얼굴이 보였다.

바로 고개만 돌려도 입술이 닿아버릴 것 같은 거리까지 샤오가 다가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건 그렇다 넘어가고.

“하라는 수련은 하지 않고, 대체 뭘 보면서 혼자 중얼거...”

스윽, 하고 그런 샤오의 시선이 내가 보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서, 뒤늦게 내가 지금 보고 있었던 화면을 떠올렸다.

한창 한 서인족... 나도 잘 알고 있던 ‘맘마통’의 골수 회원이자, 내 단골이기도 했던 벨라가 자기가 받은 딜도를 자랑스레 인증하던 사진을 보고 있던 화면이었다.

다행히 알몸 차림으로 실사용 중이던 사진이 아니긴 했지만, 체구가 작은 서인족이 자기 팔뚝만한 딜도를 들고 있는 사진에서... 그놈의 딜도는 존재감이 너무 강했다.

뒤늦게 화면을 꺼버렸지만, 그런다고 샤오의 눈에 이미 들어왔던 사실이 없어질 리도 없었다.

“흠.”

아주 살짝, 내게서 떨어지는 샤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태연해 보이는 샤오였지만, 미묘하게 굳어버린 표정이 내 눈에는 보였다.

더욱이 눈썹 끝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상당히 동요한 것이 분명했다.

“...오해야.”

그래서 내가 그렇게 말하자, 흘끔 나를 쳐다본 샤오가 입을 열었다.

“...뭐가 말이냐? 이 몸은 아무런 오해도 안 했다만.”

아니, 오해하고 있잖아.

표정을, 감정을 잘 숨기는 샤오가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지금 아주 질색하고 있다는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차라리 조금 전에 봤던 서큐버스들의 인증 사진이면 모를까, 하필이면 그런 오해를 받는 건 진짜로 싫어서 뭐라고 말하려고 했을 때였다.

“...아니, 아니군. 네가 말했었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언제 그랬더라.

...기억났다.

벌을 받던 와중에, 어찌저찌 ‘인정’받은 샤오의 차례가 돌아왔을 때, 샤오에게 내가 했던 말이었다.

자기 이름을, 진명을 알려줬던 샤오에게 어찌됐던 이제 샤오도 내 여자가 됐으니까 나한테 원하는 게 있으면 뭐든 말해주라고 말했었지.

갑자기 왜 말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러니, 말하겠다.”

그렇게 말한 천마가 나를 바라봤다.

“...이 몸, 아니. 나 역시, 네 여자로서 살아가고자 다짐했으니 정말로 원한다면 어쩔 수 없다만, 가급적이면 그런 물건은 나에게... 사용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응?”

잠깐만.

“물론, 나도 매화에게 저런 물건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듣자 하니 이 몸의 여제자 중에서도 사용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들었고. 생물로서, 성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특별히 그것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 여자는 대체 자기 스승한테 뭘 알려주고 다니는 거지.

일전의 샤오가 꾸미고 나왔던 옷이라던지 머리라던지도 천매화가 추천해준 것이고, 지금도 사실상 여기서 아예 살다시피하는 샤오를 대신해서 샤오의 제자들이 정화 중인 곳이랑 여기랑 오가고 있는 천매화가 샤오에게 옷이라던지 속옷이라던지하는 생필품을 갖다주고 있다는 거야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런 쪽의 이야기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샤오가 뭐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 나는... 나한테 그런 물건이 들어온다거나 하는 건 싫다.”

끝끝내, 전부 말한 샤오의 말을 듣고서, 잠깐 생각하다가 내가 말했다.

“안 쓸 거니까 안심해. 샤오한테도, 아니 모두한테도 쓸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그보다 내가 왜 그런 걸 쓸 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그렇게 묻자 고개를 갸우뚱한 샤오가 입을 열었다.

“...그게 아니면, 어째서 그런 걸 보고 있었던 거지?”

아.

다행히 샤오에게 새로운 오해를 사거나 하진 않고, 어떻게 잘 둘러댈 수 있었다.

예의 내 자지를 본뜬 딜도가 일종의 매개가 되어서, 내게 신성을 가져다주는 물건이 됐다고 이야기해야 했지만.

“과연, 그런 식으로도 신성을 쌓을 수도 있었군.”

“몰랐어?”

“몰랐다. 이 몸이 가진 신성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쌓은, 엄밀히 따지자면 외도 중의 외도의 산물이니.”

그건 그렇긴 했다.

내가 경외로 쌓은 신성이 대부분이라면, 샤오의 경우에는 업... 그것도 살업으로 쌓은 신성이 대부분이었다.

애당초 샤오가 그런 존재로 만들어진 기신이기에 가능한 방식.

따라 할 생각도 없지만, 백날 따라 하려고 해도 나로서는 불가능한 방식이었다.

그야 뭐, 나도 비슷한 짓을 하면 악명이 쌓이는 만큼, 그로 인한 일시적인 신성이야 쌓이기야 하겠지만.

그런 그릇으로 만들어진 기신인 샤오랑은 달리 내가 그런들, 경외로 쌓인 신성과 마찬가지로 어디까지나 일시적이라고 해야 하나.

어차피 사라져버릴 신성을 위해 그딴 미친 짓을 할 이유가 없다는 거였다.

“...하지만, 그렇군. 그런 거라면 이 몸도 너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샤오가? 어떻게?”

“이 몸의 제자에게도 그것을 만들어서 주면 되는 것이지 않나? 이 몸이 가르친 여제자들의 숫자가 꽤 되니, 그들에게서 신앙을 받게 되면 적잖이 도움이 되겠지.”

“...그건 그만두자.”

쾌락도 없이 애꿎은 사람들 신세를 조질 생각은 없었다.

“어째서지? 어차피 네가 본 예지대로라면... 이대로 두면 안 될 텐데? 가진 수단은 전부 쓰는 것이 맞지 않나?”

그야 샤오의 말이 맞기는 한데...

“......”

어째설까.

아까랑 똑같이... 어딘지 떨떠름한 기분이 들었다.

릴리스의 허락 아래서, 내 자지를 본뜬 딜도가 이곳 저곳에 퍼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때랑, 샤오가 내가 신성을 모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해주는 지금이랑, 어째서 괜히 떨떠름한... 아니, 짜증이 나는 걸까 싶었다가.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저기, 샤오. 하나만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뭐지?”

“샤오는, 내 자지를 본뜬 저걸, 다른 여자들이 사용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아?”

그런 내 말에 눈썹을 들썩인 샤오가, 침음성을 내뱉었다.

“...과연.”

꾸욱, 입술을 깨물은 샤오가 내뱉듯이 중얼거렸다.

“...확실히, 그건 기분이 나쁘군. 미안하다. 조금 전의 말은 실언이었다.”

“아니, 뭐. 샤오도 날 위해서 했던 말이니까. 사과는 됐어.”

이성적으로는, 확실히 그깟 딜도로 신성을 모을 수 있다면야 그렇게 하는 편이 맞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근데, 감정적으론 아무리 흉내에 불과하다고 해도, 아무튼 내 자지랑 똑닮은 것을 그런 식으로 뿌리거나, 또 뿌리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게 기분이 나빴다.

물론, 완전히 똑같은 걸 뿌리는 게 아니란 걸, 또 샤오도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고서 말했던 것뿐이란 걸 알게 되자 바로 풀리는 감정일 뿐이었다.

“...아니, 그래도 사과하는 것이 맞다. 만약 반대의 처지였더라면, 분명 이 몸도 기분이 나빴을 테니까.”

반대라...

그건 확실히 존나 빡치는데.

“...확실히 그렇네, 그럼. 부탁 하나만 들어줘.”

“부탁?”

고개를 갸웃하는 샤오에게 말했다.

“응, 이따가... 내가 입어달라는 옷을 입고, 내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기.”

“......”

내가 말한 ‘이따’가 언제를 말하는지는 샤오도 알 거다.

빤히 나를 들여다보던 샤오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옅게나마 두 뺨이 붉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럼, 그건 그렇게 하는 걸로 하고... 이거, 마저 흡수하는 거나 좀 도와줘. 샤오.”

샤오도 왔겠다 농땡이는 그만 부리고, 평소 하던 스케쥴대로 이제 반쯤 녹여먹은 도철의 내단이나 마저 흡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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