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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 (454)화 (454/523)

응애 나 애기 한조 (2)

한 번 샤오를 쓰다듬어보려면 수십 번은 절정시킨 뒤에 정신이 없는 와중이거나, 이 핑계 저 핑계를 다 대야 가능했는데...

쓰다듬는게 아니라 쓰다듬어지고 있는 거긴 해도 굉장했다.

아무튼, 그렇게 샤오의 품에 안겨서 쓰다듬어지고 있을 때... 저택 안에 따로 마련된 개인 실험실에 갔던 유스티티아가 돌아왔다.

한 손에는 커다란 주사기를 들고서.

“......?!”

몸이 어려져서 그런지, 아니면 아무리 봐도 지나치게 커다란 주사기라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그리고 그런 나를 본 유스티티아가 말했다.

“...우선, 어째서 한조가 어려져 버린 이유나, 기억을 잃게 된 이유를 알려면 지금 상태가 어떤지부터 알아야 하니까 채혈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대론 무리일 것 같네.”

내 반응을 보고서는, 주사기를 도로 집어넣는 유스티티아.

그런 유스티티아를 보며 샤오가 말했다.

“그럼?”

“일단은... 촉진으로 하면 되겠지. 비교적... 피를 뽑아서 검사하는 것보단 정확하진 않아도 어떻게든 될 거야.”

“그래, 그럼 맡기마.”

자연스럽게, 샤오에서 유스티티아에게로 넘어가져 버리는 내 몸.

외형은 어려져 버린 나랑 머리 하나 정도 차이날 뿐인 샤오인데, 번쩍 들어다가 유스티티아에게 넘겨주니까 기분이 영 이상했다.

아무튼, 그대로 샤오랑 달리 폭신폭신한 유스티티아의 품에 안겨진 내가 바짝 굳어있자, 그런 나를 보며 유스티티아가 말했다.

“미안해, 내가 겁을 준 모양이네. 아까 그 주사는... 적어도 오늘은 안 할 거니까 안심해.”

“으, 응.”

꼭 주사 때문이 아니라, 어떻게 한 번 속여넘긴 유스티티아였지만 언제 거짓말이 들킬지 몰라서 긴장한 거였는데.

어쨌든 그런 유스티티아의 말에 다소 긴장을 풀자, 그런 내 몸을 더듬듯이 만져보는 유스티티아가 보였다.

어려지면서 근육이고 뭐고 죄다 빠져버린, 내 말랑말랑해보이는 팔뚝을 말랑말랑하게 만져보던 유스티티아가 입을 열었다.

“...우선, 한조? 어디 몸이 아픈 곳은 없어?”

“응.”

“그럼, 반대로...”

이런저런 질문에 대답하면서도, 계속해서 내 몸을 만져보는 유스티티아.

그리고, 그때마다 나 역시 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그야, 내 몸을 헤집듯이 이리저리 오가고 있는 유스티티아의 마력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촉진이라고 했더니, 그냥 촉진이 아니라 마나 촉진이었나보다.

하기야, 갑자기 몸이 어려졌는데 그걸 만져만 보고서 아는 게 더 이상하긴 했다.

아무튼, 멋대로 내 안을 이리저리 훑어 살피는 유스티티아의 마력에... 뭔가 간질간질하기도 하고, 기분 좋기도 한 묘한 느낌이 들었다.

“으, 으...”

“응, 조금 간지럽지? 미안해. 미리 말해뒀어야 했는데. 참, 혹시... 가슴이 답답하거나... 조금 이상하지는 않니?”

“괘, 괜찮아.”

“그래? 그건 다행이네.”

고개를 끄덕이고선, 착하네하며 계속해서 내 몸을 마력으로 훑어가며 살펴보던 유스티티아가, 이내 손을 거둬들였다.

“응, 이제 끝. 잘 참았어. 얌전히 잘 있고, 착하네. 한조는.”

“끝, 이야? 누나.”

벌써 끝인가 싶어서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이는 유스티티아.

“응, 한조가... 무척이나 건강하다는 걸, 덕분에 알 수 있었어. 고마워, 한조.”

나야 뭐, 그냥 열심히 더듬어진 것 밖에 없는데 뭘...

그래도 착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어린이들이 다 그렇듯이 베시시 웃어줬다.

...나도 껌을 잔뜩 팔아서 돌아온 날에 그 원장 씹년이 칭찬해주면 꼴에 칭찬 들었다고 좋아서 웃었던 꼬꼬마 시절이 있었으니까.

그런 나를 보다가, 이내 스윽스윽하고 내 머리를 쓰다듬는 유스티티아.

그렇게 한참을 내 머리를 쓰다듬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사티? 한조랑 같이 잠깐만 옆방에 가줄 수 있을까?”

유스티티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사티가 내게 말했다.

“그럼 주이... 아니, 오... 으응, 하, 한조야. 누, 누나랑 같이 옆방으로 잠깐만 가있을까? 누나가 사탕줄게. 응?”

뭔가 따라가면 안 될 것 같은 소리를 하는 사티였지만, 사티가 내게 뭔 짓을 할 리도 없었다.

나도 내 몸에 일어난 일이 궁금하기도 해서 듣고 싶은데...

굳이 내게 말하지 않으려는 이유도 있을 테고, 8살 때의 나는 그래도 제법 말을 잘 들어 먹는 애였기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레몬 맛도 있어요?”

어려진 한조가 사티의 손을 잡고서 옆방으로 가자, 그제야 유스티티아가 입을 열었다.

“...우선, 한조의 몸은 무척이나 건강해. 그러니까 그 점은 걱정할 필요 없을 거 같아.”

그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호아란과 카루라, 그리고 카르미나가 보였다.

내색은 하지 않았어도, 혹시나 몸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가장 걱정했던 셋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특히 카르미나는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다름 아니라, 눈앞에서 직접 한조가 피습을 당하고... 죽어가는 것을 봤었으니까.

자신의 탓으로 한조가 죽어가고 있다며 울면서 연락했을 때는, 솔직히 자신도 식은땀이 흘렀는데... 직접 봤던 카르미나는 어떨지 상상조차 가질 않았다.

...무서웠겠지.

절망스러웠을지도 몰랐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아니, 사실은 지금도 그랬다.

한조가 있을 때는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썼기에 참았지만, 지금도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야...

“그리고, 어려진 이유는... 미안, 나도 잘 모르겠어.”

언제나, 미지의 것을 탐했다.

망각을 모르는 드래곤으로 태어나... 더욱이 감정과 감각을 희미하게 느끼는, 타고난 불감증 기질이 더해져서. 수백 년의 용생 동안 거의 모든 지식들을 망라했다고 자부했다

모르는 것을 앎에서 오는, 지식욕을 채우는 충족욕만이 자신이 온전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었으니.

하지만... 이번에 일어난, 한조의 몸에 생겨난 변화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다.

전혀 모르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수백 년을, 지식만을 탐하며 살아온 자신이었다.

어지간한 고룡들보다도, 더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는 자신이었다.

원인은, 짐작이 갔다.

카르미나에게 들었던, 한조의 죽음.

심장의 손실.

이번에... 한조의 몸을 살펴봤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한 것도, 그렇기에 심장이었다.

그리고, 그런 한조의 심장을 확인한 결과,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우선, 한조가... 격이 오른 건 확실해.”

아직 완전하진 않았지만, 한 번 소실됐다가... 도로 복구된 심장은 분명 신성으로 이루어진 상태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심장을 주위로 조금씩 반신화가 진행 중인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명실상부, 신화가 진행 중인 상태.

환골탈태를 거쳐서 보다 완벽한 ‘육신’을 얻게 되는 것처럼.

신이 되기 직전에, 보다 ‘신’다운 신체를... ‘완전한 신체’를 얻게 되는 것이 바로 신화였다.

그렇게, 육신이 완전히 신성을 담아낼 그릇으로 변화하게 되면, 그때부터 ‘반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거였고.

진정한 의미에서 필멸자의 한계를 벗어난, 초월자가 되게 되는 셈이었다.

“그리고, 아마... 한조가 어려진 이유도 그 ‘신화’ 때문일 거야.”

하지만, 어째서 신화의 영향으로 신체가 어려진 것인지... 또 신체만이 아니라, 정신마저도 그 육체의 연령으로... 유아퇴행을 하게 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반신.

반은 신인 존재.

신이 후천신이니 자연신이니, 기신... 거기에 초월종에서 승격하는 신이니 하는 식으로 종류가 많은 것처럼.

반신 역시도 그 종류가 다양했다.

한조의 경우에는, 본래 인간에서 신앙을 얻고, 신성을 얻어서 후천신이 되어가는 중인 반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고.

근데...

“한조는, 그 경계가 무척이나 애매해.”

그 이유도 알고는 있었다.

한조가 이제껏 안아온 여자들.

처음부터 ‘신’이 될 존재로 태어났고, 또 본래 차원만이 아니라 수많은 차원에서도 넘어온 서큐버스들에게 절대적인 신앙과 추앙을 받고 있는 초월종인 릴리스.

수백 년간 신앙을 받아서, ‘후천신’이 되어버린 호아란에 신격을 잃어버렸지만, 한 때는 명실상부한 신이었으며 힘을 잃은 지금도 정령들과 신민들에게 신앙받고 잇는 아리아드와 카르미나.

인신공양을 통해 만들어진, 위계는 떨어지지만 일단은 신은 신인 '기신'인 샤오.

그 밖에... 피가 옅어지긴 했어도 신과의 혼혈종인 카루라에 그 반대로 ‘진한 피’를 이어받았기에 태어날 때부터 반신이었던 자신까지.

한조가 품었던, 자신들을 통해서, 한조가 조금씩 그 신성마저도 흡수해갔던 것을 알게 된 것이 얼마 전이었다.

그것이 한조의 몸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알 수가 없었지만, ‘신화’가 진행 중인 한조의 몸이 후천신 특유의 반응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초월종의 그것의 반응 역시 일어나고, 또 동시에 ‘기신’과 비슷한 반응 역시 보이는 중인 걸 보면...

일단, 그 모두가 뒤엉켜서 영향을 받는 건 분명했다.

그것이... 좋은 방향인지 아닌지는 역시 알 수가 없었지만.

아마, 그 영향으로... 이제껏 들어본 적이 없었던 일이 한조에게 일어난 것은 확실했다.

더더욱 완전해지기 위한 과정인 ‘신화’를 거치면서 육체 역시 어려지게 된거라든지, 정신적으로 유아퇴행을 거치게 된 거까지도.

그 영향으로... 어찌보면 자신들의 탓으로 그렇게 된 걸지도 몰랐다.

“그, 말은... 한조가... 이대로,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리더냐?”

더듬, 더듬...

자신과 마찬가지로, 한조가 있을 때는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고... 태연하게 있었던 호아란이 안색이 새하얗게 질린 채 그렇게 물었고.

그 말에 부정하고 싶으면서도, 솔직하게 대답하기로 했다.

“자세한 건 지켜봐야겠지만... 응, 어쩌면 영영, 돌아오지 않을지도 몰라.”

신화는, 일종의... 새로 태어나는 것과 동질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자신에게 비롯되는 신성으로 말미암아, 그 신성에 더욱 어울리는 형태를 취하게 되는 과정.

그 신화로, 한조가 어려지게 된 거라면.

그 신화로, 한조가 기억을 잃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되어버린 거라면.

이유는 어쨌건, 그것이 한조에게 있어서 ‘당연한 결과’일지도 몰랐다.

신은 완전하나, 동시에 고정된 존재.

반신은, 불완전하나 동시에 신에 가장 가까운 존재.

서로 다르지만, 비슷한 둘이니까.

한조의 신성이, 한조를 어리게 만들고, 어린 아이 시절의 기억으로 ‘고정’시켰다면....

“...하지만, 그래. 확실한 건 아니야.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힘을 너무 소모한 나머지 그 복구를 위해서 어려진 경우일 수도 있으니까.”

그런 경우라면, 기억의 상실은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말했다.

자신도, 이제까지 알고 있던 한조가... 자신이 사랑하는 한조가 영영 사라져버렸다고 인정할 수는,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 말이 맞노라. 영웅이, 기억을... 우리를 모두 잊을 리가 없지 않느냐. 금방, 응, 금방 다시 기억을 되찾을 것이니라. 다름아닌, 우리들이 사랑하는 영웅이지 않느냐. 영웅이... 우리를 슬퍼하게 할 리가 없노라.”

그에 호응하듯이, 카르미나 역시 애써 활기차게 그렇게 말했다.

그런 카르미나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보였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한조는, 욕심쟁이니까.”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잃고, 무언가를 잊어버리거나 하는 것을 그가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네.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기억상실이라면, 기억이 돌아올 만한 계기가 있다면 돌아올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불현듯, 그런 생각이 떠올라서 말하자, 모두의 눈이 번쩍 뜨였다.

“계기라면...?”

“한조가, 절대로 잊지 못할만한 일을... 재현한다던지? 예를 들면... 응, 그래... 가능하면, 자극적인 기억일수록 좋겠네.”

그 말에 다들 얼굴을 붉히는 것이 보였다.

대체... 왜 갑자기 저러는 지야, 유스티티아도 짐작이 갔다.

그래서 말했다.

“...잊은 건 아니겠지만, 지금의 한조는 몸만이 아니라 정신도 어려졌으니까, 괜히 지금 이상한 짓을 했다가 나중에 무슨 영향을 줄지도 모르니까 가능한 얌전한 걸로 해줘.”

“아, 알고 있느니라.”

“맞노라, 여는 절대로... 절대로 이상한 걸 생각하지 않았느니라!”

아닌 거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유스티티아는 지금쯤, 화도 어느 정도 풀렸을 릴리스에게도 이야기를 전해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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