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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전용 남창이 되었다 (500)화 (500/523)

외전)딸들이 잠든 야밤에, 임신한 아내들 보지에 정액 주입하기 (1)

일이 그렇게 되어, 우리 집에 가족이 하나 더 늘었다.

아니, 애당초 암무트는 원래부터 가족이었으니 가족이 늘었다기보단... 음, 그래.

내 아내가 더 늘었다고 하는 편이 옳은 표현일 거다.

내 신성.

그리고, 딱히 절제라고는 할 수도 없었던 상황에 암무트의 안을... 진짜, 나중에 뽑았을 때 울컥거리며 새어 나올 만큼 가득 채워버린 내 정액이 기어코 암무트의 자궁에... 1만년만에 첫 입주자를 들여버린 탓에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여기서 여자를 ‘더’ 늘렸다가는 가만 안 둔다고 엄포를 놨었던 와중이라도 나를 살리기 위한 구조활동 중에 애가 생겨버린 암무트를 아내들은 모질게 굴지 않았다.

아, 물론 암무트에게 그랬다는 거지 나한테도 상냥했다는 건 아니었다.

정작 그때의 나는 막 정신을 차린 와중이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암무트에게 따먹힌 상황이었던 거였지만.

그런 관계로 다소 억울하긴 했지만, 그거야 뭐, 사소한 일이니 넘어가고.

아무튼, 그렇게...

주종관계에서 부부관계로 승급해서, 내 아내가 되어버린 암무트는, 금방 아내들과 어우러져 잘 지냈다.

암무트의 뱃속에 생겨버린, 내 아이도 무척이나 잘 자랐다.

물론 암무트만 그런 게 아니였다.

다들 잘 지내고, 잘 자랐다.

아직 그날로부터 몇 개월이 지난 지금도, 바깥 세상은 혼파망이긴 한데.

놈이 생각한 것처럼, 놈이 저주한 것처럼 그 혼란이 계속해서 이어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내게 있었다.

그때의 기억은 흐릿하지만, 아마 그때 봤던 거대한 용은... 유스티티아의 증조할아버지가 분명했다.

애당초 나를 보고서 증손녀의 서, 그러니까 사위라고 불렀으니 그런 존재가 딱히 더 있을리도 없었다.

나중에 찾아봤을 때, 품에 잘 챙겨뒀던 보옥이 박살나있었기도 하고.

아마, 그 상황을 미리 ‘보았고’ 그에 대비해서 내게 건네라고 내어줬던 물건이 아닌가 싶었다.

그는 신.

그것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까스로, 신의 격의 문턱까지 발을 뻗었던 나조차도 가볍게 뭉개버릴만큼 거대한 존재였으니.

그런 존재라면, 그 정도의 미래를 봤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그리고... 그때 그 용의 곁에 있던, 나보다도 더 작았던 초록빛의... 나를 아가야, 하고 부르던 그것은 아마... 장모님이었을 거고.

희미하게 남아있는 기운으로, 내가 ‘이름’을 되찾기를 바라던 장모님의 목소리를... 그냥 환청이라고만 여겼던 게 조금 미안했다.

그때야 살짝 머리가 어떻게 된 상태였으니까 그럴만도 했지만.

그래서 기억도 흐릿해서, 정말로 내가 겪은 것이 맞나 긴가민가하기도 했지만.

아무튼, 그래도 들었던 조언은 기억하고 있었다.

내 방식대로.

나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내 마음대로 해보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생육.

이제와선, 생멸의 권능이 되어버린 내 권능을 이용해서.

내 마음대로 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알게 된 거지만, 내 신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이유였던, 유스티티아가 곳곳에 박아둔, 나 몰래 만든 성물로 하여금 내 권능을 흩뿌렸다.

무너진 ‘아발론’을 대신해서, 성물들을 새로운 매개로 삼아 임시로 통역 마법을 구축한 덕에, 더더욱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전 세상에 내 권능을 흩뿌려가면서 내가 한 짓이 뭐냐면...

...열심히, 정말로 열심히 새끼를 칠 수 있게, 아주 살짝 등을 떠미는 짓이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싸우지 말고 섹스해를 전 세상을 향해 시전한 셈이었다.

그리고, 효과가 있었다.

원래 그런 게 있지 않나.

혼란한 와중에, 많은 애가 생기고, 태어나는 경우가.

전쟁 이후에도 그렇고, 대기근이나 재앙, 질병 따위가 덮치고 난 뒤에 일어나는 베이비붐 같은 거.

그게, 일어났다.

전 세상에.

종족을 불문하고, 본래 섞이지 않는, 혼혈이 불가능한 이들 사이에서조차도 그렇게 됐다.

『생육하고, 번성하라.』

그렇게 각인된 내 명령에, 충실히 권능을 퍼트리는 성물들이 세상을 그 모양으로 만들었다.

그 귀쟁이놈이 세계 전체에 퍼진 사상결계, ‘아발론’을 이용한 것처럼.

나도 세계 전체는 아니여도, 대다수의 인구가 집중되어있는 도시들의 한정으론, 성물을 기점으로한 중계기를 놓아서... 권능을 퍼트리고, ‘대여’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 셈이었다.

말이 대여지, 까고 말해서 암무트가 내게 신성을 빌려줬던 것처럼.

필요한 자에게, 원하는 자들에게 내 신성을 쪼금 빌려주고 그러는 짓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됐다.

아무튼, 그 결과가 곧 이어질 베이비 붐이었다.

지금은 몰라도.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은 더 이상 순수하게 무슨 종족이다, 뭐다할 수 있는 미래는 없어지게 되리라.

까보면 반은 엘프고 반은 인간인 혼혈은 기본에 켄타우로스에 슬라임에 이것저것 섞이기 시작할 테니.

기본적으로 ‘더 많은 비율’인 종족의 특징이 두드러지게끔 하기는 했지만, 두드러진다는 거지 섞인 것이 어딜 가는 것은 아니었다.

즉, 더 이상 이 세상은.

놈이 말했던 것처럼, 서로가 다르다며 혐오하고, 서로가 다르다고 싫어하며,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이 오지 않게 될 것이다.

뭐, 앞으로 백년, 이백년은 더 걸릴 장기적인 계획이기도 하고.

이제, 다른 이유로 다른 혼란이 찾아오겠지만.

거기까진 내가 알 바가 아닌 일이었다.

난 충분히 할 거 다 해줬다.

불의 정령에게 박은 정령사의 정자가, 몸 전체가 살아있는 불꽃이나 다름없는 불의 정령의 안에서 생존하게 하는 데 소모되는 신성이 얼마인지 아는가.

애당초 그 불꽃박이 새끼의 자지가, 잘 구워진 소시지가 되지 않도록 방지하는데 든 신성은 어떻고?

나도 별로 알고 싶지 않았다.

애당초 몸의 크기나 너무 달라서 이어지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페어리족과 켄타우로스 사이에도 애를 만들 수 있게 드는 신성의 양은 또 얼마나 들었는지.

물론, 그렇게 ‘불가능하리라고 여겨졌던’ 커플들이 이어지면서, 그들이 바치는 신앙이 내게 흘러들어오는 걸로 어느정도 되갚음이 되긴 했지만.

아무튼, 시도때도 없이, 세상이 이 모양이 되고, 서로가 섞이는게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것이 가능하게 되자...

숨어있던 가능충 커플들이 내 신성을 빌려가는 통에, 솔직히 좀 많이 어질어질했다.

여기서 뭘 더해주라는 걸까.

뭐, 그래도 이런 상황이다보니 찾아오는 사소한 혼란은, 내가 어떻게 해주고야 있긴 하다만.

이제 슬슬 거기서도 손 떼고, 새로 구성된 세계 정부에게 하나둘 떠넘길 생각이었다.

이제껏 기저귀 갈아줬으면 슬슬 알아서 해줘야지.

나도 슬슬 바빠질 시기라서 더는 남의 애새끼 기저귀를 갈아줄 생각은 없었다.

그런고로.

“루카는 오늘도 귀엽네.”

“빠, 빠, 빠.”

누굴 닮았는지, 내 뺨을 찰팍찰팍하고 치며, 날개로 물장구를 치는 루카가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안다.

다 자기 엄마인 카루라를 닮아서 그런 거라는 거.

내 요소는...

“빠아, 빠아.”

찰팍, 찰팍하고 칠 때마다 내 뺨이 떨어질 것 같이, 이제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애치고는 엄청나게 힘이 세다는 것 정도?

그게.

이제와서 알게 된 거지만, 내 권능.

생육은 그저 ‘임신’만 잘 시키고 그러는 권능이 아니였다.

이제껏, 그럴 기미가 느껴지긴 했는데.

아무래도 내 정자로 임신한 아이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재능을 타고나는... 이른바 천재들만 나오는 모양이였다.

생육.

그와 관련된 유명한 말로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이 있잖는가.

그 말대로였다.

번성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당연히, 그럴 수 있는 능력이다.

내 능력은.

나보다도 내 자식들에게 더욱 많은 영향을 끼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는 거였다.

그리고, 그 재능을...

내 아이들은 벌써부터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자, 루카. 이제 목욕도 끝났으니까 슬슬 나가봐야지.”

“우우우웅...!”

카루라도 그렇지만, 루카도 여간 목욕을 좋아해서 내가 그렇게 말하자 뚱한 표정을 지으면서 욕조를 붙잡았다.

...절대로 나가지 않겠다는 고집이 느껴졌다.

근데, 벌써 두 시간째 목욕 중이었다.

좀 봐줬으면 좋겠다.

아니, 두 시간이나 목욕하는 거야 딱히 아무래도 좋은데.

그, 오늘은 좀 특별한 날이라서 그랬다.

“루카야... 이제 가서 코 자야지. 안 그럼 내일 동물원에 못가요.”

“...빠야.”

내 말에, 그제서야 뚱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욕조를 움켜쥐고 있던 손을 놓는 루카를, 냉큼 안아들었다.

그대로, 첨벙첨벙하고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좀 너무 넓게 지은게 아닌가 싶은 욕탕을 건너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루카야, 만세.”

“웅.”

번쩍, 하고 고집부리기 모드에서 말 잘 듣는 딸내미가 된 루카의 젖은 몸을 수건으로 꼼꼼하게 닦아주고서, 옷을 갈아입혔다.

나 역시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딸들이, 나를 반겨줬다.

“아버님. 루카를 씻기느라 고생하셨어요.”

“자, 루카. 언니 품에 오렴.”

“이제 코 자야지, 언니들이랑 같이 자자.”

마치 쌍둥이들처럼 똑닮은, 다들 하나같이 아름답게 자란 금발의 소녀들.

하지만 실상은, 루카보다 태어난지 몇 개월 차이가 좀 나는 언니들에 불과한, 릴리아나와 나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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