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2화 〉아티팩트 (32/158)



〈 32화 〉아티팩트

‘예쁘긴 더럽게 예쁘네.’

하얀이의 변신한 모습에 대한  솔직한 감상은 그거였다.
확실히 미의 종족 엘프.
비록 순혈은 아닐지언정, 하얀이의 얼굴에는 그야말로 약점을 찾기 힘들었다.
그야말로 어떤 미적 기준을 들이밀어도 평균 이상의 점수를 뽑아낼 얼굴.
거기다 엘프 특유의  길쭉길쭉한 몸매는 탑 모델의 뺨을  번을 후드려 까고도 남을 정도였다.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들도 하얀이 앞에서는 눈물을 쥘쥘 짜댈 정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얀이를 보며 어떤 성욕도 느끼고 있지는 않았다.
아무리 환골탈태를 했다고 해도, 하얀이는 하얀이었고 내 뇌리에는 그녀의 꼬맹이 모습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난 역시 정상이었어.’


나는 내 자신을 대견스럽게 여기며 하얀이를 바라봤다.
물론 옆에서 지켜보던 여급의 표정은 마치 똥이라도 씹은 것처럼 구겨져 있었지만, 내 자신은 정말로 떳떳했다.

“아저씨, 놀자, 응? 하얀이랑 놀아!”


하얀이는 내 팔에 팔짱을 끼며, 그렇게 졸라대기 시작했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던 모습이, 이제는 제법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
나는 하얀이에게 붙잡힌 팔을 억지로 빼내며 하얀이를 타이르려 했다.


“하얀아, 아저씨가 지금은 좀…”
“왜? 쟤보다 이제 내가 더 큰데, 왜  놀아주는데?”


하얀이는 인상을 구기며 나에게 그렇게 물었다.
문제는 그 놀이가 정상적인 놀이가 아니라는 것에 있었지만, 이제와 수습하기엔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더군다나 하얀이의 보석 같은 눈망울이 조금 변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제 아비를 닮아 새까만 눈동자는 감히 내가 그녀의 생각을 읽을 수 없도록 만들고 있었다.

‘이거…왠지 등골이 서늘한데?’

그날, 던전 보스룸 안의 미친놈 오브 미친 놈은 알렌이었지만, 그렇다고 다크 엘프가 제정신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니 세상 어떤 요정족이 인간을 잡아다 번식을 시도한다는 말인가!
정신적인 문제가 유전되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것이 내 성격이었다.
그 까만 눈동자에 요동치는 묘한 감정들이 섬찟하게 느껴졌다.


“후우. 좋아, 놀자.”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나를 빤히 바라보는 하얀이의 모습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만약 끝까지 거부했다가는  일이 터져도 단단히 터질 것 같은 분위기였기에, 나로서는 어쩔  없는 선택이나 마찬가지였다.

“미쳤어? 이 변태 새끼야?”


당장 여급이 나를 미친놈 보듯 바라보며 원색적인 비난을 펼쳤다.


“아, 나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생각은 무슨 생각? 아, 꼬맹이 따 먹을 생각?”


어떻게든 설명을 하려 했지만, 여급은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그렇게 쏘아 붙였다.
아무리 애가 갑자기 커졌다고 해도, 애 앞에서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는 거다.
나는 다급히 여급의 입을 틀어 막으며,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대충 노는 척 해주면 돼. 어차피 하얀이 평소 행동을 봐서는 그게 뭔지 제대로 알 지도 못할 테니까.”


 설명을 들은 여급이 그제야 납득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기에 나는 천천히 그녀의 입을 막은 손을 치워줬다.


“뭐, 뭐야? 그런 거면 진작 말을 했어야지.”
“….말할 틈도 안 좋잖아.”


내가 그렇게 말하자, 여급은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는 하얀이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내 귀에 이렇게 속삭였다.

“그럼, 이따가 나랑은 제대로 놀아주는 거지?”
“……”


확실히 여급도 정상은 아니었다.

**

여급을 따돌린, 아니, 납득시킨 나는 하얀이와 방으로 들어왔다.
갑자기 키가 훌쩍  것이 이상하기는 해도, 엘프, 그것도 혼혈 엘프의 성장 타이밍 따위는 내  바가 아니었다.
애초에 이곳이 판타지 세계인 것을 감안하면, 이상한 일이 안 일어나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아니,  18살에 성별을 결정하는 종족도 있으니까.’


나는 하얀이를 보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솔직히 아찔할 정도의 미녀가 나를 빤히 바라보는 것에 기분 좋은 긴장감이 느껴지긴 했다.
사람은 원래 적응의 동물이었고, 하얀이의 꼬맹이  모습 보다 조금씩 이쪽(?)의 모습이 적응되는 중이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애써 그 현실을 외면하며 하얀이를 향해 물었다.

“하얀이, 아저씨랑 뭐하고 놀까?”
“어제 걔랑 하던 거!”

 질문에 하얀이는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이 답을 해왔다.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는 모습에  한 번 마음이 복잡해졌지만, 괜찮았다.
원래 신체는 정신의 지배를 받기 마련이니까.
나는 어색한 미소를 띄며 하얀이에게 거짓말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그래. 어제 아저씨가 숨바꼭질하고 놀았지? 하얀이도 이제 숨으면 되겠다.”


나는 하얀이에게 걸렸던 장면을 떠올리며 그렇게 말했다.
하얀이가 난입한 순간, 여급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었으니 이 정도면 꽤나 그럴듯한 거짓말이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말에 하얀이의 표정이 미묘하게 비틀어졌다.

“….뭔 소리야? 뭔 숨바꼭질?”
“….응?”
“섹스잖아. 그거.”

하얀이는 나를 향해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그렇게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말에 내 표정이 굳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하얀이는 이쪽의 기분 따위는 맞춰  생각이 없다는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자지 꺼내, 아저씨.”


**

‘이게, 어떻게 된 걸까…?’

나는  자지를 만지며 놀고 있는 하얀이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하얀이는 아주 좋은 장난감이라도 얻은 것처럼 기쁜 얼굴로  자지를 조물딱 거리고 있었다.
거기다  손길이 꽤나 묘한 것이, 솔직히 여급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였다.


“크읏…!”
“기분 좋아? 아저씨?”


내가 몸을 움찔거리자, 하얀이가 그렇게 물었다.
솔직히 기분은 좋았다.
아니, 좋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세계의 여자들의 미모 평균치가 높다고는 하지만, 엘프의 피를 이어받은 하얀이는 그 평균치를 아득히 상회하고 있었다.
거기다, 비정상적으로 보일 만큼 하얗고 길다란 손가락은 전문 손 모델이라도 하라고 권해주고 싶을 정도.
황송하게도 그 예쁜 얼굴과 손으로 내 자지를 만져주는  기분이 좋지 않을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다.
문제는 그 묘한 쾌감 속에서도 약간의 죄책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치겠는 건, 그 불쾌해야 마땅할 감정이 묘하게 나를 더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흐음. 여기, 좋아하나 보네?”

하얀이고 검지 손가락으로 내 요도 구멍을 살살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얀이의 손가락에 투명한 쿠퍼액이 달라 붙었다.

‘아니….이거 너무 능숙하잖아!’


나는 하얀이를 보며 속으로 그렇게 절규했다.
그냥 손으로 만지는 것뿐인데도,  거 같았다.
나는 그 농익은 손길에 기함하며 하얀이를 향해 말했다.


“도, 도대체 이런 건 어디서…”

하얀이는 딱히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순간 뭔가가 번뜩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하얀이의 성장 과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그 미친 다크 엘프의 소굴에서 태어나, 20년 넘게 그곳에서만 살았던 것이다.
그리고  곳은 오로지 번식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
당연히 하얀이가 보고 배운 것들은 그런 쪽의 일들일 것이었다.

“흐응…”

하얀이는 기분 좋은 콧소리를 내며, 내 바지를 아예 벗기기 시작했다.
툭, 단추가 풀리자 자연스럽게 바지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양 손으로 내 팬티까지 마저 내린 하얀이는 뭔가 만족한 표정으로 내 물건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저씨 기분 좋으면, 나도 기분 좋아.”

하얀이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입을 벌렸다.
연분홍 빛 입술 사이로, 새빨간 혀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나는 곧 찾아올 아찔한 어떤 느낌을 기대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생각했던 느낌이 찾아오질 않았다.
무슨 일인가 싶어, 조심스럽게 눈을 뜨자, 하얀이가 혀를 살짝 내민 채 나를 빤히 올려다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거, 지금 밀당 하는 거야?’

나는 기가 막힌 표정으로 하얀이를 바라봤다.
다른 건 거의 유치원 생 수준이면서, 이쪽으로는 한 10년은 부부생활을 한 여자 못지 않았다.
내 당황스러운 표정을 본 하얀이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까르르 웃기 시작했다.

“잠깐 기다려, 아저씨.”

웃음을 멈춘 하얀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갑자기 키가  탓에, 하얀이는 여급의 옷을 빌려 입고 있었다.
그 여급의 옷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눈부신 하얀이의 나신이 내 눈 앞에 드러났다.
그랬다.
하얀이의 몸은 그야말로 눈부시다는 것 밖에는 어울리는 표현이 없었다.
잡티 하나 찾아   없는 깨끗하고 매끄러운 피부.
군살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가히 기형적일 정도로 완벽한 신체 비율.
나는 엘프의 피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제대로 깨닫고 있었다.

‘굳이 약점을 찾자면…가슴인가?’

하지만 아무리 잘 빚어놓은 작품도 작정하고 흠을 찾자면 흠이 있는 법.
나는 하얀이의 가슴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하얀이의 가슴이 못난 것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모델 같은 몸매를 생각하면, 딱 적당한 크기의 가슴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조금의 처짐도 없이 몸에 딱 달라 붙은 가슴은, 어떤 이들에게는 오히려 그 싱그러운 느낌을 배가시켜 줄지도 몰랐다.
하지만 나는 엄연히 거유 취향.
적당히 봉긋한 가슴이 약간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응?”


순간, 하얀이가 내 시선을 느낀 하얀이가  보고 그렇게 말했다.
하얀이는 이내 천천히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고는 다시  바라봤다.
내 자지를 주무르던 하얀이의 손이,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는 것이 보였다.


“가슴…너무 작아?”
“…아니, 그런 건 아닌데.”


하지만, 나는 거짓말에 서툴렀다.
 시선이 불안하게 떨리는 것을 확인한 하얀이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으응. 아저씨는 가슴 큰  좋아하는 구나? 문제 없어.”


하얀이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게 자지도 아니고, 주무른다고 갑자기 커질 일도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약간의 차이야 있겠지마는 그 정도로는 내 취향을 맞추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아니, 아니, 애초에 가슴이야 큰  좋아한다지만, 가슴에만 집착하는 것도 아니었다.
가슴이 조금 아쉽다 뿐이지, 하얀이의 몸은 압도적으로 아름다웠으니까.

“아니,  그렇게 무리할 필요는 없….어?”


나는 하얀이를 설득하려 했지만, 이내  말은 얼빠진 소리로 끝나 버렸다.
하얀이의 가슴이 커졌다.
흥분으로 조금 부푼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 사이즈가 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눈앞에서 일어난 기적에 턱이 빠질 정도로 입을 벌렸다.

“이 정도?  정도면, 좋아?”


2차 변신을 마친 하얀이의 가슴은 여급에 비해 조금도 꿀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조금 큰  아닐까 싶을 정도.
가슴이 고무줄도 아니고 그렇게 막 커지는 게 가능한  싶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애초에 10살 남짓해 보이던 애가 하루 아침에 성인이 된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응? 저건?’

나는 멍청히 하얀이의 가슴을 바라보다, 그녀의 귀에서 반짝이는 뭔가를 바라봤다.
그건, 하얀이가 던전을 탈출할 때 주워왔던 다크 엘프의 귀걸이였다.

“하얀아, 그 귀걸이 잠깐만 줘 볼래?”
“싫어!”

내가 귀걸이에 손을 뻗자, 하얀이는 다급히 자신의 귀를 손으로 가렸다.
어지간히도 빼앗기기 싫은 표정.
던전에서도 봤던 그 표정이었다.
나는 그제야 일이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알 수 있었다.
그 때야, 제 아비의 물건을 하나라도 가지고 있으려 하는 건가 싶었지만 그런 게 아니었던 것이다.
하얀이가 차고 있는 귀걸이는 내 [비치의 비취 반지]처럼 특별한 기능이 숨어 있는 아티팩트일 확률이 높았다.


“…..싫으면 어쩔 수 없고.”


나는 질색을 하고 귀를 가리는 하얀이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아티팩트의 기능에 호기심이 일어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애  뺏을 생각은 없었다.
눈 앞에 있는 걸 애라고 보기는 힘들겠지만.
내가 손을 거두자, 하얀이가 다시 배시시 웃는 것이 보였다.

“그럼, 계속 놀자!”


하얀이는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움직임에 커져버린 가슴이 출렁거리는 것이 보였다.

‘음.’

나는 그나마 남아 있던 마지막 심리적 방벽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하얀이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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