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화 〉뜻밖의 선택 (13/158)


〈 13화 〉뜻밖의 선택

![새로운 댓글이 있습니다.]

내가 캠퍼스 생활의 낭만을 꿈꾸며 음흉한 미소를 짓는 사이, 눈 앞에 그런 메시지 창이 나타났다.
나는 이름 모를 남작의 소개장을 소중히 가슴에 품은  새로운 댓글을 확인했다.


-아니, 이걸 역병을  한다고?

아마도 방금 전 소개장을 구매한 것까지가 소설로 업데이트 된 모양.
혹시나 싶어 연재 분량을 확인하니, 딱 소개장을 구매한 순간까지가 소설로 치환된 것이 보였다.

‘아니, 올라가자 마자 댓글이 달렸다고?’


아마도 그냥 일반적인 댓글이었으면 씹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선작이 얼마 되지도 않는 글에, 꾸준히 댓글을 달아주는 독자였고 그냥 무시하기에는 뭔가 마음에 걸렸다.

‘후우…생각해보자. 역병…역병이라…..’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역병을 고르는 건 미친 짓 같았다.
아니 제정신이 달린 사람이라면 절대 고를 수 없는 선택지가 바로 역병.
하지만, 웹소설이라는 것이 무엇이던가.
원래 현실에서는 하지 못할 행동을 하는 주인공을 보며 웃음을 터트리고, 사이다를 느끼는 것이 웹소의 본질이나 다름 없었다.
여기서 상식적으로 아카데미 입학 소개장을 고르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만은 생각할  없는 노릇.
독자가 빤히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의 글은 그리 매력적이라고 보기는 힘들었으니까.

“에이…아무리 그래도 역병은 아니지.”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역병이었다.
지금 시국도 시국인데, 괜히 역병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가는 역효과만 날 수도 있었다.
나는 결국 깔끔하게 원래의 계획대로 밀고 나가려 했다.


![독자님이 10 후원 쿠폰을 보내셨습니다.]


그 순간, 눈 앞에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역병을 추천한 독자는 그렇게까지 해서 역병 상황을 보고 싶은 모양.

“하아….오케이. 산다, 사!”

나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특별상점을 바라봤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몰라도, 다행히 아직 상점 창을 열어놓은 상태였던 것이다.

‘역병 발생 구매.’


나는 별 망설임 없이, 그렇게 역병 발생을 구매하고 말았다.


**

“아카데미?”


아카데미의 위치를 묻는 나를 보며, 여급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카데미 자체를 모른다기 보다는 네가 거길 왜 묻느냐는 듯한 표정.
어딘가 은근히 사람을 무시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나는 욱해서 소개장을 내밀었다.

“…..남작, 소개장이라고? 너 귀족이었어? 아님 기사 지망생?”


소개장을 읽은 여급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나에게 그렇게 물었다.
아무래도 내가 몰랐을 뿐,  곳에서는 남작 정도만 되도 어느 정도 끝빨을 날릴 수 있는 모양.

“그런 건 아니고, 우연히 알게 됐을 뿐이다.”
“그래? 대단하네.”

여급은 정말로 감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그저 쓰고 버리는 기둥 서방 정도로 생각했다가, 그 기둥 서방을 통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만들어가기 시작한 모양.
여급이 무슨 상상을 하는 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그녀의 두 눈에 묘한 기대감과 만족감이 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미친 년.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네.’

나는 묘하게 방금 전까지와는 달라진 여급의 눈빛을 느끼며, 아무 말도 없이 그녀가 준 차를 마셨다.

“아카데미야, 이 근처에도 있어. 일반인들은 감히 갈 수도 없는 곳이지만.”
“그래? 아카데미가 여러 곳인가?”
“뭐야? 너. 아카데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소개장을 받은 거야?”


여급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그렇게 물었다.
마치 대학교에 합격을 해 놓고, 정작 그 대학이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은 상황.
할 말이 궁해진 나는 여급의 눈을 피하며 대충 얼버무렸다.


“뭐, 어쩌다 보니…”


내가 생각해도 상당히 의심스러울 상황이었지만, 이미 단꿈에 젖은 여급에게 그런 사소한 일  따위 아무래도 상관이 없던 모양.
여급은 전에  수 없던 친절하면서도 상냥한 미소를 보이며 나에게 말했다.

“너, 진짜 대단하네! 삼촌을 쫓아낼 때부터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알았지만.”
“뭐?”


나는 대놓고 삼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여급을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삼촌, 그래도 이 근방에서는 주먹으로 알아주는 사람이거든.”


그 삼촌과 뒹굴던 사이라는 것에는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는 표정.

‘아니, 나한테 잘 보이려면 그 이야기는 어떻게든 피해야 하는  아냐?’


나는 여급의 그런 반응에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지만, 정작 여급은 거기에 대해서는 한 점 부끄러움도 없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무튼 아카데미는 여러 군데에 설립되어 있어. 최초에 세워진 아카데미야 수도, 에블린에 세워졌지만, 점차 큰 도시들에는 아카데미가 하나씩 들어서기 시작했으니까. 당연히 여기 니스에도 아카데미는 있어.”

나는 여급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수도가 에블린, 그리고 지금 내가 있는 도시의 이름이 니스인 모양.
그녀의 말을 듣다보니 내가 이 세계에 대해 아주 기초적인 상식도 없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아카데미라는 곳이 아무나 못 들어가는 곳인가?”


나는 여급을 보며 그렇게 물었다.
내 질문에 여급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은 귀족이거나, 기사 작위를 지닌 이들, 그리고 최소 그 지역에서 이름  상인 정도는 되어야 자식을 아카데미에 보낼 수 있지. 너처럼 귀족들에게 추천을 받은 경우도 있긴 한데, 그런 케이스는 거의 없어.”
“왜지? 이까짓 추천장 하나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인데?”
“귀족들은 남들과 나누려는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

나는 자연스럽게 아카데미에 대해 설명하는 여급을 보며 의아함을 느꼈다.
그녀의 말을 통해 대충 이곳이 꽤나 강력한 신분제도로 돌아가는 곳이라는 것은 알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했을 경우 겨우 여관의 여급 따위가 알고 있기에는 정보가 너무 세세했다.
아카데미의 위치를 알고 있는 거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입학 자격 같은 것은 그녀가 알 필요가 없는 정보였으니까.
물론 손님들을 상대하다 보니, 그녀가 이래 저래 주워 들었을 수도 있었지만 그것도 거기에 관심이 있지 않은 이상에야 저 정도로 깔끔하게 설명을 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아, 나도 한 때는 아카데미에 다니고 싶었거든.”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 부분을 꼬집자, 여급은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뭐, 운 좋게 귀족에게 추천장을 얻는 경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까. 아마 대부분의 내 나이 애들은 아카데미에 들어가는 거 꿈꿀 걸?”

그렇게 말한 여급이, 뭔가 생각났다는 표정으로 카운터에서 책 하나를 가져오는 것이 보였다.
 표지에 한글과는 다른 이세계의 문자가 새겨져 있었지만, 나는  문자를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아카데미 로맨스 : 알고 보니, 그 찐따가 왕자님?!]

“이거, 요즘 엄청 유행하는 소설이야.”

황당한 표정으로 책을 바라보는 나에게 여급이 그렇게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어쨌거나 이곳 사람들도 소설을 읽는 모양.
나는 신기한 표정으로 여급이 내민 책을   넘겨보기 시작했다.

-나 너 좋아하냐?
-….무슨 소리야? 넌 왕자고 난 미천한 평민이야!

뭔가 내가 있던 세계의 드라마를 짬뽕시켜 놓은 것 같은 내용이었지만, 굳이 태클을 걸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튼, 너 이거 엄청난 기회야. 아카데미만 나와도 거기서 얻은 인맥으로 떵떵거리며 살 수 있거든. 거기다, 인맥이 아니어도 황궁이나 뭐, 다른 곳에 취직하기도 엄청 편하다고.”


여급은 나를 향해 그렇게 설명을 이어갔다.
마치 숙련된 입시 강사처럼 말하는 그녀의  눈에 다시금 탐욕이 불타오르는 것이 보였다.

‘취집, 취집을 원하는가?’

다 쓰러져 가는 여관을 운영하는 것보다 전도 유망한 남편을 만나 신세를 고치고자 하는 그녀의 의지가 꺼림직하게 느껴졌지만, 아직은 그녀를 밀어내기 힘들었다.
손에 쥔 아카데미 입학 추천장이라는 패가 꽤나 강력한 것 같기는 했지만, 그녀와 대화를 나눠보며 내가 진짜 이 세계에 대해 개뿔도 모르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으니까.

‘아직은 얘를 이용해 먹어야 해.’

나는 은근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여급을 보며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결론을 내리던 그 순간,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여급이 자연스럽게 내 옆자리로 옮겨 왔다.
여급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내 허벅지를 더듬기 시작했다.
그녀의 은근한 손이 조금씩 내 하물을 향했다.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여급을 바라보자, 그녀는 세상 둘도 없이 착한 여인의 표정을 보이며 나를 향해 미소를 흘렸다.

“우리 서방님, 능력자였네?”

어느  자기에서 서방님으로 변경된 호칭.
나는 자존심 따위는 하나 없는 얼굴로 내 자지를 손으로 주물거리는 여급을 보며, 되물었다.


“서방님?”
“하아, 그럼 같이 그렇게 몸을 섞었는데, 서방님이지. 아냐…?”

여급이 일부러 뜨거운 숨결을 내 귓가에 내뿜으며 수작을 부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잔뜩 부풀어 오른  자지를 보며, 자신의 작전이 제대로 먹혔다고 생각하는 모양.
나는 야릇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여급을 보며 피식, 헛웃음을 흘렸다.
먹고 버릴 패라도, 그녀 혼자 김칫국을 마시며 단꿈을 꾸게 내버려 두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여급의 손이 어느 순간, 내 자지를 바지 밖으로 꺼내는 것이 보였다.


“확실히 큰 일을  남자라 그런가, 물건부터가 남다르다니까?”

여급은 손으로 내 자지를 자극하며 나에게 계속 아양을 떨고 있었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내 요도 구멍을 문지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투명하면서도 끈적한 액체가 그녀의 손가락에 달라붙어 쭉 늘어지기 시작했다.


“흐으응…기분 좋아요? 서방님?”


쿠퍼 액이 흘러나온 내 자지를 보며, 여급은 교태가 가득한 목소리로 내 귀에 그렇게 속삭였다.
그녀의 의도된 숨결에 간질거리는 느낌이 목을 타고 올라 오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여급의 얼굴을 바라봤다.
일부러 살짝 풀린 눈을 하고는 도톰한 입술을 달싹이며 유혹하는 여급의 모습이 꽤나 우습게 보였다.
아무리 연애 경험이 별로 없는 나라도 여급이  원하는 지는 알 수 있었다.
나는 천천히 그녀를 향해 얼굴을 가져다 댔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눈이 감기며, 입술이 살짝 벌어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키스 따위가 아니었다.
 입이 그녀의 입술을 지나쳐, 그녀의 귓가로 향했다.


“빨아.”

나는 그녀의 귀에 그렇게 명령하듯 말했다.
순간, 감겼던 여급의 눈이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에 불만스러운 기색이 보였지만, 그녀는 자신의 단꿈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순식간에 표정을 바꾼 여급이 나를 보며 상냥하게 웃는 것이 보였다.

“응. 원한다면, 얼마든지.”

여급은 그 상태 그대로 허리를 숙여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목구멍과 볼 안쪽, 혀를 이용한 그녀 특유의 펠라가 내 자지를 기쁘게 만들었다.
츄릅- 츄압-.
손님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싸구려 여관 로비에 자지를 빠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하아…하아, 좋아, 서방님?”


여급은  자지를 빨면서 나에게 그렇게 물었다.
나는 굳이 대답을  필요 없이 그녀의 머리를 누르며 자지를 찔러 넣었다.


“욱.”

목구멍 깊은 곳을 찔린 여급이 괴로운 듯한 신음을 흘리는 것이 들렸다.
하지만 그녀는  괴로움을 스스로 참아내고 있었다.
입이 아닌 목구멍 안쪽이 꿀떡이며 내 귀두 끝을 조여오기 시작했다.


“…..이제 좀 괜찮네.”

나는 괴로운 듯 몸을 바르르 떠는 여급을 보며, 웃으며 그렇게 답했다.
그녀의 머리를 붙잡고 있던 내 손이 자연스럽게 여급의 허리를 지나 엉덩이를 파고 들었다.
치마를 들추고 그 안에 손을 집어넣자, 이미 흥건하게 젖어 있는 여급의 속옷이 느껴졌다.
나는 속옷을 옆으로 제끼고는 그녀의 보지 구멍에 손가락을 거칠게 쑤셔 넣었다.


“하아앙…!!”


여급이 자지를 토해내며,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에서 후두둑 흘러나온 침이  자지는 물론 허벅지를 적시고 있었다.

“안 빨 거야?”


나는 구멍에 쑤셔 넣은 손가락을 움직이며, 여급에게 그렇게 말했다.
여급은 대답 없이 다시  자지를 물었다.
내 자지를 입에 담은 그녀가 위 아래로 고개를 흔들기 시작했다.
꽤나 리드미컬한 움직임.
나는 여급이 확실히 자지 하나는 잘 빠는 것을 인정하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역병은 어떻게 발현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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