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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 (469)화 (469/523)

엉덩이에 올바른 이름표를 붙여주세요 (1)

“...죄송해요.”

마지막 차례였던 홍련이 돌아오고서 한 보고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야, 끝내 모두가 돌아가면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조의 기억이 전부 돌아오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기억이 돌아오기는 했지 않느냐? 분명 효과가 있다는 소리이니, 다음번에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니라! 다들 영웅이 어떤 사내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 믿어보거라!”

애써 침울해진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하는 카르미나였지만 정작 본인도 두 귀랑 꼬리가 추욱 늘어진 상태인 것을 스스로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침울해진 상태였기에, 더더욱 가라앉은 침묵 속에서.

“...역시, 릴리아나랑도 해야 했던 거 아니야?”

분명 호아란의 차례까지는 기억이 돌아오는 진전이 무척이나 빨랐다가, 그 다음부터 사소한 일들을 떠올리는 수준으로 급감한 걸 생각하면, 본래는 그 중간에 있었어야할 릴리아나가 없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릴리아나는 지금 산달을 준비하느라 거동조차 불가능하지 않느냐. 무리이니라.”

하나같이 격이 드높기 그지없기에, 그토록 노력해도 임신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들과는 달리, 한조랑 그다지 격의 차이가 없었던 릴리아나는 벌써 두 번째 출산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한꺼번에 수백에서, 많게는 천 단위까지도 자식을 보는 웨어허니비의 특성상, 또 임신 중에는 오직 아이를 낳기 위한 몸이 되어 극도로 몸이 취약해지는 특성상 그런 릴리아나를 부르는 건 역시 무리였다.

“...그럼 하다못해서, 6974호 걔는?”

임시로 마련된, 구조한 엘프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는 시설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는 6974호를 릴리아나의 대신으로 하자는 의견까지 꺼내든 릴리스였지만, 그런 릴리스에게 유스티티아가 말했다.

“조급한 건 알겠지만, 그렇게까지 할 거면... 이제까지 한조가 안았던 여자들 모두를 호출해야 할걸?”

가능하냐, 불가능하냐로 따지자면.

가능했다.

당장 여기에 모인 스물둘의 영웅만해도 넷.

그 정도의 ‘억지’를 쓰는 것 정도야, 한조의 기억을 되돌리기 위해서라면 가능했다.

대신...

그렇게까지 하면 더 이상 한조와의 관계에 대해선 숨기는 건 무리겠지만.

하지만, 고작 그뿐인 일이었다.

이대로 영영.

이대로 영원히 한조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게 된다면.

이제껏 기억해내지 못한, 기억들이 영영 사라져버리게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편이 나았다.

“...그리고, 릴리스? 아직, 시도할 건 더 많이 남아있잖아?”

“...남아있다니, 뭐가?”

“그야, 이제까지 한 건, 결국 입으로만 한 거였잖아? 그럼...”

“...네가 그러면 안된다매?”

어려진 한조에게 악영향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니까 최소한으로 자중하자고 했던 유스티티아가 이제와서 그렇게 말하자, 눈살을 찌푸리며 그렇게 말한 릴리스였지만.

유스티티아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말했다.

“그땐 그랬지. 근데, 지금 한조가 떠올린 기억들만해도, 이미 그 또래의 인간 아이가 알고 있는 것치곤... 좀 그렇잖아?”

“......”

“어쩌면, 애매하게 자극을 받아서, 애매하게 결과가 나왔던 것뿐일지도 모르니까... 시도해봐서 나쁠 건 없을지도.”

처음, 한조가 기억을 잃었다는 걸 알았을 때랑 달리 다소 여유가 느껴지는 유스티티아의 말이었지만.

그 사실을 눈치채기엔, 한조의 기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것이 더 중요했던 릴리스였다.

“...뭘 하면 되는데?”

‘사랑은, 사람을 맹목적으로 만든다... 응, 정말로 그렇네.’

아마, 자신도 한조의 기억이 정말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그렇게 알고 있었더라면.

자신의 심장을 반을 쪼개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방법을 강구하려고 했었겠지.

‘...응, 정말로. 사랑은 사람을 맹목적으로 만든다, 맞는 말이야.’

지식으로만 알았던 감정을, ‘공감’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 유스티티아는 가만히 한조를 떠올렸다.

아마, 지금쯤의 한조라면...

대체 어떻게 해야지, 기억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 어린 한조인 척을 하면서 자신들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돌아오기 전까지 지금만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그런 한조를 위해서.

“응, 그럼... 가장 최근에... 한조에게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았을 법한 일을 재현하면서... 는 어때?”

“...가장, 기억에 남아있을 법한 일이라니?”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흠칫하는 릴리스를 보고서 유스티티아는 키득거리며 말했다.

“...한조라면, 바로 기억을 떠올려버릴 거 같지 않아?”

말도 안되는 개소리라고 치부하기엔, 그 개변태새끼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버린 릴리스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어떻게 할래, 릴리스?”

“......”

재차, 묻는 유스티티아의 말에 릴리스는....

“좋아.”

자연스럽게 응애 한조인척하면서도, 모두랑 할 수 있을 방법을 떠올리고서 굳게 주먹을 쥐었다.

이른바, 응애, 나 아기 한조. 꼬추가 딱딱해져서 아퍼 마망 작전이었다.

잔뜩 울쌍을 지으면서, 우선 호아란에게 매달려서 엉덩이에 자지를 문지르면서 그렇게 말하는 걸로 시작해서, 호아란에겐 동정심과 모성애를 자극시키고.

덩달아서 그렇게 편으로 만든 호아란을 시작으로 모두를 설득한다는 작전이었다.

아마 8할 정도로는 다시 펠라치오나, 파이즈리 따위로 뽑아주려고는 하겠지만, 그렇게 해도 안낫는다고 징징거리다보면 자연스럽게 보지에 박아야만 되지 해결되지 않을까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게 분명했다.

유스티티아가 도와주면, 아마 거의 9할 이상으로 성공할 작전을 수립해낸 내 대가리를 칭찬하면서도, 작전을 위해서... 정말로 자지가 아파보일 정도로 발기시키기 위해 최근에 봤던 것 중에서 가장 꼴렸던 일을 떠올리기로 했다.

그건...

“...보지 검사, 진짜 꼴렸지.”

모두의 보지를.

내 자지로 인해서, 바뀌어버린 보지를 감상하는 건 진짜 꼴리는 경험이었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풀발기를 넘어서 혈관이 잔뜩 튀어나올 정도로 변하기 시작하는 내 자지가 그 증거였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보지 검사 이후로, 또 시간이 꽤 지났으니까 샤오나 홍련의 보지는 또 어떻게 변해있을지 기대되기도 해서...

“...잠깐, 진짜 아픈데.”

지나치게 발기해서 정말로 아파오기 시작하는 내 자지.

평소에는 기로 발기를 조절하기도 했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진짜 한계 이상으로 발기해서 자지가 터지려고 들었다.

두 배 사이즈의 자지니 뭐니 하는 것들도 전부 기로 강화하고, 재생력으로 이를 보완해서 가능한 기술들이었지 맨몸으로 하면 실제로 자지가 터질 일이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긴 한데.

아무튼, 이거라면 정말로 의심받지 않고서 내 자지에 무슨 문제가 생긴게 아닐까 걱정할 정도로 보일게 분명했다.

이러다가 진짜 자지가 터질 것 같아서 후딱 가서 작전대로 호아란 마망하고 부르려고 했을 때였다.

벌컥, 문이 열리고서 호아란이 들어왔다.

아니, 호아란이라고 생각했지만 호아란이 아닌... 꼬리가 하나 달린 호아란의 분신이라는 걸 곧바로 눈치챘지만.

“...어.”

갑자기 분신을 왜 보낸건가 싶었는데, 꼬리 하나 짜리... 자아를 분리해서 만드는 꼬리 다섯 이상을 가진 분신나 애당초 인공적인 자아를 만들어서 부여하는, 호아같은 꼬리 셋 달린 분신들과 달리 하나짜리들은 시키는 일만 하는, 말 그대로 식신에 가까운 분신들이라 그런지 당장이라도 터질 거 같은 내 자지를 보고서도 이렇다할 반응이 없었다.

그저 나를 지그시 응시하던 분신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따라오라고?”

분신이 들고 있는 팻말.

심지어, 호아란이 목에 걸었던 그 팻말을 고대로 재활용해서 가져온 팻말을 보고서 멍하니 있자, 대뜸 내 손을 잡아당기는 호아란의 분신.

아무리 꼬리 하나 따리라고 해도, 응애 한조인 몸으로 호아란의 분신의 완력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대로 끌려가듯이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침실 앞이었다.

“...대체 왜?”

어차피 가려고 했던 곳이긴 한데.

호아란이 직접 온 것도 아니고, 분신이 와서 끌고와서 이게 뭔가 싶었는데, 호아란의 분신이 들고 있던 팻말을 뒤집어서 내게 보여줬다.

“...들어가서, 정답을 맞추면 상이 있을 거라고?”

뭔 상?

아니, 그보다 맞추긴 뭘 맞춰?

잘은 모르겠지만, 여기까지가 호아란이 분신에게 맡긴 일이었는지 가만히 나를 보고만 있는 분신을 보고서, 얼떨떨해하면서도 문고리를 잡고 열었다.

그리고...

“......”

침실 안에서 펼쳐진 광경을 보고서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문을 열고서, 바로 보이는 장소에 나란히 모여있는 엉덩이들이 보였으니까.

장막...

이라고 해야할지, 너머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해놓은 듯한 결계같은 걸 펼친 모양인데.

그 너머로 엉덩이만 나란히들 튀어나와있는 모습을 보니까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그 엉덩이들 앞에 있는 꼬리 셋 달린 호아란의 분신들이 아니였더라면 이게 진짜 뭔가 싶었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한조님.”

“이것을.”

하나따리랑 달리, 호아처럼 자아가 갖춰져 있는 두 분신이 내게 건네준 것을 가만히 바라봤다.

하나는, 이름표들이었다.

릴리스부터 시작해서 홍련까지.

모두의 이름이 적혀져 있는 이름표.

또 하나는, 지금 이 상황이 대체 무슨 상황인지 내게 전하는 글이 적혀져 있는 쪽지였다.

“......”

‘이름표를 엉덩이에 붙여주세요. 해당 엉덩이의 주인이, 이름표에 적힌 이름의 상대라면 정답을 맞춘 상으로 원하는 장소에 꼬추를 쓰담쓰담해도 좋습니다. 단, 기회는 한 번뿐이며 정답을 맞추지 못할 경우에는 상을 받을 수가 없게 됩니다. 엉덩이의 주인이 누구인지 맞추기 위해 1분간 엉덩이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낼 시간을 드리니 누구의 엉덩이인지 열심히 알아내봅시다.’

지금 내가 본 이게 진짜인가 싶어서 다시 한 번 봤지만, 글이 변하거나 갑자기 폭발해버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 앞에 있는 엉덩이들을 바라봤다.

서큐버스... 만능형 꼬리라는 이름이 붙여져있는 하트 모양의 꼬리가 달린 릴리스의 엉덩이나 살랑살랑, 풍성한 아홉 개의 여우 꼬리들이 흔들리고 있는 커다란 호아란의 엉덩이나, 드래곤 꼬리가 달려있는, 맨들맨들한 보지가 훤히 보이는 엉덩이나 짧다막한 염소 꼬리가 달린 작은 엉덩이부터.

흰털의 늑대 꼬리가 훽훽 움직이고 있는 엉덩이에 그 옆으로 갈색빛의 보들보들한 꼬리가 마찬가지로 휙휙 좌우로 흔들거리고 있는 엉덩이, 치골 위로 갈색빛의 날갯깃이 빼꼼 튀어나온 엉덩이, 맨들맨들에 더불어서, 꽃봉오리가 피어나있는 줄기가 달린 엉덩이에, 유난히 붉으스름한 엉덩이, 거기에 거뭇거뭇한 보지털이 솜털처럼 조금 난, 귀여운 보지가 있는 엉덩이까지.

아무튼.

정답을 숨길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있는 엉덩이들을 바라봤다.

“...정답을 맞추면, 원하는 장소에 꼬추 쓰담쓰담해도 된다는 건 무슨 뜻이야?”

“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원하시는 만큼, 원하시는 곳을 써서 쓰담쓰담해도 됩니다.”

그렇게 말하는 두 분신의 말에 흠칫거리는 엉덩이들이 보였다.

움찔, 움찔하고.

젖어가고 있는 모두의 보지들도 확실히 보였고.

덕분에 이게 대체 무슨 짓인지 확실히 이해했다.

...애써서 생각해낸 응애 아기 한조 꼬추 아퍼 작전은 때려쳐도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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