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그놈 목소리
관청 앞.
마을로 돌아온 나와 알렌은 곧장 관청에 들려 일련의 사건들을 알렸다.
토룡이 등장했다는 말에, 관청 직원들은 어째 못미더운 반응을 보였지만 그도 현자의 제자라는 끗발과 마차 안에 가득 실려 있는 라이칸스로프의 시체를 확인하고는 태도를 달리했다.
나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움직이는 관청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알렌에게 말했다.
“그럼, 고생했고 학교에서 보자.”
애써 태연함을 가장하고 있었지만, 급한 것은 사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겨움을 딛고 토룡을 섭취한 결과를 빨리 확인하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알렌은 눈치 없이 그런 나를 붙잡았다.
“저, 본 님…”
“왜?”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알렌을 바라봤지만, 어째서인지 알렌은 뭔가를 말 할 듯 말 듯 입을 달싹일 뿐이었다.
“아, 할 말 있으면 빨리 하라고!”
내가 그렇게 소리를 빽 지르자, 알렌은 나를 붙잡은 이유를 털어놨다.
그리고 그건 나로서는 꽤나 황당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소리였다.
“그게, 저희 주인님이 그럴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견물생심이라고 이 마차를 보시면 가지고 싶어 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알렌은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그러니까, 알렌은 애써 얻은 전리품을 제 주인에게 뺏길까 봐 전전긍긍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도시 하나를 좌우할 거대 상단주가 겨우 마차 하나를 빼앗으려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적들을 대할 때면 미친놈으로 돌변하는 알렌이, 고작 상단의 주인 따위에게 왜 그리 쩔쩔 매는 것인지도 의아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가지고 싶으면 돈 주고 사지 않을까?”
하지만, 알렌의 표정이 너무나 불안해 보였기에, 나는 대충 그렇게 대답을 해 주었다.
“아니, 저희 주인님이 꽤나 구두쇠라서요.”
“그럼, 주기 싫다고 말하면 되잖아?”
“….그게 또 키워주신 은혜도 있는데, 딱 잘라서 말하기에는.”
알렌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어쨌거나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차는 빼앗기고 싶지는 않은 모양.
나는 답답한 표정으로 알렌을 보며 물었다.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그…여기 싸인 하나만 해주시면 안될까요? 알렌에게 증여한다, 현자의 제자. 이런 식으로.”
나는 그 말을 듣고 그제야 알렌의 속셈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나를 빽으로 쓰겠다는 이야기.
아니, 정확히는 내 스승인 현자의 이름 값이 더 중요했을 것이었다.
“그래, 뭐 그 정도야 어렵지 않지.”
“진짜요?! 정말 감사합니다, 본 님!”
나는 알렌을 향해 그렇게 말하고, 마차에 대충 알렌이 불러준 글귀를 적어 주었다.
내 인증을 받아낸 알렌은 기쁜 표정으로 집으로 마차를 몰고 갔고, 그렇게 알렌과 헤어진 나는 제운종까지 이용해 여관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기다려라! 달라진 내 모습을 보여주마!’
**
“뭐야, 갑자기?”
여관에 도착한 나는 곧장, 1층에 있던 여급의 손목을 붙잡고는 내 방으로 끌고 갔다.
여급은 갑작스러운 내 행동에 놀란 것 같으면서도, 그리 싫지 않은 듯싶었다.
묘하게 뭔가를 기대하는 것 같은 눈빛이 고스란히 읽혔기 때문이었다.
“벗어!”
나는 여급을 향해 단호하게 명령을 내렸다.
성녀나 하얀이가 아니라 굳이 여급을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어차피 내가 하려는 것은 단순한 성능 테스트에 지나지 않았고, 그 상대로는 여급이 제격이었기 때문이었다.
“….응.”
내 말에, 스스럼 없이 옷을 벗는 여급을 보며, 나는 내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느꼈다.
‘오옷, 효과가 있는 건가?’
눈 앞에 뽀얀 여급의 가슴이 드러났다.
여급이 팬티를 마저 벗기 위해 허리를 숙이자,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늘어지는 것이 보였다.
이미 몇 번이나 봤던 장면임에도, 나는 자지가 빳빳하게 서는 것을 느꼈다.
확실히 반응도 빨라진데다 강직도 면에서 보정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아직 효능을 제대로 봤다고는 할 수 없었다.
‘이건, 그 플라시보 효과일지도 모르니까.’
나는 천천히 바지를 풀며, 발기한 자지를 꺼냈다.
여급이 몽롱한 눈길로 내 자지를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스스로 보지를 만지며, 나에게 속삭이듯 물었다.
“앞? 아니면 뒤로?”
“앞으로.”
내가 그렇게 말하자, 여급은 곧 바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는 다리를 벌린 채로 살짝 허리를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내가 넣기 딱 좋은 위치에 위치한 여급의 보지가 보였다.
분위기라고는 하나도 찾아 볼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여급의 보지가 야한 액체로 젖어 있는 것이 보였다.
굳이 전희 따위는 필요도 없는 상황.
나는 여급에게 다가가 곧 바로 자지를 박아 넣었다.
“하읏!!”
아무런 준비 없이 자지를 박아 넣었음에도, 여급의 입에서는 야릇한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는 짜릿하게 달라붙어 오는 여급의 질 벽을 느끼며,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음…뭐가 달라지긴 했나?’
미묘하게 더 민감해진 것 같기는 했지만, 무려 토룡까지 잡아 먹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효과가 생각만큼 대단하지는 않았다.
아니, 솔직히 사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무런 변화도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정력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더는 버틸 수 없을 것만 같은 최후의 그 순간까지 가봐야 자신의 진면모를 알 수 있는 법이었다.
몇 번을 더 칠 수 있느냐, 마느냐의 싸움.
나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그런 이유로 열심히 여급의 몸에 자지를 박아대고 있었다.
“하읏…하아앗!!”
여급이 신음 소리를 흘려대고 있었다.
야릇한 표정을 짓고 신음을 흘리는 중이었지만, 그건 내가 지금껏 늘 봤던 표정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기계적일 정도로 똑 같은 여급의 반응에 조금씩 흥분이 식는 것을 느꼈다.
**
[으음…]
토룡은 자신의 처지에 비관했다.
자연스럽게 토룡은 자신의 예전을 떠올렸다.
온전한 힘을 지닌 토룡은 그 드래곤에 필적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고, 한 번의 꿈틀임으로 대륙을 다 뒤집어 엎을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그 옛날, 거지 같은 용사와 만난 것이 토룡에게는 최악의 일이었다.
아니, 솔직히 용사 따위는 토룡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한낱 인간 따위가 감히 용의 칭호를 얻은 토룡을 상대한 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였다.
하지만 용사는 토룡과 달리 혼자가 아니었다.
수 없이 많은 동료들이 용사를 도왔고, 다구리 앞에 장사는 없는 법이었기에 토룡 또한 결국 용사의 앞에 무릎을 꿇었었다.
무릎은 없었지만, 어쨌든 그랬다.
[그 때, 그 일만 아니었어도 그 미친 마법사 새끼쯤은 그냥 씹어 먹는 건데.]
토룡은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이상한 놈들이 잠들어 있던 토룡을 상자에 담아 옮겼고, 그렇게 어디론가 끌려가다 만난 것이 그 미친 마법사였다.
이상한 눈깔로 자신을 보던 마법사를 떠올린 토룡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토룡이 기억하는 마지막 순간 그 마법사가 자신에게 불을 쏘아댔기 때문이었다.
또 한 번 깊은 패배감이 토룡을 침울하게 만들었다.
분명 자신은 그 불에 타 들어 가는 고통을 느꼈고, 오랜 삶도 거기서 끝을 맺을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이건 뭐지?]
토룡은 자신이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상당한 의아함을 느꼈다.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계속 사고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은 토룡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증거였다.
[그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토룡은 꽤나 철학적인 깨달음을 얻으며,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감각이 달라져 있었다.
분명, 정신은 온전한데 깃들어 있는 몸만이 바뀐 듯한 느낌.
토룡은 자신의 신체에 느껴지는 감각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내 축축하고 부드러운 무언가가 자신을 감싸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꽤나 따뜻한 온도를 지니고 있었다.
마치 봄날에 습지대를 누비는 것 같은 느낌.
누구에게도 털어 놓은 적 없지만, 토룡은 봄 날 습지대를 누비는 것을 꽤나 좋아했다.
어릴 적, 습지대에서 자랐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순간만큼은 토룡이 가지고 있는 본능에 가까운 파괴욕구조차 조금은 억눌러 지는 느낌이었다.
[그런가….과거로 돌아왔는가!]
토룡은 이내 자신의 상황을 그렇게 판단했다.
과거 회귀라니, 말이 안 되는 일이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좋구나. 이 느낌!]
토룡은 천천히 몸을 꿈틀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을 압박하고 있는 늪지대가, 토룡의 움직임에 밀리는 것이 느껴졌다.
토룡은 그렇게 몸을 꿈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했다.
위로, 조금 더 위로 향한다면 하늘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토룡은 이내 자신을 감싼 무언가가 늪지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었다.
왜냐하면, 늪지대라 생각했던 그것이 자신의 몸을 조금 더 강하게 압박해 왔기 때문이었다.
[뭐, 뭐냐, 이 느낌은?]
온 몸을 옥죄어 오는 듯한 느낌.
어서 하늘을 보고 싶었던 토룡으로서는 뜻하지 않은 방해였지만, 어째서인지 그 느낌이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토룡은 다시금 몸을 꿈틀거리며, 다시 위를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그의 몸을 감싼 무언가는 다시 한 번 강하게 토룡을 조여오고 있었다.
마치 토룡이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더 강하게 저항을 하는 것처럼.
토룡은 슬슬 오기가 샘 솟는 것을 느꼈다.
결국 최후에는 웬 병신 같은 놈의 마법을 맞아 죽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자신은 토룡이었다.
땅 안을 자유롭게 헤엄칠 수만 있다면, 그 드래곤들 조차도 두려워 하지 않는 존재.
[이까짓 방해, 얼마든지 뚫어주마.]
토룡은 그렇게 소리치며, 다시 거세게 몸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토룡의 예민한 귀에 묘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으읏!!하아아아아앙!!”
…그건, 인간 여자의 교성이었다.
**
‘굉장하네.’
나는 미친 듯이 교성을 질러대는 여급을 보며 놀라는 중이었다.
그녀의 눈이 까무러칠 듯 뒤집어 지는 것이 보였다.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는 계속해서 침이 흐르는 중이었다.
그야말로 어딘가 고장이라도 난 것 같은 굉장한 얼굴이었다.
“하악…하아아앙…아읏…이거 뭐야…하으아아…하앗…주, 죽을 지도 몰라, 아흥!”
여급은 그 고장 난 얼굴로 계속해서 신음 소리를 흘려대고 있었다.
입으로는 죽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여급이 허리를 미친 듯이 부딪쳐 오고 있었다.
내가 딱히 뭔가를 하지 않아도, 저 혼자 벌써 몇 번이나 가버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런 여급의 반응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여급이 흥분한 만큼, 그녀의 질 내부가 미친 듯이 자지를 물어오는 것이 느껴졌으니까.
“까흑…하읏…하아아앙….이, 이런 거…하읏……하아아아앙!!”
여급은 계속해서 허리를 치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터지는 신음 소리에, 나는 여급이 무슨 말을 하는 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하읏…더, 더는…ㄴ아안두ㅙ, 살려줘ㅏ….하으아앙.”
등 뒤로 후끈한 통증이 느껴졌다.
여급이 그렇게 비명을 질러대며, 내 등을 손톱으로 긁었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라고?’
나는 기가 막힌 표정으로 여급을 바라봤다.
정력 증강을 원했지만, 그건 총알 몇 발 정도 더 장전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건 총이 아니라, 아예 핵무기로 바꿔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하앗…하악….제, 제발…”
순간, 내 허벅지가 축축하게 젖어 드는 것이 느껴졌다.
계속되는 흥분에 여급이 결국 사정을 해 버린 탓이었다.
나는 묘한 표정으로 그런 여급을 바라봤다.
괴로운 표정이었지만, 그 괴로움이 끊임없는 쾌락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때문에 여급은 인상을 구기고 있으면서도, 무척이나 야릇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비록 내가 원했던 능력은 아니었지만, 남자로서 그런 여자의 반응을 보는 것이 싫지는 않았다.
나는 가볍게 허리를 뒤로 뺐다가 다시 자지를 박아 넣었다.
“하아아악!!”
다급히 숨을 토해낸 여급이 몸을 바르르 떨다 그대로 축 늘어지는 것이 보였다.
흥분을 하다 하다, 아예 실신을 해 버린 모양.
나는 손을 뻗어 여급이 숨을 쉬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금 자지를 박아 넣었다.
“흐핫! 하읏…제, 제발 그만…아니, 조금 더…하윽..”
여급이 정신을 차리고 다시금 신음을 토해 내고는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이 보였다.
스스로도 감당이 안 되는 쾌감에 완전히 정신이 나간 것만 같은 얼굴.
그건 어떤 야동에서도 보지 못했던 장면이었다.
더군다나, 나 또한 만만찮은 쾌감을 느끼고 있음에도, 사정 욕구가 조절이 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니까, 싸고 싶을 정도로 짜릿한 쾌감은 계속 느껴지는데, 그걸 참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느낌에 가까웠다.
‘토룡. 대박. 시스템. 최고!’
나는 최고의 선물을 안겨 준 시스템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에잇. 비켜! 들러붙지 말고 비키란 말이다!]
내 머릿속에서 토룡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직전까지는 말이다.