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화 〉천족 사칭?
“제, 제길….차라리 죽여라!”
실비아는 눈을 감은 채 그렇게 말했다.
나는 팬티를 다 적시고는 자못 비장한 표정을 짓는 그녀를 보며 황당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성녀의 보지는 만졌지만, 그녀의 몸에는 아직 손끝 하나 대지 않은 상황.
아니, 바지를 벗겼으니 손 끝이야 닿았겠지만 그렇다고 팬티를 적실만큼의 자극을 준 기억은 없었다.
‘그냥 보는 것 만으로 저렇게 젖었다고?’
나는 실비아의 말을 무시한 채, 그녀의 젖은 속옷을 멍하니 바라봤다.
어떻게 된 몸이길래, 남이 하는 것을 보며 이렇게 흥분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아니, 따지자면 성녀와 나는 제대로 섹스를 한 것도 아니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요. 저는 최음 마법 따위…”
“헛소리! 네 놈들이 인간 여자의 영혼을 빼앗는 방법을 내 모를 것 같더냐! 나를 속이려 하지 마라! 나는 네 놈의 동족을 이미 만난 경험이 있다!”
실비아는 패닉에 빠지기라도 한 것처럼 나를 향해 그렇게 외쳤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이 처음이 아니라는 소리.
나는 강한 호기심을 느끼며, 그녀에게 물었다.
“….제 동족을 만난 적이 있다고요?”
“그래. 드미트리. 이 이름을 모르지는 않겠지? 네 놈과 같이 저주받은 악마 족의 진명이니까!”
“….드미트리.”
나는 가만히 실비아를 보며 그녀가 말한 이름을 되내였다.
당연히 난 악마 족도 뭣도 아니었고, 그 딴 이름 따위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실비아가 말한 최음 마법이라는 말에 혹했다.
최음 같은 건 상점 창에서는 전혀 보지 못했던 마법이었다.
“….드미트리라.”
“그래. 내 사촌 데안으로 위장해 있는 그 음마를 모른다고 하지는 않을테지?”
확실히 실비아는 기사로서 자격이 없는 여자였다.
이쪽이 그냥 대충 맞장구만 쳐 줄 뿐인데도, 스스로 정보를 줄줄 털어놓고 있었으니까.
내가 만약 적국의 스파이라면, 그녀에게 왕국의 비밀 정보를 빼내는 것은 일도 아닐 정도였다.
“그렇습니까? 그가 당신에게 최음 마법을 사용했나요?”
“시치미를….네놈들이 눈빛으로 상대에게 최음을 거는 것을 모를 것 같으냐? 아무리 그래도 성녀님을 농락하다니, 네 놈은 결코 쉽게 죽지 못할 것이다.”
나는 입맛을 다시며 실비아를 바라봤다.
그제야 그녀가 왜 필사적으로 나와 눈을 마주치길 피했는지가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성녀를 농락한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기에 그녀의 말이 조금 뼈아프기는 했지만, 이쪽도 쉽게 죽어줄 생각 따위는 조금도 없었다.
“뭔가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 저는 악마 족 같은 것이 아닙니다.”
“…..끝까지 추악한 거짓말을 하는구나.”
실비아는 눈을 질끈 감은 채로 그렇게 말을 내뱉었다.
대충 드미트리라는 악마가 데안이라는 놈으로 위장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고, 더 이상 악마 흉내를 내고 있을 필요는 없었다.
‘그 드미트리란 놈을 잡으면, 최음 마법을 얻을 수 있으려나?’
머리는 온통 그 생각뿐이었지만, 일단 중요한 것은 실비아의 입을 틀어막는 것이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내가 악마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고심했다.
하지만 마치 원수라도 만난 것처럼 발악을 해대는 실비아를 보면, 그녀를 설득하는 것이 그리 쉬울 것 같지는 않았다.
“아, 그 방법이 있었지.”
나는 내가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할 좋은 방법을 떠올리고는 근처에서 돌 하나를 가져왔다.
“…뭐, 뭐하려는 것이냐!”
내가 돌을 집어 오자, 실비아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나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죽여달라더니, 막상 죽는 건 겁이 난 모양.
나는 천천히 돌을 들어, 내 손을 찍어 내렸다.
퍽-.
소리와 함께 손등이 으깨지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졌다.
“아악! 씨발. 좆나 아파!!!”
나는 나도 모르게 그렇게 빽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에 실비아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내 손 등에서 빨간 피가 뚝뚝 흘러 내리고 있었다.
“….지금 뭐 하는…?”
실비아는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나는 손에 흐르는 피를 바라보며, 천천히 마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힐링.”
멀쩡한 손에서 뻗어나간 따뜻한 백색의 기운이, 다친 손의 상처를 빠르게 수복하고 있었다.
내 살이 차오르는 것을 확인한 실비아가 눈을 번쩍 떴다.
나는 그런 실비아를 보며 말했다.
“이제, 제가 악마가 아니라는 것을 믿으시겠습니까?”
**
악마가 힐링 마법을 사용하다니, 웃기지도 않은 소리였다.
기본적으로 힐링은 마법이 아니라 신성력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기적이었으니까.
나야 시스템을 통해 어줍잖게 흉내를 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악마라면 애초에 이런 따뜻한 기운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었다.
그것이 내가 미친 놈처럼 내 손을 직접 돌로 찍은 이유였고, 그 효과는 확실했다.
“….악마가 아니었어…..요?”
실비아는 그제야 제 정신을 차린 듯 나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나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힐링이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손에 느껴진 고통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말씀 드렸잖습니까? 악마 같은 게 아니라고.”
나는 실비아를 향해 인상을 쓰며 그렇게 말했다.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그, 그럼 성녀님과는….? 호, 혹시 서로 사랑하는…그런 겁니까?”
우웩.
나는 절로 구역질이 치미는 것을 억지로 참아냈다.
악마 놀이 다음은 사랑 타령이라니, 확실히 실비아도 정상은 아니었다.
“그런 건 아닙니다. 절대!”
“….그럼, 아까 그건?!”
실비아는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 반응에서 그녀가 성녀와는 달리 남녀 사이의 일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물론 섹스를 하면 서로 사랑을 한다고 착각할 정도로 유치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지만.
“그게…”
나는 실비아를 향해 그렇게 운을 띄며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일단 그녀의 입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성녀님의 몸을 치료하는 중이었습니다.”
나는 실비아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다른 변명을 대는 것보다, 성녀가 속고 있는 그대로의 변명을 대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 그게…치료라고요?”
하지만 실비아는 성녀가 아니었다.
그녀는 당연히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나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바로 뻔뻔함.
왜인지는 몰라도 이 세계의 여자들은 내 뻔뻔함 앞에 쉽게 무릎을 꿇었다.
“네. 치료입니다.”
“그, 그런…성녀님도 치료 못하는 질병을 치료하다니?”
“…제가 니스를 구한 이라는 걸 잊으신 것은 아니겠지요?”
나는 계속해서 의심하는 실비아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눈알을 굴리던 실비아가, 뭔가 번뜩 생각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혹시, 그 천족…이십니까?”
천족?
이건 또 무슨 개소리인가 싶었지만, 이용해 먹을 수 있는 수단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악마 족이 있는데 천족이 있는 것도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
“….네. 그렇습니다.”
나는 실비아의 말에 가볍게 수긍을 했다.
순간, 그녀의 눈이 자리잡은 의심이 한 번에 풀리는 것이 보였다.
‘좋아, 여기까지 간 이상, 나도 뭔가 얻는 것은 있어야지.’
이왕 천족을 사칭한 김에, 나는 조금 더 나아가 보기로 했다.
어차피 실비아의 바지는 벗겨 놓은 상태였고, 이대로 넘어가는 것은 독자님들도 나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뭣보다 손까지 돌로 내려찍은 보상을 받아야겠다는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
“그, 악마족에게 당하신 겁니까?”
내 질문에 실비아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것은 수치심과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뒤얽힌 표정이었다.
그녀는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굳이 그 대답을 들을 필요는 없었다.
이미 표정으로 대답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악마 족은 여성의 몸에 씨앗을 심죠.”
“…씨앗이라고요?”
나는 되는 대로 거짓말을 늘어놓았고, 실비아는 보기 좋게 그 거짓말에 걸려 들었다.
“네. 새로운 악마의 탄생을 위해서입니다.”
“그, 그런!”
실비아가 경악한 얼굴로 소리치는 것이 보였다.
스스로 악마를 잉태할지도 모른다는 데, 당연히 그런 반응이 나올 수 밖에.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표정을 살피며, 운을 떼기 시작했다.
“치료가 가능하기는 한데…인간 여성에게는 조금 수치스러울수도 있는 일이라…”
“치료만 된다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실비아는 각오를 굳힌 표정으로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자못 비장한 표정의 실비아를 바라보며, 나는 애써 음흉한 미소를 감추었다.
솔직히 아까부터 보이는 군살 없는 그녀의 허벅지가 탐이 나던 차였다.
“네. 너무 놀라지 마십시오. 모두 치료의 일환이니까.”
나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실비아의 속옷에 손을 가져다 댔다.
실비아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찔거렸지만, 이내 내 손길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젖어 있던 팬티는 차가운 바람에 이미 마른 상황.
나는 팬티 위로 그녀의 보지를 주무르듯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읏….하아….”
살짝 만지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실비아의 팬티가 다시 축축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도대체가 어떻게 된 몸이냐?’
나는 곧장 손길에 반응하는 실비아를 보며 감탄을 터트렸다.
다시금 그 악마가 가지고 있다는 최음 마법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며, 천천히 실비아의 속옷을 벗겼다.
근육이 적당히 잡혀 있는 허벅지 사이로, 그녀의 둔덕이 드러났다.
적당히 자리잡은 갈색 음모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는 손으로 먼저 그녀의 곱슬거리는 음모를 쓰다듬었다.
“흐으응….거, 거길…그렇게 만지시면…”
실비아는 내 손길이 마음에 드는 듯 야한 신음소리를 흘리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쾌감이 아닌 죄책감이었다.
그녀의 눈 빛에 악마와 몸을 섞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손길에 다시금 욕정을 느끼는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가 깔려 있는 것이 보였다.
“괜찮습니다. 말씀 드렸잖아요, 치료 과정일 뿐이라고.”
나는 그렇게 실비아를 다독이며, 천천히 엄지 손가락을 그녀의 다리 사이로 집어 넣었다.
탄탄한 허벅지와는 달리 부드러운 살결이 내 손가락에 밀려, 감추어 두었던 살결을 내보이는 것이 보였다.
도톰하게 올라온 보지 살 사이로, 나팔꽃처럼 펼쳐진 소음순이 보였다.
‘이거, 당해도 된통 당했던 모양이구만.’
나는 음란한 모양의 그녀의 보지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방금 전, 성녀의 보지를 들여다보고 있었기 때문인지, 둘의 보지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성녀의 보지는 일자로 균열이 나 있는 것만 보일 정도로 깔끔했으나, 실비아의 보지는 그 균열 밖으로 늘어난 소음순이 빠져 나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실비아의 보지 모양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적당히 음탕하게 생긴 그녀의 보지가 오히려 내 취향에는 더 알맞았다.
내가 그녀가 된통 당했다고 생각한 이유는, 그저 눈으로 보기만 했을 뿐인데도 그녀의 보지가 투명한 액체를 마구 흘려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럽지요?”
“네?”
“그 악마에게 당해서, 그곳의 모양도 색도 변해 버렸습니다.”
내가 가만히 자신의 보지를 바라보자, 실비아가 소심한 목소리로 나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실비아의 소음순 끝은 까맣게 변색이 된 상태였다.
나이가 들면 언제든 그렇게 변색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정작 실비아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전혀 더럽지 않습니다.”
나는 실비아의 말에 그렇게 대답했다.
순간, 실비아가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스스로 더럽혀졌다고 생각한 몸을 내가, 아니 그녀의 입장에서는 천족이 괜찮다고 말해준 것이었다.
“오히려 꽃처럼 아름답군요.”
나는 실비아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실비아의 뺨이 살짝 붉게 물드는 것이 보였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숙여 실비아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가져갔다.
내 얼굴이 자신의 다리 사이를 파고 들자, 실비아가 기겁을 하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지,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더럽지 않아요. 실비아. 그러니까 가만히 계세요.”
나는 그렇게 실비아를 안심시키며,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입을 맞췄다.
“아아!”
그저 입술을 살짝 가져다 댄 것 뿐임에도, 실비아의 입에서 야릇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