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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화 〉육아 스트레스 (30/158)



〈 30화 〉육아 스트레스

“후. 그러니까, 던전에서 쟤를 주워 왔다고?”


내 설명을 다 들은 여급은 한숨을 푹 쉬고는 그렇게 물었다.
이미 모든 설명을 마친 나는 여급의 질문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괜한 마음일 뿐이었다.
살을 섞었다고는 해도, 여급은 내 아내도, 그렇다고 여자친구도 아닌 애매한 위치일 뿐이었으니까.


“너는, 진짜 이상한 놈이야.”


가만히 내 얼굴을 바라보던 여급은 그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서방님에서 다시 호칭이 변경된 것을 보니 여급의 기준에서 내가 하한가를 친 모양.
하긴, 친 자식은 아니더라도 애 딸린 홀아비 같은 포지션과 다름 없었으니 여급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짤랑-.
오래 붙어 지낸 것은 아니지만, 나는 여급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
조회수를 이곳의 금전으로 바꾼 나는 여급의 앞에 금화를 내려 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테이블 위에 쌓인 금화가 무려 500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이상 하루에도  수 있는 돈이었지만, 여급에게는 그 가치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여관에서 하루를 묵는 데 드는 돈이 5G.
그러니까 500G면 손님 100명을 받아야만 벌 수 있는 거액이었다.
테이블 위를 가득 채운 금화에 여급의 눈이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의미야?”


여급의 목소리는 상당히 날카로웠지만, 그녀의 시선은 금화에 고정되어 있었다.

“양육비.”

나는 여급을 향해 그렇게 말하고는, 여관 로비에 앉아 스프를 먹고 있는 하얀이를 돌아봤다.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은 경험이 아예 전무했던 것인지, 하얀이는 진짜로 게걸스럽게 스프를 먹고 있는 중이었다.


‘진짜, 애네.’


그 모습이 마치 자장면을 다 묻히고 먹는 꼬맹이 같아 보였다.
키잡이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어쨌거나 내가 데리고 온 이상 책임은 져야 했고, 여자아이인 탓에 나보다는 여급의 손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내 판단이었다.

“…..양육비라니?”
“그러니까 말 그대로 먹이고, 입히고, 잘 재우라고 주는 돈이야. 부족해지면 언제든 말하라고.”

나는 여급을 향해 잔뜩 거들먹거리며 그렇게 말했다.
돈 500G따위는 이제 그리  돈은 아니었으니까.
순간, 여급이 뭔가 계산이  듯한 표정으로 하얀이를 보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하던 여급의 기색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서방, 나만 믿어.  애들  보니까.”


여급은 금방 기분 좋은 콧소리를 내며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물론 그녀의 손은 테이블 위의 금화들을 재빠르게 챙기는 중이었다.

‘역시, 돈이면  되는군.’


나는 금화에 마음을 바꾼 여급을 보며 씁쓸한 웃음을 흘렸다.
그녀의 그런 반응이야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실제로 마주하니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던 탓이었다.

“이거 더 줘.”


하얀이는 여급을 향해 빈 접시를 내밀며 그렇게 말했다.
이미 입금이 완료된 여급은 프로 의식을 보이며 하얀이에게 접근했다.


“맛있었어? 이거 더 먹고 싶어?”

여급이 하얀이를 보며 물었다.
그리고 하얀이는 여급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만 기다려 언니가 금방 더 만들어서 가져다  테니까.”
“…..언니?”


하얀이가 여급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아마도 언니라는 표현이 낯설었던 모양.
순간,  눈치를 살핀 여급이 하얀이를 향해 자세히 언니라는 말에 대해 설명을 늘어놓았다.
대충, 나이가 많은 여자를 언니라고 부른다는 설명이었다.

“몇 살인데?”
“언니? 스무 살이야. 많지?”

여급이 하얀이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내 입장에서야 고작 스물밖에 안된 게 나이 자랑을 하는 꼴이 우스웠지만, 여급은 하얀이에게 꽤나 잰체하며 말하고 있었다.
하얀이가 그런 여급을 빤히 올려다 보며, 자신의 손가락을 접으며 숫자를 헤아리고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나도 여급도 하얀이의  순수한 모습에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아닌데? 그럼 내가 언닌데?”


하얀이가 여급을 보며 말했다.
순간, 여급이 황당한 표정으로 하얀이를 바라봤다.

“…몇 살인데?”
“하얀이 스물 두 살. 제국력 245년에 태어났어.”

쓸데 없이 정확한 디테일에 여급의 표정이 굳어졌다.
순간, 여급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는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런 여급을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벌써부터 세이프냐고. 아니, 애초에 이게 키잡이 맞기는 해?’

나는 하얀이를 보며 머리를 쥐어 뜯었다.
사람처럼 보이지만, 어쨌거나 하얀이는 하프 엘프.
엘프가 나이별로 어떤 외양을 띄는 지 따위는 내가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럼, 이제 언니라고 불러야지?”


하얀이가 여급을 보고 이를 드러내며 그렇게 말했다.
숫자도 제대로 못 세는 주제에 그런 건 쓸데 없이 빨리 배우는 것이 나름 영특하다면 영특한  같았다.


**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더 이상 단서도 없고.”

에덤과 더머크는 자신을 고용한 고집스러운 마법사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우연히 만난 놈에게 던전의 보상을 빼앗겼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던전이란 게 딱히 주인이 정해진 것도 아니었다.
거기다 에덤과 더머크의 입장에서야 계약금만 받으면 그만이었다.
그러니까, 이 무의미한 추격전을 계속할 의지가 조금도 없었다는 것이다.

“후우. 여기까지 찾아봤는데도 없으면 그래야겠죠.”

에덤과 더머크의 말에 결국 로잘린은 그렇게 마음을 단념했다.
미개척 루트의 보상을 빼앗겼다고 하나, 어차피 반쯤은 호기심에 시작한 일이었다.
그곳에 있던 아이템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마탑의 늙은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그녀라면 웬만한 아이템쯤은 콧소리 한 번 내주는 것으로 얻을  있었으니까.

‘하지만, 뭔가 분하단 말이지.’


로잘린은 자신의 아이템을 강탈(?)해간 남자를 떠올리며 입술을 잘근 씹었다.
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
 남자는 누구에게도 보여준  없던 그녀의 가장 수치스러운 순간을 목격한 이였고, 또 던전 보스 룸에  역하면서도 야릇했던 액체를 뿌려놓고 간 범인이기도 했다.

“몸이 안 좋으십니까? 얼굴이 빨개진  같은데…?”
“누, 누가욧!”

자연스럽게 묻는 에덤을 보며 로잘린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순간, 에덤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거리는 것이 보였다.
던전 안에 들어설 때만 해도 자신을 떠 받들던  남자는 이제 와서는 완전히 태도를 바꾸고 있었다.
로잘린 또한  변화를 느끼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너무 자신의 성격을 드러낸 것인가 싶었지만, 아무렴 어떠냐는 생각이 로잘린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좋아요, 추격은 그만 두죠. 어차피 이제 저도 슬 복귀해야 하니까.”
“그럼 남은 잔금은…?”


로잘린은 착실하게 돈을 챙기는 용병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그깟 돈을 설마 자신이 떼 먹을까 싶어 묻는 건가 싶었지만, 뭐 밑바닥 인생이라는 것이 대게 다 그런 법이니까.


“마탑으로 청구해요.”

로잘린은 두 용병에게 그렇게 말하며 몸을 돌렸다.
마음 같아서야  본이라는 놈을 지구 끝까지 쫓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두고 봐, 우연히라도 만나면 후회하게 해 줄 테니까.’


로잘린은 그렇게 말하며, 몸을 돌려 어디론가 향했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던 용병 둘이 서로 묘한 눈빛을 주고 받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마도 로잘린은 평생 모를 것이었다.
 용병이 그녀를 일부러 엉뚱한 방향으로 유도했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찾던 그 남자가 지금 그녀가 가려는 곳에 있다는 것도.
그랬다.
그녀가 향하는 방향은 공교롭게도 니스였다.


**


“하얀아, 이거 네가 이렇게 어질러 놨어?”
“하얀이 아니고, 언니라고 해야지?”

손님이라곤 없는 여관 로비 1층.
하얀이와 여급은 나름의 신경전을 펼치고 있었다.
여관으로 하얀이를 데리고 온 지 며칠이 지난 상황이었지만, 둘은 아직도 호칭 문제를 두고 싸우는 중이었다.
뭐, 솔직히 나로서는 고작 10살 정도로 보이는 하얀이를 언니라고 인정하지 못하는 여급 쪽이  공감이 가고 있었다.
확실히 하얀이는 영리한 편이었다.
뭐든 빨리 배우고, 쉽게 원리를 파악하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문제는 그 뛰어난 두뇌만큼이나 호기심이 많다는 것이었고, 그녀의 호기심은 대부분 사고로 연결되고 있었다.
여급이 하루가 다르게 늙어 가는 것이 보였지만, 나로서는 모른 척하는 것이 상책.
나는 눈싸움을 벌이는 여급과 하얀이를 보며, 연재창을 살피고 있었다.
기대에는  미치지만 나름  이야기에 독자들이 조금씩 붙기 시작하는 상황.
댓글 창을 살펴보자 반응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여급은 이제 버리나?
-지금 먹으면 되는 거 아니냐?


나는 댓글들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공교롭게도 댓글을 양분하고 있는 두 여인이 내 눈앞에 있는 상황이었다.
웬만하면 독자의 의견을 따라 주는 것이 좋겠지만,  모두 당장 실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여급의 경우에는 아직 이용가치가 많이 남아 있었다.
그녀를 버리는 것이야 언제든 가능했지만, 굳이 그게 지금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내 판단이었다.
거기다 하얀이를 지금 먹으라는 것은….


‘페도는 사람 아니다.’


그건 내 신념을 건드리는 일이었다.
하얀이가 스물 두 살이건 이 백 이십 살이건, 어쨌거나 외양은 10살 남짓한 어린애였다.
아무리 조회수가 급하다고는 해도, 사람으로서  짓이 있고, 하지 않아야 할 짓이 있는 법이었다.
아직 제대로 영글지도 않은 애를 상대로 성욕을 분출시킬 수는 없는 노릇.
아니, 일단 내가 그런 쓰레기 같은 마음을 먹었다고 해도 하물이 반응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나에게 키잡을 요구했던 독자의 댓글이 보이지 않는 상황.
나는 굳이 하얀이를 건드릴 필요는 없다고 자기 자신을 합리화 하는 중이었다.

“나, 진짜 못해먹겠어!”

문제가 터진 것은 그날 밤.
결국 며칠간 하얀이의 말썽을 참고 넘기던 여급이 폭발을 한 것이었다.
나는 금화 몇 개를 더 꺼내 보았지만, 이번엔 여급도 단단히 마음을 먹은 듯싶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돈이!”


여급은 그 좋아하는 돈을 거부하며 나에게 억울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나는 그런 여급을 보며 민망한 표정으로 돈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뭐가 문젠데, 그럼?”
“서방도 봤잖아? 걔가 나를 대하는 태도. 솔직히  걔가 나보다 연상이라는 것도 믿어지지 않고, 진짜 연상이래도 싫어. 하는 짓이 애새낀데, 내가 왜 언니라고 불러야 해?”

두서가 없는 소리였지만, 결국은 하얀이가 싫다는 소리였다.
나는 난감한 표정으로 여급을 바라봤다.

“그 좀 고생스럽겠지만…”
“하아. 거기다 걔 오고 나서 우리   번도 안 한  알아?”

어떻게든 문제를 회피하려는 나를 보며, 여급이 서운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뭔 엉뚱한 소리인가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성녀와의 일 이후로 여급과의 관계가 뜸해진 것은 사실이었다.


“진짜 내가 애 낳은 여자도 아니고, 한창일 나이에 이게 뭐냐고!”


‘….아니, 그거랑 그건 전혀 별개의 문제 아닌가?’

나는 서러운 표정으로 말하는 여급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마치 한 번도 있어 본 적 없는 와이프에게 바가지를 긁히는 심정이었고,  이것이 그 의무방어전인가 뭔가 싶었지만 사실 쌓인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진짜 거미줄 치겠어. 아악- 스트레스!”


나는 온갖 짜증을 부리는 여급을 보며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녀의 가슴을 부드럽게 감싸자, 잔뜩 구겨져 있던 여급의 인상이 조금 펴지는 것이 보였다.

“아니, 내가 지금 꼭 해야겠다는 건 아니고…”


나는 여급의 말을 무시하고는 그녀의 옷 안으로 손을 쑤셔 넣었다.
하얀이와는 달리 완전히 익어 버린 여급의 커다란 가슴이 내 손에 의해 이리 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아…아니, 나 이런 거 원한 게….흐으응…”


말과는 달리, 여급의 젖꼭지가 금새 발기라도 하는 것처럼 딱딱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여급의 젖꼭지를 괴롭히며, 천천히 그녀를 뒤에서 끌어 안았다.
방금 전까지만해도 불만을 쏟아내던 여급의 입이 조개처럼 꾹 닫혔다.
대신 그녀는 몸을 움찔거리면서  손길을 고스란히 느끼는 중이었다.
여급이 얼굴을 살짝 돌려 나를 올려다 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술이 뭔가를 갈구하는 것처럼 달싹였다.
나는 천천히 그런 여급의 입술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혀와 혀가 얽히고, 금새 침실 안의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었다.
나는 여급의 젖꼭지를 괴롭히는 것과 동시에, 다른 손을 그녀의 속옷 안으로 쑤셔 넣었다.
이미 젖을 대로 젖은 여급의 보지가 내 손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하아…흐으….이런 식으로 넘어가도…하아아앙…!”


손가락을 틈새로 밀어 넣자, 여급이 반쯤 풀린 눈으로 입을 벌리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녀의 보지를 쑤시는 것과 동시에 내 바지를 내렸다.
이미 잔뜩 발기한 자지를 꺼내자, 여급의 눈동자에 다시 초점이 돌아왔다.
여급이 다급히 내 자지를 삼키려던 그 순간.
나와 여급이 사용하는 방의 문이 열렸다.

“….둘이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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