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 레날의 영지 (17/48)

17. 레날의 영지

레날의 영지는 왕국 수도의 북동쪽을 둘러싸고 있다. 크기는 수도보다 더 커서 왕국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레날 공국의 남쪽은 복숭아, 포도, 배를 재배하여 왕국 전체로 실어다 나르는 농업 중심 지구였고, 북쪽은 수도에서 나오는 온갖 물건들을 왕국 북쪽 모든 곳에 공급하는 상업의 중심지였다. 특히, 수도의 길드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갖가지 공예품, 비단, 공단, 의류, 인쇄물들이 모두 레날을 거치지 않고는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없었다. 온갖 물건들이 다 레날을 지나갔다. 마차의 화려한 행렬 속에서 몰래몰래 차창 밖으로만 봐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게 뭐예요, 줄리앙?”

“배나무요.”

“왜 키는 작고 줄기는 저렇게 막 하늘로 솟아 있어요. 우와, 줄리앙 저 배는 처음 봐요. 저렇게 커요?”

“크기가 당신을 감동시키다니, 기억해 둘 만한 일이군요.”

“줄리앙, 당신 또 이상한 얘기 하는 거죠? 못살아. 어, 저건요? 저 낮은 나무가 포도나무예요?”

“복숭아요. 저기 종이로 감싸 놓은 것이 과실인데, 이미 다 따고 없습니다.”

“저한테 준 그 복숭아예요?”

“그건 저 밭 중에서도 가장 양질의 밭에서 나는 최고급 복숭아입니다.”

“우와, 저 또 먹을 수 있어요?”

“유월도는 레날에서도 그때가 아니면 맛볼 수 없습니다. 레아. 내년을 기약하지요.”

“줄리앙, 당신은 매년 먹었겠네요? 부러워요!”

“매년 복숭아밭 주인이 잊지 않고 제게 가져다주거든요. 레아, 당신도 이제 매년 먹으면 되지 않습니까? 하지만 지난번에 당신에게 주었던 유월도는 이번 해에 유난히 비가 적어 특별히 크고 맛있었습니다. 그만한 걸 또 드실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줄리앙, 저건요? 저거는 뭔데요?”

신이 나서 지칠 줄 모르고 마차 밖을 바라보는 내가 우스웠던지 줄리앙은, 그만 좀 바라보라고 했다.

“제가 좀 시골 촌뜨기 같아요?”

“아뇨, 레아. 창밖은 그만 보고 당신 얼굴 좀 봐 달라는 얘기였습니다. 당신이 결혼한 남자가 얼마나 잘생겼는지도 보고요.”

또 나왔다. 능글능글하게 웃는 줄리앙 레날 공작이었다.

“자기가 잘생긴 걸 알기는 아나 보죠? 하긴, 그렇게 잘생기셨는데 모를 수가 있겠어요?”

“레아, 당신은 모르지 않습니까? 그렇게 예쁘면서,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말입니다.”

“와, 입에 침도 안 바르시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 보니까 역시 공작님은 여자를 후려도 백 명은 더 후리셨겠어요. 혹시 여기에 너무 공작님 여자들이 많아서 저랑 눈이라도 마주칠까 봐 창밖을 그만 보라고 하시는 건 아니에요?”

줄리앙이 쾌활한 소리를 내며 웃었다.

“레아, 하나만 고백해도 됩니까?”

“뭐예요? 무섭게 고백까지 하시려고요? 줄리앙, 당신 과거에 대해 너무 많은 정보를 알려 주시진 않아도 되는데요.”

“질투하는 당신 모습도 꽤 귀여우니 앞으로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지만, 내 평생 여자는 오로지 당신 하나뿐입니다.”

“그 말을 저보고 믿으라고요? 나랑 그렇게…… 막, 그런 식으로 해 놓고요?”

“믿고 믿지 않는 건 당신 자유입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줄리앙은 씩 웃고는 내게, 결코 처음인 사람이라면 시도할 수 없는 방식으로 능숙하게 키스를 했다. 저런 능구렁이 같으니라고.

내가 맞받아치며 그의 혀를 휘감고, 열심히 혀를 놀리자, 줄리앙 역시 더 적극적으로 키스에 임했고, 결국엔 장난스레 시작한 키스는 진한 키스로 이어지고야 말았다.

문제는 그가 키스를 너무 잘한다는 데에 있다. 그의 키스는 언제나 섹스의 전초전 같은 데가 있었다. 키스만으로도 아랫도리가 젖는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결국 그의 혀는 내 입술을 핥다 말고는 턱으로, 그리고 목선을 따라 흐르고 목을 물어뜯고, 핥아 내리다가 결국 그의 손은 꼭 맞는 드레스 위로 봉긋 올라와 있는 내 가슴 가까지 가고 말았다.

또 다른 문제는 나와 그 사이에 흐르는 지나치게 큰 성적 긴장감에 있다. 아니면 익을 대로 익어 버린 내 성욕에 있거나. 그가 이렇게까지 한다면 손이라도 쳐 버리고, 그만하라고 아직 마차 안 아니냐고 말해야 하는데 나는 꼭, 더, 더, 빨리, 더 깊이, 를 외치면서 그의 손을 내 드레스 자락 아래로 끌어넣고 싶어지니까 말이다. 우리 둘 사이에는 이제 제어장치가 없었다.

결국엔 둘 다 숨결이 가빠져서 빨리 저택에 도착하기만을 바라는 상태가 되었을 때야 마차는 그 목적지에 도달했다.

늦은 밤이었다. 저택 문 앞에 여럿이 나와 인사를 하고 여장을 푸는 것을 도와주었다. 우리는 짐을 내리고, 사용인들과 인사할 새도 없이 그가 이끄는지 내가 이끄는 건지 모를 모양으로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을 구경할 시간은 없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우리는 더 열렬히 서로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의 입술이 다시 저돌적으로 내 입술을 향했다. 그의 키스가 계속되는 동안 난 그의 단단한 어깨를 내 두 팔로 감고 꼿꼿한 척추 뼈를 손가락으로 훑었다.

그가 내 몸을 돌려 벽을 향하게 두었다. 그곳에는 커다란 거울이 있었다.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다시 한번 그의 입술을 찾았다. 그는 뒤에서 나를 감싸 안으며 다시 내 입술을 제 입술로 짓눌러 주었다. 바로 지금 내 안에 그의 것이 들어온다고 해도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내 그곳은 준비되어 있었다. 내 엉덩이를 찌르고 있는 그의 것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처럼 여유 있었다.

“하아, 아무래도 거울을 보고 하는 것이 당신 취미인가 보죠.”

내가 그렇게 말했을 때는 이미 내 드레스 어깨자락은 가슴 아래께로 내려져 있었고 봉긋한 가슴 두 쪽은 그의 손아귀 안에 있었다. 하얀 가슴을 그의 커다란 손이 거머쥐고 있는 자태가 요상스러울 정도로 야했다.

그는 나를 거울을 바라보고 서게 해 두고는 바로 드레스를 훌렁훌렁 젖히고 그 아래로 내려갔다.

“……그만―.”

“그만?”

그가 씨익 웃고 있는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눈앞에 선했다. 그랬다. 그만두면 안 되었다. 드레스 아래로 내려간 그가 내 엉덩이를 그러쥐고, 그 아래 허벅지를 어루만지고, 다시 무릎, 다리, 발목까지 내려오더니 마치 청혼할 때처럼 무릎을 꿇고 앉아 내게 말했다.

“이리 오세요, 내 신부여.”

나는 그대로 그에게 덜컥 안겼다. 그는 앉은 채로 나를 안아서 쑥 일어서더니 바로 자리를 옮기려 했다. 슬쩍 둘러본 이 방 안에는 침대가 없었다. 이곳은 그의 집무실인 모양이었다. 침실로 이어질 것임이 분명해 보이는 문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내 몸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 있었다.

“가지 마요. 그냥 여기서 해요.”

줄리앙이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의 어깨를 꽉 그러쥐고 공주님처럼 안긴 채 고갯짓으로 집무실 책상을 가리켰다. 그는 냉큼 그 위에 나를 올려 두더니, 너무도 신사답게도 제 옷을 벗어 책상 위에 깔아 어떻게든 이곳을 침대처럼 만들어 일을 치르려 하는 듯한 행동들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난 책상 위에서 폴짝 아래로 뛰어내리고는 그의 커다란 손을 잡고 이끌어 그를 책상에 앉혔다. 그리고 그의 아래에 앉아 그의 하의를 내렸다.

“이번엔 내가 할 거예요.”

막상 바지를 내리고 목격한 그의 것은 이미 부풀 대로 부풀어 있었다. 어떻게 감당할 만한 크기라면 입 안에 넣어봄 직도 하건만, 도저히 그럴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선단 끝만 입 안에 문다고 해도 바로 입에 가득 차 숨도 못 쉴 것 같은 무시무시한 크기였다.

“안 해도 돼요, 레아.”

그가 그렇게 말하니 더 하고 싶어졌다. 용기를 내어 그의 것을 내 두 손에 거머쥐었다. 자신의 것에 내 손이 닿는 촉감에 그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양손을 책상 위에 두고는 고개를 젖히고 그는 얕게 한숨 비슷한 것을 쉬었다. 내 것을 애무할 때에 그도 이런 기분일까? 저런 표정을 더 볼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찡그린 눈, 근사한 입매가 벌어지며 나오는 한숨, 모든 것이 너무도 에로틱했다.

나는 혀로 날름, 아이스크림을 핥아 올리듯이 그의 것의 끝을 핥았다. 낼름, 하고 혀가 그의 것에 닿자마자, 기묘한 신음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나만 소리를 내는 줄 알았는데 그도 이렇게 야한 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잘생긴 그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 재미였다. 이런 재미로 내 것을 그렇게 핥고 물고 빠는 것이었다.

“레아―.”

그의 한숨 같은 목소리가 신호였다. 나는 막대사탕을 빨듯이 그의 것을 최대한 내 입 안에 넣고 혀로 둥글리고 핥아 올리고, 입 안에 가득 품었다가 혀로 따뜻하게 감싼 채 뿌리에서 맨 위까지를 아주 맛있는 것을 먹듯이 빨아 올렸다. 그럴 때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탄성 같은 신음소리가 나를 미치게 했다.

더는 나도 견딜 수가 없었다. 이 잘생긴 남자의 흥분한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그곳은 이미 축축해져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책상을 꾹 잡고 있던 그의 손이 내 몸을 찾아 내려오더니 내 어깨를 움켜쥐고 목을 파고들고 있었다. 내가 다시 한번 그의 것의 맨 끝 부분을 살짝살짝 핥아 올리고 있을 때 내 어깨 위에 있던 그의 손이 그만하라는 듯이 나를 꼭 잡더니, 단숨에 나를 안아 들어 올렸다. 어느새 내가 그 책상 위에 있었다.

그의 손이 내 것을 쥐는 듯 그곳에 왔다가 복부와, 허벅지, 골반 주변을 원을 굴리듯 쓰다듬고는 다시 가슴 쪽으로 갔다. 그 손이 그만 약 올리고 내 비부로 향하기를 바랐다. 그의 딱딱한 것,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 입 안에 물려 있던 것이 내 배를 찌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게 더 날 흥분시켰다. 테이블에 앉은 채 적나라하게 다리를 벌렸다. 나 자신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선정적인 쉰 목소리가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넣어요. 지금.”

준비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의 것은 이미 터질 듯히 커다래져 있었고, 내가 입으로 문 채 핥아 올리고 빨고 한 터라 축축이 젖어 있었다. 나는, 드레스를 젖히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아까 그가 깔아 놓은 제 옷가지들과 내가 겹겹이 껴입은 옷들이 푹신한 쿠션이 되어 내 엉덩이를 받쳐 주었다.

그는 선 채로 바로 내 몸을 책상 맨 끝으로 끌어당기더니 제 것을 내 안에 밀어 넣었다.

“아…….”

너무도 기다리던 것이 내 안에 들어온 느낌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렀다.

“마차 안에서부터 이렇게 하고 싶었어.”

그가 말했다. 선단까지만 들어온 그의 것이 다시 한번 내 내벽을 파고들어 왔다. 가차 없는 움직임에 나도 모르게 울음소리처럼 신음이 흘렀다. 그는 내 등허리를 거머쥐고는 리드미컬하게 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테이블 위에 앉아, 그는 서서, 두 몸은 같은 박자로 흔들리면서 제 위치를 잡아 갔다. 내 몸이 그의 박자에 맞추어 흔들릴 때마다 젖가슴이 흔들거리는 모습이 거울에 비쳤다.

“줄리앙, 줄리앙.”

그의 이름을 부르는 내 목소리가 내 목소리 같지가 않았다. 아주 야한 짓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의 것이 내 안을 파고들었다가 다시 나갈 때마다 이상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참을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내 것이 확 압박되는 느낌, 클리토리스에 그의 몸이 살짝 부딪치면서 주는 이상한 쾌감, 내 안을 다 헤집어 놓으며 마음껏 돌아다니는 그의 것이 내벽 안에 확 들어왔다가 다시 완전히 빠져나가고 다시 천천히 들어왔다가 다시 빠져나가는 모습이 모두 보였다. 너무도 야한 모습이었다. 그는 자신의 것과 내 것이 연결된 부분을 바라보면서 내게 말했다.

“예뻐.”

무엇이 예쁘다는 것인지 몰랐지만 그 말이 또 나를 흥분시켰다. 내가 정신없이 그를 끌어안고 그의 목에 내 입술을 향하자, 그는 뱀파이어에 물리는 희생양처럼 아낌없니 제 몸을 내어 주면서도 너무도 이율배반적으로 내 하체를 공격적으로 물어뜯었다. 그의 것은, 정말이지 완벽했다. 아주 크고 따뜻한 것이 내 몸을 반으로 갈라놓고 내 축축한 곳을 휘젓고 다니는 감각이 나를 미치게 했다.

“거기, 줄리앙, 거기!”

내가 부끄러움을 모르고 이렇게 말하면 그는 아무 거리낌 없이 그곳을 미친 듯한 속도로 공략했다. 그만, 그만해 달라는 말을 할 새도 없이 내 몸을 덮치는 강렬한 쾌락에 나는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섹스가 언제 끝났는지도 기억할 수 없었다. 절정에 다다랐을 때는 정말이지 기진맥진해 있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그대로 내 몸을 번쩍 들고는 선 채로 날 꽉 끌어안고 아래에서 위로 제 것을 올려 넣었다. 중력에 의해 내 몸은 자꾸 아래로 미끄러져 갔지만 그의 단단한 팔이 내 온몸을 꽉 쥐고 내려가지 못하게 붙들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우리 둘의 것은 연결된 채로 너무도 꽉, 내 것이 그의 것을 쥐고 원하고 있었으며, 그는 계속해서 내 안으로 자신의 것을 박아 대고 있었다.

어느새 바닥이었다. 마치 도망가는 사람처럼 내가 카펫 아래로 기어가자 그는 뒤에서 내 몸을 끌어안고 다시 자신의 것을 더 깊숙한 데까지 박아 넣었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여태까지는 한 번도 든 적이 없었던 느낌이 말이다. 그도 그것을 느낀 듯했다. 양팔에 힘이 풀린 내가 그대로 엎드려 눕자 그가 내 등에 제 몸을 포개고 누웠다.

“계속― 제발 계속…….”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그런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의 몸과 내 몸은 한 치의 틈도 없이 연결되어 있었다. 내 등 위로 탄탄한 그의 가슴팍이 닿았다. 그렇게 뒤에서 나를 꼭 끌어안은 채 그는 자신의 것을 내 것 안, 가장 깊은 곳까지 밀어 넣을 듯이 꾹, 꾹 내 몸을 눌렀다.

그의 몸이 내 엉덩이를 누를 때마다 마찰음이 방 안에 울려 퍼졌다. 동그란 내 엉덩이에 그의 골반 뼈가 닿을 때마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그의 중심이 내 안의 어떤 곳을 꾹 누르고 내벽 안에 안착했을 때에는 이것이 이대로 끝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괴물이 흐느끼는 듯한 소리가 내 안에서 나왔다. 그의 입에서도 비슷한 소리가 나왔던 것 같다. 마지막 남은 쾌락까지 모두 짜내겠다는 듯이 우리 둘의 몸은 같은 리듬으로 움직였다. 내 것이 그의 것을 조이고, 그의 것이 내 안에 박혀 드는 감각이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온몸에 힘이 풀린 채 바닥에 그대로 엎드리자 천천히, 내 몸을 덮으며 그의 몸도 멈추었다.

그의 팔이 내 몸을 돌려 제 팔을 베개 삼아 눕혔다.

“첫날부터 바닥에서 잠들게 할 수는 없지요.”

그가 날 침대까지 안아 올리려는 시늉을 하는 것을 보고 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잠깐만요. 잠깐만 이대로 있을래요.”

“이대로요?”

아까의 박력은 어디로 사라지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어정쩡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팔을 잡아당기며 내가 말했다.

“네, 줄리앙, 나의 남편. 이대로 조금만 그냥 있어요.”

그의 팔을 베고, 마치 이런 일이 있을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이불 못지않게 푹신하게 깔린 카펫 위에 누워 있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침대까지 갈 것도 없이 이대로 그냥 잠들어도 좋겠다고 말이다. 물론 그것은 나만의 바람이었다. 몇 분 후 나의 다정한 남편이 나를 그대로 들어 침대에 눕혔고, 그러고도 세 번이나 더 내 몸을 공략한 끝에야 우리 둘은 잠에 곯아떨어질 수 있었으니 말이다.

줄리앙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새벽녘에 일어나고 나서야 저택을 구경할 틈이 생겼다.

“줄리앙?”

그는 갑작스레 웃음을 터뜨렸다.

“자고 일어나서 흉해도 그렇지, 사람 얼굴을 보고 그렇게 웃는 건 좀 그렇지 않아요?”

“너무 귀여워서 그랬습니다. 용서하세요.”

“몰라요. 그나저나 결혼하고 이렇게 같이 살게 되었는데도 계속 나한테 존댓말을 할 건가요? 아까 잘 땐 잘만 반말했잖아요.”

“난 지금도 좋은데 싫습니까?”

“글쎄, 모르겠어요. 부부가 이렇게 존댓말을 해도 되나요? 보통은…….”

“보통은 남자 쪽은 말을 낮추고, 여자는 존대를 하죠? 레아, 그렇게 하고 싶나요?”

“아뇨? 하려면 둘 다 반말을 해야죠!”

줄리앙은 웃으면서 내가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내게 말을 낮추고 싶으면 맘대로 하라고 했다.

“나만요?”

내가 물으니 줄리앙은 내 이마에 키스를 하고는 내 머리에 손을 얻고 엄숙하게 말했다.

“그럼요. 여기서는 당신이 여왕이니까요.”

“그거 왕권 모독 아닌가요? 신고할 수도 있어요, 내가.”

“이 성의 주인의 권리로 내가 그대를 꼼짝 못 하게 하리다.”

그가 내 팔목을 붙잡고 침대 위에 눕혔다. 나는 한 바퀴 굴러, 그의 허리를 간지럽히며, 내겐 아무 데나 갈 수 있는 계약서가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깔깔거리며 침대 위에서 다시 한바탕하고 기진맥진한 상태로 그의 품에 안기자, 그가 내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나의 여왕, 레아. 이제 좀 씻고 영지를 구경시켜 줄게요.”

“아직 아침도 되지 않았는데요?”

“이 앞 호수의 물안개는 이 시간에만 볼 수 있습니다.”

그러고는 줄리앙은 손수 물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내가 깜짝 놀라며, 제 씻을 물을 직접 준비하느냐고 묻자, 줄리앙은 나를 씻기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럼 매일 절 씻어 주시게요?”

“당신이랑 자고 나서는 늘 씻겨 주겠습니다.”

“그게 뭐예요.”

“내가 침 범벅을 해 놓았으니 내가 씻기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울긋불긋해진 당신을 누군가 보는 게 싫기도 하고. 아무리 여자라고 해도 말이지.”

“언제부터 그렇게 질투가 심했어요?”

“이제야 알았습니까?”

줄리앙은 장난스러운 얼굴을 하더니 너무도 능숙하게 물을 받아, 방 안으로 욕조를 가져오고 나를 욕조 안에 넣었다. 목욕수건으로 정성스레 내 몸을 닦아 내고, 거품을 다시 온몸에 칠하고, 저의 큰 손으로 장난스레 내 가슴 주변을 다시 거품으로 둥글리었다. 마침내는 제 입으로 장난치듯 내 가슴 언저리를 가지고 놀았다. 그의 혀가 닿자 그 차갑고 이질적인 촉감에 내 유두는 도톰하게 솟아올랐다. 그 작은 것을 그의 입술이 품고 입 안에서 굴리더니 잘근, 씹듯이 물었다가 다시 부드럽게 혀로 위로하는 것이었다. 그러는 동안 그의 손이 계속해서 내 허리며 엉덩이를 거품으로 어루만졌다. 내 몸과 그의 손 사이의 미끈둥한 물과 거품 탓에 그 손짓이 더 가깝게, 더 유혹적으로 느껴졌다.

“이게 씻겨 주는 거예요?”

“어떻게 씻겨 주는지는 씻기는 사람 마음 아닙니까?”

그의 손은 내 어깨부터 가슴, 허리를 지나쳤다. 옆구리를 지나 골반 뼈에 그의 손이 와 닿았을 때는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렀다. 그도 내 소리를 들은 듯, 피식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그 손은 내 기대를 배반하며 무릎까지 내려갔다. 동그란 무릎을 천천히 쓰다듬던 그 손이 허벅지를 지나 그곳에 안착했을 때는 한숨이 흘렀다.

“숨이 가빠지셨네요, 레아.”

“정말이지 당신은―.”

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의 혀가 내 혀를 감아 올렸기 때문이다. 그 손은 계속해서 내 비부를 공략 중이었다. 그의 커다란 손이 그곳 전체를 감싸 쥐었다. 긴 손가락은 가장 은밀한 부위를 찾아내고 있었다. 그 손가락은 이내 쉽게 내 클리토리스를 찾아내서 슬며시, 안달이 날 정도로 살짝살짝 그곳을 어루만졌다. 클리토리스 주변을 굴리듯이 애무하다가 다시 내 안에 들어올 듯이 집요하게 괴롭히는 그 혀의 움직임은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신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한참을 그렇게 내 것을 어루만지고 있자 그의 것이 다시 단단하게 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더듬거리며 그의 것을 손으로 찾아 쥐었을 때 그는 젠틀하게 그것을 뿌리치더니 너무도 여유롭게 내 밑으로 내려갔다. 이번에는 손이 아니라 입이었다.

“제발, 줄리앙, 제발―.”

“제발 뭐요?”

그는 지금 내 입에서 넣어 달라는, 다시 하자는 소리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더는 무리였다.

“죽을 것 같아요.”

그는 날 올려다보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 정도로는 안 죽어요.”

그러고는 다시 나의 비부를 제 혀로 괴롭혔다. 한참을 괴롭힌 끝에 내 입에서 끝내 항복 소리가 나왔다.

“이럴 거면 그냥 넣어 줘요.”

그는 결국 내게서 항복의 신음을 받아내고 나서야 짓궂게도 다시 나를 씻기는 자신의 역할로 돌아가, 끝까지 충실히 내 몸을 닦아 내었다. 그가 입을 대고 손을 대었던 모든 곳을 열심히도 닦아 주는 그 손길이 닿을 때마다 내 몸이 움찔움찔거렸다. 아까 전의 그 열기가 아직도 몸 곳곳을 떨리게 만들었다.

그는 나를 다 씻기고는 포근한 수건을 가져와 물기까지 꼼꼼히 다 닦아 낸 후에야 다시 한번 내 은밀한 곳으로 내려가 입을 맞추었다. 이번에는 야한 키스가 아니었다. 그가 진심으로 나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이 너무 잘 느껴지는 사랑스러운 키스였다.

“혹시 어디서 배우셨나요? 어떻게 이런 걸 그렇게 잘해요?”

내 물음에는 그냥 씨익 웃을 뿐이었다.

줄리앙까지 씻고 옷을 대충 끼워 입고 우리는 잠이 덜 깬 눈을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영지 밖의 호수는 꽤 커다랗고 깊어 보였다. 왜인지, 호수 주변으로는 사람이 지나다닐 수 없게 높은 나무 울타리가 호수를 막고 있었다. 그럼에도 호수 주변을 둘러싼 자작나무 숲과, 그 주위를 감돌고 있는 뿌연 물안개, 심연같이 깊은 호수 물까지, 나무 울타리 너머로도 선명히 잘 보였다. 아름다웠다.

“왜 저렇게 울타리를 쳐 놨죠?”

“누군가 저기서 빠지는 사고가 있고 나서 저렇게 됐지요.”

“저런, 죽었나요?”

줄리앙은 대답 없이 내 머리를 제 손으로 맘대로 헝클어뜨리고 말했다.

“새벽 공기가 차갑습니다. 이제 들어갑시다.”

어제는 정신없어 제대로 볼 새가 없었던 저택을 이제 와서 바라보자니, 정말이지 대단한 규모였다. 수도에서 보았던 여왕의 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넓이였다. 이 정도로 웅장한 공작가의 저택이 첨탑이나 높은 종탑 하나 없이 낮은 높이로만 이어지는 것이 조금 기묘해 보였지만, 높이가 아니라 넓이로 치자면 분명 왕국 전체를 통틀어 제일가는 크기일 터였다.

메인홀은 리버런의 홀의 세 배는 되어 보였다. 연노란색으로 칠해진 성안의 벽은 화사하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메인홀 양쪽에 있는 하얀 대리석 계단과 노란 벽이 몹시 잘 어울렸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지하의 식당과 사용인들의 방이 있었고, 1층의 메인홀 옆으로는 응접실, 접객실이 서너 개씩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자, 발코니 밖으로 호수가 훤히 내다보였고, 휘둥그레진 눈으로 여기저기를 살피는 내 손을 이끌고 줄리앙은 어딘가로 향했다.

그곳은, 아, 그곳은 도서관이었다.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짙은 색의 오크나무로 만든 최고급 원목 책장이 내 키의 서너 배는 될 듯한 천장까지 쭉 이어져 있었다. 책이 빽빽하게 꽂힌 서재는 끝 간 데 없이 넓었다. 몇천 권, 아니 몇만 권은 될 책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레아, 턱이 빠지겠어요.”

“리, 리버런은 섬이라서 이만큼 많은 책이 들어오지 않거든요.”

“말을 다 더듬고 있군요, 레아.”

줄리앙은 활짝 웃었다. 그리고 내가 거기서 몇 시간이나 보내면서 책을 구경하는 것을 말없이 기다려 주었다. 아니, 가끔은 여기에 어떤 책이, 저기에 어떤 책이 꽂혀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긴 했다. 하지만 주로 입을 벌리고 책과 책 사이를 거닐며 그 제목들을 구경하고, 가끔씩 몇 권을 꺼내서 홀린 듯이 읽어 내리는 나를 그냥, 가만히 바라보았다.

“책을 이렇게 좋아했어요?”

“아니요, 당신이 좋아하는 것 같아서 만들었지요.”

“대체 언제요?”

“수도에서 다른 곳으로 반입되는 모든 책이 레날을 지나가니, 이 정도 책을 구해 꽂아 넣는 것은 식은 죽 먹기입니다.”

“줄리앙, 진짜 사랑해요.”

“감동적이군요. 레아. 눈으로는 책만 보면서 그런 말을 하시다니.”

줄리앙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따뜻한 눈을 하고 날 보며 웃고 있었다. 만일 날 감동하게 하려고 한 달도 안 되는 새에 급히 준비한 서재라면, 정말이지 그의 예상은 제대로 적중한 것이었다. 궁정 미스터리 소설을 들고 다니며 보는 모습을 몇 번 그에게 보여 주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내 취미를 꿰뚫고 이런 걸 준비할 수가 있는 걸까. 아니면 벨라 언니나 다른 사람들에게서 무슨 힌트라도 얻은 것일까. 그는 정말이지 내 생각 밖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서재 안쪽으로는 작은 방이 하나 있었다.

“당신 집무실인가요?”

“이 서재는 당신 것입니다. 여기도 당신만의 방이고.”

“저……만의 방이요?”

“당신이 말하지 않았습니까. 자유롭게 혼자 살면서 책도 보고, 글도 쓰고, 그러고 싶다고. 여기서 그렇게 하면 됩니다. 가끔 우리가 여기서 유희를 즐겨도 좋겠지만 그거야 내 의견이고 들어줄지 말지 역시 당신 자유요.”

줄리앙은 집무실에 있는 멀바우 나무로 된 커다란 책상에 걸터앉아, 그 옆의 독서용 소파를 가리키면서 그렇게 말했다.

서재에서 나오고 나서도 나를 깜짝 놀라게 하는 곳은 여러 곳이 있었다.

3층은 전체가 손님들을 위한 객실이었다. 모두 스무 개의 방은, 커다란 저택에 이 정도 규모의 객실은 그렇게까지 과한 수는 아니었지만, 내가 놀란 것은 그 방마다 모두 문패가 걸려 있다는 사실이었다. 마거릿 리버런, 엘리자베스 리버런, 이사벨라 리버런, 제인 리버런, 리디아 리버런, 마리안느 리버런,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의 이름까지.

“가족이 보고프면 언제든 부르면 됩니다. 며칠이든 몇 달이든 이곳에서 머물 수 있고요. 저택 안은 넓으니 불러 놓고 마주치기 싫으면 마주치지 않아도 됩니다.”

줄리앙은 리버런 식으로 꾸민 방들을 하나하나 보여 주며 이렇게 덧붙였다.

1층으로 내려가, 줄리앙은 메인홀에서 응접실로 이어지는 문을 열고, 내게 어서 가 보라는 듯 손짓을 했다. 그곳의 문을 열자, 다시 리버런이었다.

“이게 대체 뭐예요, 줄리앙?”

“왜 그러십니까? 레날에는 화원이 없을 줄 알았나요?”

그곳은 꼭 우리가 결혼한 올리브 나무 화원의 축소판 같았다. 그 화원처럼 크지는 않았지만, 그 화원에 있는 꽃과 나무들이 모두 그 자리에 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글쎄. 내가 좀 애를 썼지요.”

필시 마법이었다. 이렇게 빨리 나무를 자라게 하다니, 왕국에서는 이미 금지된 마법을 쓴 것이 틀림없었다. 여왕 법을 어긴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이렇게 몰래, 이렇게 커다란 규모의 마법을 사용하는 데에는 어마어마한 돈도 들었을 것이다. 줄리앙이 이렇게까지 해서 내게 비밀의 화원을 선물했다는 것이, 이 꽃들을 여기서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보다 더 큰 감동이었다. 리버런을 떠나왔을 때 또 언제 볼까 하는 생각에 떠나기도 전부터 사무치게 그리워졌던 그 화원을 그는 바로 내 집 뜰 안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줄리앙은 저택의 나머지 곳들도 다 설명해 주었다. 지하의 사용인들의 식당부터, 1층의 메인홀, 그레이트홀, 계단과 계단 사이에 놓인 동상들, 저택 한가운데의 초상화들, 2층, 3층의 모든 방까지.

우리 방은 4층에 있었다. 4층에는 모두 여섯 개의 방이 있었다. 줄리앙의 집무실, 그와 이어진 침실, 내 침실과 옷방, 그리고 우리 둘만의 침실이다.

“내 침실과 당신 침실을 따로 둘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같지만요?”

“내가 꼴도 보기 싫을 때가 오면 하루씩은 나를 두고 당신 방에 가서 자도 좋습니다.”

“싫어요. 줄리앙. 당신도 그럴 거예요? 그냥 우리, 싸워도 잠은 같이 자면 안 돼요?”

줄리앙은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눈빛이 애틋했다.

“그래, 그럽시다. 그럼 나와 당신의 침실은 그냥 다른 용도로 개조하는 게 좋겠소. 어떻소? 우리 사이에 침실은 하나만 둡시다.”

“좋아요. 어떻게 바꿀지는 이제 내가 정하겠어요. 내가 이 저택의 안주인인 거 맞죠?”

“그럼요.”

“근데 줄리앙, 저 방은 뭐예요?”

4층에는 방이 여섯 개 있었다. 그중 하나만 소개를 빼놓은 채였다. 줄리앙의 집무실 바로 옆의 작은 문으로 된 방은, 얼핏 보면 창고처럼 보이기도 했다.

“레아, 저 방은 무시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내가 집무실 겸 해서 이런 것 저런 것을 처박아 두는 곳입니다. 더럽고 습내 나는 방이지요.”

“제가 안주인의 솜씨를 발휘해서 예쁘게 바꿔 볼까요?”

“아니, 그냥 그대로 두는 편이 좋습니다. 저 방엔 들어가지 마십시오. 어차피 열쇠로 걸어 잠가 두니, 당신이 열고 들어가야 할 일도 저기서 무언가를 들여다볼 필요도 없을 겁니다.”

“그럼 저 방은 청소도 당신이 직접 하시는 건가요? 다른 사람을 시키지 않고요?”

“청소랄 것도 필요 없는 작은 방입니다. 서류나 쌓아 두는 곳이니 그냥 신경 쓰지 마세요. 다른 방을 어떻게 쓸지나 고민해 보죠, 레아. 특히 우리 침실을 말입니다. 말 나온 김에 지금 다시 들어가 볼까요?”

침실 운운하는 그의 말에 나는 금세 얼굴이 발그레해져서 그의 손에 이끌려 다시 침대로 향하며 그만 그 방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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