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화 〉약 먹을 시간
“하읏….하아아…그, 그만…하….”
내 손이 집요하게 클리를 공략할수록 성녀의 표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반쯤 풀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몸을 움찔거리는 중이었다.
가느다란 두 다리가 어쩔 줄을 모르고 바동거리는 것이 보였다.
재미있는 건, 그만두라는 그녀의 말과는 달리 그녀의 손이 내 옷을 더욱 강하게 끌어당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말….그만 둘까요?”
나는 성녀를 향해 웃음을 머금고는 그렇게 물었다.
당연히 그녀의 클리를 괴롭히던 손가락도 그 행동을 멈춘 상태였다.
성녀의 오만하던 눈에 짙은 아쉬움이 스쳐갔다.
그녀는 무어라 말을 해야 할 지 고르지 못하는 표정으로 입술만을 달싹였다.
이내, 그녀의 고개가 고개를 붕붕 젓는 것이 보였다.
나는 간절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 보는 성녀를 보며, 다시금 손가락을 리드미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읏….하아….아아….조, 좋아요…”
클리를 자극할수록, 성녀는 나에게 그야말로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자존감이 높으면서도, 상대를 은연중에 깔아보는 것 같던 그녀의 눈빛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나는 천천히 손을 움직여, 그녀의 구멍 주위를 만지기 시작했다.
클리에 이어 색다른 자극에 눈을 뜬 성녀가 다시금 요란하게 허리를 튕겨대기 시작했다.
“하악…하….거, 거긴….”
성녀가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보는 것이 보였다.
뭘 알고서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여성으로서의 본능이 그녀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모양.
자연스럽게 허벅지를 조여, 내 손의 진입을 막는 성녀를 보며, 나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쓸데 없는 발악을…’
나는 성녀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가 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있었어도, 그녀를 타락시키는 것은 꽤나 어려울 지도 몰랐다.
싸가지도 없는데다 믿음이라고는 손톱의 때만큼도 없는 여자였지만, 그녀는 스스로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성적 지식이 전무한 그녀의 심리적 방벽을 깨부수는 거야, 일도 아니었다.
그러니까 교황은 그녀에게 정조대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성교육을 해줬어야 했다.
“아아….”
내가 손가락을 빼어내자, 성녀는 어딘가 허탈한 표정으로 아쉬움이 가득한 소리를 흘려댔다.
나는 일부러 성녀의 앞에서, 그녀의 애액으로 젖은 손가락을 심각하게 바라보았다.
“이거, 심각하네요.”
갑자기 끊긴 쾌락에 멍하던 성녀의 눈동자에 의문이 떠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이 자연스럽게 애액으로 젖어 반짝이는 내 손가락을 향하기 시작했다.
“그게….무슨?”
성녀는 불안한 눈으로 나를 보며 그렇게 물었다.
나는 웃음이 터질 것 같은 것을 억지로 참으며 계속 심각한 표정을 연기하고 있었다.
“이거, 제가 조금만 늦게 발견 했어도…위험할 뻔 했어요.”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린가요?”
성녀의 불안함이 두려움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 온 몸이 간질거리면서, 막 소변이 마려운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까?”
“…….”
내 질문에 성녀는 가만히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아마 그게 무슨 느낌인지는 몰라도, 인정하기는 부끄러웠던 모양.
“흐음…”
나는 일부러 털을 매만지며, 더욱 심각한 표정을 연출했다.
“하아, 무슨 말이라도 해 보세요? 위험 하다니요? 누가요? 제가요?”
성녀라고 하지만 고작 스무 살 여자애.
더군다나 세상 무서울 것 없이 제 멋대로 살아온 그녀는 지금 생에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중이었다.
“색정증입니다.”
“…..색정증?!”
성녀는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녀를 향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구라를 치기 시작했다.
“일종의 병이지요.”
“병이라면, 치유 주문으로…”
“아니요. 이 병에는 신성한 치유 주문을 들지 않습니다.”
나는 성녀의 말을 끊으며, 단호한 목소리로 그렇게 소리쳤다.
“말도 안돼요. 어떤 질병도 여신님 앞에서는 힘을 잃기 마련입니다.”
나는 믿음이라고는 개코도 없는 주제에 이런 상황에서만 여신을 찾는 그녀가 우습게만 보였다.
“이 병이 그냥 단순한 병이었다면 물론 그렇겠지요. 하지만 말씀 드렸다시피, 이건 병이라고 부르기엔 조금 애매한 것입니다. 때문에 치유 주문으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것이지요.”
“즈, 증상이 어떻게 되는데요?”
그냥 되는 대로 떠든 것뿐이지만, 순진한 성녀는 내 말에 쉽게 넘어왔다.
그도 그럴 것이 스스로의 보지에서 흘러나온 야한 액체가, 그녀에게는 상당히 당황스럽게 느껴졌을 거기 때문이었다.
마치, 몽정을 처음 경험하는 사춘기 남자 애들이 자신의 몸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착각을 하는 것처럼.
“지금도 하반신이 간질거리지 않습니까?”
내 질문에 성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다시금 고개를 끄떡였다.
얼마나 걱정이 심했는지, 그녀의 두 눈에 맑은 물기가 어리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그리 걱정하지 마세요. 치료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정말입니까?”
성녀가 나를 보며 그렇게 물었다.
아마도 지금 느끼는 그 묘한 허탈감과 공허함을 계속 안고 살아가긴 싫었던 모양.
나는 그런 성녀를 보며 여유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성녀의 두 눈에 희망이 차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럼, 어서 치료해 주세요!”
성녀가 나를 너무 쉽게 믿는 것이 황당할 지경이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일이기도 했다.
어쨌거나 나는 고위 신성 주문으로나 겨우 치료가 가능한 역병을 아무렇지도 않게 치료해 낸 의사, 아니 약초 꾼이었으니까.
“물론이죠. 그 전에 제대로 병증을 확인해야겠습니다.”
나는 내 말이라면 뭐든 따를 것 같은 성녀를 보며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
“흐아아….거, 거기가…특히 간지럽…아니, 뭔가 온 몸이 이상해지는 느낌이…”
나는 성녀의 보지 안에 손가락을 쑤셔 넣은 채로, 그녀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본능적인 거부감을 보이던 아까와는 달리 성녀는 스스로 자신의 다리를 벌려 내가 자신의 보지 안을 만지는 것에 적극 협조하고 있었다.
‘으음, 여기가 지스팟인가? 확실히 사용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엄청 조여오네.’
나는 마음대로 성녀의 보지 안쪽을 휘저으며, 손가락으로나마 그녀의 몸을 느끼고 있었다.
처녀막을 겨우 손가락으로 뚫어버린 것이 내심 아깝기는 했다.
하지만 언제 다시 성녀와의 독대 기회가 찾아올지도 모르는 판국에, 굳이 아낄 필요는 없었다.
처녀막이 찢어지면서 흘러나온 피에 성녀가 기겁을 하기는 했지만, 덕분에 그녀는 자신에게 어떤 병이 있다는 것을 더욱 신뢰하는 분위기였다.
“여기는….느낌이 어떻습니까?”
“하악….하아앗!!”
내가 지스팟을 꾹꾹 눌러대자, 성녀는 발가락을 잔뜩 오므리며 몸을 바르르 떨었다.
아마도 생전 처음 느껴보는 쾌감에 정신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느낌일 것이었다.
“아아…소, 소변이 나올 것…하윽…그, 그만….”
성녀가 엉덩이를 몇 번이나 튕겨대며, 나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그녀가 허리를 한 번씩 튕길 때 마다, 그녀의 질 벽이 내 손가락을 미친 듯이 빨아당기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천천히 성녀의 보지에서 손가락을 뽑아 냈다.
거의 탈진할 듯 지친 표정의 성녀가 나를 반쯤 풀린 눈으로 올려다 보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녀의 앞에서 천천히 한쪽 팔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
“….끄, 끝난 거 아니었나요?”
내 행동에 당황한 성녀가 두려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나에게 그렇게 물었다.
나는 그런 성녀를 보며 일부러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는 잊었을 지 몰라도, 나는 그녀와의 내기에 내 목숨이 걸려 있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지루한 일상에 일어난 흥미로운 일 정도였을지 몰라도, 나는 진짜로 목이 걸려있었다.
아마도 역병을 종식시키는 것에 실패했다면, 이단으로 몰려 화형을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이러는 건 죄가 아니야. 그렇지?’
나는 그렇게 자기 합리화를 시전하며, 성녀의 젖어 있는 보지에 다시금 손가락을 집어 넣었다.
이번엔 한 개가 아닌 두 개를.
갑자기 파고 든 이물질에 놀란 것인지, 성녀의 질 벽이 미친 듯이 조여오는 것이 느껴졌다.
“히익….흐아아…”
“조금만 견디세요. 금방 끝나니까. 그리고, 소변이 마려우면, 그대로 보셔도 됩니다.”
“….어, 어떻게 그래요?”
“괜찮습니다. 질병에 부끄러운 것은 없으니까요.”
나는 성녀를 향해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녀가 느끼는 그 요의가, 소변이 마려운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시오후키.
그러니까 여성 사정이 오기 전의 느낌일 것이었다.
“하윽…하아아….으읏…”
하지만 성녀는 역시 성녀.
그녀는 자신의 입술을 꾹 깨물며, 어떻게든 사정 욕구를 참고 있었다.
그렇게 쾌감을 억지로 참아내는 성녀의 표정은 그야말로 압권.
상황이 그쯤 되자, 나도 더는 욕구가 끌어 오르는 것을 참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눈 앞에 있는 여자는 다른 이도 아닌 성녀였고, 그녀의 보지는 그야말로 새것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하으으…가, 가슴은 갑자기 왜?”
내가 자신의 탐스러운 가슴을 베어 무는 것을 보며, 성녀는 그 와중에도 의문을 표했다.
그냥 내가 빨고 싶어서 빠는 것이었지만, 자신의 몸에 몹쓸 질병이 있다고 철석같이 믿는 성녀에게 그대로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신체는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기를 이렇게 입으로 빨아 주면, 성녀님의 몸 안이 더욱 제대로 반응하니까요.”
나는 대충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이며, 성녀의 가슴을 빠는 것과 동시에 손가락을 쑤셔대기 시작했다.
찌걱 거리는 음란한 소리와 함께, 성녀의 몸이 더욱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하읏…하아아앙…히익…”
불감증은 개뿔.
내가 젖꼭지를 혀로 돌릴 때마다 성녀의 몸이 팔딱팔딱 뛰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절대로 가슴이 둔감하지 않았다.
오히려 젖꼭지가 상당히 예민한 편에 속했다.
아마도 아까 전에는 그게 쾌감인지 조차 모르다, 이제야 제대로 느끼기 시작하는 모양.
쉬운 발로 제대로 개발이 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하아….하아앙….서, 성자님…하읏…느, 느낌이 이상해요…”
그녀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성자님이라는 호칭이 나왔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성녀의 얼굴에 내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도 번식의 본능이라는 것은 생명체에게 존재하기 마련.
그녀는 개와 고양이 같은 동물들이,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았음에도 성교를 할 줄 아는 것처럼 내 얼굴을 보고는 입술을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무슨 이유로 그러는 지는 몰라도, 내 입술을 원하고 있는 것.
나는 천천히 그녀의 입술 근처에 내 입을 가져다 대었다.
순간, 망설이는 표정으로 나를 보던 성녀가 천천히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대는 것이 보였다.
부드러운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쳐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연스레 먹이를 갈구하는 것처럼 내 입술을 자신의 입 안으로 빨아들였다.
상당히 거칠고도 원초적인 키스.
나는 마치 배고픔을 해결하려는 짐승처럼 내 입술을 탐하는 그녀에게 살짝 혀를 밀어 넣어 주었다.
순간, 자신의 입 안을 파고든 이질적인 느낌에 성녀의 두 눈이 커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내가 혀를 움직여, 그녀의 혀를 자극하자 그 커다란 눈이 다시금 스르르 감기기 시작했다.
‘키스감도 나쁘지는 않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잠시동안 그녀와 키스를 즐겼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내 손은 바쁘게 움직이는 중이었다.
한 손으로는 성녀의 보지를 계속해서 자극하고 있었지만, 다른 한 손으로는 내 바지를 풀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동화 속의 왕자님도 아니고, 겨우 성녀의 키스나 받자고 목숨을 걸었던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미 잔뜩 부풀어 오른 자지를 꺼내며, 눈을 꼭 감은 채로 내 혀를 빨고 있는 성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미, 분위기는 잔뜩 무르익었고, 지금이라면 성녀도 그리 큰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었다.
나는 천천히 성녀의 입 안에서 혀를 빼 냈다.
그리고 그녀의 보지를 쑤셔대던 손가락 또한 다시 빼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성녀가 눈을 뜨고 나를 멍하니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왜?”
성녀는 한참 올라오던 쾌감이 끊긴 것에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런 성녀를 보며 짓궂은 표정으로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약, 드실 시간입니다.”
내 시선이 잔뜩 커진 자지로 향했다.
성녀 또한 내 시선을 따라, 내 자지를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